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5 / 0128 ----------------------------------------------
세종
상쾌함과 푹신함을 느끼며 눈을 뜬다.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길드. 침대도 최고다. 유상민에게 부탁한 일도 있고, 부탁할 일도 있으니. 대한 길드의 손님방 하나에 신세 지기로 했다.
내 옆에는 라팔이 사근사근 잠자고 있다. 라팔과 같은 침실을 쓴다고 했을 때 꼬마의 표정이 대단했다. 한 방에 포커페이스를 무너뜨렸다.
발가벗은 몸에 옷을 걸치는데, 품에서 뭔가가 진동한다.
꺼내보니 어제 받은 투기장 선수 증명증이 진동하며 빛을 내고 있다. 경기가 잡히면 신호가 온다고 했지?
신분증을 보니 시간이 나와 있다. 방에 있는 시계와 비교해보니 3시간 후다.
“야, 라팔아. 라팔아.”
라팔을 깨운다. 몸을 일으킨 라팔은, 그대로 눈을 가늘게 뜨고 나한테 안긴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있는 걸 보니 깨어 있긴 하다.
“야. 야. 일어나.”
“싫어어.”
뭘 잘못 먹었나. 얘가 왜 이래.
“두고 간다?”
이렇게 말하니 또 일어난다. 라팔이 옷을 입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한다. 아침을 먹고 싶었지만, 식재료가 없단다. 요리사가 없는 게 아니라 식재료가 없다니. 역시 어제는 무승부였다.
재전의 각오를 다지며 투기장으로 향한다. 선수용 입구는 어제 알아뒀다. 입구로 들어갈 때부터, 날 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날 보는 건 아니고, 입구를 감시하고 있다.
루키를 관찰하는 건가? 날 관찰해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 수준 차이가 조금 나야지. 쟤들이 날 보면 그냥 일반인으로 보일 거다.
안으로 들어가니 신경전은 더 심해진다. 대기실에 안 들어가고 복도에서 힘자랑하는 놈들이 있다. 문신하고 피어싱 단 것이 쎈척하려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피어싱한 오크들도 있는데 이건 오크 문화일까, 아니면 지구 문화에 영향을 받은 걸까.
그래도 코뚜레는 아니잖냐. 데려가서 밭일시키고 싶어지네.
“여, 거기 꼬마 아가씨. 그런 시시한 놈 말고, 나랑 노는 건 어때? 내가 밤에 죽여주는데.”
싸우기 위해 왔으니 이런 식으로 시비 거는 것도 있을 법하다. 덩치 크고 인상 나쁘고 문신하고, 삼박자를 다 갖춘 놈이다.
저렇게 노골적인 놈들도 참 오랜만에 본다. 상반신도 까놓고 있는데 부끄럽게 저러고 싶을까. 아니면 어디 시골에서 태어나 문명의 혜택을 못 받고 자라셨나.
복도에 나와 있던 놈들이 우릴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다.
“응, 어때? 그런 비실이는 내버려 두고 나랑 놀자고.”
어떻긴 뭐가 어때.
나는 바지를 깐다. 내 하반신에 달린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내 물건의 우람한 자태를 보아라. 발기 불능에 조루끼까지 있는 노인 할배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개조한 것이 바로 내 물건이다, 이거야.
성욕은 있는데 서질 않는 노인의 설움이 모두 담긴 것이 내 물건이다.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모를 젊은 놈 하나가 비벼볼 물건이 아니다.
“시시한 놈? 니꺼도 까봐, 새꺄.”
발기도 안 했는데 내 물건의 크기는 압도적이다. 구경하던 남자들의 시선이 한 번씩 자기 아랫도리로 향한다. 본다고 물건이 커질 리가 있나. 아무리 봐도 크기는 그대로니까 마음껏 내걸 보고 질투해라.
“변태 새끼.......”
니가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먼저 도발한 건 너잖아. 그리고 난 그런 걸로 상처받을 정도로 마음이 여리지 않단다.
“까봐. 쫄리냐? 설마 이것보다 작은 거 아니지? 내 껀 아직 전투태세도 아닌데.”
남자의 얼굴이 빨개진다.
“설마....... 진짜 작냐?”
“아, 아니다!”
어딜 봐도 맞다는 반응이네. 자존심에 금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수치심에 부들부들 떨고 있어. 그런다고 멈추면 내가 아니지.
“그럼 까봐. 그 덩치에 설마 흑산도 지렁이나 키우고 있는 건 아니지? 아나콘다는 무리여도 구렁이 정도는 키워야지.”
하반신을 앞으로 내밀고 자랑스럽게 하는 내 말에 구경꾼들도 데미지를 입는다. 무기가 너무 크다 보니 조준이 힘들다. 미사일로 사람 하나를 노리니 근처 다른 사람까지 같이 맞는 느낌?
내 물건이 좀 대구경이긴 하다.
남자는 입을 꾹 다물고 부들부들 떤다. 얼굴이 빨간 게 뇌출혈 걸리겠다. 덤빌 각오도 없는 놈이 덤비긴 왜 덤벼.
“까봐라. 까봐라. 까봐라!”
처음에는 내가 외치기 시작했다. 뒤이어 다른 사람도 까봐라를 연호한다.
“까봐라! 까봐라!”
“까봐라! 까봐라!”
중간에 대기실에서 나온 사람 몇이 고개를 내밀었다, 바로 집어넣는다. 바지 깐 남정네가 다른 남정네에게 까봐라를 외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이런 상황이 되는지 짐작도 안 간다.
“밤일 잘한다며? 설마 막대기가 아니라 구멍 쪽이었냐? 쫄깃한 조임?”
폭소가 터진다. 싸구려 음담패설이지만, 수준 비슷한 놈들한테는 그만큼 잘 먹힌다. 말싸움으로 날 이길 거면 전장에서 3년은 구르다 와라.
“으아아악!”
꼭지가 돌아버린 놈이 나에게 달려와 발차기를 날린다. 난 일부러 맞아준다. 어딜 때릴지 빤히 보였거든.
발차기가 내 거시기에 맞는다. 마력으로 보호해서 전혀 아프지 않다.
“내 물건은 크기는 물론이고 단단함까지 네 거랑은 비교가 안 된단다. 가서 엄마 찌찌나 더 먹고 와라 좆만아.”
남자의 머리를 잡고 벽에 처박는다. 벽이 부서지며 머리가 박힌다. 머리를 반쯤 부술 생각이었는데 기절만 했다. 뇌가 작은 대신 두개골이 두껍나.
“잘하는데!”
“몇 번째야? 응원하러 갈게!”
열렬한 환성을 들으며 라팔과 함께 내 대기실로 들어온다. 이미 세 명이 먼저 와 있는데, 내가 들어가자 유일한 여자가 나에게 경멸의 시선을 보낸다.
내가 하반신을 자랑할 때 잠깐 나왔다 들어갔던 여자다. 저런 여자들이 막상 박아주면 좋아 죽는다. 왜냐? 발정 마법을 거니까.
자기가 우월한 줄 아는 여자들을 가지고 노는 건 언제나 재밌다. 여자뿐 아니라 남자를 가지고 노는 것도 똑같이 재밌다. 그냥 재수 없는 것들 골려주는 게 좋은 거지, 여자라 좋아하는 게 아니란 말씀.
물론, 여자 쪽이 좀 더 재미있긴 하다. 그리고 이년, 재수 없다.
그렇잖아? 내가 그런 짓을 하긴 했지만, 경멸받을 이유는 없단 말이지. 초면인 년에게 그렇게 될 이유는 더욱 없고.
“지금 그건 시비냐? 나한테 박아 달라는 신호 맞지?”
사람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경멸할 거면 속으로만 하지 표정에 다 드러내다니. 개 패듯 팬 다음에 강간해달라는 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이거 강간해달라는 변태들 사이의 은밀한 신호 맞지? 분명 그럴 거다.
여자는 말없이 나를 더 강하게 노려본다.
나는 유상민과 다르게 분위기, 문맥을 읽을 줄 아는 남자다. 이건 강간해 달라는 것이 확실하다. 좋아, 요청이 있으면 들어줘야지.
여자도 외모가 나쁜 편은 아니다. 몸매도 잘빠졌다.
내가 다가가자 여자는 더욱 표정을 굳힌다.
“벙어리냐? 그럼 내가 사과하고.”
“꺼지세요.”
“오, 목소리도 좋은데.”
어떻게 흐느낄지 참으로 기대된다.
투기장에 들어오자마자 싸움에 강간이라. 내가 꼭 싸우지 못해 안달 난 정신병자 같잖아. 전부 저쪽이 먼저 건드린 건데.
인성 쓰레기들의 폭거에 선량한 시민은 울고 싶다.
내 시선에서 뭔가를 느꼈는지 여자가 일어나며 검을 뽑는다. 자세가 깔끔한 게 제대로 검을 배운 것 같다. 얼마나 배웠든 그깟 검술 내 앞에선 애들 놀이다.
검으로 나랑 맞먹으려면 검의 신이라도 데려와라.
손을 들자 여자가 검을 휘두른다. 확실하게 팔을 자르는 궤도다. 이러면 나도 사양할 필요가 없다. 이제부턴 정당방위다.
검을 엄지와 검지로 막는다. 적의 사기를 꺾는 데는 이것만 한 게 없다.
힘을 주자 검이 그대로 부러진다. 여자가 경악하는 사이 파고들어 명치에 한 방. 힘을 못 쓸 정도만 절묘하게 조절했다.
여자가 자리에 쓰러진다. 숨을 못 쉬고 켁켁 대는 걸 무시하고, 그 자리에서 옷을 벗긴다. 몸을 가리던 방어구가 사라지고 가슴이 드러난다.
라팔이 빼고 마지막으로 안았던 여자가 유연화라 그런가. 가슴이 없는 건 아닌데 작아 보인다.
“비, 비켜!”
나약한 목소리로 여자가 말한다. 나는 산듯하게 웃으며 대답해준다.
“싫어.”
니가 해달라며. 이제 와서 물리고 그런 건 없다.
상의를 벗기고 이어서 하의를 벗긴다. 계곡이 드러나고, 정리되지 않은 음모가 보인다.
나는 신사다. 강간을 하더라도 나 혼자 즐기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지. 막 발정 마법을 걸려는데, 옆에서 초를 친다.
“잠깐! 지금 뭐하는 겁니까?”
대기실에 있던 건 세 명이었지? 이 여자 때문에 잠깐 잊고 있었다. 하나는 방금 나에게 말을 걸었고, 다른 하나는 방관자 모드다.
“보면 몰라? 강간.”
내 대답에 남자는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당신 제정신이야?”
“지극히 제정신인데?”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좋은 꼴 못 볼 거야.”
그러며 손에 마력을 집중한다. 중간계에서 마법사와 싸우는 건 처음이다. 영광의 첫 상대가 좆밥이란 게 안타까워.
마력을 마력으로 찍어 누른다. 감히 누구 앞에서 마력으로 위세냐.
“무, 무슨.......”
압도적인 마력에 남자가 겁에 질린다. 수준 차이를 깨달은 모양이다.
“좋은 꼴 못 봐? 누가?”
정의감 넘치는 건 좋다. 그래도 상대를 봐가면서 덤벼야지.
“방금 전의 기세는 어디 갔어? 죽을까 겁나니까 못 덤비겠냐?”
몸을 떨 뿐, 대답하지 않는다. 아까 그놈도 그렇고 뚝심 있는 사람이 없다. 적어도 사람이 한결같을 수는 없을까. 나를 좀 본받았으면 한다.
“발정 나 여자한테 잘 보이려는 노력은 이해한다. 근데 그 정도로 급하면 근처 창녀촌에라도 가라.”
아니면 나처럼 좆집을 만들던가. 우리 라팔이 좀 봐. 예쁘고 밤일 잘하고 얼마나 좋아.
도발해도 남자는 끝까지 덤비지 않는다. 꽉 쥔 주먹을 떨며 분한척하긴 하는데, 니가 분할 거리가 있냐? 화내도 내가 화내야지.
그때, 충격에서 벗어난 여자가 내 하반신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누워 있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격이긴 한데, 나한텐 안 통한다.
마력의 반발에 여자가 오히려 주먹을 아파한다. 내가 여자를 보자 여자의 몸이 굳는다.
“한 방 더 맞자.”
“으흑!”
명치를 갈기자 여자가 몸을 웅크린다. 나는 거기에 발정 마법을 건다.
“히이익!”
괴상한 신음과 함께 여자가 분수를 뿜는다. 허리를 꺾으며 뿜은 분수가 대기실 바닥을 더럽힌다.
“고통에 느끼는 거야? 이거 순 변태 아냐.”
발정 마법은 발정하게 할 뿐이지. 멀쩡한 사람을 맞고 좋아하는 변태로 만드는 기능은 없다. 그냥 이년 천성이 이런 거다. 날 경멸한 건 동족혐오였나? 아니면 진짜 강간해 달라는 신호였어?
세상에 특이한 놈년 참 많다.
바지를 내린다. 절정의 여운으로 몸을 떠는 여자의 허리를 잡고 그대로 물건을 삽입한다.
“흐으으윽!”
여자의 허리가 뜨며 애액을 줄줄 흘린다. 질 내부는 내 물건을 꽉 조인다. 운동한 여자라 조임은 좋다.
“시, 싫어.......”
여자는 몸을 틀어 바닥을 기며 달아나려 한다. 그 헛된 몸짓을 보며 한 번 더 허리를 강하게 움직인다.
팡! 살이 마찰하는 소리가 나며 여자가 땅에 머리를 박는다.
“흐아아아아앙!”
좋은 소리다. 박는 소리와 신음, 양쪽 모두.
“너도 할래?”
“사양하겠소. 난 없는 사람 취급해 주시오.”
방관자는 마지막까지 방관자를 고수한다. 눈앞에서 생생한 강간 쇼가 벌어지는데 본채만채 한다.
빤히 보고 하물을 발기시키고 있는 누군가와는 다르다. 저건 사람이 아니라 욕구의 덩어리라고 불러야겠다.
한창 즐기고 있는데 대기실에 사람이 들어온다.
“채사랑 선수, 시간 됐.......”
“사랑이 기권했다. 지금 즐기고 있는 거 안 보여?”
“주거, 찌짜 주거! 흐그으윽!”
“네, 넵!”
직원이 황급히 대기실을 나간다. 나는 계속 허리를 움직인다. 이름이 사랑이구나. 행복에 겨운 얼굴인 것이 이름값하네.
============================ 작품 후기 ============================
비선공 보스몹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최종 보스가 길거리에 돌아다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