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02화 〉302화 (302/370)



〈 302화 〉302화
그나저나...

「카마수트라 (조기교육 적용중) : 쾌락각인 LV1, 봉사쾌락각인 LV3, 정음절정LV1, 헌신적, 키스마, 혀놀림, 냄새둔감, 정애미각, 유두 민감, 쾌락에 솔직함, 인식저하(약)...」


카르네의 정보창과 함께 떠오른 조기교육창 역시 많이 바뀌어 있는 것이 보였다. 아샤와 아냐 때와는 달리 순전히 펠라치오 외에는 아직 이렇다 할 것은 안한지라 여러모로 그쪽으로 중점으로 되어있는 게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아무튼, 덕분에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 만에 카르네가 다른 아내들만큼이나 펠라치오를 잘하게 됐으니까, 이건 이것대로 장단점이 있어보였다.

“봐, 루시아! 나도   있잖아~! 아샤랑 아냐도 봤지~?”

어지간히 기뻤는지 세 아내들에게 자랑하듯이, 그렇게 말하는 있는 카르네를 보고서, 맘껏 만끽하게 내버려뒀다.

“그러네요. 놀랐어요, 카르네. 정말로 열심히 노력했군요?”


루시아도 마찬가지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카르네에게 호응해주며 연신 칭찬해주는 것이 보였다.

물론, 그런 카르네를 영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없던 것은 아니였다. 내 곁에 있던 아샤와 아냐가 꼭하고  팔을 껴안으며 중얼거렸다.


“치이, 겨우 그런 걸로. 아샤는...”


“언니, 카르네가 노력한  사실이잖아?”

“하지만... 그렇잖아? 고작 저걸로 저렇게ㅡ 흐앗♥”

삐죽, 하고 입술이 튀어나오려는 아샤의 엉덩이를 어루만져줬다. 임신해서 그런지 제법 살집이 불어난 엉덩이가 포동포동해서 만지는 감촉이 좋았다.

뭐, 그건 그거고. 욕구불만이라 그런지 별것도 아닌 걸로 카르네에게 질투하려는 아샤의 속옷 밑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응, 으응...♥”

찔꺽, 찔꺽♥

이미 내 아이를 임신한 아샤의 균열은, 그것만으로도 쉽게 젖어들었다. 그것만이 아니라,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끈덕지게 달라붙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우물우물, 균열을 애무하는 손가락을 조여 오는 아샤를 보며, 내가 말했다.


“그렇게 짜증내면 아기한테도 안 좋다니까, 아샤? 그리고, 카르네도 저렇게 기뻐하니까 적당히 칭찬해줘. 응?”

“아, 알겠으니까...♥ 더, 더 찌꺽찌걱해줘♥ 응? 오빠아♥”

꾸욱, 하고 그런 내 손을 잡으며 부탁해오는 아샤를 보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곁에 있던 아냐가 말했다.


“앗, 치사하게. 오빠, 아냐도!  그러면 나도 짜증부릴 거니까~?”


“얌마.”


귀엽게 혀를 날름하며 협박해오는 아냐를 보고서, 대충 콩하고 머리를 쥐어박아줬다.

“아, 아파...! 아앙♥”

머리를 쥐어 박히자, 울상을 지었던 아냐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꾸욱, 하고 옷 위로 하는 거긴 하지만, 가슴을 움켜쥐자 달콤한 신음을 흘리는 아냐가 보였다. 아무튼, 양손에 아샤와 아냐를 안고서 적당히 달래주고 있자니,

“벼, 별로 노력 같은 건 안했거든~?  정도는 평범한 거지!”

조기교육창에도 표시되어있던 인식저하의 효과를 받은 탓일까,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로 여기게 했던 펠라치오를 마침내 제대로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루시아가 연신 칭찬해오자 되레 부끄러워하던 카르네가 큼, 하고 헛기침을 하고는 도로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는 것이 보였다.

“아, 아무튼 그러니까 이제~”


희희낙락해하며,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던 카르네가 멈칫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 카르네와, 아샤와 아냐의 시선이 마주치는 것이 보였다.


“앗, 들켰다♥”

“미안, 카르네♥”

그런 카르네를 보고서, 헤헤하고 웃으며 말하는 아샤와 아냐가 보였다. 그런 둘을 보고서, 와락 일그러지는 카르네의 표정도.


“지금 뭐하는 거야~!”


이윽고, 카르네가 냉큼 달려와서, 내게 안겨있던 아샤와 아냐를 있는 힘껏 떼어냈다.

아무리 같은 드래곤이라고 해도, 외형에 따른 근력의 차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근력만이 아니라 체격에서도 차이가 나는 만큼 아직 어린 소녀에 불과한 아샤와 아냐는 카르네의 완력을 버티지 못하고서, 내게 떨어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내게 떨어져나간 아샤와 아냐가 카르네에게 항의했다.


“아직 못 갔는데! 너무해!”


“맞아! 너무해, 카르네!”

“시, 시끄러워~! 그러는 너희야말로 뭐하는 건데! 아직 나도... 으, 으으... 아무튼 이거 놔!”


카르네의 두 팔을 잡고 매달려서 치사해, 치사해를 연호하는 아샤와 아냐와 그런 둘을 떼어내며 시끄러워, 시끄러워로 반격하는 카르네의 싸움은 꽤 볼만했다.

그래서 말릴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너, 너도 가만히 있지 말고,  좀 도와주라고~!”


68, 그동안 조금씩 오른 끝에 거의 연인이라고 여기는 수준까지 상승한 호감도 옆으로 보이는 카르네의 속마음이 비쳐보였다.

‘나, 나보다는 아샤랑 아냐가 우선이라 이거지~ 너, 너무해... 열심히 했는데~!’

그와 동시에, 울먹이려는 카르네를 보였다.


“자, 아샤랑 아냐도 그만하고. 카르네.”


몸을 일으킨 내가 그런 카르네에게 다가갔다.

“기다렸던 포상 시간이야.”

“기다린 적 없... 으읍♥”


그대로 카르네의 턱을 잡아 올리고서, 입을 맞추자 움찔움찔하고 몸을 떠는 카르네가 보였다. 카르네에게 적용되고 있는 효과 중 하나인, 키스마 덕분이었다.

그냥 키스만으로도 쾌락을 얻는 것이 가능해진 셈이었다.

“응... 으으응...♥”

혀와 혀가 섞일 때마다, 몸을 비틀며 신음을 흘리는 카르네가 보였다. 그런 그녀의 허리를 잡고서, 더욱 깊숙이 혀를 밀어 넣었다.

“치사해, 아샤도♥”


“아냐도♥”


그런 내 몸에  달라붙어서 그렇게 말하는 아샤와 아냐가 보였다. 슥, 슥하고 애무하듯이 내 몸에 가슴을 문질러대는 둘 덕에 움직이기 불편했다.

“ㅡ또, 어딜 보는 건데~?”

그런 나를 보고서, 카르네가 그렇게 말하고서 두 팔로 내 목을 얽어왔다. 이윽고, 더욱 입술을 부딪혀오는 카르네 덕분에 정말로 옴짝달싹도 할  없게 됐다.

...뭐, 서로 피터지게 싸우는 것보다 이쪽이 낫다.


그런 면에선, 무척이나 평화로운 한때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럴 일은 없었다.


원체 벌여진 일들이 많은 탓이었다. 카르네가 내가 볼 수 있었던, 일주일간에 일어난 가장  변화였지만, 시간이 천공성에만 흐르는 건 당연히 아니였다.

평화로운 건 어디까지나 천공성뿐이란 소리였다.


“슬슬 억제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 사료됩니다.”


에루나가 그렇게 말하며 보여준 구슬에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갖춘 제국군들이 비쳐보였다. 보급을 원활하게 하지 않게 하고, 반전 여론을 만들고,  밖에도 온갖 노력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여든 병사들과 기사들이 저마다 무장을 갖추고 도열한 모습은 꽤 장관이었다.

“더 이상 간접적인 방법으론 전쟁을 막을 수 없게 됐습니다. 어쩌시겠습니까? 주인님.”


아무리 미뤄봐야, 끽해야 한 달을 채우는 것에 불과하다는 에루나의 말에 고심했다.

어찌됐건 전쟁이 일어난 큰 원인 중 하나가 제국의 도시, 브란데냐에서 일어난 대실종 소동인 것은 확실했다.

그런 만큼 내 책임이 없잖아 있는 일이다, 그게 아니였다면 신경 쓰지도 않았을 일이었지만, 상황이 그렇다보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에루나에게 들은 이야기 중에 뭔가 께름칙한 것들이 있었다.

“여전히 실종자가 남아있다고?”

“네, 죄송합니다.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아니, 네가 능력이 부족해서 못한 거라면 다른 누가 와도 안됐을 테니까 그건 됐고... 아직도 실종이라니, 그것도 어디 있는지도 파악 못했다니... 그래서 누군데?”

“실은...”

그렇게 입을 연 에루나가 두 명의 이름을 말했다.


알고 있는 이름들이었다.


에루나에게 명령한  중에 하나는 전쟁을 억누르는 것만이 아니라, 루시아에 의해 뿔뿔이 흩어져버린 난민들이 무사히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었다.


덕분에 샤르의 영지에 떨어졌던 이들도, 무사히 해동을 마치고서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얼마 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실종자가 남아있었다.

그것도 꽤 중요인물들이였다.

“엘리시스랑, 보레아스...”

마지막까지, 내 곁에 있었던 미치광이와 그녀의 딸, 보레아스였다.


하필이면 남아있는 유이한 실종자들이 브란데냐의 주인, 드네아 공작가의 공작부인과  딸이였다. 어마무시하게 중요한 인물들인데, 거의 모두가 무사히 고향땅을 밟은 반면 그 둘만은 여전히 실종중이였다.


엘리시스만해도 초월자에, 보레아스 역시 검주였다. 어지간하면 어디에 떨어지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는 실력자인 셈이었다.

하물며, 실종되었던 이들 중엔 아직 어린 아이들도 많았다. 그런 아이들도 무사히 돌아간 와중에 둘만이 여전히 실종중이란게 이해할  없었다.

게다가, 에루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더욱 그랬다.

“...그 둘은 아마 낙스에 떨어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내 의문을 에루나가 태연한 얼굴로, 그렇게 대답하며 풀어주었다.

“낙스에 떨어졌다고?”


낙스라면 당연히 알고 있다.


로로를 비롯한, 낙시안 출신들의 아이들이 본래 살아갔던 땅의 이름이니까.


버림받은 땅.

그렇게 일컬어지는, 이미 인간들에겐 잊혀져버린 대륙의 이름이였으니까.

“아니, 걔네들이 거긴... 아.”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이윽고 납득했다.


낙스, 그렇게 불리는 땅의 실상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버림받은 땅, 그런 이름의 대륙은. 실제로 ‘버림’받기보다는 ‘버려지는’ 땅이란 사실을, 그 실체를 지금에 와서는 나도 무척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된 건가... 그럼 이해가 되긴 하네...”

대충 어떻게 된 건지 알겠다.


루시아가 무의식중에 펼친 전이 마법이였지만, 내 옆에 있던 둘을 다른 이들과 달리 낙스의 좌표로 날려버린 모양이었다. 아무리 무의식이라고는 해도, 결국 심상의 영향을 받는 법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당시 루시아가 보기에 가장 거슬렸던 '둘'을 내게서 완전히 배제시킨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낙스만한 것이 없었다.

그런 만큼 둘이 낙스에 떨어진 것도 납득할 수 있었다.

“끄응... 그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바로 얼마 전에 공간전이 마법을 익히긴 했지만, 그런 나도 낙스는 갈 수 없었다.

좌표도 모르는데다가, 애당초 좌표가 없는 곳이 낙스였다.


철저하게, 이 세계에서 분리된 곳. 그것이 바로 낙스였으니까.

이 세상은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판게아였다.


우난나, 신의 축복이 내려진 땅. 그런 이름을 가진 세계는, 본래는 이런 모습이었던 것이 아니었다는 거다.


애당초 막 이 세계에 왔었을 때 이미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그거였다. 그때는 이야기가 길어진다고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그랬던 세계가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된 이유를 알게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나도 여태껏 그냥 섹스만 하면서 지냈던 것이 어니였으니 말이다. 이 세상의 지식은 어느 정도 꾸준히 익혀오고 있었다.

마침 천공성은 드래곤들이 모아놓은 수많은 책들이 있었다. 심심풀이로 하루에  권씩만 읽어도 그동안 읽어낸 책들이 수백 권이고,  중에는 드래곤들이 직접 써낸 이 세계의 역사서 같은 것도 있었다.


덕분에 나는 인간들의 세계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 세계의 진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세계, 우난나는 본래 여러 조각으로 쪼개져있었다.


여섯 개의, 제각각 다른 환경으로 이루어진 땅들. 도바난. 그렇게 불리는 드래곤들의 땅과 그렇지 않은 예외의 땅들로.

그리고 그렇지 않은 땅들은, 지금은 아투스와 낙스라고 불리는 땅들이었다.

그중에서, 인간들의 땅이기도 한 아투스는 원래는 그 이름처럼, 외곽에 둘러져있는 거대한 대륙이였다.

아니, 낙스도 마찬가지였다.

아투스와 낙스는 원래 하나의 대륙이였으니까.


여섯 개의 드래곤들의 영지ㅡ 제각각 분열된 대륙들과, 지금은 아샤와 아냐가 지배하는 아드리아. 거대한 바다로 나뉘어 분리된 거대한 대륙.

그것이 본래 이 세계가 가지고 있던 모습이었다.


제각각 다른 종족들이, 제각각 다른 땅에서, 아무런 분란도, 갈등도 없이. 저마다 대륙을 지배하는 종족들의, 드래곤들의 보살핌을 받아가며 살아갔던, 머나먼 고대의 시대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 세계를 조율하는 ‘질서자들’, 드래곤만이 존재하던 것이 아니였다.

이세계의 존재하는 법칙. 그로 인해 나눠진 두 개의 힘.

마력과 투기처럼.


마력을 지배하던 드래곤들과, 반대로 투기를 지배하던 종족이 있었으니까.


‘대리자들’

그렇게 불렸던 종족들.


그들이 살아가는 땅.

그 시대에서, 지금은 둘로 나뉘어 아투스와 낙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대륙은, 과거에는 이렇게 불렸다.


“기간토피아... 였던가?”


거인들의 땅. 그런 이름으로.

여섯 개의, 드래곤들의 지배를 받았던 드워프들과 엘프들, 요정, 인어 등의 지성체들과ㅡ 거인의 지배를 받았던 인간들.

아주 오래전에 일어났던 전쟁으로 인해, 멸망해버린 거인들의 땅이. 바로 지금은 분리되고, 버려져버린 땅.

그것이 낙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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