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4P
“하아, 씨발…. 좋냐? 좋냐고 개새끼야?”
“우, 웅. 좋아…, 으읍! 좋아… 현아….”
어쩌다 보니 주열과 영훈은 문도현과 서재민이 떡치는 걸 관전하는 중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하면, 비 맞은 개새끼처럼 처져 앉아 있던 문도현이 갑자기 일어나 바지를 벗고 재민의 입에 좆을 물렸는데, 서재민 저게 빼지도 않고 그대로 덥석 물고는 아주 턱이 빠질 듯이 빨기 시작했다, 뭐 그런 얘기.
자신과 영훈과 할 때는 그래도 싫다는 반항이라도 했는데, 문도현에게는 좋다며 야살스러운 웃음까지 흘리는 서재민의 모습에 주열은 어이가 없더니 이젠 조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니, 조금이 아니다. 존나 화가 났다. 억울하기도 했다. 그래도 서재민 아다는 제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문도현 말처럼 걸레였던 건가.
사정을 앞둔 듯, 문도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서재민의 머리채를 쥐었다. 갑자기 힘껏 당겨져 문도현의 좆이 서재민의 목구멍 깊히 박혔다. 우욱. 서재민의 눈에 결국 눈물이 맺힌다. 문도현은 신경도 안 쓴다는 듯 허리를 더 밀었다. 쟤 저러다 죽는 거 아니야? 곧 죽겠다 싶어 주열은 본능적으로 서재민에게 향했다.
“형. 그냥 둬요. 서재민 지금 섰는데?”
온몸이 빨갛게 열이 오른 재민의 어깨를 잡자마자, 이영훈이 웃으며 다가온다. 이영훈의 말에 서재민을 봤더니, 목이 막혀 시뻘게진 얼굴로 눈물까지 줄줄 흘리는 와중에 귀여운 좆이 발딱 서 있다. 서재민 진짜 뭐지? 대체 어디까지 놀라게 하려는 건지 이제는 감도 안 잡힌다. 서재민의 머리를 꾸욱 누르고 있던 문도현이 곧 침과 정액이 가득 묻은 좆을 빼냈다. 켁켁. 서재민이 목을 부여잡으며 침대로 엎어졌다. 흐으…. 숨이 막혔던 공포 때문인지 눈물이 녀석의 얼굴을 적셨다.
내가 누구 괴롭히거나, 때리면서 흥분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온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는 서재민이 존나 꼴려서, 그냥 죽기 전까지 괴롭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김주열의 뇌리를 스쳤다.
주열 저만 그런 게 아니었던 건지, 이영훈의 표정도 심상치 않았다. 담배 향이 남은 입 안을 혀로 쓸며, 저와 똑같이 침대에 누워 울고 있는 서재민을 본다. 역시, 저 새끼랑 나랑은 쓸데없이 비슷해.
“서재민. 일어나. 너 이런 거 존나 좋아하잖아. 더 해 줄게. 응? 더 해 줄게. 시발. 일어나라고.”
“흐으, 끕…. 도현아. 잘못, 흡, 해써어…. 흐으.”
문도현이 엎어진 서재민을 다시 일으킨다. 왜. 존나 다른 새끼들도 있으니까 꼴려? 존나 걸레새끼처럼 지금 환장하겠냐? 공포에 죽어 있던 서재민의 좆을 문도현이 살살 흔들었다. 문도현의 말에 서재민이 고개를 도리질치며 입술을 물었다.
“뭐가 아니야. 서재민. 안 꼴리는데 좆이 서?!”
결국 문도현의 손에 서재민의 좆이 세워졌다. 무릎을 꿇고 문도현의 앞에 앉아 좆을 세우고 울고 있는 서재민의 모습이라니. 서재민보다 솔직히 내가 더 꼴리는데요. 아까부터 힘을 더하던 김주열의 좆이 결국 프리컴을 흘리며 팬티를 적신다. 아. 이런 씨발.
“선배. 이제 같이 좀 먹어도 되죠?”
이영훈이 마지막 남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대답은 들은 필요도 없다는 듯, 서재민에게 영훈이 다가갔다. 문도현 역시 대답해 줄 생각도 없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가운데에 있는 서재민의 동공만 흔들릴 뿐. 재밌는 상황에 주열 역시 서재민에게 향했다. 와, 이거 진짜 네 명이서 하는 건가. 야동에서도 4P는 보기 힘든데. 흥미로운 상황에 본능적으로 웃음이 나왔다.
“안 돼, 야, 하지 마. 응? 얘들아, 도현아, 제발….”
“뭘 하지 마. 서재민 너 이런 거 존나 좋아하잖아. 씨발.”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나신의 서재민. 그 앞의 바지만 풀어 헤친 잔뜩 화나 있는 문도현. 뒤에는 어느새 팬티를 벗고, 자신의 것을 쓰다듬는 이영훈. 그리고 그 옆에는 나. 김주열. 아주 잠깐, 적막감이 흘렀다. 서재민은 물론, 문도현이나 이영훈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누가 거절하든, 튕기든, 벗어나든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다고. 앞으로 일어날 어떤 일이 무엇인지 말이다.
실제로 들리진 않았지만, 귓가에 휘슬 소리가 울린 것처럼 우리는 동시에 돌진했다. 누가 먼저 시작했다고 할 수가 없었다. 문도현이 침과 정액이 범벅되어 있는 서재민의 입술에 다가갔고, 이영훈이 짜증을 내며 서재민을 밀어 눕혀 젖꼭지를 물었다. 이영훈을 밀어내는 두 손을 잡아 젖어 있는 주열의 성기를 쥐여 주었다. 잠시 입술이 떼진 문도현과 서재민의 사이로 진한 타액이 이어졌다. 흐으…. 이영훈이 혀를 굴리며 젖꼭지를 애무하자 서재민이 신음을 흘린다. 싫다며 몸을 비틀지만, 아무리 봐도 앙탈이다. 은근히 거부하는 듯하면서, 허리를 들어 올려 이영훈이 애무하기 쉽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한 발짝 뒤에서 관전하니, 다 보이네.
문도현과 서재민이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서재민이 이러는 꼴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것. 생각하니까 열이 좀 받는다. 문도현과 이도진은 이 맛있는 걸 자기네들끼리만 먹었네, 씨발.
그리고 생각보다 서재민이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자, 주열은 이제 서재민을 맛있게 먹어 주기만 하면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흐으. 응. 시러어. 거기 싫어어….”
“어디가 싫어요. 젖꼭지는 다 서 가지고. 왜. 여기 말고 다른 데 빨아 줘?”
“서재민. 여기 보라고 했지. 씨발, 뺨이라도 때려야 집중할래?”
“흡, 힘드러어. 아, 아파아….”
눈이 풀려 있는 서재민의 뺨을 가볍게 친 문도현이 어느새 다시 선 제 것을 서재민의 볼에 툭툭 밀었다. 야. 문도현. 너는 한 번 쌌잖아. 내 커다란 좆은 서재민의 작은 손에서 힘겹게 힘을 키워 가고 있는데. 다시 문도현이 제 좆을 서재민의 입에 물리려는 꼴에 화가 난다. 양보해, 씨발. 네 좆은 내 거보다 작잖아.
“뭐래, 씨발. 서재민은 원래 내 거였어. 개새끼야.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야. 뭐 하냐, 서재민. 빨리 물어.”
“서재민이 왜 네 거야? 씨발, 존나 둘이 사귀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어차피 문도현 너도 지금 우리랑 나눠 먹는 거 아니냐?”
“아, 형들 집중 안 되게….”
“씨발. 나눠 먹기는 개뿔.”
“뭐, 이 새끼야?!”
“김주열 너는 그러니까 하수라는 거야.”
문도현이 김주열을 비웃으며 일어났다. 무슨 소리인가 쳐다봤더니, 문도현이 고개를 힐끗 서재민에게 돌리며 말한다.
“네가 먼저 처먹으라고. 하수 새끼야.”
“씨발 새끼. 나눠 주는 주제에 지랄한다.”
“닥쳐, 씨발 좆도 모르는 새끼가. 서재민, 내 거 손으로 꽉 잡아라. 처맞기 싫으면.”
서재민이 말없이 문도현의 성기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내 거도 빨아야지. 주열이 붉은 입에 발기한 좆을 들이밀었더니, 금세 고개를 돌려 앙- 입 안에 밀어 넣는다. 살짝 이가 스쳐 주열은 미간을 찡그리며 녀석의 머리통을 잡았다. 잘 빨아, 안 긁히게. 촉촉하게 풀려 있는 눈망울이 쓸데없이 맑다. 잠깐 재민과 눈이 마주쳐 죄책감을 가지려는 찰나, 서재민이 혀를 말아 귀두를 입에 담았다. 말캉한 감촉에 저절로 아래에 피가 쏠렸다.
서재민의 순수한 눈망울에 착각할 뻔했네. 버거운지 우욱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열심히 혀를 쓴다. 땀에 젖은 앞머리를 쓸어 주며 눈가에 입을 맞췄다. 걸레든, 착각이든 예쁜 건 예뻐해 줘야지.
“형, 어디 빨아 줄까. 이제.”
“몰라, 시러어-, 흐으….”
“모르는 게 어딨어. 아, 구멍 빨아 줘? 왜 뻐끔거려.”
서재민의 온몸을 혀로 적시던 이영훈이 녀석의 다리를 들어 올렸다. 후우- 바짝 서 있는 서재민의 성기에 바람을 불어 넣는다. 간지러운 듯 몸을 배배 꼬는 서재민을 보며 웃던 이영훈이 혀를 내어 구멍을 쓰윽 핥았다. 부어오른 빨간 구멍에 혀를 박아 넣는다. 시러엉…! 흐읏…! 이상한 감촉에 서재민이 몸을 비틀지만 꿈쩍 않는다. 설핏 웃던 이영훈이 오히려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더했다.
“하지 말라는 건 더 하고 싶은 법이거든요.”
이영훈이 입 안에 침을 모아 붉은 구멍에 흘려 넣었다. 질척한 침을 머금은 구멍이 예쁘다. 흐윽…. 아, 영훈…! 거절인지 앙탈인지 모를 신음은 다시 주열의 성기를 빨며 먹혔다. 이영훈이 혀를 구멍에 넣었다 빼며 피스톤질을 했다. 존나 맛있네. 게걸스럽게 핥아지는 뜨거운 감촉에 서재민이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마안, 그만. 읏. 으응…? 아아, 이, 영, 흐응! 훈…!”
“이름 부르니까 좆나 더 꼴리네. 바로 넣을게요.”
이영훈이 잔뜩 화가 나 있는 성기를 서재민의 구멍에 맞췄다. 타액으로 범벅이 된 구멍이 이영훈의 성기를 먹어 삼켰다. 몇 번이나 먹었는데 존나 맛있어. 씨발. 성기가 끝까지 들어가자, 서재민이 표정을 찡그리며 몸을 비틀어 신음한다. 어허. 뱉으면 안 되지. 순간 주열의 성기가 빠져나오려 하자, 얼른 움직여 다시 서재민의 빈 입을 채워 줬다. 아니, 이거 뭐 젖 주는 엄마도 아니고. 또 물려 준다고 맛있게 빠는 서재민이 귀여워 픽 웃음이 나온다.
“뭘 쪼개. 병신아.”
“문도, 왜 이렇게 예민하고 지랄?”
문도현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혀를 차고 주열의 말을 무시한다. 아니 저 새끼 진짜 왜 저래? 쟤 진짜 서재민 좋아하나? 주열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가서 녀석을 보는데, 주열의 걸 맛있게 먹고 있는 서재민을 바라보는 눈이 꽤 젖어 있다. 문도현도 결국 좆을 세운 채 흥분하고 있는 것은 똑같은데, 혼자 왜 신파극을 찍는 표정을 짓고 있는지 의문이다.
“흐읏, 응. 읍…! 거기! 거기…. 흐읍!”
“존나 야하고, 존나 예뻐. 서재민.”
퍽퍽 허리를 쳐올려 대며 서재민의 분홍 젖꼭지를 괴롭히던 이영훈이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둘 중에 한 명.”
이영훈이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씨익 웃으며 턱짓으로 꿰뚫리고 있는 서재민을 가리켰다.
아, 이거 촉이 오는데. 설마.
“씨발, 이영훈! 작작해, 이 개새끼가…!”
김주열보다 먼저 알아챈 것은 문도현이었나 보다. 전보다 더 시뻘게진 눈으로 도현이 화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
“…야, 문도현.”
주열이 서재민의 입 안에서 성기를 빼내어 일어서며 말했다. 입 안을 가득 채우던 뜨겁고 비렸던 것이 빠져나가자 서재민은 꼭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셔 댄다. 참 웃기지. 주열이 젖은 눈을 깜빡이며 저를 보는 서재민과, 다른 의미로 눈이 젖어 번들거리는 문도현의 눈을 쳐다보았다.
“야, 서재민 눈깔 좀 봐라.”
“…….”
“저 눈깔이 지금 정상으로 보이냐?”
주열의 말에 문도현이 고개를 숙이며 이를 꽉 깨물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 네가. 눈은 다 풀린 상태로, 다시 유두를 잘근잘근 깨물고 비벼 대는 영훈의 아래서 흐느끼고 있는 것은 서재민인데.
“오, 주열이 형 당첨?”
“꺼져 봐, 새꺄.”
주열이 아직 단단한 제 성기를 쥔 채, 정자세로 누워 있는 서재민이 있는 자리로 걸어갔다. 힘이 빠져 제대로 팔에 힘을 주지도 못하는 서재민의 양팔을 잡고 살짝 일으켜 세웠다. 야, 좀 잡아 봐. 환상의 섹스 콤비가 따로 없지, 아주. 이영훈이 아주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서재민을 넘겨받았다. 잠시도 참을 수 없는 듯, 재민의 어깨를 쥐고 있는 손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영훈이 서재민을 제 품에 안았다.
“형, 형 구멍에 몇 개 좆이 들어갈 것 같아?”
“아, 흑…! 영훈! 아, 안 돼…!”
서재민이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 버둥거렸다. 주열과 영훈이 침대로 한꺼번에 다가온 이유를 이제 알았을 테다. 이미 주열은 침대 위에 정자세로 누워 있었다. 시선은 서재민에게 고정하며, 제 것을 꾹꾹 눌러 자극하며 흥분감을 유지했다.
“얼른.”
참기 힘들어진 주열이 영훈의 품에 있던 서재민을 당겨 배 위로 끌어 앉혔다. 재민이 그렇게 마른 체형은 아니다 보니, 다 큰 성인 남성의 무게감이 주열에게 쏟아졌다.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생소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저 주열에게는 모든 것들이 흥분제였다.
“으읏, 아, 싫, 무서, 무서워…. 응? 주열아, 흐윽… 제발….”
무섭기는 개뿔. 주열이 흘끗 아래로 시선을 두고 어이가 없어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 소리에 그들을 지켜만 보고 있던 문도현이 고개를 들었다.
“무서운데 왜 좆이 서 있을까?”
주열의 배 위에 앉아 있는 재민을 뒤로 안아 쓰다듬고 있던 이영훈도 움직이던 손을 멈췄다. 우리 형, 섰어? 큭큭 비웃는 이영훈의 웃음소리가 재민의 귓가에 꽂혀 들어온다.
“왜. 자지 두 개 받으려니까. 흥분돼? 응?”
서재민의 귀에 바짝 붙어 낮은 목소리로 자극하던 영훈이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으읏…!!! 반쯤 서 있던 재민의 성기를 굵은 손가락들이 꽉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아…! 아앗, 그, 그마안…! 흐으…!
서재민이 버둥거리는 틈을 타, 이번에는 김주열이 서재민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았다. 순간 굳어지는 몸을 빠르게 잡아낸 주열이 계속 성나 있던 제 것을 한 번에 꽂아 넣었다. 아래에서 위로 거의 꿰뚫린다 싶은 충격을 받은 서재민이 고꾸라져 엎어졌다.
“흐으, 으윽…! 아, 아파…! 씹….”
어지간히 놀라긴 했는지 서재민의 입에서 작은 욕이 튀어나왔다. 입을 꾹 다물고 신음을 뱉는 서재민의 얼굴은 아주 볼만했다. 주열이 살짝 미소 지으며 허리를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서재민이 일어날 힘도 없는지, 주열의 가슴 위에 머리를 비비며 고통인지 희열인지 모를 신음을 뱉어 냈다.
“이렇게 보니까, 상상했던 것보다 좀 징그럽긴 하네요.”
“…….”
“안 그래요?”
김주열의 좆이 서재민의 내벽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영훈이 중얼거렸다. 문도현이 움찔하며 영훈이 시선이 움직이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미친 새끼들.”
문도현의 말에 영훈이 피식 웃으며 몸을 움직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영훈 저도 남자의 좆을 이렇게 가까이서, 또 섹스 하면서 이렇게 많이 볼 줄은 알았겠는가. 인생은 존나 알 수 없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인간들은 더욱 알 수 없다. 인생도, 바지도 까 봐야 알 수 있는 것. 영훈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간다.
“…근데 존나 꼴려.”
영훈이 흐흐 웃으며 속절없이 박히는 서재민의 붉은 엉덩이를 손에 쥐었다.
“그렇지 않아요, 도현이 형?”
이영훈의 말에 이번에는 주열도 고개를 돌려 문도현을 보았다. 문도현과 주열의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도현은 가슴팍에 누워 헐떡이는 서재민을 마지막으로, 허공에 시선을 띄웠다. 꼭 그 모습이 모든 걸 포기한다고 선언하는 듯 보였다.
“존나 박아도 빠듯하긴 하겠네.”
이영훈이 재민의 엉덩이를 벌리며 낮은 목소리를 뱉었다. 앗…! 흐으…! 훅 들어온 조금 차가운 손에 서재민이 신음하며 몸을 비틀었다. 주열의 것으로 꽉 찬 구멍은 빈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아, 이걸 어쩐다. 이영훈이 난감하다는 얼굴로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도 뭐, 해 봐야지. 아, 주열이 형. 기분 나빠하지 말아요.”
“…뭐, 무슨 소리…. 윽, 서재민, 그만, 으, 조여.”
아, 지금부터 내 좆이 여기 들어갈 거거든. 이미 바짝 서 있는 성기를 서재민의 둔부에 대고 탁탁 흔들었다. 잠깐씩 성기가 살에 닿을 때마다, 재민의 허벅지 근육이 긴장하는 것이 보인다. 예민한 것도 타고났어. 이영훈이 헛웃음을 지었다가, 금세 진지한 얼굴로 바뀌었다.
“이제, 넣을게. 으윽…! 아, 씨발. 존나 안, 윽! 들어, 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영훈이 제 좆을 꽉 다물린 곳으로 밀어 넣었다. 허으으읍…! 고통과 놀람에 서재민이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기대 있던 몸을 벌떡 일으켰다 다시 쓰러졌다.
“흑, 흐윽…! 씨발, 미친. 흐으, 끅…! 미친, 으윽, 새끼…들….”
구멍 안으로 잠깐 들어갔다 튕겨져 나온 좆이 다시 서재민의 둔부를 툭툭 두드렸다. 서재민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욕을 지껄였다. 땀으로 젖어 있던 주열의 가슴이, 이제는 서재민의 침과 타액으로 범벅되어 번들거렸다. 섹스가 아니라 꼭 진짜 레슬링처럼. 욕과 신음, 그리고 흐느끼는 울음만 간간이 뱉어 대는 얼굴을 주열이 손을 들어 쓰다듬었다. 꽤 부드러운 손길이라 자신할 수 있었다.
“쉬이이… 그만, 울고.”
김주열이 터질 듯 빨갛게 달아올라 있는 서재민의 귀를 조물조물 손으로 건드리며 말했다. 재민이 그 목소리에 끅, 울음을 멈추며 거친 숨을 뱉어 낸다.
“흐, 윽…. 나, 이거, 진짜… 찢, 어… 흐으, 져….”
숨을 고른 서재민이 한 글자 한 글자 뱉어 내 문장을 이었다. 김주열과 이영훈이 동시에 눈이 마주친다.
야, 서재민 말하는 거 꼭. 이 짓, 해 본 것처럼 말하지 않냐?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영훈과 주열의 눈빛이 그러했다. 흥분과 의심이 잔뜩 점철되어 흘러넘친다. 정신없이 흘러 섞인 감정에,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찢어지면, 내가 호- 해 줄게요. 그러니까, 버텨.”
이영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낮게 울리는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주열은 작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물론 서재민은 참고 있던 숨이 터지며 다시 눈물을 뚝뚝 흘리긴 했지만, 전처럼 강하게 반항하지는 않았다. 꼭 체념한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인다.
“야, 빨리.”
보다 못해 짜증이 난 주열이 다시 허리를 퍽퍽 쳐올렸다. 알아서 구멍에 처넣든가, 찢든가. 주열은 제 파정욕이 더 중요했다. 한번 터져 버린 비도덕적인 생각과 행동은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으윽…! 흐…응! 서재민의 허리를 받쳐 들어 몸이 푹푹 꺾이는 남자를 시야에 담고 즐겼다,
“…형, 아. 잠깐.”
영훈의 말에 주열이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그사이 꼭 터질 것 같은 압박감과 고통이 주열에게도 찾아왔다. 윽…! 씨발, 잘릴 것, 같아. 김주열이 눈을 꾹 감았다 뜨며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조용하다. 결국 두 개의 좆을 받아 버린 서재민이 무슨 행동을 하든 소리를 내든지 할 텐데.
“……!”
어느새 푹 꺾여 주열에게 안기듯 누워 있던 서재민의 얼굴을 보니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눈을 가리고 있었다. 주열은 그 머리카락을 손으로 쓱쓱 다듬어 파르르 떨리는 눈을 확인했다. 꼭 초점이 나간 듯, 서재민이 숨을 쉬지 못한 채 창백해져 있었다.
“야, 이영훈. 서재민 죽겠는데?!”
주열이 놀란 얼굴로 몸을 살짝 일으키며 재민을 품에 안았다. 영훈도 몸을 움직여 서재민을 확인했다. 그래도 절대 제 성기를 빼지는 않는다. 존나 잘릴 것 같아도, 꼭 이대로 뒤져도 좋을 만큼 쩔었으니까. 이영훈이 성기를 더 깊게 박으며 몸을 겹쳐 서재민을 안았다.
“빨리 숨 쉬어. 서재민.”
“서재민 죽는다고, 야, 재민아. 나 봐. 야, 나 보고 숨 쉬어.”
주열이 재민의 얼굴을 잡아 찬찬히 흔들었다. 그제야 작게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려온다. 숨을 쉴수록 고통이 커지는지, 서재민의 미간이 깊게 파였다. 으윽…! 본능적으로 숨을 참으려 하는 듯, 서재민의 입술이 다시 다물렸다. 이거 방법이 없다.
“으, 으읍…!”
주열이 재민의 입술을 덮었다.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놀란 재민이 숨이 막혀 고개를 비틀었다. 그사이를 놓치지 않고 김주열의 혀가 입술 안을 갈라 침범했다. 뜨거워 이미 녹진해진 혀가 부드럽게 얽혔다. 츕, 츄읍. 일부러 진득한 소리를 내며 주열이 입술을 짧게 부딪쳤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서재민이 흐응, 흐으. 숨넘어가는 신음 소리를 쏟아 낸다.
“씹, 여자도 아니고, 씨발. 젖을 리가 없는데, 왜 존나 부드러워지냐고.”
이영훈의 목소리에 주열이 잠시 시선을 돌렸다. 깊게 미간을 찌푸린 얼굴과 다르게 나른한 미소를 띠고 있는 이영훈이 보였다. 흐응, 으응…! 다시 서서히 이영훈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열의 성기도 빠듯하게 조여 간다.
다시 서재민이 고통이 찾아오는지 몸을 움직이며 주열에게 기대기 시작했다. 그래도 전처럼 곧 고꾸라질 것 같지는 않은지, 제법 버텨 내는 힘이 느껴진다. 김주열도 봐줄 생각 없다는 듯, 부드럽게 혀가 오가는 입술을 더욱 붙였다. 뱉어 내려던 신음이 입술 안으로 먹혀 간다.
*
두 개의 좆이 작은 구멍에서 마찰을 일으키다 보니, 하나만 박아 댔을 때보다는 사정감이 먼저 찾아왔다. 이영훈이 후읍- 숨을 들이마시며 재민의 구멍 안에 있는 제 성기를 완전히 밖으로 빼냈다. 부드러워진 붉은 내벽은 단단한 좆의 이탈이 아쉽다는 듯, 이영훈의 성기를 꽉 물었다.
“으윽, 아, 씨발, 서재민!”
“흐윽, 아. 흐으. 빨리, 빨리이… 흐응….”
언제 두 좆을 한 번에 담았냐는 듯, 바로 꽉 다물려 버리는 서재민의 구멍을 이영훈이 만지작거렸다. 씨발,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이영훈이 다시 성기를 밀어 넣었다. 윽…! 바로 빠듯한 압박감이 느껴져, 김주열과 이영훈이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신음했다.
“아, 씹, 씨발…!”
“흐응. 흐,으…. 아파. 흐윽….”
“야. 이영훈. 씨발, 안에다 쌌냐?”
이영훈이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씨발, 내 좆이 아직 들어가 있는데…! 결코 쾌적하지 못한 느낌에 김주열이 쌍욕을 뱉어 댔다. 이영훈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침대 매트리스에 반동이 생기며 힘이 빠진 서재민이 주열의 가슴 위로 푹 쓰러졌다.
“…서재민.”
“하아, 하아…. 히, 힘들어. 흐윽….”
“힘든 건 알겠는데, 내가 아직 못 쌌거든.”
서재민은 주열의 말에 대답할 힘도 없는 듯 그저 거친 숨만 뱉어낸다. 주열이 자세를 바꾸기 위해 성기를 내벽 안에서 뺐다.
“…아, 재민이 형. 열심히 싸 줬는데 내 거 다 뱉으면 어떻게 해?”
미친 새끼. 주열의 성기가 빠지며 내벽 안에 가득 차 있던 이영훈의 정액이 후드득 떨어졌다. 침대 옆에 있는 탁자 위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던 이영훈이 장난스러운 목소리를 뱉어 냈다. 주열은 자신의 것에도 묻어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더러워져 티슈를 뽑아 빠르게 닦았다. 그러다 또 하나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아, 문도현이 있었지. 말리지도, 끼지도 못하는 주제에 떠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웃기는 새끼야, 저거. 그를 짧게 비웃으며 김주열이 다시 재민에게로 얼굴을 향했다. 급한 건 이거니까. 김주열이 정자세로 누워 있는 재민의 두 다리를 어깨 위에 올렸다.
“…그냥 박아 대는 저 새끼랑은 다를 거야, 서재민.”
천천히 주열의 것이 내벽으로 들어갔다. 지금껏 영훈과 주열 모두 발정 난 짐승 새끼들처럼 좆을 처박기만 했는데, 반대로 천천히 음미하듯 단단한 성기가 침입하자 서재민이 발끝을 오므리며 몸을 들썩거렸다.
“아, 아앙…! 윽, 이, 이상…해애…! 흐, 주열, 주열아…!”
전과는 다른 목소리에 김주열이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 지었다.
“이상한 게 아니고, 좋은 거지. 서재민.”
“으윽…! 이상해, 으응! 빼, 빼 줘…! 억. 어윽!”
삽입하는 것만으로도 자지러지는 꼴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김주열이 거의 다 들어간 성기를 꾹 눌러 한 번에 삽입했다. 흐악…! 비명인지, 신음인지 모를 것을 내뱉은 서재민의 얼굴을 바라보며 주열이 힘껏 허리를 굽혔다.
“이제부턴, 참지 말고 소리 내.”
주열이 재민의 귓가에 속삭였다. 빨개진 귀에 짧게 키스하며 주열이 다시 허리를 일으켜 세웠다. 흑, 으윽! 김주열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재민의 허리에 양손을 두고, 제대로 눈을 뜨지도 못하는 그 얼굴의 미묘한 표정을 확인하며 천천히, 하지만 강하게 퍽퍽 허리를 쳐올린다.
“아앙! 억, 흐으… 아, 어윽, 흐응…! 앗, 이상… 허윽… 아. 안 돼…!”
그러다 한 지점, 묘하게 허리를 조금 더 위에서 깊게 박아 내릴 때 깜짝 놀란 눈이 된 서재민의 몸이 튀어 올랐다. 여기구나, 서재민. 김주열이 옅게 미소 지으며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절대 숨길 수 없는 신음 소리가 서재민의 입에서 쏟아진다.
“…걸레새끼.”
“뭐?”
뭐야, 이제 신나게 재미 좀 보려는데.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주열은 짜증이 났다. 문도현, 씹, 진짜 이 새끼가.
“걸레새끼는 나냐, 얘냐?”
“…….”
“왜 대답을 못 해. 문도현 너는 고결한 순정파인 줄 아나 본데.”
“…….”
“이도 저도 못 하는 네가 제일 쓰레기 새끼야.”
주열의 말에 도현이 피식 웃음을 지었다. 어쭈, 웃어? 주열이 어이없다는 듯 도현을 노려보았다.
“흐응! 주, 주열아…!”
서재민이 끙끙거리며 바짝 서 있는 성기로 손을 가져다 댄다. 씁. 서재민. 손. 재민의 작은 손이 바로 김주열의 손에 잡혔다. 흐응, 시러어…. 흥분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서재민이 몸을 비틀면서 눈을 떴다.
“흐으…. 주열, 아…. 싸게… 해 줘어….”
“미친 새끼. 끼 부리는 거 봐.”
“흐응. 나아….”
“싸게 해 줄까. 박아 줄까. 응? 뭐부터 할까? 우리 재민이.”
서재민의 반쯤 뜬 눈이 희열에 젖어 빛났다. 온몸이 버거워 한계치에 다다른 반응을 내보이면서도 주열을 똑바로 마주하며 신음한다. 서재민과 눈이 마주쳤다. 쿵.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
뭐지?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땀에 젖어 더워 죽을 것 같았는데, 순간 피가 식는다는 느낌이 김주열을 덮쳤다. 이게 무슨 기분인가 싶어, 고개를 돌렸더니 어느새 저를 보고 있던 문도현과 시선이 닿는다.
“이게 무슨….”
당황스러운 기분에 김주열은 저도 모르게 혼잣말이 튀어 나갔다. 문도현이 픽 웃으며 다시 서재민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야, 이 좆같은 기분. 이거 무슨 느낌이지. 다시 서재민의 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욕망과, 지금 느껴지는 찝찝한 기분에 대한 불편함이 섞여 저를 짓누른다. 김주열 자신도 느껴지는 흔들리는 동공.
“…….”
…그때, 서재민이 조용히 다리를 벌렸다. 멍 때리고 있던 시선들이 저절로 서재민의 다리 사이로 옮겨진다. 반응이 없다고 느낀 건지, 서재민이 스스로 허리를 들어 올려 벌린 다리를 잡았다. 분명히 말은 안 했는데, 서재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방금 주열은 제가 했던 말을 생각해 냈다. 싸게 해 줄까, 박아 줄까.
“미친 새끼….”
주열의 머리를 옥죄여 오는 생각이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김주열은 그대로 서재민의 예쁜 구멍에 좆을 박아 넣었다.
“읏…! 아파아! 처, 천천히…!”
계속된 삽입에 아픔을 느끼는 건지, 서재민이 흐느꼈지만. 주열은 멈출 수가 없었다. 분명히 이렇게 박아 대려고 했던 것이 아닌데. 어째서인지 멈출 수가 없다. 어깨에 달랑거리는 서재민의 다리를 붙잡았다. 가늘지도, 그렇다고 굵지도 않은 발목이 한 손에 잡혔다. 씨발, 존나 맛있게 생겼어. 서재민의 복숭아뼈에 혀를 묻어 애무했다. 흐응! 간지러어…!! 하얀 발로 제 가슴을 툭툭 미는 꼴이 귀여워 웃었더니, 서재민이 눈을 홉뜨고는 주열을 본다.
…아, 저 눈빛. 사람 홀리는 저 눈빛. 살짝 미소 짓고 있는 것 같은 입술선이, 꼭 진짜 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흠칫했다. 시선이 입술로 옮겨지자, 녀석의 입이 벌어지고 빨간 혀가 튀어나왔다. 김주열이 달려들었다. 두 혀가 얽히며 키스를 나눈다. 뜨거운 혀의 온도가 열기를 더했다.
“아. 형 뭐예요. …개꼴리게.”
거리를 두고 재민을 보고 있던 이영훈이 볼멘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주열이 잠시 입술을 떼어, 서재민의 목에 묻었다. 여린 살이 혀에 감겨 잘근잘근 씹혔다.
뭔데. 서재민 왜 이렇게 맛있는데. 잔뜩 흥분한 숨소리가 녀석의 귀로 전해졌다. 흐으, 아앗…! 서재민의 신음 소리 역시 주열의 귀에 박힌다. 사정감이 찾아와 허릿짓을 더하며 서재민의 빨개진 귀에 입술을 옮겼다. 서재민이 팔을 들어 김주열의 목을 감쌌다.
“아, 자국… 안, 흐윽! 안, 돼애…!”
서재민이 칭얼거리며 몸을 비틀었다. 왜. 안 되는데. 우리 말고 딴 새끼도 있어? 응? 흥분에 젖은 김주열의 목소리 다음, 서재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김주열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녀석도 감았던 눈을 뜬다.
“흐응. 주열아, 너 눈 엄청 커졌다아….”
“야. 서재민.”
서재민이 웃는다. 잔뜩 젖어서, 번들거리는 입술을 연다.
“주열이가 빨리 싸야지이… 도현이 거두, 먹지….”
서재민의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김주열은 쫀득한 재민의 내벽에 사정했다. 아, 주열아. 너무, 좋아…! 남김없이 정액을 머금겠다는 듯, 서재민이 구멍을 조였다. 사정의 나른함과, 영문 모를 상황에 주열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했다.
여전히 미소를 띤 표정으로 서재민이 자신을 본다. 아래에서 보는 서재민은 더없이 예뻤고, 야했다. 그리고… 두려웠다.
그래, 두렵다. 비로소 계속 불편했던 이 감정의 이름을 정의했다. 두려움.
가만히 담배를 피우며 여운을 즐기던 이영훈도 서재민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재민이 웃으며 가까이 다가오라는 듯 영훈에게 손짓했다. 김주열도 홀린 듯 다가가 서재민과 마주했다. 이영훈도 마찬가지였다. 서둘러 담배를 비벼 끄고 침대로 다가간다.
“이리 와 봐…. 귀 가까이 대 봐.”
서재민이 웃었다.
“김주열. 이영훈. 너희 진짜 맛있다….”
아, 내가, 아니 우리가 먹은 게 아니라.
…먹힌 거구나.
헛웃음이 나온다. 서재민의 말간 눈에 흥분에 젖어 있는 짐승 같은 김주열과 이영훈이 비췄다. 덩치만 큰, 작은 짐승들. 주열은 문도현의 말이 떠올랐다. 맞네. 난 하수 새끼였네. 그것도, 뒤늦게 서재민의 덫에 걸린.
서재민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던 문도현과 눈이 마주쳤다.
‘이제 알겠냐. 병신 새끼.’
문도현은 눈으로 꼭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주열이 도현을 보며 서재민의 입술에 키스했다. 부드럽게 부딪치는 입술 사이로 영훈의 시선이 닿았다. 영훈은 깨달았다. 플랜은 애초에 쓸모없는 것이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조차 서재민이 짠 플랜에 놀아나는 놈들 중 하나에 불과했다.
“와…, 진짜 골 때리네.”
역시 상상보다, 현실이 더 짜릿한 법이지. 이영훈이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다가갔다. 그리고 오가는 입술 사이를 가만히 보다가, 손을 올려 눈앞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당겼다. 그게 누구든 상관없었다. 곧 누구의 것인지 모를 혀가 뜨겁게 얽혀 갔다.
…플랜은 변경되었다.
그저 이 순간을 즐기면 되니까.
<동아리 활동 보고서.mp4,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