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00화 〉300화 (300/370)



〈 300화 〉300화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어딨어~?! 빨리, 빨리 내 옷 돌려줘!”


“응, 안 돌려줄 거야. 여기선 이쪽이 평범한 거니까 그런  알고 있어.”

빙글빙글, 카르네의 드레스를 손가락에 걸고 돌리다가 그대로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그런 나를 보고 경악한 듯 어버버거리던 카르네가 루시아를 바라봤다.

“루, 루시아~  좀 해봐. 아무리 그래도 이건 이상하잖아~ 너, 너희도  입고 있는데 나만 이런 것도...”

그리고 그런 카르네의 말에 루시아가 입을 열었다.

“그건 말이죠...”


루시아가 흘끔, 나를 바라봤다. 어떻게 할까요, 그렇게 묻는 듯한 루시아의 시선에 내가 어깨를 으쓱였다.

카르네가 에네스타에게 사과했다지만 카르네로서는 당연히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 시킨 사과는 굴욕이였을 테니까. 그리고 그 굴욕을 준 나보다도, 카르네의 성격상 아마 에네스타를 더 원망할 게 분명했다.


그래서 카르네가 혹시라도 앙심을 품지도 못하게 내 쪽으로 온전하게 어그로를 끌려고 이런 짓을 했을 뿐이었던지라, 이 뒤에는 어찌됐던 상관없었다.

나중에 호감도가 쌓이면, 적당히 말로든 뭐로든 타이를 자신도 있었고. 그래서 루시아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그리고 그런 내 제스처에 루시아가 살포시 웃으며, 카르네에게 마치 아이에게 가르치는 듯한 상냥하고 포근한 말투로 말했다.

“카르네, 이지경님의 말대로 여기에선 평범한 일이니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요. 저와 아샤랑 아냐가 옷을 입고 있는 건... 어디까지나 아이 때문이니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희도 알몸이였답니다? 원한다면, 마력을 걸고서 맹세할 수도 있어요. 카르네.”

거짓말은 아니였다.


실제로 루시아와 아샤, 아냐도 얼마전까지만해도 알몸이였던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진실도 아니였다.

그건 어디까지나 한창 아이만들기를 하던 중이라 그렇지 그게 당연했던 것은 아니였으니까.

그럼에도 ‘맹세’까지 거론하며 그렇게 날 두둔한 루시아의 거짓말을 카르네가 눈치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 그럼 쟤네들은?! 저 엘프야 그렇다 치고, 재네들은  옷 입고 있는데~?! 평범하다면서, 쟤네들도 옷 입고 있잖아?! 사실은 거짓말이지~? 맞지~?!”

카르네가 에오시스 자매들을 걸고넘어지며 그렇게 말했다. 카르네의 손가락질을 받은 에오시스 자매들이, 속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흰 옷을 입은 채로 움찔하고는 카르네의 눈치를 보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그런 셋을 보며 내가 말했다.


“나타, 모네, 에샤. 걱정 말고, ‘평범’하게 있어도 돼.”


루시아가 판을 열어줬으니, 우린 거기에 얻어 타면 그만이였다.

“아, 네. 주인님.”

“잠깐, 깜빡하고 실례를 저질렀네요.”


“영차~”


에오시스 자매들이 눈치껏 그렇게 말하며 훌쩍 옷을 벗어던졌다. 살랑살랑, 한순간에 알몸이 된 에오시스 자매들의 엉덩이 뒤로 흔들거리는 악마의 그것을 닮은 꼬리가 보였다. 악마랑 다른 점이 있다면, 끝이 창처럼 날카로운 하급 악마의 일종인 임프와는 달리, 그녀들의 꼬리의 끝은 하트모양이란 점이었다.

음마.

밤을 향유하는 종족다운 귀여운 꼬리였다.

아무튼 그런 에오시스 자매들을 보고서, 내가 말했다.

“봐, 이래도 거짓말 같아?”

보란 듯이 알몸이 된 에오시스 자매들이 태연하게 서있는 것을 가리키며 카르네에게 묻자, 이럴 리가 없어... 하고, 중얼거리며 현실을 부정하는 카르네가 보였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흘끗, 흘끗 쳐다보는 에오시스 자매들은 알몸인 게 부끄럽긴 커녕, 되레 자연스럽기만 해보일 뿐이었다.


오히려 뭔가 기뻐 보이기까지 했다. 셋의 마음을 읽자, 내가 에네스타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는 것이 썩 기쁜 모양이었다.

에네스타야 내 아이를 임신까지 했으니 그렇다 쳐도, 그녀들은 어디까지나 곁다리. 루시아가 내게 내준 아이들이였다.

그런 자신들을 내가 보호할 이유는 없었다. 아니, 정실의 입장인 카르네와 비교하면 그녀의 심기에 거슬릴 그녀들을 내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어찌됐건, 그녀들 역시 내가 책임져야할 이들이었다. 그런 내 의지를 알게 된 에오시스자 자매들은 알몸이란 사실을 감추지 않고서 오히려 강조하듯이 카르네에게 보여왔다.

그리고 그런 에오시스 자매들의 모습에 카르네는 더더욱 혼란스러워했다.

“우, 우으으으...?”


사실 이쪽이 거짓말이고 카르네 쪽이 옳았지만. 자기 혼자서만 그렇게 주장해봤자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다.

“아니면 뭐야, 카르네? 혹시 알몸인 게 부끄럽다거나 그런건 아니지?”


실시간으로 상식이 깨지고 있는 카르네가 이죽이는 듯한  말에 울컥하는 표정을 짓는 것이 보였다.


개개인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더라도, 드높은 자존심이야말로 드래곤의 특성이라고 부를  있는 것  하나다.

그 자존심을 건드리자 약간의 망설임 끝에, 카르네가 팔과 손으로 가리고 있던 치부를 드러내고서 우뚝 섰다.


두 다리를 어깨넓이로 벌린 채로 선 카르네가 잔뜩 얼굴이 붉어진 채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보, 보라고~! 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거든~?! 전혀 부끄럽지 않으니까~!”


눈꼬리에 눈물을 잔뜩 맺고서 그렇게 말해봐야 전혀 설득력이 없긴 하지만, 노력이 가상해서  본척 해주기로 했다.

“그렇다니 다행이네. 그럼...”

나도 옷을 벗었다.

“뭐, 뭐뭐뭐뭐뭐뭐뭐야~?!”

무척이나 당황한 카르네의 시선이, 우뚝 서서 가슴팍까지 올라온 드래곤 슬레이어에 꽂히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드래고니안의 거긴, 반쯤 용화한 드래곤 슬레이어 수준인 듯 싶었다.


대욕탕과  밖에서 봤던 것이 귀엽게 보일 정도의 형태와 크기의 드래곤 슬레이어를 보고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카르네와, 반대로 황홀하다는 표정으로 이를 보는 에오시스 자매들.


그리고 조금 부럽다는 듯이 이쪽을 흘끔, 보고 있는 아내들의 시선이 대조를 이루고 있어서 꽤 볼만했다.

“뭐긴 뭐야.  안에서는 알몸이라고 했잖아? 그럼 나도 벗어야지 안 그래?”

“그, 그거 말고. 그, 그...”

카르네에게 삿대질 당한 드래곤 슬레이어가 나 불렀냐는 듯이 껄떡이자, 히익하고 몸서리치는 카르네가 보였다.

“아까는 잘만 빨았으면서 왜 그래? 봐, 얘도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는데?”


그런 카르네에게 농담 삼아 그렇게 말하자,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이 카르네가 말했다.

“아, 아까랑 전혀 다르게 생겼잖아~?! 뭐, 뭔데 저거?! 이, 이상해! 이상하다구! 거기에 친하게 지내자니, 시, 싫거든? 내가 왜 그런 거랑...”

 두고 볼 일이었다.

“카르네가 그렇다니까, 오늘은 너희에게 부탁해야겠는걸.”

마침 좋은 위치에 있던 모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하자, 기쁜 듯이 베시시 웃는 모네가 보였다.


“정말인가요? 주인님.”


“그래, 카르네가 싫다는데 별 수 있나. 루시아도 괜찮지?”


“네, 에루나가 당분간은 무리하지 말라고 했으니까요. 에네스타도 저런 몸인 만큼, 카르네가 싫다면 당분간은 어쩔  없겠죠. 그러니까 걱정하세요. 애당초, 그녀들은 이럴 때를 대비해서 이지경님께 준 거나 다름없었으니까요.”

내 의도를 눈치 챘는지 그렇게 말하는 루시아가 보였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루시아가 곁에 있는 아샤와 아냐에게도 물었다.

“그러니까, 둘  상관없죠?”

루시아의 말에 아샤와 아냐가 잠깐 고개를 모로 꼬며 고민하다가 말했다.

“우웅, 아기한테 좋지 않다고 들었으니까...”

“당분간은 아냐도 참을게, 응, 아마. 일주일정도는 참을 수 있으니까~”


아냐가 무려 일주일씩이나 참아보겠다는 말까지 해오다니 놀랍다. 이게 모성이란 걸까...


모성으로도 고작 일주일밖에 참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는 것도 같긴 한데,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조기교육의 효과로, 아샤와 아냐에게 영구히 부여된 음란 효과 때문이니까.


아무튼, 아샤와 아냐마저 배를 어루만지며 아쉽다는 표정과 함께 사양하자 모네가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일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서, 나타와 에샤도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것이 보였다.


살랑, 살랑.


꼬리 끝으로,  몸을 건드려오는 세 자매가 그러고 있자니 뭔가 꺼림칙한 표정을 지으며, 카르네가 입을 열었다.

“뭐, 뭔데~? 쟤들, 왜 저렇게 신나하는 거야? 아까부터 무슨 말을 하는 건데~?”

“무슨 뜻이긴, 이런 거지. 모네. 이번엔 네가 먼저 하렴.”


“네~ 주인님♥”


내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모네가 입을 벌리고서. 커다랗게 발기한 드래곤 슬레이어의 끝을 어루만지는 것이 보였다.


“주인님의 자지... 엄청 커졌네요♥ 이렇게나 커져서... 아하...♥”

음마인 모네도 한 번에 삼키긴 힘든 크기의 드래곤 슬레이어를, 행복한 얼굴로 감싸 쥔 모네가 킁킁, 하고 드래곤 슬레이어의 냄새를 맡는 것을 보고서, 카르네가 어어어, 거리면서 그런 우리를 바라봤다.


“루, 루, 루시아, 저, 저, 저거...”

그런 우리를 가리키며, 루시아를 쳐다보는 카르네가 보였다.

 자매의 남편이 바람피우는 모습을 목격한 처제 같은 표정으로 그러고 있는 카르네를 보고 있자니 꽤 웃겼다. 아주 틀린 것도 아니라 더욱 그랬다. 어떻게 보면 진짜 그런 입장이기도 했으니까. 뭐, 정작 그녀도 바로 조금 전엔, 그런  성기를 빨고, 사정까지 시켰지만.


카르네도 일단 내 아내인 셈이니까 상관없는 일이다.


지금 내게 중요한 건...


“어떠신가요? 주인님♥”

쯔웁, 쯔웁♥

그런 카르네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는, 욕망에 충실한 채 드래곤 슬레이어를 애무하는데 집중하는 모네의 손길을 즐길 따름이었다.


카르네의 일에 신경 쓰지 않고 말이다.

“그래, 기분 좋구나. 계속 그렇게 하렴.”

그렇게 말하고서, 모네의 머리를 쓰다듬자 기쁜 듯이 더욱 열심히 드래곤 슬레이어를 애무해오는 모네가 보였다.


물론, 전부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이러는 거다. 여기에 있는 것이, 카르네와 나. 그리고 에오시스 자매들뿐이였다면 절대로 이러지 않았을 거다.


그녀들만이 아니라, 제일 먼저 내 아내가 된 루시아가 있으니까, 그녀가... 루시아가 알아서 해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으니 이러는 거였다.

그리고 그런  신뢰를 부응하듯이, 루시아가 당혹스러워보이는 카르네에게 상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진정하세요. 카르네, 당신이 싫다고 했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요?”

“어, 어쩔 수 없다니~? 내, 내가 뭘 어쨌다고~?!”

“그야ㅡ”


키득거리며, 루시아가 그런 카르네를 보며 무척이나 재밌다는 듯이 미소 짓는 것이 보였다.


 미소를 보고서, 나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져서 몸을 움츠렸다.


“주인님?”


“아니... 잠깐 오싹해서.”

“아하, 여기, 말이죠?”


그런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올려다본 모네에게 대충 그렇게 대답하자  새 약점을 찾았다고 생각했는지, 복기하듯이 방금 전에 어루만졌던 곳을 중점으로 빙글빙글, 손가락으로 애무해오는 모네가 보였다.

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고 나는 여전히 싱글거리며 웃는 루시아를 쳐다봤다.

대답을 구하는 카르네를 보며, 뜸을 들이며 웃고만 있는 루시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남편을 기분 좋게 해주는 건, 아내로써는 평범한 일이잖아요?”


역시 루시아도 상당히 사디스트한 경향이 없잖아 있기는 했었다.


그 사실을 태연하게 그렇게 거짓말하며 카르네를 충격에 빠뜨리는 루시아를 보고서, 나는 재차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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