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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소환된 남자-96화 (9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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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번엔 또 어떤 새끼야!”

왕성 상공에서 느껴지는 마력 반응을 느끼고 눈을 뜬다. 꼭두새벽에 어떤 새끼가 기습이야. 좀 친절하게 낮이나 오전에, 지금부터 기습하겠습니다. 하고 안내까지 한 다음에 기습해주면 안 되냐.

일어나기 무섭게 마법이 왕성을 향해 날아온다. 왕성 자체를 무너뜨릴 생각이다. 암살자 새끼들이 날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암살이 아니라 테러를 하고 있어.

날아오는 마법을 나도 마법을 사용해 요격. 도망가려는 테러범을 붙잡는다.

“이 새끼야.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지랄이야, 지랄은. 잠 좀 자자.”

해도 안 뜬 새벽에 기습받으면 얼마나 재수 없는지 이 새끼가 아나 몰라. 자살하려는 테러범을 죽여다가 언데드로 만든다. 그리고 명령을 내린다.

“너희 집으로 돌아가서 자폭해. 아주 성대하게.”

“알겠습니다.”

테러범은 품에서 텔레포트 스크롤을 꺼내 사용해 사라진다. 일회용 말로는 언데드만한 것들이 없다. 쓰고 버리기 얼마나 좋아.

갈수록 암살 시도가 많아지고, 정도도 심해지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왕궁은 1/3 정도가 무너져 있다. 처음 암살범이 아닌, 암살범을 가장한 테러범이 기습해 왔을 때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긴 불상사다.

그 테러범의 목적은 날 죽이는 게 아니라 그냥 왕궁에 깽판 놓고 산화하는 거였다. 미친놈들이 날 못 죽이니 내 주변을 노리기 시작했다.

세종에 있는 제자야 대한 길드가 최소한의 보호는 해줄 거니 문제가 없다. 나리가 죽으면 곤란한 건 나리를 성녀로 내세운 대한 길드다. 나리를 포함한 고아원을 지킬 수밖에 없다.

성가신 건 여기 왕궁이다. 성서의 재해석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왕궁을 버릴 수도 없다. 내가 얻은 건 신을 죽일 단서지, 신에 대한 모든 것이 아니다.

연구를 그만두기도 뭣한 노릇이다. 무엇보다, 그 연구가 성과를 내고 있다. 마도서를 얻어서 노인과 만난 것이 무엇보다 확실한 성과 아닌가.

노인의 마도서와 노인의 서가에 있던 책들도 지금 유상민이 가져다가 연구하고 있는 참이다. 연구 결과 뭐가 더 튀어나올지 모르는 이상 그만둘 수는 없다.

그렇다고 왕궁 전체를 내가 지키고 있기는 귀찮다.

좋아. 왕궁을 버리자. 내가 지키기 힘들다면 세종에, 대한 길드에 떠넘겨 버리면 된다.

날이 밝는 대로 나는 왕을 찾아가 통보한다.

“그런 이유로 수도를 이전한다.”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말이오.......”

“왕궁을 버리면 나라가 살고, 왕궁을 놔두면 전부 죽는데? 조금 미안하지만, 이미 발뺌하긴 늦었어. 내가 여기 있는 걸 본 사람이 너무 많아. 전부 말려들었어.”

나는 몰라도, 라팔과 피오라, 내 좆집 둘은 너무 눈에 띈다.

흔한 비유를 사용하면, 걸어가던 모든 사람이 뒤를 돌아볼 미모를 가지고 있다. 라팔의 경우는 요즘 피부가 반짝반짝 윤이 난다. 내 정기를 빨아먹다니. 니가 서큐버스냐고 한 마디 해주고 싶다.

“새벽에도 왕궁 전체가 날아갈 뻔한 건 알고 있지? 갈수록 더 심해질 거야. 수도를 노릴지도 모르고, 나라 전체를 노릴지도 모르지.”

암살자들이 테러범으로 전직했다. 이제 암살이라는 목적을 버리고 그냥 날 괴롭히면 그만이라는 의도가 보인다. 수도를 날려버릴 정도의 대마법으로 날 죽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주저 없이 사용할 것이다.

회귀한 인간들이라면 그러고도 남는다. 미친놈의 미친 짓에 인간의 상식을 바라지 마라.

“그대가 막으면 되지 않소?”

“내가 없으면?”

내가 있다면야, 어지간한 공격은 다 막을 자신이 있다. 탐지 마법으로 수도 전체를 커버하는 것도 나에게는 쉬운 일이다. 그런데 내가 없을 때 테러가 일어나면?

다 죽는 거지 별거 있나. 내 좆집들 정도는 살겠다. 라팔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랑이랑 피오라도 4급 각성자다. 위험할 때 한 몸 지키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지.

“하아...... 수백 년 역사를 가진 왕궁을 버려야 하다니.”

“죽기 싫으면 있던가.”

“일주일만 기다려 주시오.”

이 왕은 나한테 거역할 수 없다. 힘의 역학관계도 있고, 내가 나라를 구해준 것만 두 번째다. 반역이 일어났을 때와 뮤텐의 군대가 쳐들어올 때. 중국에서 발생한 난민이 모랄쉰으로 몰려오지 않는 것도 내가 뮤텐에 만들어둔 도적의 장막 때문이다.

내 공적을 공표하면 그냥 왕위를 뺏는 것도 가능하겠는데? 그럼 정통성이 문제인데, 그걸 해결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바로 실천 가능한 것 중에서는 공주를 강간해 내 아이를 낳게 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겠네.

귀찮으니까 안 할 거지만.

국왕의 명령 하에 왕궁 이사가 시작되었다. 왕이 왕궁을 비우는 것 자체가 큰 문제긴 하지만, 말은 하기 나름이고 명분은 만들기 나름이다. 왕궁에 몇 번이나 테러가 행해졌다는 사실은 유명했으므로, 큰 소란 없이 넘어갔다

이제 나 대신 대한 길드가 테러범을 막느라 고생해줄 것이다. 쓰읍. 너무 일을 떠맡기는 느낌인데. 도시 안 망치려면 지들이 알아서 하겠지.

유상민에게 내가 신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 그 정보료인 셈 치자. 신이 죽었다는 정보에 그 정도 가치도 없겠어?

***

신이 죽었다. 그 말을 듣고 마현과 최연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신. 소환의 주체로 가장 유력한 존재. 신을 원망한 사람도 많았고, 신을 죽이겠다고 시도한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모두 허무맹랑한 이야기. 또는 가망 없는 이야기로 치부하였다.

두 사람 또한 마찬가지였다. 내일 아침 해를 볼 수 있을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세계에서 신이 어디 있는지 찾아, 죽인다는 것은 꿈속의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모든 일의 주체가 신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확신 없는 일에 뛰어들 정도의 낭만주의자는 전부 죽었다. 살아남은 것들은 전부 현실과 나름의 타협이라는 것을 거친 인간들뿐.

그래서 유상민이 가져온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신이라, 이 스케일은 전혀 예상 못 했는데.”

마현도 멍해질 정도의 스케일이었다. 마현은 자신에게 선구안이 있는 것을 감사했다. 투기장 사건부터 시작해 그와 적대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사실,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와 적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판단이었다.

선구안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잘못했으면 뭣 모르고 깝쳤다가 생을 마감할 뻔했다.

이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안 들긴 했지만, 반신을 죽이는 것도 아니고 신을 죽이는 인간이란다.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 신이 뭔가? 상징적인 의미를 제하고 보더라도, 수만의 사제들에게 신성력을 공급하는, 그런 힘을 가진 존재가 신이라는 존재다.

그런 신도 죽는데 반신이라고 어련하랴.

“그의 계획은?”

“둘 잡았다고 했으니 남은 신들도 잡을 생각인 것 같던데요. 죽일 방법도 찾았고.”

유상민은 자기 목에 걸린 목걸이를 꺼내 흔들었다. 그의 능력은 탐지 특화. 보고 느끼는 것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영혼을 보는 능력에도 적응을 마쳤다. 조만간, 이 목걸이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목걸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목걸이의 인도에 따라 또 탐색에 나서게 되겠지. 그 상상에 유상민은 퍽 즐거워졌다. 이 썩을 중간계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느낄 정도로.

“저희는 그동안 전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겠지.”

최연호의 말에 마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이 죽었다. 앞으로도 죽을 것이다. 그리고 신이 죽을 때마다 성자와 성녀가 대량으로 생겨난다. 신성력은 대체 불가능한 자원. 그를 생각하면 성자와 성녀의 가치는 더더욱 올라간다.

신의 대리인이라는 상징으로도 써먹을 수 있다. 성녀, 성자를 둔 종교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공산주의도 아니고, 공생주의도 아니고, 공투주의, 공투 사상이라는 우습지도 않은 사상으로 들고 일어선 중국의 노예들, 민중들이다.

중국은 여러 독립국으로 분열될 양상을 보이며, 그들의 사상은 전 세계로 퍼지고 있었다. 수면화 되지 않고 있던, 여태 계속 쌓이기만 하고 있던 인간과 이종족의 갈등이 터지기 시작하고 있다.

인류 연합의 계획보다 20년은 빠른 속도다.

서적 통제를 비롯한 사상 통제, 정보 통제, 온갖 통제를 해가며 제한하던 정보들이 한 번의 연설로 모두 풀려버렸다. 공들여 숨겨왔던 과학 기술과 생산 설비까지.

급변하는 세계정세 앞에 남은 것은 전쟁뿐이다. 전쟁은 빠른 시일 내에 일어날 것이고, 널리 번질 것이다.

세종도 거기에 대비해야 했다.

“세계가 전화에 휩싸이는 가운데, 그 남자는 혼자 신을 계속 죽이겠다는 건가.”

홀로 세계를 엉망으로 휘젓고, 그 본인은 자기 갈 길을 가고 있었다. 휩쓸린 사람들 시점에서 허무하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일이다.

‘미쳤군.’

마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러다 개인이 세계를 무너뜨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더욱 발버둥 쳐야겠지.’

그런 결심이 있고 일주일 후. 모랄쉰 왕국의 행정 수도가 세종으로 임시 이전되며, 전보다 수배는 늘어난 테러와 암살 시도에 마현과 최연호가 머리를 싸맸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

라팔과 멍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영혼을 보던 나에게 된 유상민이 찾아왔다.

“쓸 수 있게 됐으니까 찾으러 가죠.”

푸른빛을 발하는 목걸이를 들고.

마력을 사용해도, 마법을 사용해도 반응하지 않던 목걸이가 푸르게 빛나고 있다. 저놈이 영혼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증거다.

조금만 더 하면 감이 잡힐 참이었는데, 괜히 진 것 같은 기분이다. 쳇.

“지금?”

“지금요.”

“가자. 다만, 잠깐 어디 좀 들렀다가.”

괜한 짐만 될까봐 좆집들을 데리고 다니진 않았는데, 어딜 가나 위험하다는 걸 안 이상 데리고 다니기로 했다. 내가 모르는 장소에서 내 물건이 부서지는 건 기분 나쁜 일이다.

부숴도 내 눈앞에서 부서져야 하고, 부숴도 내가 부술 거다.

제자의 집에서 수련하던 사랑이를 납치, 혼자 꽃꽂이에 열중하던 피오라도 강제로 끌고 왔다.

“그래서, 어딘데?”

“여기입니다.”

세계 지도를 펼친 유상민이 가리킨 곳은 전 중국이었던 대지의 동쪽. 검은 늪지라고 표기된 장소였다.

피오라의 얼굴에 작게 화색이 돌았다가, 다시 울적해진다. 간만의 귀향인데 반겨줄 가족은 벌써 죽거나 팔려가고 없으니 돌아가도 그 고향이 자기 고향이 아닐 것이다.

나는 피오라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흠칫, 피오라의 몸이 반응한다. 저번 이후로 나에 대한 공포가 더 심해진 것 같다. 나는 피오라랑 친목을 다지고 싶은데, 그러면 얘가 죽겠다.

공포로 자살하거나 쾌락에 복상사해버릴 것 같다.

“그래도 고향에 가는 건데. 좋지 않아? 혹시 살아남은 동족이 있을지 모르잖아.”

“그들은 저희 부족이 아닌걸요.......”

“눈 감아.”

피오라가 눈을 감는다. 나는 피오라의 꼭 감은 눈을 꾹꾹 눌러 마사지해준다. 다른 팔로는 떨리는 허리를 잡아 고정한다. 눈이 성감대인 피오라의 숨길이 거칠어진다.

속옷을 입지 않아 발기한 유두가 옷에 튀어나와 있다. 남자들이 보면 군침을 흘릴 모습이군.

사랑이가 부러운 눈길로 보고 있으므로 아랫배를 강하게 차주었다.

“가, 감샤하니다, 쥬인님.”

사랑이가 배를 잡고 쓰러지고, 치마 아래로 물줄기가 떨어져 땅을 적신다. 쓰러져서 엉덩이만 위로 든 모습에 엉덩이와 골반이 강조된다.

“만족했냐?”

“네, 녜헤!”

한 명은 붉은 얼굴로 거친 숨을 몰아쉬고, 한 명은 땅에 쓰러져 애액을 뿜고 있다. 출발하기도 전인데 이 난장판이군.

“저까지 미친놈 취급받기는 싫으니까, 거기서는 좀 떨어져서 다니면 안 돼요?”

오죽하면 유상민이 저런 소리를 한다. 미친놈에게 미친놈 취급을 받다니. 내 좆집들의 성벽은 대단하다.

============================ 작품 후기 ============================

판타지 하면 모험! 모험하면 혼돈! 파괴! 파멸!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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