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 공범 (2/10)

2. 공범

“형, 자요?”

모두 펜션 안의 방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꿈나라를 여행 중일 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영훈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자냐고 묻는 말에, 주열이 고개를 끄덕였더니 어떻게 자는데 대답을 할 수 있냐며 영훈이 능글거리며 맞받아쳤다. 주열도 피식 웃음이 나서 장난스럽게 이영훈을 쏘아봐 주고는, 무슨 일이냐는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

“나, 대박인 거 구했는데.”

“대박?”

영훈은 살짝 이상한 눈빛을 보내더니 노트북을 들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방에는 일찍 잠든 재민이 있었기 때문에 주열은 작은 목소리로 어딜 가냐며 물었고, 영훈은 역시나 대답 없이 그대로 문고리를 돌렸다. 주열은 잠시 멍하니 영훈이 나간 문을 바라보다, 이미 잠도 깨 버린 데다 영훈이 말한 ‘대박’의 실체도 알아낼까 싶어 뒤따라 문을 열었다.

“오, 나왔네. 주열이 형.”

“대체 무슨 꿍꿍이냐? 그 노트북은 또 뭔데.”

“…큭, 이거요? 같이 보자고 부른 거예요.”

영훈이 노트북을 돌려 주열에게 보여 준 건, 씨발. 야동이었다. 그것도 웬 남자의 시원한 하체가 보이는.

“씨발, 이게 뭐야!”

“아, 형! 소리 지르지 마요. 재민 형 깨요!!”

“야, 내가 지금 소리 안 지르게 생겼냐!? 이거 뭐야, 너 이런 걸 왜 봐?”

영훈과 옥신각신 말다툼을 할 때도, 동영상 속의 남자는 계속해서 주열을 흥분시켜 갔다. 일반 야동에서도 가끔 여자나 남자의 자위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적나라하게 자위 장면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영훈이 게이였나, 요새 일이 많다더니. 도대체 스트레스와 피로가 뭐길래 성 정체성까지 바꿔 버리나 하는 생각들이 순간 주열의 머릿속을 스쳐 갔지만, 영훈은 평온한 얼굴로 주열의 입을 틀어막았다.

“아씨, 이거 은근히 재밌다니까?”

“…미친 놈.”

이미 주열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 건지 영훈은 영상의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얘가 진짜 정신이 나갔구나. 취향이니까. 내일 영훈과 대화를 해야겠다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너 취했어, 나 들어간다, 자라. 그렇게 말한 주열이 빨리 방으로 들어가려 벌떡 일어났다. 형, 잠깐만. 이어진 영훈의 말에 뒤돌아 서 있던 주열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볼수록… 재민… 형 닮은 것 같지 않아요?”

미친 새끼. 영훈의 넋 빠진 목소리에 본능적으로 욕설이 툭 튀어나왔다. 이영훈이 들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어쨌든 노트북의 불빛을 뒤로한 채 걸어와 방 문고리를 잡았다. 쿵쾅쿵쾅. 가슴이 미친 듯이 뛴다. 자꾸만 이영훈의 목소리와, 아주 잠깐이지만 보았던 남자의 얼굴이 잊히지 않았다. 진짜 나쁜 새끼는 이영훈인데, 왜 괜히 내가 더 나쁜 놈이 된 기분이 드는 건지. 주열은 애써 무시하며 방문을 열었다.

밖에서는 술에 취한 동아리 놈들이 소리를 지르며 MT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제법 큰소리가 오갔는데도 불구하고, 주열이 있는 방 안은 고요했다. 누군가의 색색거리는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김주열은 침대 위에 누워 눈을 감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침투했다. 결국 얼굴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았다. 주열과 친한 동기이자, 부회장인 도현이 아직 방에 들어오지 않아 서재민은 혼자 침대에 누워 자고 있었다. 주열이 슬쩍 도현이 쓸 빈 침대로 기어가 누웠다. 서재민의 뒤통수가 보인다. 매일 보던 재민의 뒤통수를 보면서 한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지금, 이 방에는 나랑 서재민만 있다는 것.

순간, 김주열은 저도 모르게 손을 움직여 재민의 머리를 만지고 있었다. 제대로 곯아떨어진 건지 서재민은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쓸데없는 용기가 생겨, 손에 힘을 더 주었다. 한두 번 만져 본 머리가 아닌데, 새삼스럽게 손가락 사이로 들어오는 검은 머리카락이 간지러웠다. 불순한 용기와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재민과 겹치는 남자의 얼굴에서 나아가, 영상에 나오던 남자처럼 자위하는 서재민을 상상했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 이런 병신 같은 상황은 모두 이영훈 때문이라 욕하고 싶었지만, 어찌 되었든 옆에 누워 서재민을 만지고 있는 것은 김주열 자신이었다.

재민의 어깨에 손을 처음 대 보는 것도 아닌데. 정말 어이가 없었다. 처음 보는 것도, 처음 만지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도현이…?”

드디어 깬 건지 서재민이 뒤척거리기 시작했다. 불빛 하나 없는 컴컴한 방에서, 제 옆에 인기척을 느꼈으니 같이 방을 쓰기로 했던 문도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는데, 어째서인지 기분이 더러웠다.

내가 네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는데, 달라붙어서 널 쳐다보는 게 왜 당연하게 문도현이 되는 거냐고. 병신 같지만, 원래 생각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

“…재민아.”

“어, 김주열…?”

주열은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결이었는지 서재민은 이내 다시 스르르 눈을 감았다. 다시 색색대는 숨소리가 들렸다. 숨소리를 들으며 주열 역시 눈을 감았다.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여러 감정의 파도를 하나씩 곱씹었다. 바빠서 누구를 만났던 적도 없었고 혼자 풀어 줄 시간도 없었던 최근이었으니까. 단지 그뿐이라고.

재민을 좋아한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고, 나아가 자고 싶다는 생각은 꿈에도 한 적 없었다. 다시 한번 서재민으로 시선을 돌렸다.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에 시선이 멈췄다. 순간 가슴이 찌르르 울리며 타오르는 듯 뜨거워졌다. 어떤 감정, 느낌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저,

…난, 이제부터 정말 나쁜 새끼가 될 거라는 것. 그뿐.

“재민아.”

“왜… 깨워.”

“…미안.”

어두웠지만 잠에 취한 서재민의 표정은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뭐가 미안한 거냐며 물어 오는 서재민을 가만히 보다, 이내 눈가에 입을 맞췄다. 입을 떼고 다시 재민과 눈을 맞추었다. 당연하게도 서재민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를 못 하는 얼굴이었다. 귓가에 입을 댔다. 살짝 귓불을 물었다 놓고는 입을 열었다. 재민아, 지금부터 꿈이야.

서재민은 귀에 울리는 속삭임에 잠시 움찔거렸다. 그냥 그 모습이 좋아서 김주열은 다시 귀에 입술을 대었다. 혀를 살짝 빼내 귀를 핥았다. 말랑말랑한 귓불부터, 따뜻한 귓구멍까지. 꿈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말했지만 혀에 느껴지는 열기에 약간 후회감이 들었다. 재민에게는 꿈이지만, 김주열에게는 현실인 것. 그럼 이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거잖아.

이제야 잠이 깨는 건지 서재민의 움직임이 더 커졌다. 단단히 몸을 두 손으로 잡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제법 힘이 느껴졌다. 재민아, 너 지금 꿈꾸는 거야. 아쉬운 마음은 뒤로한 채 다시 속삭이며 귓가에 숨을 불어 넣었다.

김주열은 서재민과 눈을 맞추지 않으려고 했다. 저에게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눈을 마주치면 깨어나 버릴 것 같았다. 미안한 마음에 그냥 그만둬 버릴 것 같기도 했고, 오히려 서재민을 보면 더 미쳐 버릴 것 같기도 해서. 자꾸 자신을 쳐다보는 재민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우선 이건 꿈이니까. 재민의 몸을 다시 단단히 붙잡았다. 움직이지 마, 서재민. 재민의 콧방울을 깨물며 주열이 낮게 읊조렸다.

서재민은 처음 온몸을 흔들며 거부하는가 싶더니, 펜션 안은 둘뿐이라며 소리 질러 봤자 소용없다는 말을 듣고는 이내 힘이 빠졌다. 이후로 재민은 주열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긴 것인지 조용한 모습이었다. 주열은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는 재민을 껴안았다. 긴장한 것인지, 우는 것인지 몸을 조금 떨고 있었다.

김주열이 몸을 살짝 떼어 재민을 보았다. 감고 있는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 주었지만, 계속해서 눈물이 맺혀 왔다. 서재민은 계속 울면서 또 이는 악물고 있었다. 독해 빠진 놈. 주열이 다시 재민의 몸을 껴안았다. 위에서 재민을 안고 있는 터라, 녀석이 무거울까 몸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래도 서재민이 우는 건 보기 싫다고 생각했다. 주열 자신이 생각해도 웃음이 났다. 억지로 덮치고 있는 게 누군데.

“흐, 흡, 야, 주열아. 왜. 왜… 왜 이래….”

“…….”

“나… 나 조, 좋아해?”

서재민의 물음에 잠시 흠칫했지만, 이내 주열은 다시 녀석의 입술을 쓸었다. 건조한 방 안 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던지 바싹 마른 입술은 그다지 느낌이 좋진 않았다. 재민이 슬쩍 눈을 떠 안에 가득 차 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입술을 쓸던 손을 귓가에 대어 떨어지는 눈물을 닦았다.

김주열, 너 나 좋아해?

이번엔 서재민이 직접 눈을 맞춰 묻는다. 주열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나는 그냥 지금 너를 원해, 서재민을 원하는 거야. 그 말밖에는.

눈을 피하려고 했지만, 결국 서재민과 마주 보는 꼴이 되었다. 눈물에 젖은 눈망울은 반짝거리며 주열의 입이 어서 열리기를 갈구하는 듯 보였다. 대답을 피하려 그대로 재민의 입가에 입술을 맞대었다. 혀로 닫힌 입술 사이를 적셨다. 바싹 마른 입술이 이내 젖어 들어갔지만, 정작 서재민의 입술은 열리지 않았다.

김주열이 잠시 얼굴을 떼어 눈을 맞추자, 서재민이 우는 두 눈에 힘을 준다. 반항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싶어, 좀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입술 사이를 쓸던 혀에 힘을 줬더니 틈새가 생겨 강하게 밀어 넣었다. 작고 뜨거운 혀와 만남과 동시에, 재민이 몸을 흔들며 바둥거렸다.

다시 단단히 서재민을 붙잡고, 혀와 혀가 얽히는 느낌을 생생하게 간직하려 신경을 집중했다. 입 안에서 도망가는 혀를 잡아내 얽히며 어깨를 누르던 두 손을 뒤통수로 옮겨 대었다. 입이 막히는 듯 재민이 떼어 내려 했지만, 숨을 내쉼과 동시에 다시 입을 맞췄다. 서재민. 놀라지 마. 김주열이 마주 댄 입술 사이로 말을 뱉으며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었다. 손가락 사이에 들어오는 재민의 머리카락을 느끼며 다시 혀를 밀어 넣었다.

서재민은 잠옷을 입고 있었던 터라 바지를 벗기기 수월했다. 순간 자위를 하는 놈을 상상했지만, 자위하는 모습을 굳이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열이 바지를 내리자, 급하게 손을 잡으며 저지한다. 하… 하지 마. 하지 말라는 서재민을 잠시 내려다보고는, 김주열은 제 손 위에 올려진 그의 손을 다시 잡아 바지를 내렸다.

“네가 벗은 거야.”

김주열은 무릎 아래까지 내려간 재민의 바지를 잡아 완전히 벗겨 내어 버렸다. 하얗지만 탄탄한 허벅지가 두 눈에 들어왔다. 주열은 저도 모르게 입맛이 돌았다.

“…서재민.”

“…….”

“…너랑, 하고 싶어.”

김주열의 낮은 목소리에 서재민이 두 눈을 꾹 감았다. 서재민의 닫힌 눈가에 키스하며 팬티를 내려 녀석의 것을 잡았다. 흐…읍. 차가운 손이 닿자, 긴장되는지 서재민의 얼굴과 몸이 확연히 굳어졌다.

주열은 손에 잡힌 재민의 것을 천천히 쥐어 쓸었다. 굳은 몸이 슬쩍 풀어지는가 싶어 빠르게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 하지 마…! 으…으! 제 것을 잡고 있는 손을 밀어내며 저지하는 손을 잡아 눌렀다. 꽉 닫힌 눈은 여전히 열릴 생각을 않았다. 시간이 없어. 다른 방에 있을 이영훈이 들어올 수도 있는데.

몇 번의 빠른 손놀림에 허벅지가 부르르 떨리며 재민이 사정했다. 배에 튀어 오른 정액이 녀석이 숨을 내쉴 때마다 흘러내렸다. 눈을 제대로 뜬 것은 아니지만, 흥분의 여운이 남아 있는 것인지 반쯤 뜨고 있는 눈이 예뻤다. 가쁜 숨을 크게 내쉬는 입술에 키스했다. 혀를 조심스럽게 밀어 넣자, 약간 피하는가 싶더니 힘을 빼낸다. 재민의 혀끝을 살짝 물었다 놓는 것을 반복하다 이로 살살 긁으며 간지럽혔다. 녀석이 혀를 빼내려 해서 다시 부드럽게 혀를 얽으며 주열은 제 바지 버클을 풀었다.

브리프만 살짝 내려 성기를 뺐다. 마음 같아선 살짝 벌려진 재민의 입술에 물려 주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흥분해 발기한 제 성기를 재민의 것과 함께 잡았다. 생소한 느낌에 재민이 눈을 바로 뜨는 것이 느껴졌지만, 시선을 내려 두 성기를 잡은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이내 다시 뜨거워지는 재민의 것에 바로 사정해 버릴 것 같았다. 몇 번 더 맞대 문지르고는, 살짝 발기한 재민의 성기를 놔둔 채 손을 떼어 냈다.

“…흐…아…. 흐으….”

“…조용히 해.”

정신이 없는 재민은 몰랐겠지만, 방 밖에서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씨발. 들어오면 어쩌지. 불안했지만, 이대로 그만둘 수는 없었다.

주열이 서둘러 손가락을 살짝 입에 넣어 침을 묻힌 뒤 재민의 뒤에 살짝 밀어 넣었다. 혹시나 소리를 낼까 한 손은 재민의 입을 막았다. 이물감 때문인지 자꾸 버둥거리는 녀석 때문에 마음이 급해졌다.

한 손가락이 다 들어가고, 빠르게 두 번째 손가락을 넣었다. 잘 넣어지지 않아 계속해서 침을 묻혀 넣었다. 으…읏, 아…파…! 막힌 입가로 새어 나오는 목소리에 몸을 숙여 재민을 꽉 껴안았다. 무게감에 재민이 놀라 두 눈을 치켜뜬다. 몸이 살짝 풀어지는 그 틈을 타 힘껏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흐읍! 빼… 빼!!! 빼 줘…! 흐윽… 흣…!”

“씨발. 조용히… 하라고…!”

고통이 큰지 녀석이 강하게 몸을 움직여 버둥거렸다. 씨발. 이영훈이 들어올지도 모른다. 서재민의 뒤에 들어 있는 두 손가락이 점점 뜨거워졌다. 들킬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지만 그래서 더 흥분되는 것 같았다.

손을 들어 다시 입을 막고 두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였다. 다시 넣을 때는 금세 뻑뻑함이 느껴져 구멍에 침을 뱉어 윤활제를 대신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서재민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 갔다.

뜨겁게 조이는 재민의 구멍에서 두 손가락을 빼내었다. 정신이 나가 있는 서재민의 볼에 키스한 뒤 다리를 들어 어깨에 올렸다. 힘이 빠져 자꾸 다리가 어깨에서 내려와 잠시 내려놓고 조금 죽어 있는 성기를 잡아 몇 번 흔들어 세웠다. 급한 대로 녀석의 엉덩이를 들어 올려 붉어진 항문에 성기를 맞대었다. 서재민이 깜짝 놀라 일어서려는 것을 잡아 다시 눕히고 두 손으로 어깨를 쥐었다.

주열은 재민의 어깨를 살살 문지르며 긴장을 풀어 주며, 삽입을 시작했다. 손가락 두 개로는 제대로 풀어지지 않은 것인지, 자꾸 밀어내려 했다. 이렇게 시간 끌다간 녀석도 긴장하고, 이영훈도 들이닥칠 것 같아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 강하게 밀어 넣었다. 아… 아, 아파…! 빼…! 김주열은 재민의 입을 막을 새도 없이 강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대로 풀어지지 않은 탓인지, 재민의 안에서 쓸리는 성기가 갈수록 아파 왔다.

“흐아…. 하앗! 아! 아파….”

“으읏, 너 진짜….”

“주, 주열아…. 아…파. 아앗! 흐…ㅅ.”

주열이 점점 속도를 늦춰 허리를 돌리며 삽입을 시작했다. 내내 아프다고 칭얼거리던 재민의 입에서, 깊은 숨소리와 신음 소리가 튀어나왔다.

아래에서 흔들려 울고 있는 재민을 껴안아 들어 올렸다. 마주 보는 자세가 되자, 주열의 것이 재민의 안으로 더 깊숙이 박혔다. 뜨거운 내벽은 사정감을 더욱 부추기는 것 같았다. 허리를 살짝살짝 움직이자, 녀석이 달뜬 목소리로 두 손으로 주열의 어깨를 감쌌다. 덕분에 숨소리가 귓가에 적나라하게 들려왔다.

씨발. 이게 진짜. 주열이 강하게 쳐올리자, 재민이 소리는 차마 크게 뱉지 못하고 끙끙거리며 어깨를 더 꽉 껴안는다.

어쩌다 보니 아래만 벗겨 놨는데, 씨발. 존나 후회된다. 주열이 짧은 생각을 떨치며 어깨 위에 올려진 하얀 손을 보았다. 자주 보았던 마른 상체가 지금 왜 이렇게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 애를 좀 떼어 놓고 티셔츠를 벗기고 싶은데, 너무 꽉 껴안고 있어서 떼어 낼 용기조차 못 내고 있을 때.

“형…?”

씨발.

결국엔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서재민은 보지 못했는지, 여전히 끙끙거리며 주열을 안아 왔다. 놀라서 잠시 허릿짓을 멈췄더니, 씨발, 서재민이 되레 허리를 살짝 흔들었다. 주열은 이영훈이고 나발이고 그대로 미친 듯이 몰아치고 싶은 것을 이성으로 버텨 냈다.

‘조용히 해. 얘 너 있는지 몰라.’

‘…….’

‘…같이 하려고 서 있냐. 빨리 나가.’

‘…씨발. 빨리 싸기나 해요.’

서재민에게 들리지 않도록 입만 움직인 소리 없는 대화가 오갔다.

“아, 씹….”

김주열이 결국 사정했다. 콘돔도 없이 한 거라, 재민의 안에서 퍼지는 정액의 느낌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이영훈을 의식하면서도 주열은 허리를 흔들어 남김없이 싸 냈다. 애널 로 정액이 조금씩 새어 나왔다.

이제야 정액 냄새가 방 안에 진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김주열이 고개를 돌렸다. 이영훈이 팔짱을 끼고 문 앞에 서 있었다.

‘서재민은 내 거야.’

문이 채 닫히지 않아 살짝 새어 나오는 불빛 사이로, 이영훈의 입 모양은 또렷이 보였다. 아무렇지 않은 듯 까딱거리는 고개와 팔짱을 껴 움직이는 손가락이 이영훈의 현재 모든 속내를 보여 주는 듯했다. 무언의 욕망. 미세한 불빛에 비춰 보이는 살짝 부풀어 있는 바지까지. 평온한 표정이었지만, 김주열을 주시하는 눈빛만큼은 흥분에 가득 차 있었다.

미친 새끼. 대체 어쩌려고. 이영훈과 일종의 눈싸움을 하는 사이에, 정액을 남김없이 머금고 있는 서재민의 애널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다시 뜨겁게 조여 왔다. 씨발. 이영훈이고 뭐고 서재민 네가 먼저야. 뜨겁게 조이던 탓에, 사정했어도 약간 발기해 있던 주열의 성기가 다시 구멍 안에서 자리를 잡았다.

“야, 서재민. 정신 차려 봐.”

“흐…. 으응….”

“…니가 조였어, 씨발.”

“흐윽, 흐으….”

“이제, 미안하다는 말 안 해.”

애가 눈은 뜨고 있는데, 말은 영 시원찮았다. 그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대답이나 허락 같은 거 들으려고 물어본 건 아니니까. 김주열이 축 처져 누워 있는 서재민의 허리를 다시 감쌌다. 열기에 들떠 뜨거웠던 몸이 손 때문인지 순간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허리를 살살 쓸어 줬더니 몸을 파르르 떨며 제 허리를 잡고 있는 주열의 손을 잡는다. 허리를 살짝 움직여 서재민을 달래 주려는데, 뒤통수가 따가운 것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라 주열이 고개를 살짝 돌렸다. 놈과의 눈싸움은 필요 없다. 더 이상 이영훈의 눈치를 볼 것도 없고,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니까.

“야, 이리 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영훈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미친 새끼. 어차피 올라올 생각이었겠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싶어 침대 아래를 슬쩍 내려다보니, 언제 벗어 던진 건지 영훈이 입고 있던 티셔츠가 널브러져 있었다. 손을 잡고 있던 재민의 손을 어깨 위로 올리고는 몸을 숙였다. 단단한 성기가 깊숙이 박히자, 긴장이 풀려 있던 차에 놀란 것인지 서재민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열을 쳐다본다. …김주열…?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는데, 놀란 떠진 눈이 도통 감길 생각을 않는다.

“재민 형, 괜찮아요?”

이영훈이 슬그머니 올라와 주열의 옆에 와 앉았다. 주열이 고개를 돌려 이영훈을 어이없게 보다, 다시 서재민으로 시선을 돌렸다. 너무 놀라서 말도 못 하고, 그저 영훈과 주열을 번갈아서 쳐다볼 뿐이다. 서재민, 집중해야지. 얘는 얘고, 우선 할 건 하자. 동그랗게 뜬 눈에 짧게 키스하고, 주열은 손을 들어 재민의 눈을 가렸다. 서재민은 많이 놀랐는지 움직일 생각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손바닥에 닿는 재민의 속눈썹이 간지럽게 느껴졌다.

서재민이 정신을 못 차리니까 괜히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아프지 않게 허리를 움직이는데, 가만히 옆에서 서재민을 보고 있던 영훈이 벌떡 일어선다.

“손 좀 떼 봐요.”

놈이 눈이 가려진 채 약하게 흔들리고 있는 서재민의 머리맡에 섰다. 주열이 잠시 허릿짓을 멈추고 이영훈을 보았다. 이 새끼가 반응도 없이 또 서재민을 가만히 본다. 주열 저에게 손 좀 떼 보라고 말하면서 손을 직접 떼어 내는 건 무슨 심본가 싶다. 김주열의 손이 재민의 얼굴에서 떼어지자마자, 바로 재민의 얼굴에 이영훈이 손을 올린다. 저러다 애 또 울겠네. 김주열이 스퍼트를 올리려고 몸을 숙여 재민의 어깨를 잡았다.

“와, 진짜 닮았네.”

“뭐?”

“형, 솔직히 말해 봐요. 동영상 찍었지? 어? 진짜 재민 형 아니야?”

“닥쳐, 개소리 말고.”

서재민을 보는 이영훈의 표정이 꽤나 흥미로웠다. 아래에 성기가 박혀 울며 흔들리고 있는 남자를 보는 얼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상할 정도로 순수해 보였다. 주열은 서재민으로 시선을 돌렸다.

베개 위에 있는 머리가 계속 흔들리면서 엉키는 모습에 흥분되었다. 게다가 한 손으로 눈을 가리고 무방비하게 흔들리고 있는 서재민이라니. 그 모습을 이영훈과 공유한다는 것이 불쾌해지면서도, 또 존나 흥분되었다.

“하… 아읏…! 주, 주열… 아!”

“…흐, 씨발….”

김주열에게 다시 사정감이 찾아오고 있었다. 이영훈의 표정도 보랴, 서재민의 표정도 보랴 눈이 바빴다. 대체 저 새끼는 뭐 하려고 여기 올라왔나 싶을 정도로, 이영훈은 서재민만 뚫어져라 보고 있다.

주열이 허리를 빠르게 움직이며, 죽어 있는 서재민의 것을 손에 쥐었다. 또 놀라서 긴장한 허벅지가 굳는다. 벌써 두 번인데, 아직도 이러나 싶지만 그래도 다시 허벅지를 안고 쓸었다. 아직 손에만 쥐고,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제법 발기가 되려는 건지 딱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재민도 흥분감이 벅차 옆에 서서 자신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이영훈을 의식조차 못 하고 있는 듯했다. 아, 진짜 쌀 것 같다. 아까도 안에 했으니까 이번에도 안에 싸도 되겠지.

“아, 처…천히! 하… 아윽!”

두 번이나 안에서 사정한 성기를 천천히 빼냄과 동시에, 벌겋게 부은 서재민의 구멍이 정액을 뱉어 냈다. 그걸 보니까 또 꼴리는 것 같아서 빨리 시선을 돌렸더니, 이영훈이 바지를 내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 자식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가 했던가. 이영훈은 주열의 손안에 아직 잡혀 있는 성기 때문에 누워서 밭은 숨을 내뱉고 있는 서재민의 얼굴로 가까이 다가간다. 서재민이 눈을 조금 치켜뜨고 영훈과 눈을 마주쳤다.

이영훈이 멍 때리는 서재민의 뒤통수로 손을 옮겨 머리를 들어 올리고, 긴 다리를 뻗어 서재민을 가랑이 사이에 두고 섰다. 나머지 한 손으로 브리프까지 내리고 반쯤 서 있는 제 성기를 영훈이 제 손으로 잡았다. 사정의 여운을 즐길 새도 없이 주열도 서재민의 것을 잡아 흔들기 시작했다.

또 긴장해서 허벅지가 굳는 것을 이번에는 내버려 둔다. 달달 떠는 모양새가 꽤 흥분되니까.

이영훈이 제 것을 잡아 몇 번 흔들더니 서재민의 머리를 더 높이 들어 올렸다. 애 저러다 운다니까. 살짝 걱정은 되는데, 굳이 말리고 싶지는 않아서 주열은 가만히 시선을 고정했다. 서재민 제정신 아닐 텐데. 역시나 얼빠진 서재민의 얼굴이 눈에 보인다. 영훈이 손을 살짝 올려 재민의 머리를 살살 어루만졌다.

“형, 아– 해요.”

서재민이 이영훈의 말을 듣고 그대로 행동할 리는 만무했지만, 더 동그랗게 떠진 눈이 흥분감을 부추겼다. 말 그대로 아- 는 안 했지만, 그래도 넋이 나가 입을 약간 벌리게 하는 데는 성공한 듯싶었다.

씨발, 나도 못 한 짓을. 이영훈의 굵은 성기가 서재민의 입으로 들어갔다. 다른 사내새끼의 좆을 보는 기분이 존나 이상했다. 김주열이 다시 손에 잡힌 서재민의 성기를 빠르게 흔들었다. 으… 으읍…! 영훈의 뒤에 있어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이영훈의 손에 잡혀 흔들리는 서재민의 검은 머리카락뿐이다. 진짜 저러다 울 텐데. 그래도 손은 움직인다. 빠르게.

“하, 형 진짜 뜨겁다. 완전 좋아, 대박.”

“미친 새끼, 애 울어 저러다.”

“흐…으! 영, 영훈…아! 읍!”

울어 저러다가 아니라, 이미 서재민은 울고 있었다. 녀석의 입에서 영훈의 좆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서재민의 눈물에 이영훈이 더 흥분했겠지. 재민의 입에서 제대로 삼켜지지 못한 침이 줄줄 떨어졌다. 이영훈이 허리를 살짝 숙여 턱에 흐르는 침을 혀로 핥아 냈다. 턱 주변에서 입술 아래까지. 혀로 진하게 훑으며 서재민을 삼킬 듯 핥는다.

잠시 입에서 빠져나온 이영훈의 성기가 배로 바짝 붙어 발기해 있었다. 서재민 구멍도 대단한데, 입 안도 대박인가 보지. 서재민의 하관이 영훈의 혀로 젖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재민의 허벅지는 굳어 파르르 떨고 있었다. 작은 발가락도 움직여 가며 사정감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온몸으로 알려 준다. 영훈이 손으로 입술과 턱을 한 번 쓸고는 다시 재민의 입에 성기를 넣었다. 그리고 약간 몸을 움직여 재민의 오른쪽 볼 쪽으로 허리를 움직인다. 재민의 오른쪽 볼이 툭 튀어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흐. 으으… 형…!”

흥분한 이영훈의 허릿짓이 빨라지더니 곧 재민의 입 안에서 사정했다. 주열이 서재민의 입에서 나오는 영훈의 좆을 보며 고개를 돌렸다. 죽어 있지도, 바짝 서 있는 것도 아닌 서재민의 성기를 손에 쥐어 보았다. 성기를 손에 쥔 주열이 몇 번 손가락을 움직이자, 서재민이 바르작거리며 몸을 비틀었다.

김주열은 잠시 고민하다 성기 위의 손을 떼고 입을 가져다 댔다. 느낌이 그다지 좋지는 않은데, 딱히 나쁠 것도 없는 것 같아 입을 벌려 재민의 좆을 입에 담았다. 약간 짜면서 뜨겁다. 김주열이 혀를 내어 귀두 끝을 두어 번 핥다가 기둥을 강하게 흡입하듯 빨았다. 흐으, 아! 싸…ㄹ…! 영훈의 정액을 입과 입 주변에 묻힌 재민이 쌀 것 같다는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서재민은 사정했다. 씨발, 그것도 내 입 안에서.

순간 비린 느낌이 확 입 안을 감쌌지만, 서재민도 지금 같은 느낌일 거라는 생각에 주열은 묘한 희열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삼킬 생각은 없다. 퉤-. 입 안에 찬 정액을 서재민의 배 위로 내뱉었다.

“하아, 흐으… 흑…. 왜, 왜 이래. 너희….”

“내 거 삼킬래요, 뱉을래요.”

“흐…. 시. 싫어. 흐윽…. 흐….”

“삼킬 거야, 뱉을 거야.”

“싫어…. 흐윽, 흑…. 둘 다… 죽여 버릴, 거, 끄읍, 야….”

“나 형이 좋다고 허리 흔드는 거 봤는데. 그래서 난 형이 나도 올라와서 같이 하자는 줄 알았죠. 형도 즐긴 거잖아, 맞죠?”

“내가 언제! 흐읍. 나, 나는….”

서재민의 입 안에 있던 정액이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걸 보는 이영훈 표정은 매우 썩어 있고. 이영훈 저 자식이 평상시에 말대꾸를 잘하더니, 이런 상황에서도 꼬박꼬박 말대꾸다. 뭐 김주열 저한테는 나쁠 것 없지만, 다시 한번 서재민이 안쓰러워지는 순간.

“대답 안 하죠, 자꾸.”

“흐으…흑.”

“그럼 삼켜.”

말이 끝내기가 무섭게 영훈이 재민과 입을 맞댄다. 놀라서 버둥거리는 걸 바로 잡아 꽉 눌러 키스했다. 김주열은 기분이 이상해졌다. 진짜 더한 것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얼굴도 몸도 발갛게 물들어 있는 서재민을 보자 다시 발기하는 것을 느꼈다. 이영훈의 혀와 서재민의 혀가 질척하게 엉겨들었다. 침과 정액이 섞인 키스. 별로 하고 싶진 않은데, 서재민 입에 내 좆을 넣을 수만 있다면야 그런 것 따위 상관없을 것 같다.

“야, 이제 비켜.”

“하, 뭐예요. 또?”

짧지만 강렬한 키스를 끝내고 이영훈이 일어섰다. 주열이 툭툭 건드리자 옆으로 비켜 주는 이영훈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깔려 있었다. 주열과 영훈의 시선이 마주쳤다.

이제 너나 나나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언어를 주고받은 두 남자가, 그들 앞에 엎드려 있는 서재민을 동시에 바라보았다. 부어올라 빨간 서재민의 입술이, 눈물이 그렁그렁 차 있는 동그란 두 눈이, 매끄럽게 잘 뻗은 코가, 말랑말랑한 볼이, 자꾸만 핥고 싶게 하는 뜨거운 귀까지. 아니, 어쩌면 이미 빠졌을지도 모른다. 빠져나올 수 없는 깊고 깊은 덫 안으로.

서재민의 입으로 건너가지 못한 침이 입 주변에 덕지덕지 묻어 있다. 재민아, 메롱- 해 봐. 김주열이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서재민, 메-롱, 해 보라구. 서재민의 두 눈이 불안하게 흔들린다. 그냥 하라는 대로 해 보면 알 거 아냐. 할 건 다 하고 당할 건 다 당했으면서 아직도 겁을 먹는 것이 가소롭기까지 했다.

결국 재민의 입에서 혀가 작게 보이기 시작했다. 반쯤 나오다 다시 주열을 보고 흠칫 굳는다. 주열은 저도 모르게 굳어 있었나 싶어서, 다시 미소를 지었다. 김주열이 직접 혀까지 내밀어 보여 주니, 재민도 혀를 쑥 빼낸다. 주열이 재민의 혀를 무는 순간, 이가 긁혔는지 피비린내가 입 안을 감쌌다. 혀를 빼려 하는 재민의 몸을 감싸 안은 주열이 사과의 의미로 혀를 움직여 간지럽게 쓸었다. 재민이 간지러운지 움찔거리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슬슬 여우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상한 기분이 김주열을 감싸 갈 즈음, 서재민이 먼저 입을 맞추고 혀를 넣어 치아도 고르게 핥아 주었다. 주열이 놀라 잠깐 눈을 떴다. 저를 받아들이는 서재민 때문에 왠지 기분이 좋아진 김주열이 재민의 입술 위를 짧게 핥았다. 제 모습이 꼭 애교 부리는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아프면 주열이 형 좆 깨물어 버려요. 알았죠?”

주열이 눈을 떴다. 무슨 소린가 해서 뒤를 보니까 웬걸. 이영훈이 이미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자리 잡고 있다. 주열이 어이가 없어 영훈을 보는데, 놈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뭔가 맘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더니 다시 재민의 다리를 어깨에서 내려놓고 일어섰다. 그리고 슬금슬금 주열에게 다가왔다.

“형, 자세 바꿔요.”

김주열은 기가 찼지만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만히 앉아 있는 재민의 한쪽 어깨를 잡고 돌렸다. 서재민, 엎드리래. 쟤가. 반항은 하고 싶은데 힘이 없어 축축 처지는 서재민이 눈에 보이자, 주열이 직접 눌러 재민을 엎드리게 했다. 엉덩이는 좀 세우라니까 자꾸 내려서 화를 좀 심하게 냈더니 파들파들 떨면서 엉덩이를 곧게 세운다. 하는 짓이 이뻐서 봐준다.

김주열이 서재민을 엎드리게 하는 동안에, 계속 서재민의 성기를 쥐었다 폈다 하던 이영훈이 일어나 서재민의 뒤로 향했다. 아직도 빨갛네. 안에다 두 번이나 한 거예요? 주열이 뭘 알면서 물어보나 싶어서 씹고 엎드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서재민의 얼굴을 들었다. 서재민, 나 봐 봐.

이영훈이 재민의 엉덩이 골 사이로 손가락 두 개를 한 번에 밀어 넣고 몇 번 피스톤질을 하더니 성기를 곧바로 대었다.

“야, 바로 넣으려고?”

주열이 놀라 물었지만, 이영훈은 들리지도 않는지 서재민 애널 쪽에만 두 눈을 고정하고 있다. 미친 새끼. 주열이 욕을 한 번 뱉어 주었다. 그리고 눈을 깜빡이고 있는 서재민의 입으로 성기를 댔다. 싫다고 고개를 흔들기에 뒷머리를 살짝 잡아끌어 내렸더니 자연스럽게 입이 벌어진다. 벌려진 입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휘저었더니 뜨거운 혀가 손가락 사이로 물컹하게 느껴졌다. 눈은 또 벌겋게 올라서 눈물이 맺힌다.

재민아, 울지 마. 응? 내가 더 미칠 것 같잖아. 김주열이 제 손가락을 빼고, 붉은 핏줄이 도드라진 성기를 꽂아 넣었다. 앞뒤로 고생하겠다 싶어 주열이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몸에 열이 올라서 그런지 서재민의 입 안도 구멍만큼이나 뜨거웠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아서, 몇 번이고 조절했는지. 맘 같아선 고환부터 귀두까지 뜨거운 혀로 쓸어 달라 하고 싶은데…. 하, 그냥 해 달라고 할까. 씨발, 여기까지 온 거 못 할 게 뭐 있나 싶어서 또 고민했다.

입이 주열의 성기로 막혀 서재민이 끕끕대고 있을 때, 이영훈도 곧 제 성기를 들이밀었다. 그래도 애널이 많이 풀어졌는지, 몸이 전처럼 많이 굳어지지는 않는다. 만족스러운 얼굴로 재민의 안으로 들어간 영훈이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와, 진짜 짱이다. 곧 감탄의 말 한마디를 내뱉는다. 아무튼 저 새끼 웃기다니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영훈이 강하게 허리를 밀어붙인다. 갑작스러운 피스톤질에, 아오 놀래라. 진짜 씨발, 이영훈 네 새끼 말대로 서재민이 내 좆 깨물 뻔했잖아, 개새끼야.

“우,욱, 흐…으읍!”

“재민 형, 그만 좀 조여요, 씨발…!”

“후우…. 서재민.”

서재민이 앞뒤로 사정없이 흔들린다. 이영훈은 역시 어려서 그런가, 강약 조절도 없이 강하게 밀어붙일 뿐이다. 무식하게 박아 대는데 입으로는 제 좆을 먹는 서재민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래도 인상을 슬쩍 찌푸리는 게, 또 배가 근질거리는 것이 주열의 흥분감을 더했다.

“하, 흐응…! 읏!”

“오, 형! 방금 재민 형 소리 들었어요? 여긴가?”

“하…읏! 아, 앗…! 으, 아, 안 돼…!”

이영훈에게 퍽퍽 사정없이 박히며 주열의 성기를 물고 있던 재민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가 풀어졌다. 이영훈은 뭐 발견한 표정으로 요리조리 찔러 대는데 앞에서 애 표정 보는 주열은 더 죽을 지경이었다. 진짜 말 그대로 어떤 부분에서 인상이 팍 찌푸려졌다가 갑자기 얼굴이 빨개졌다. 신기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해서 주열이 세게 허리를 쳐올렸다. 흐…응! 앙! 서재민의 신음 소리가 커져 간다. 스팟을 찾아내서 신난 이영훈의 허릿짓이 점점 더 격해져 갔다.

그때.

“…뭐야, 야, 너네들 벌써 자냐?! 문도현이가 왔다고, 이 새끼들아!”

…씨발, 좆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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