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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소환된 남자-86화 (8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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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을 넘으니 그곳에는 폭력과 학대가 있었다. 중국인들이 길거리에서 이종족을 마구 학대한다. 고블린이 수레를 끌며 채찍을 맞고, 아예 오크를 두들겨 패는 꼬마들도 있다. 짧은 단검으로 배를 푹푹 찌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사랑이가 딱 좋아할, 미친 풍경이다.

골목 안쪽에서는, 수인의 목소리로 추측되는 교성이 들린다. 이쪽 분야에 정통한 나이기에 알 수 있다. 저건 마약에 절은 여자의 목소리다. 저 정도로 절었으면 엘릭서라도 없는 한 평범한 몸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랑이 전생에 그랬던 것처럼, 죽을 때까지 약에 절어 쾌락을 갈구하는, 쾌락을 위한 인형이 된다.

노예 목걸이가 걸린 그들은 반항조차 못 한다. 이런 풍경이니 중국이 폐쇄적이지. 사절단이 이 모습을 보면 수교 이전에 전쟁이다.

사랑이 열띤 눈으로 거리를, 풍경을 눈에 담는다. 한 번 안아주니 참던 것이 터졌는지. 상당히 절제가 없어졌다. 발정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참지 못하고 다른 놈한테 가랑이 벌리면 그 순간 내 손으로 처리할 거다.

물건의 관리 소홀은 주인 책임이다. 주인이 책임지고 처분하는 것이 도리다. 우주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내 손으로 처리하고 말테다.

“아주, 아주. 바람직한데. 중국은 전부 이러냐?”

“국경에는 군인 관계자들이 많아서 심하지만, 사실 다른 곳도 비슷비슷합니다.”

나라 전체가 이처럼 광기에 차 있다고? 날 위한 나라 같다. 누가 내 취향을 읽고 내 나라를 만들어 줬나?

인간들이 노예를 보는 시선은 광기에 차 있다. 많이 봤던 눈빛이다. 그 눈빛은 주로 나 향했지. 저 광기의 원천은 원한이다. 나에게 친지가, 가족이, 친구가, 연인이 죽은 놈들이 복수랍시고 나에게 덤벼왔을 때의 눈이 딱 저러했다.

앞뒤 가리지 않는 광기. 그리고 짙은 원한.

“자, 라팔아. 내가 뭘 바라는지 알겠지.”

“과거에도 이종족을 노예로 쓰던 중국은 이종족에 의해 멸망했어. 마지막 전쟁에서 이종족 연합군에게 말 그대로 몰살. 순수 중국인은 세상에서 사라졌어.”

역시 우리 라팔이. 척하면 착이다. 내가 이래서 라팔이를 싫어할 수가 없다.

중국인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 말만 들어도 얼마나 대단한 처절한 학살이 벌어졌을지 짐작이 간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짓을 당할 정도로 중국인이 이종족을 부려먹었다는 말도 된다.

그리고 이종족에게 찢겨 죽은 그 중국인들은 회귀해서 다시 이종족을 노예로 부리고 있지.

자기를 다치게 한 사람도 미워하는 게 인간인데, 자기를 죽인 사람을 용서할 인간이 어디 있기나 할까.

“크흐흐.......”

입에서 웃음이 새 나온다. 피오라가 겁먹고 나에게서 멀어진다. 그러나 음부는 촉촉이 젖는 것이 예민한 감각으로 느껴진다. 일주일 만에 변태가 된 피오라는 어떤 기분일까. 심지어 쟨 회귀도 안 했는데.

이종족 입장에선 황당할 것이다. 나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저쪽에서 일방적으로 원한과 증오를 퍼붓고 있다. 알아보니 미래에 저들이 자신들과 같은 종족한테 죽었단다.

미래의 동족들이 한 일에 대한 과보를 과거의 자신들이 받고 있다. 어쩌면 저기 있는 노예 중 회귀 전에 중국 침략에 입장 섰던 놈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건 어디까지나 미래에 일어났던 일이다. 인간들의 추억이고, 기억이고, 현실에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다. 아마 일어날 일도 없는 일이다.

일어나지도 않았던 일로 원망받으며 노예로 부려진다. 웃기는 걸 넘어 화딱지 나는 일일 것이다.

인간들의 분노는 합리적인 동시에 비합리적이며, 불합리하다. 비논리적이다.

미쳤다. 회귀라는 현상이 이 모든 미친 것들을 만들었다.

멸종 위기의 인류가 회귀라는 선택을 한 것이 맞다면, 그놈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미친 짓을 저질렀는지 묻고 싶다.

갈 곳 없는 광기를 세상에 풀어놓고, 그 광기가 새로운 원한을 잔뜩 만들고 있는 이 사태를 생각해보기나 했는지 궁금하다.

철 든 놈들의 철없는 생각이 세상을 미치게 하고 있다. 철 든, 무기를 들었다는 뜻이다. 아무튼, 싸움밖에 머리에 없는 놈들이 하는 생각치고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제 얼굴은 중국 전역에 수배령이 내려졌습니다. 이대로 길거리를 활보하면 들킬 겁니다.”

첩보팀장의 말이다.

“들키라지.”

오는 놈은 전부 밟으면 된다. 오히려 들켰으면 좋겠다. 들키면 이쪽에서 찾아갈 필요 없이 저쪽에서 와준다.

“그런데 중국 치안은 이렇게 개판이냐?”

“사견으로써 말씀드리면, 지구에서의 중국 할렘가와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노예로 말씀드리자면, 중국에서 노예는 사유물입니다. 자기 물건을 부순다고 남이 화내는 건 이상하죠.”

저 미친 짓은 그렇게 성립하는 건가. 여기 법학자들은 인권이란 개념을 아나 모르겠다. 내가 인권을 운운하는 것도 또 아이러니일까.

“어이, 거기.”

“클리셰는 적당히 하자.”

내 좆집에 눈독 들이는 놈들은 즉참이다. 사람이 죽자 소란이 일어난다. 저기 드워프로 보이는 이종족 하나가 죽었을 때는 조용했다. 이종족을 죽이는 건 상관없어도 사람을 죽이는 건 안 되나 보다.

이상한 규칙이군. 내가 봤을 땐 둘 다 똑같은데.

무장한 군인들이 몰려온다. 여긴 경찰도 없나? 생각하고 있으니,

“공안이 아닌 군인입니다. 저도 함께 신고당한 것 같습니다.”

란다.

됐다. 군대를 끌어들이는 것이 처음 목적이었다. 조금 빨리 목적을 이룬 셈 치자.

중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았다. 이제 목적을 수행하면 된다.

“병참 먼저 친다. 위치는.”

“현 좌표를 기준으로 북북서. 거리는 400 정도입니다.”

“대병참 다섯 곳을 노릴 거다. 빨리 방비하라고 윗선에 전해!”

달려오는 군인들에게 한 마디 해주고, 텔레포트로 이동한다.

친절하게 예고까지 해주는 이유? 그편이 더 죽는 사람이 많으니까.

대병참이란 큰 창고다. 군의 보급물자를 모아놓은 장소. 처리는 편하다. 폭파 마법 큰 걸로 한 방 날려주니 펑! 하고 전부 터져나갔다.

그 안에 있는 사람? 알게 뭐야. 첫 번째 병참을 부수고 두 번째 병참에 다다르니 이미 마법사들이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전투기도 날아다니고 있다.

전투기는 처음 봤다. 굉음과 함께 하늘을 나는 모습이 사뭇 깜찍하다. 나한테는 빠르기만 한 고철로 보인다.

예고하고 5분도 지나지 않았다. 대처가 생각보다 빠르다. 내가 예고하기 전부터 대기하고 있었나?

마법사들을 가볍게 제압, 마찬가지로 병참을 폭파한다. 화약고가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불꽃이 더욱 커진다. 소도시 규모에 이르는 거대한 밀집 창고가 폭발하는 광경은 예술이다.

“자, 다음.”

내 학살의 현장을 바라보며, 피오라는 열띤 얼굴로 숨을 몰아쉰다. 하나 남은 눈이 붉고 푸르게 별빛처럼 빛을 발한다.

그 눈은 내가 마법을 날릴 때면 내 마법을 쫓았고, 마법이 폭발할 때는 그 폭염을 쫓았으며, 그 후에는 날 찾았다. 음부를 가린 옷은 이미 젖어있다.

다섯 개의 대병참은 수월하게 제압, 아니 섬멸했다. 그 안에 있던 병사? 알 게 뭐야. 그놈들도 300만과 300만, 총 600만 군대의 움직임에 어떤 식으로든 공언한 놈들. 내 적이다.

대대급 주둔지 차례다.

“대대급이라곤 해도, 모인 군사력은 국가 하나에 필적합니다.”

라곤 해도 핵에 한 방이었다. 국가 하나? 미안하지만, 핵무기는 전략 무기. 나라를 상대로 만들어진 무기다.

세 방의 핵에 주둔지 세 개. 내가 사용하는 핵은 기본적으로 방사능이 남지 않는다. 폭발의 원인을 알아보려고 해도 무리. 그냥 악몽의 무기다.

병참을 없애 보급을 없앴고, 군대의 주둔지도 날려버렸다. 남은 건 최고 실무자라는 중장과 남방군 최고 책임자 상장.

둘 다 위치는 파악하고 있다.

“위치 불러.”

속도가 생명인 싸움이다. 바로 다음 가자.

중장은 중장의 저택을 받는다. 전임 중장이 처형당하고, 중앙에서 부임한 중장이 사용하는 저택도 같다.

경비를 깨부수며 저택 안으로 향한다. 탐지 마법으로 중장으로 보이는 놈의 위치는 파악해 놨다. 가서 죽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임무.

“네가 죽일래? 너희 부족을 망하게 하는 명령을 내린 놈인데.”

피오라에게 묻는다. 피오라는 날 향한 공포를 거두고, 잠깐 생각하는 얼굴이 된다. 그런 피오라에게 내가 묻는다.

“너, 사람을 죽여 본 적 없냐?”

“어, 없어요. 공주는 주로 점을 보는 것이 일이라.......”

“공주? 공주였냐?”

“네, 네!”

내가 얼굴을 갖다 대며 묻자 금방 당황한다. 이런 놈이 공주? 외모로 보면 제격이다.

“그럼 계속 고민해 봐.”

나는 파죽지세로 나아간다.

“누가 신성한 군역을 침범.......”

훈장 잔뜩 단, 계급장 높아 보이는 놈이 하나 나왔는데, 마법을 쓰려고 할 때 마력에 간섭하니 성대하게 자멸했다.

중장이 있는 방의 문을 박차고 들어간다.

“기다렸다. 아무도 벗어나지 못하는.......”

뭔가 거하게 준비하고 있던 함정을 무한한 마력으로 분쇄한다. 중장이 뻣뻣하게 굳는다.

“아무도 벗어나지 못하는 뭐?”

“아뇨, 아닙니다. 살려주세요.”

그리고 엎드려 빈다.

“이건 참신해서 좋네.”

바로 꼬리 내리는 게 주제 파악이 빨라서 좋다. 그렇다고 니가 살 건 아니고.

“자, 어떻게 할래? 니가 죽일래?”

“네.”

고민하던 피오라는 작게, 소심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 때문에 겁먹은 표정만 지어서 그렇지 피오라의 본판은 눈꼬리가 아래로 쳐진데다 왼쪽 눈 아래 눈물점까지 있어 요염한 인상이다.

나 때문에 왼쪽 눈을 감고 있지만, 그 모습이 더 야릇하게도 보이는, 천성적으로 남자를 홀리는 얼굴이다.

나를 보고 공포를 느낄 정도로 정상적인 정서를 가진 피오라는 원수에 대해서도, 지극히 정상적으로 반응한다.

즉, 원수를 보듯 노려본다.

“제길!”

내가 살려줄 마음이 없다는 걸 알고 중장이 도망가려 하지만, 세 발짝도 못 가 내 마력에 짓눌린다.

나는 피오라에게 단검 하나를 들려준다.

“자, 가서 찌르면 돼. 쉽지?”

끄덕이고 단검을 받아드는 피오라. 그러나 그 손은 떨리고 있다. 덤으로 몸도 가볍게 떨리고 있다. 푸르던 눈동자에 붉은빛이 감돈다. 첫 살인에는 흔히 공포를 느끼는데, 이종족도 그건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피오라는 지금, 첫 살인의 공포에 쾌락을 느끼고 있다. 비록 공포에서 나온 감정이라고는 하나 쾌락은 쾌락, 첫 살인부터 쾌락을 느끼다니. 나는 희대의 살인귀를 만들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피오라의 숨이 거칠어진다. 그게 쾌락 때문인지 공포 때문인지는 나도 모르고 그녀도 모를 거다. 아무튼, 그녀는 거친 호흡으로 제압된 중장에게 다가가 칼을 들이댄다.

단검을 든 손이 떨리고, 피오라가 두 눈을 꼭 감는다. 십여 초 정도 그러고 있더니. 번쩍 눈을 뜬다. 눈을 뜸과 동시에 손을 중장을 내려찍는다.

눈을 뽑을 때도 그렇고, 한번 결정하면 망설임 없는 성격으로 보인다. 망설이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보단 백 배 낫다.

푸욱. 피오라의 단검이 중장의 목을 파고들고, 중장이 몸부림친다. 썩어도 고위 군인이 될 정도의 강자. 목이 관통당하고도 즉사하지 않는다.

피오라는 손에 힘을 주어 단검을 비틀어 깊이 찌른다. 그 손은 바들바들 떨리고, 몸도 쾌락에 바들바들 떨린다. 나는 그녀의 뒤로 가 큰 가슴을 주무른다.

“하으읏! 자, 잠깐만요!”

예민해진 피오라가 야릇한 신음을 흘린다.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나는 딱딱해진 유두를 꼬집는다. 피오라가 몸을 뒤틀고, 하체가 팔딱인다.

죽어가는 중장은 우리 모습을 보고 눈을 부릅뜬다. 나는 그를 실컷 비웃는다.

“니 죽음은 가슴을 만져지는 쾌락보다 아래란다. 참으로 쓰레기 같은 인생이야, 그지?”

“캬.. 카르르르.......”

중장이 무언가 말하려 하지만 피가 목구멍을 막아 나오라는 말은 안 나오고 피만 끊는다. 갸르르. 가르르. 가글은 다른 데서 해라.

============================ 작품 후기 ============================

첫 살인에 공포를 느끼며 성적 쾌락을 느끼는 순수한 성격의 아름다운 라미아.

※ 위 문장은 올바른 문장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쩐지 비축분이 많이 남아서 해본 3연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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