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0화 〉330화
“루시아아아!!”
오랜만에 샤우팅하면서 문을 열어젖히자, 배를 어루만지며 차를 마시고 있던 루시아가 있었다.
에루나의 말대로 혼자서 차를 즐기고 있었는지 갑작스런 내 등장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던 루시아였지만 이내 생긋 웃으며 말했다.
“하시려던 일은 끝나고 오셨나요?”
“아, 대충 잘 끝내고 왔어.”
“그런가요? 아, 차는 제가 마시던 것으로 괜찮죠?”
“고마워, 루시아.”
루시아가 건네준 찻잔을 받아서 마시자 알싸한 향기가 입가에 퍼져...
“아니, 그보다 아리스가 내 첩실이라니 무슨 소리야?”
루시아가 너무 태연하게 말을 건네는 바람에 너무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서 차를 받아 마셔버렸다.
아무튼 정신을 차린 내가 그렇게 말하자 내 말에 대충 사정이 어떻게 된 건지 단박에 이해한 표정을 짓던 루시아가 이내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아니였다는 말씀인가요?”
되려 이상하다는 듯이 그렇게 묻는 루시아를 보고서 울컥해서 말했다.
“아니지 그럼!”
“그럼, 뭔가요?”
그럼 뭐냐고...?
......그러게?
루시아가 되묻는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애당초, 아리스가 내게 뭐지?
스스로에게 물어봐도 대답할 말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 생각에 이르자 더욱 할 말이 없어졌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어요. 이유나 과정은 어찌 됐건, 그 아이도 결국 이지경님이 선택하신 것이니까요.”
고민하는 나를 보고 루시아가 차를 마시며 그렇게 말했다. 태평스레 그렇게 말하는 루시아를 보고 있자니 괜히 이쪽이 조바심이 났다.
조바심을 내야하는 건 내가 아니라 오히려 루시아쪽일텐데도, 그런 루시아의 태도에 내가 말했다.
“하지만 루시아. 아리스는...”
“돌려보낸다고 말씀하셨었죠. 그렇지만, 그러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아리스가 어떻게 되냐니?
“...잘 살겠지. 나랑 떨어지게 되는 거니까 엄청 좋아할 것 같은데.”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좀 전에도 죽느니 마느니 했으니까. 집으로 돌아가면 잘 지내지 않을까?”
그런 내 말에 루시아가 한숨을 푹 내쉬는 것이 보였다.
“...내가 뭐 잘못 말한 거야?”
“아뇨, 뭐... 이지경님은 모르니 어쩔 수 없겠죠. 그래요, 이지경님은 당신이 얼마나 지독한 수컷인지 모르니까요.”
수컷이라니 말이 좀 뭐한데.
생물학적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말이 좀 이상하다. 기왕이면 남자라던가 사내라던가도 있는데 수컷이라니 좀 그랬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루시아의 말을 기다리고 있자니, 찻잔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선 루시아가 말했다.
“이지경님,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물어봐.”
“이지경님은, 나타와 모네, 그리고 에샤를 안으시죠? 그렇다면, 그 아이들을 사랑하시나요?”
그 말에 내가 멈칫하고서, 루시아의 눈치를 살폈다.
정작 루시아는 그런 내 모습에도 무척이나 평온한 얼굴로 날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루시아를 보다가, 결국 내가 입을 열었다.
“사랑은 모르겠지만, 뭐...”
분명 사랑한다고는 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루시아가 말한 그 셋은... 이세계에서, 루시아를 비롯한 다른 아내들에게 내걸었던 명제.
사랑 없이는 어쩌고 하던 쪽팔린 과거의 명제 외의 이유로 안은 여자란 공통점을 가진 여자들이었다.
그것이 내심 걸려서 아무런 말도 못 하는 나를 보고서 루시아가 생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요. 그거면 충분해요. 당장... 제가 그녀들을 버리라고 말하더라도, 이지경님은 그러실 수 없으실 테죠. 이지경님은 그런 분이니까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변함없이... 더없이 상냥해서, 누구에게라도 정을 주시는 분이니까요. 하물며, 자신이 안은 여자라면 더더욱 그러실 테죠.”
그렇게 말하는 루시아가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서 할 말이 없었다.
애당초 그 셋을 안게 된 최초의 원인은 루시아였지만, 그건 둘째치고서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슬퍼하는 모습은 보기 싫었다.
“루시아.”
그래서 루시아를 부르자, 그런 나를 보고서 미소 짓는 루시아가 보였다.
“그러니 더이상, 그런 이지경님의 상냥함에 기대어 어리광부리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루시아의 눈이 반짝였다.
드높은 하늘 위의 태양처럼, 찬란하게.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내가 사랑하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롯하게, 홀로 떠 있는 태양처럼. 그저 당연하다는 듯이, 당당하게 땅을 내리비치는 햇빛처럼.
굳은 의지가 담긴 채로, 빛나는 루시아의 눈동자가 나를 비쳐보고 있었다.
“이지경님은 그 여자를, 아리스를 안으셨죠? 그러니, 그 여자도 이지경님은 버리지 못할 거에요. 아마 은연중에 이지경님도 그렇게 여기고 있을 테죠. 이 아이는 내 것이라고. 그렇지 않나요?”
“……”
“그게 아니라면... 이지경님은 그녀를, 아리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칠 수 있나요?”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대답했다. 솔직히 말해서, 아리스는 딱 그런 위치였다.
에오시스 자매들이야 내가 안은 것도 안은 거고, 정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셋은 내가 없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몸이였다.
어쩌다 보니 내 힘에 의해서 음마로 다시 태어난 그녀들은, 내 마력이 깃든 정액이 없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몸이 되버렸으니 말이다.
즉, 내게 책임이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루시아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아내들이 원한다고 하더라도 그 셋을 버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리스는, 그 정도의 감정은 없었다.
애매모호하게, 정을 주기는 했지만 그저 그뿐이였다.
물론, 루시아의 말대로, 아리스에게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유욕.
탐욕.
내가 가진 욕망들. 그것의 근원이 무엇이더라도,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은 사실이니까.
하지만 당장 그녀 때문에, 루시아가 슬퍼한다면, 크리샤가 슬퍼한다면... 내가 사랑하는 이들이 슬퍼한다면, 나는 아리스를 버리는 것을 망설일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고서 대답했지만, 루시아가 말했다.
“정말이지, 그렇게 말하는 건 반칙이라구요?”
사랑스레, 그렇게 웃으며 말한 루시아가 날 지그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 때문에, 그 여자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이지경님은 그럴 수 있으신가요?”
“...엉?”
그게 뭔... 터무니없는 비약을 하는 루시아를 쳐다보자 그런 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루시아가 말했다.
“이지경님은 아리스를 안으셨어요. 저조차도, 드래곤조차도 감당하기 버거울 만큼의 쾌락을, 그런 그녀에게 알려주신 거예요. 이지경님도 보셨을 거 아닌가요? 그토록 이지경님을 혐오하고, 증오하면서도 이지경님이 가져다주는 쾌락 때문에 당신에게 애원하는 것을.”
루시아의 말에 멈칫한 내가 말했다.
“...봐, 봤어?”
“직접 보진 않았지만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지경님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그 여자에게 전해줬을 때부터... 무척이나 발정했었으니까요. 옆에서 보면 저도 저런 모습으로 보일까 생각하니 조금 부끄러워질 정도로요.”
발정이라니.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을 하는 거나 은근슬쩍 자신도 발정한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루시아가 너무 야해서 조금 꼴렸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였다.
“뭐, 그런 거예요. 이지경님이 지독한 수컷이라고 한 이유가. 이지경님에게 안긴 여자는, 이지경님이 아니고선 절대로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고 마니까요. 저희야 이지경님 외의 경험은 없지만, 저희가 겪어온 것이 정상이 아니란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하물며, 드래곤들인 저희조차도 그런데 그저 인간일뿐인 아리스가 버틸 수는 없겠죠.”
그렇게 말하며 재차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시는 루시아를 쳐다보다가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테이블 밑으로, 루시아의 발끝이 드래곤 슬레이어 위로 올라온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흉악하기 그지없는 이걸... 알아버리게 된다면. 그 어떤 여자도 이지경님이 아니고서야 만족할 수도, 기쁨을 느낄 수도 없어지고 마는 거예요. 그 전까지 무엇을 하고, 어떤 업적을 이루었든 간에, 한 번 알게 된다면... 여자라면 그 누구라도 오직 이것의 포로가 되어버리고 말겠죠.”
스윽, 스윽ㅡ
그렇게 말하는 루시아의 발끝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애무해오기 시작했다.
“아마, 아리스 역시 돌려보내진다면 미쳐버리고 말테죠. 고작 이주만으로도 그렇게 되버리게 되는데 영원히 이지경님과 만날 수 없게 된다면, 이지경님에게 버림받게 된다면 어떻게 될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읏...!”
꾸욱, 하고 드래곤 슬레이어의 귀두 부분을 발로 지그시 눌러오는 루시아의 행동에 내가 신음을 삼키자 그런 내 반응을 즐기듯 빙그레 웃어 보이는 루시아가 보였다.
“이지경님과 떨어지고서, 제가 이지경님을 그리며 하루에 몇 번이나 스스로 위로했는지 아신다면 이지경님도 놀라실 걸요?”
“...몇 번이나 했는데?”
이런 와중에도 굳이 그런걸 물어보는건 남자로써 어쩔 수 없는 것이리라. 내 여자가 날 상상하며 자위한 횟수 같은 건 당연히 궁금한 것일 테니까. 그리고 내 물음에 루시아가 키득거리며 웃으며 말했다.
“부끄러우니 말해주기 싫어요. 정말이지, 그런걸 묻다니 실례라구요? 자, 엉큼한 이지경님이니 벌을 받으세요.”
그렇게 말하며 무게를 실어서 꾹꾹 눌러오는 루시아의 발가락이 느껴졌다. 내가 변태라서 그런건 아닌데 이러니까 더더욱 묻고 싶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루시아의 말이 이어졌다.
“거기에, 그것만이 이유인 것도 아니에요.”
“...또 뭐가 있는 거야?”
“중요하다면 중요한 이유죠. 앞으로, 반드시 닥칠 일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말한 루시아가 이미 잔뜩 화가 나서 바지를 뚫을 기세로 발기한 드래곤 슬레이어의 끄트머리를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로 끼웠다.
그리고 마치 손으로 애무하듯이 훑어내리며 말했다.
“이지경님, 생각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뭘?”
“이지경님이... 저희 모두를 임신시켰을 때의, 그 후의 일을요.”
어...
임신시키는 것은 생각했지만 그 뒤의 일은 딱히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루시아의 말에 어리둥절해졌다.
그런 내 표정을 보고서 루시아가 여전히 발끝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훑어가며 말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지경님은 저희가 아이를 가진 뒤로는 저희와 하지 않으시고 계시고 있어요.”
“그거야, 혹시 모르니까...”
“네, 그 점에선 아무런 불만도 없어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것도 지금은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지경님. 이제 곧 카르네도, 그리고 샤르도 이지경님의 아이를 갖게 되고 말겠죠. 아직은 미래의 일이지만, 그리 먼 미래는 아니에요. 그렇다면, 그 뒤엔 어떻게 될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말에 루시아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 건지 알 수 있었다.
“하, 하지만 에오시스 자매들도 있고...”
“에네스타때처럼 그 셋도 임신하게 된다면요?”
나름대로 피임을 하고 있지만, 이게 무의식적으로 해제되는 경우가 있다는건 에네스트를 통해서 알 수 있었으니 마냥 부정할 순 없는 일이었다.
피임은 한다고는 하는데 무의식중에 임신시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드래곤이 아닌 여자들을 단방으로 임신시킬 수 있는 남자가 지금의 나였으니까.
하지만 그걸 제쳐둬도, 한 사람이 더 있긴 했다.
“...에, 에루나도...”
골렘인 에루나는 피임 같은 건 안해도 애당초 아이가 안 생긴다. 그러니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뒤이은 루시아의 말에 그마저도 무너졌다.
“듣자 하니 에루나도 이지경님을 감당하기 어려운 모양이던데요. 세 번 정도가 한계였던가요? 그 이상은 무리라고 들었어요.”
그건 또 어디서 들은 거래.
“...입이나, 다른 걸로도 난 괜찮은데?”
“하지만 만족하실 순 없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루시아의 말이 틀린 건 아니였다. 하도 질내사정을 디폴트로, 그것도 한번 시작하면 불알이 완전히 텅 빌 때까지 하다 보니까 이젠 질내사정이 아니면 아무리 싸도 만족하기 힘든 몸이 되긴 했다.
몇 번을 싸더라도 싼 거 같지가 않다고 해야 할까.
루시아가 여자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맛보면 다른 거로는 만족할 수 없니 뭐니 했지만, 그동안의 문란한 생활에 적응한 나 역시도 여자의 질내의 사정하지 못하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된 것이다.
더군다나 정신적으로 지치는 게 아닌 이상 이제 육체적으론 거의 무한동력이나 마찬가지인 지금은 더더욱 그랬다.
질내사정이 아니라면, 아마 몇 번을 싸더라도 항상 드래곤 슬레이어가 꼴려있을 거란걸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였다.
그 사실을 지적한 루시아에게 뭐라 말을 못 하고 있자니 그런 내게 루시아가 말했다.
“...저희 모두가 아이를 갖게 된다면, 이지경님은 결국 몇 개월은 참으시고만 있어야 한다는 소리가 되죠. 그거, 가능하시겠어요?”
할 말이 없었다.
낙스에 다녀오고서, 이 주 정도 참았다고 해서 미칠 듯이 괴로웠던 적이 있었으니까.
정말이지, 조금만 더 오래 걸렸더라면 거기서 주웠던 마라라던지, 그게 아니라면 계속해서 결혼이니 뭐니하던 보레아스를 안았을지도 모를 일이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내들이 모두 임신하게 되고서, 강제로 몇개월씩 금욕하게 되는 경우가 상상됐다.
그런 것이 몇 달이 된다고 생각하니 버틸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여러 사정으로 최대한 많은 자식을 원하는 그녀들이였다. 한 두 명 낳는 걸로는 끝나지 않을테니, 한 번만 참는다고 되는 일도 아니였다.
“...분명 이지경님은 참으시려고 노력하시겠죠. 하지만, 무척이나 괴로울 거에요. 저도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그렇기 되기 전에, 미리 준비해두면 되는 거예요. 나중을 위해서라도, 저희를 대신해서 이지경님의 성욕을 받아줄 여자들을.”
루시아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대충 알겠다. 그리고 이것이 단순히 루시아의 생각이 아니라, 다른 아내들과도 어느 정도 얘기가 된 생각이란 것도 알았다.
“그래도... 괜찮겠어?”
“조금 질투는 나지만. 이지경님이 참지 못하고서 생판 모르는 여자를 안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저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여자라면... 괜찮아요.”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루시아가 하는 말을 듣다 보니 또 장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나란 새끼가 참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아무튼 저희 모두가 납득한 일이에요. 로로, 그 아이를 받아들인 것도... 그 아이가 이지경님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것과 동시에, 그렇기에 이지경님에게 안겨도 되는 여자라고 저희 모두가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물론, 로로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인 건 이지경님이였지만요.”
“......”
“...물론, 어디까지나 저희들끼리니까. 카르네랑 샤르에게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야겠지만. 분명 그녀들도 받아들이겠죠.”
질투심이 엄청난 아내들이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참은 결과인지는 말 안 해도 알 수 있었다.
정말이지 한심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이지경님이 그런 얼굴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렇게 말한 루시아가 내 옆으로 다가와서, 품에 내 얼굴을 안았다.
루시아의 가슴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있자니 달콤한 우유냄새가 났다.
포근하면서도 따듯한, 모성마저 느껴지는 루시아의 가슴을 얼굴로 느끼는 와중에.
“...이지경님?”
응, 덕분에 루시아의 풋잡에도 열심히 버티고 있던 드래곤 슬레이어가 완전히 발기해버렸다.
바로 어젯밤에 루시아와 아르카의 젖을 빨면서 카르네에게 박아댔던 것이 떠오른 탓이었다.
결국 바지를 뚫는 대신에, 바지 위로 튀어나와 버린 드래곤 슬레이어가 꾸우욱하고 자신의 아랫배를 찔러오는 것을 보고서 눈웃음을 지은 루시아가 내게 말했다.
“...슬슬 참기 어려우신 모양이네요. 카르네한테 가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아마, 지금쯤이면 일어났을 테니까요.”
“...루시아가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루시아가 책임져줘.”
그런 내 말에 날 내려다보던 루시아가 베시시 웃었다.
“정말, 어쩔 수 없네요... 카르네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한 번만이에요?”
“그럼 보지 보여주면서 해줘.”
“정말이지...”
내 말에 살짝 얼굴을 붉힌 루시아가 천천히 드레스 자락을 올리자 흘러나오는 애액으로 잔뜩 젖어있는 속옷이 모습을 드러내 보였다.
애액으로 잔뜩 젖어서 균열의 굴곡을 훤히 드러낸 채 살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속옷을 보자 안 그래도 잔뜩 화가 나있던 드래곤 슬레이어가 더욱 불끈불끈해졌다.
“...보지 보여주면서 해달라고 하셨으니까.”
스으윽ㅡ
이미 속옷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팬티를 옆으로 젖힌 루시아가 스스로 균열을 벌려 보였다. 검지와 중지로, 적나라하게 벌려진 루시아의 균열이 뻐끔거릴 때마다 뚝뚝 흘러내리는 애액이 떨어져 드래곤 슬레이어를 적셔왔다.
그리고, 그런 루시아의 애액으로 잔뜩 젖은 드래곤 슬레이어의 위로 새하얀 발가락이 올라왔다.
한 손으로 드레스 자락을 잡고서, 다른 손으론 스스로 보지를 열어젖힌 채 발로만 드래곤 슬레이어를 애무하며 루시아가 날 내려다봤다.
“이러면 어떤가요? 이지경님♥”
당연히 최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