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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꼬맹이가 라팔에게 이상한 수업을 시작하고 나서 도청을 관뒀다. 우리 라팔이한테 뭘 가르치는 거냐고 따지고 싶기도 하지만, 라팔 일이니 자기가 알아서 할 거다.
나한테 악의가 없다는 것만 알았으면 됐다.
그보다는 내 앞에 있는 유상민이다.
“뤠인 경에 대해 조금 알아봤는데요.”
어제 부탁했었는데, 조사 참 빠르다.
“어떻게 됐는데?”
“행방불명이래요.”
“그래?”
크게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럴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었다. 뤠인이라는 노인을 찾는 건 뒤로 미뤄야겠다.
“가끔 뤠인 경의 물건이 풀리는 걸로 보아 살아는 있는데, 아무도 찾은 모습을 본 적이 없데요.”
“그 살아 있다는 건 어떻게 아는데? 전에 만들어둔 물건이 지금 풀리는 걸 수도 있잖아?”
“뤠인 경은 자기 물건에 번호를 매겨요. 새로 만들어진 물건이라면 바로 알 수 있어요. 그리고 가장 최근 나온 물건이 이번에 투기장에 나온 시간의 감는 태엽이에요.”
뤠인이 세종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리군. 이건 희소식이다. 뭐, 알아봤자 이 거대한 도시에서 사람 하나 찾기는 불가능하지만. 우연히 만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나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찾는 재주는 없다고.
“그럼, 수고해라.”
유상민을 지나쳐 내 방으로 돌아간다. 라팔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바깥에 놀러나 갈까. 그러면 필요한 게 있지.
“세종 지도도 구할 수 있냐?”
“상점에 팔아요.”
“그러냐, 고맙다.”
중앙 도시와 위성 도시까지. 이놈에 도시는 너무 넓다. 지도가 하나 필요할 정도로.
***
꼬맹이에게 이상한 교육을 받고 돌아온 라팔과 함께 거리로 나선다. 여긴 중앙 도시에서도 중앙이라 지나치게 현대적이다. 양복 입고 돌아다니는 회사원은 너무한 거 아니냐? 여기 판타지야.
대충 편의점에 들러 지도를 산다. 제대로 된 지도는 아니다. 지도 이름부터가 세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가이드다. 놀기 위해 구입한 나에겐 이게 더 좋다.
가이드를 보고 있자, 라팔이 내 팔을 손으로 잡고 내린다. 같이 보자는 뜻으로 해석하고 팔을 내려 라팔도 보기 쉽게 해주었다.
세종에는 거대한 오락 지구가 형성되어 있다. 위성 도시 몇 개가 아예 오락을 위해 만들어진 거로 보인다. 투기장도 그중 하나다.
그밖에도 공장지구, 주거지구, 던전지구도 있다.
“설계만 보면 켈리포니아보다 좋아.”
“켈리포니아? 거기도 살아 있냐?”
이름만 같은 다시 만든 도시일 테니, 살아 있냐는 표현은 조금 그런가.
“다시 만들었어. 꽤 좋아. 전투기도 날아다녀.”
자동차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전투기라....... 전투기에 미사일까지 나오기 시작한다면 궁금해진다. 현대 병기와 몬스터, 뭐가 더 강할까. 특히 10급 몬스터가 핵에 맞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핵의 폭발력을 버텨도 그 후에 나오는 방사능까지 버틸 수 있으려나? 만약 버티지 못한다면 전백귀후십귀는 중간계 최고의 사기 무기가 되는 건데.
캘리포니아는 나중에 가기로 하고, 우선은 세종에서 볼일부터 끝내자.
투기장에서 우승해 시간을 감는 태엽을 얻는 일이다. 훔쳐도 상관없긴 하지만, 들키면 귀찮은 일이 너무 많아진다.
그냥 투기장 뛰면서 돈도 좀 벌고 말지.
“오, 오락실도 있네. 지구에서 쓰던 기계들도 있으려나.”
그전에, 일단은 좀 놀자.
오락실이 있는 위성 도시까지 택시를 탄다. 나도 라팔도 창가에 앉아 멍하니 밖을 구경하고 있다.
차 타고 보는 풍경이라.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묘한 향수가 느껴진다.
“차에 타는 건 오랜만이신가 봅니다?”
기사가 말을 건다.
“그렇지. 대충 10년 즈음?”
“차에 오랜만에 타는 사람들이 자주 그렇게 멍하니 있죠. 지구에선 몰랐는데, 이것도 향수가 돼요. 그래서 목적지도 없이 아무데나 가달라는 사람도 간혹 있습니다.”
“멍청한 사람들이네.”
내 말이 뜻밖이었는지. 기사가 당황하는 기색이 느껴진다. 나는 거기에 덧붙인다.
“다른 말로 운치 있는 사람들이라고도 하지.”
“하하하, 운치 있죠. 작년에 세종 시청과 주변 지역이 소환되었는데, 훼손된 건물을 복구해놔서 야경이 정말 끝내줍니다.”
“그건 한 번 가봐야겠는데.”
“꼭 가보십쇼.”
대화는 그걸로 끝이다. 그 이상 말을 걸면 짜증 낼 생각이었는데, 눈치 좋은 기사다.
멍하니 창밖을 보며 오락지구에 도착했다. 여기서 조금만 걸으면 투기장이다. 투기장도 오락지구 구석에 들어가 있다.
“여긴 다른 종족이 더 많이 보이는데.”
세종 전체적으로 많이 보였지만, 어째 여기는 더 많다.
“지구의 오락은 이종족들에게 인기입니다. 그쪽은 이런 향락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즐겁게 노십시오.”
“그래? 또 보자.”
우릴 내려준 택시가 떠난다.
오락 시설은 다양하게 있다. 축구장과 농구장까지 마련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그래도 내가 갈 곳은 정해져 있다.
오락실. 무려, 전자오락실이 있다고 한다.
오락실은 시끌벅적하다. 고삐리 때 몇 번 가본 오락실이 이랬던 것 같기도 하다. 오락실은 붐비기도 붐비지만, 이종족이 특히 많다. 인간 반, 다른 종족 반이다.
기계들은 지구에서 봤던 것과 똑같다. 지구에서 소환된 것을 그대로 옮겨 놓은 건가. 기판에 묻은 손때를 보니 예측이 확신으로 굳어진다.
“어디 보자, 뭘 하나.”
나는 신체능력 때문에 피지컬을 필요로 하는 게임은 못 한다. 리듬 게임의 제일 어려운 곡도 처음 보고 퍼펙트하고 만다. 그나마 할만한 건....... 격투 게임 정도려나. 신체 능력이 받쳐줘도 콤보를 모르면 안 되니까, 잠깐 정도는 즐길 수 있겠다.
적당한 게임을 찾아 하려는데, 라팔이 건너편에 앉는다.
“너 할 줄 아냐?”
“훗.”
라팔이 콧소리를 낸다. 라팔아, 방금 그건 무슨 뜻이냐. 나랑 해보자는 거지?
동전을 넣고 게임을 시작한다.
퍼퍽, 퍼퍼퍼퍽. 퍼퍼퍽. 내 캐릭터가 맞는 소리밖에 안 들린다. 공중에서 내려오질 않아.
you lose. 원콤 당했다.
“나 이거 잘해. 알바트로스에서 내기도 함.”
무표정하지만, 저건 분명 뿌듯해하고 있다. 좆집한테 게임을 지는 주인이라니. 이건 무슨 꼴이야.
“한 판 더해.”
“얼마든지. 덤벼라, 애송이.”
허허허, 우리 착한 라팔이가 어디서 저런 말을 배워왔을까. 장난이라는 걸 알면서도 들으면 화나는 말이 있는 법이다. 특히 남자한테 게임을 못한다고 하는 것은 금기 중의 금기다.
아갈리에서도 게임 못하는 놈이라고 놀리는 건 금기였다. 남자는 어디든 다 똑같아.
환전한 동전 수십 개를 한 번에 집어넣는다.
“오냐. 오늘 끝을 보자.”
“나를 따라잡으려면 5년은 멀었어.”
오랜만에 게임으로 불타오를 수 있을 것 같다.
수십 판을 해도 라팔과 나의 차이는 줄어들지 않는다. 기술을 알아볼 틈도 없다. 한순간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여지없이 라팔의 공격이 치고 들어온다. 완벽하게 이어지는 연계는 맞으면 최소 반피가 날아간다.
공격 해볼 틈은 있어야 그래도 콤보 커맨드를 익히지. 이건 뭐, 답이 없다.
“휘유. 또 졌구만.”
“아가씨 대단한 걸! 모든 캐릭을 전부 쓸 줄 알잖아.”
구경꾼도 가득 몰렸다. 대부분 라팔을 보고 감탄하거나, 라팔의 실력을 보고 감탄하고 있다. 나를 놀리는 사람도 몇 존재한다. 여긴 이렇게 즐기라고 있는 장소니 저 정도는 참아줄 수 있다.
선을 넘으면 그때는 자비 없다.
“형씨. 한 판 정도는 비켜주는 게 어때? 저 누님이랑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뒤에 쫙 줄 섰다고.”
“처음인 것 같은데, 그래선 기술도 모르잖아? 우리 하는 거 보면서 기술 좀 배워보는 게 어때?”
나를 유혹하는 사람도 있다. 그 사이로 이상한 사람이 끼어든다.
“찾았다!”
인파를 헤치고 게임기 앞에 온 사람은 뜻밖의 인물이다. 채사랑, 사랑이. 변태녀다. 어제 대기실에 그대로 방치하고 갔었지.
사랑이 다가오지만, 나는 떳떳하다. 자기도 그렇게 즐긴 주제에 나한테 와서 뭐라 그러면 나보고 어쩌라고?
그런데 사랑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 저건 흥분하고 있는 반응인데.
사랑이 내 팔을 끌고 간다.
“자, 잠깐만 좀 와봐요.”
“내가 왜?”
“그쪽이 날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초조한지 사랑이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낸다. 구경꾼들이 소란스러워진다.
“오, 뭐야 뭐야? 사랑싸움?”
“남자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되어버린 건가?”
“저런 여자를 두고 딴 여자를 손대다니. 남자가 배가 불렀어.”
드라마틱한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 같지만, 니들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란다. 강간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이라니. 미쳐도 한참 미쳤다.
“라팔아, 가자.”
라팔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사랑은 날 끌고 어디론가 향한다. 3P니 개싸움이니 뒤통수가 시끄럽다.
사랑이 날 끌고 간 곳은 오락실 내부에 있는 화장실이다. 그것도 하필 여자 화장실.
화장실 안으로 날 끌고 들어간 사랑은 급하게 바지를 내린다. 그리고 드러난 음부는 물이 흥건하다. 팬티도 전부 젖어 있다. 사랑이 내 손을 잡더니 자기 음부로 가져간다.
손가락을 넣으니 안쪽에서 찔걱 소리가 난다.
“다, 당신 때문에 몸이 가라앉질 않잖아요! 이거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
내 표정은 참으로 얼빠져 있을 거다. 아니, 니가 변태인 걸 보고 나보고 어쩌라고?
발정 마법은 이미 풀었다. 부작용도 없는 마법이다. 이 변태가 이렇게 발정할 이유가 없다.
남은 건 하나. 이년이 상상 이상의 변태라서.
“그렇게 뿜어대고 깨어나서 또 자위했냐?”
사랑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진짜 했군. 나는 어쩌면 괴물을 깨워버린 걸지도 모른다.
“대답 안 하면 아무것도 안 해준다?”
사랑의 얼굴이 더욱 빨개진다. 간신히 입을 연다.
“해, 했어요.......”
“변태새끼.”
“흐응.”
신음과 함께 사랑의 다리가 떨린다. 음부에선 물이 떨어진다.
“설마, 느꼈냐?”
“아, 아니에요!”
“거짓말하면 난 그냥 간다.”
내가 몸을 돌리자 사랑이 내 팔을 끌어 잡는다.
“느, 느꼈어요! 느꼈어요! 느꼈다고요!”
사랑이 거칠게 반응한다. 기습적으로 변태녀의 복부에 주먹을 쑤셔 넣는다.
“흐으읏!”
황홀한 표정으로 사랑이 주저앉는다. 음부에선 분수가 뿜어진다. 나는 그 모습을 내려다본다.
“하아, 갔어, 드디어 갔어!”
기쁜 얼굴로 사랑이 중얼거린다. 그리고 나에게 엉겨 붙는다.
“뭐든지, 뭐든지 할게요. 그러니까 제발 저를 데려가 주세요!”
“뭐든지? 좆집이라도?”
좆집이라는 말에 사랑이 눈을 번쩍 뜬다.
“좆집! 좋아요, 좆집이 될래요! 당신의 좆집이 될게요! 그러니까 저를 욕해줘요! 때려줘요!”
매달려오는 태도에서 광기가 느껴진다. 정말로 깨워선 안 되는 괴물을 깨워버린 것 같다. 매달리는 사랑을 힘으로 떼어놓는다.
내가 라팔에게 묻는다.
“어쩔래?”
“얘, 내 꼬봉.”
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좆집을 보는 라팔이의 눈이 조금 위험하다. 어제 사랑의 머리를 밟을 때와 같은 눈빛이다. 우리 라팔이가 그쪽으로 눈을 떠버린 모양이다. 일이 어떻게 되는지 나도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
“그래, 내 좆집해라.”
“감사합니다, 주인님! 감사합니다!”
사랑이 나에게 연신 고개를 숙인다. 미쳤군. 나도 라팔이도 미쳤지만, 이년도 그에 준하게 미쳤다. 이년이 미친 이유나 들어보자.
“그러니까, 왜 내 좆집이 되고 싶은지 이유나 말해봐.”
“저는 주인님의 몸으로 밖에 갈 수 없는 천박한 몸뚱아리입니다. 그러니까 이 암케에게 주인님의 좆을.......”
사랑이 신나서 떠들기 시작한다. 눈앞이 깜깜해진다. 생각 이상으로 답 없는 년이다.
“그런 거 말고, 미친년아. 제대로 된 이유를 말하라고.”
“하응, 네, 네. 말할게요. 그런데, 그 전에 한 번만 느끼게 해주시면 안 돼요? 아까부터 몸이 달아올라서.......”
사랑이 몸을 배배 꼬며 말한다. 맞대어 비비는 허벅지는 이미 흠뻑 젖어 애액이 아래로 떨어진다.
“라팔아, 네가 한 대만 때려라.”
“응.”
라팔이 사랑의 싸대기를 후려친다. 이빨이 몇 개 날아간다.
“흐으으읏!”
이 변태는 그런데도 좋다고 몸을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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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이 날아가도, 뼈가 가루가 나도. 포션만 있으면 얼마든지 치유할 수 있습니다. 어떤 하드한 플레이라도 OK!
판타지는 사실 변태들의 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