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6화 〉296화
뿌옇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대욕탕에서, 멍하니 자리에 앉아서 몸을 가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수건을 꼭 움켜쥔 카르네가 중얼거렸다.
“어, 어째서 내가 이런 꼴로...”
혼란스러워 보이는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는 카르네를 보고서, 내가 말했다.
“어째서긴 씻으러 온 거지.”
그렇게 말하고서, 손가락을 튕겼다.
푸확하고, 카르네의 머리 위로 뜨거운 물이 뿜어졌다.
“꺄악?!”
졸지에 물을 뒤집어 쓴 카르네가 비명을 지르며 흘러내리려는 수건을 붙들어 잡는 것이 보였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물을 뒤집어 쓴 카르네가 캬악, 하고 물을 뒤집어 쓴 고양이처럼 나를 노려보며 외쳤다.
그래서 말했다.
“응, 역시 카르네야. 아주 예쁜걸.”
“갑자기 그게 무슨... 아... 아아~?!”
추욱, 하고 젖은 수건 밑으로 몸매가 훤히 드러난 카르네가 그제야 몸을 웅크렸다. 그래봤자 보일 건 전부 보인 뒤인데도 말이다. 아무튼 얌전해진 카르네를 보면서, 챙겨왔던 것을 양 손에 잔뜩 묻혀 거품을 내며 말했다.
“자, 그럼 몸부터 닦아볼까. 욕탕에 들어가려면 일단 몸부터 씻는 게 상식이잖아?”
“자, 잠깐만. 또 이상한 짓 하려고 하는 거지~?!”
오, 눈치가 빠르다.
아니 이제야 눈치 챘다는 점에선 눈치가 느리다고 해야 하나. 뭘,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대답 없이 열심히 거품을 내고 있는 나를 보고서, 뭔가 느꼈는지 카르네가 말했다.
“돼, 됐어. 나 나갈 거니까~!”
벌떡 몸을 일으킨 카르네를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은 내가 말했다.
“얌전히 있어, 카르네.”
대충 그렇게 말하고서 카르네의 팔을 붙잡았다.
“읏...! 이게~!”
팔을 붙잡은 나를 뿌리치려는 카르네의 주위로 마력이 모여드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먹었다.
그리고 도로 카르네를 자리에 앉혔다.
“어? 에...?”
공간이동으로 도망칠 생각이였던 모양인데, 그것이 실패하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순식간에 도로 자리에 앉혀진 카르네가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지었다.
꿀렁꿀렁...
그리고 그런 카르네의 마력을 먹어치우는 것으로 손쉽게 막아버린 포식자는 모처럼 먹은 드래곤의 마력에 기뻐하며 더 많은 마력을 요구해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의 포식자의 활약은 여기까지였다.
“너,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어떻게, 내 마력을...”
“글쎄다.”
어깨를 으쓱이면서, 내가 말했다.
“그보다, 실례 좀 할게.”
대충 그렇게 말하면서 카르네가 마지막 보루로 부여잡고 있던 수건을 빼앗았다.
“앗~?!”
졸지에 정말로 알몸이 되어버린 카르네가 목소리를 높였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서 그런 카르네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읏?!”
쩌적, 하고 굳어서 태연하게 손을 뻗어 자신의 가슴을 주물러오는 나를 보는 카르네가 보였다.
등 뒤로 뻗어 나온 내 손이, 떡 주무르듯이 가슴을 마구 주무르는 것을 보는 카르네가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서 입을 뻐끔거리던 것도 보였다.
“지, 지금 뭐, 뭐, 뭐...”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굳어있던 카르네가 말을 더듬으며 뭐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서 말했다.
“응, 좋은 가슴인걸. 역시 카르네야.”
“그, 그런 걸 묻는 게 아니, 으읏~?!”
말랑말랑.
루시아나 에네스타의 가슴보다는 작았지만 제법 주무르는 맛이 있었다.
“읏... 뭐, 뭐야 몸이 왜... 아읏...♥ 너어~ 나한테 뭘 바른... 흐읏♥”
역시 드래곤. 이제야 효과가 돌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꽤 주물렀는데 지금에서야 볼록, 하고 카르네의 가슴 위로 서기 시작하는 젖꼭지가 보였다. 분홍빛의 앙증맞은 카르네의 젖꼭지가 점점 더 단단하게 서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몸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챘는지 버둥거리기 시작하는 카르네에게 그녀가 궁금해 하던 것에 대해서 말해줬다.
“그냥 평범하게 모유로 만든 바디워시니까 안심해.”
거품이 잘 나도록 다른 것도 조금 섞긴 했지만 대부분의 성분은 모유였다. 피부미용에 우유가 그렇게 좋다고 들었으니까 아마 비슷한 것인 모유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발상에서 만들어본 녀석이었다.
뭘, 루시아나 아샤, 아냐도 좋아해줬으니까 카르네도 좋아할 게 분명했다.
사소한 부작용으로 드래곤조차도 발정하게 만드는 미약 성분이 다분히 함유되어있지만, 어찌됐건 몸에는 해롭지는 않으니까 괜찮았다.
“바디워시가 뭔데 이... 흐으읏~~♥”
하얗게 거품칠이 된 카르네의 가슴 위로 단단하게 선 젖꼭지를 꼬집었다. 그러자 고개를 뒤로 젖히며, 내게 등을 기대오는 카르네가 보였다.
그렇게나 몸부림쳤던 카르네가 내게 몸을 맡겨오는 것을 보니 조금 감동이였다.
그래서 좀 더 정성을 담아서, 그런 카르네의 몸을 씻겨주기로 했다.
“히읏?!♥ 거, 거긴 안 돼~!”
다리 사이로 뻗어지는 내 손을 보고서, 허벅지를 오므리는 카르네가 보였다.
“그러지 말고, 구석구석 씻어야지 탕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안 들어갈 거라니까, 안 들어갈 거라구~! 탕 같은 건 너 혼자 들어가면 되잖아~! 아까부터 계속... 아앗?!”
목욕을 싫어하는 아이 같은 소리를 하는 카르네의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시, 싫어~!”
카르네가 그런 내 팔을 잡아당기며, 허벅지를 도로 닫으려고 했지만 내 팔은 꿈쩍도 하질 않았다.
거기에 완력적인 면만이 아니라, 상황적으로도 지금의 나는 카르네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상황이였다.
“꺄윽♥ 이, 이거... 뭐야... 히읏♥♥♥”
저항하려는 카르네의 젖꼭지를 잡고서, 빙글 돌리는 것만으로도 카르네는 금세 무력화되어버렸으니까.
응, 역시 감도가 좋은 가슴이었다.
아무리 에네스타의 모유로 만든 바디워시를 발랐다고는 하더라도 처음부터 가슴으로 이 정도까지 느끼는 건 루시아말고는 본 적이 없었는데, 카르네도 가슴이 약점이였나보다.
흠칫흠칫, 하고. 재차 젖꼭지를 만져져서 절정한 카르네가 몸을 떨고 있는 것을 보며, 두 번이나 가슴으로 절정해서 주르륵, 하고 애액을 흘리고 있는 카르네의 균열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아, 안 돼... 정말로, 거기는... 하읏♥”
애원하듯 그렇게 말하는 카르네가 나를 바라봤다.
“거기는, 정말로... 정말로...”
잔뜩 엉망이 된 얼굴로 그렇게 말하는 카르네를 보고서.
“그래도 제대로 씻어야 되니까 어쩔 수 없잖아, 카르네.”
그렇게 말하자,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저항하는 카르네가 보였다.
하지만 아까도 안됐던 게 지금이라고 될 리가 없었다. 이리저리 몸을 비트는 카르네에게도 아랑곳하지 않고 검지로 그런 그녀의 균열을 훑었다.
“아흣♥♥”
몸을 들썩이는 카르네가 신음을 토하는 것이 보였다.
카르네도 이 바디워시가 마음에 든 모양이였다.
“자, 깨끗하게 씻어줄게.”
흥얼거리듯, 그런 말과 함께 검지와 약지로 벌린 카르네의 균열 사이를 거품을 잔뜩 묻힌 중지로 골고루 문질러줬다.
이래봬도 아내들을 상대로 몸을 씻겨준 적이 몇 번인가 있었다.
나름 호평을 받았던 만큼, 나는 자신감있게 거품을 잔뜩 묻힌 카르네의 균열을 손바닥으로 덮고서 내 손을 타올 삼아서 카르네의 균열을 부비기 시작했다.
“그만♥ 읏♥ 앙, 앗♥ 으읏♥♥ 하앗♥ 아앗♥♥”
움찔움찔, 그때마다 몸을 떨던 카르네가 내 팔을 꼭 부여잡고서 입술을 꽉 깨무는 것이 보였다.
“제발... 힛♥ 제발, 히읏♥ 부탁... 흐앗♥ 아, 아아아...♥ 더, 더는... 안 돼앳♥”
이윽고.
“흐우으으읏♥♥♥”
고개를 푹 숙이는 카르네와 함께, 쉬이잇하고 그런 카르네의 균열을 문지르고 있던 손에 뜨끈뜨끈한 것이 뿜어져 나왔다.
이게 카르네가 아니었더라면 소변을 본거라고 착각했을 만큼, 격렬한 기세로 뿜어져 나오는 애액을 보며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흘렸다.
“...카르네, 너 진짜 민감하구나?”
가슴도 가슴인데, 이쪽도 엄청 민감한 모양이었다.
카마수트라를 사용했더라면 어찌됐을지 엄청 궁금해졌다. 하지만 참기로 했다. 이제 그 녀석은 함부로 쓰면 안 되는 녀석이 된지 오래라 아직 경험도 없는 카르네에게 쓰긴 무리가 없잖아 있었다.
“그나저나... 깨끗해졌는걸, 카르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부들부들 떨리는 카르네의 다리 사이로 애액을 흘려대는 균열을 바라봤다. 연신 애액을 흘러나오는 균열이 보였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아무리 씻어도 다시 애액으로 잔뜩 젖어버릴 테고, 그래서야 백날 씻어도 탕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나야 별로 더럽다고 여기지도 않고, 실제로 드래곤의 애액은 영약이 되면 됐지 더러운 구석이라곤 없었다.
그러니까, 카르네는 이걸로 충분히 깨끗해진 셈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하...♥ 하아...♥ 하앗...♥”
숨을 몰아쉬며, 추욱 늘어진 카르네를 안아들었다.
“후아...?”
내게 안겨서 멍하니, 나를 올려다보는 카르네를 보고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 다 씻었으니까 이제 욕탕으로 가자.”
그 말에 카르네가 두 눈을 끔뻑이며 말했다.
“너, 너는...?”
카르네의 말에 뭔가 싶었다가, 그녀의 정보창을 보고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내가 말했다.
“뭐야, 내가 씻는 거 도와줄 거야? 카르네.”
화악, 하고 그 말에 얼굴이 붉어진 카르네가 도리질치는 것이 보였다.
“내, 내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
그러고선 카르네가 그렇게 말했다.
응, 아쉽지만 오늘은 이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뭘 아직 시간은 많았다.
빙글빙글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카르네와 내 몸에 남아있던 거품들이 말끔히 사라졌다. 내가 익힌 얼마 안 되는 생활 마법 중 하나인 청결 마법이었다.
아무튼 이걸로 나도 깔끔해졌다.
그러니 욕탕에 들어가도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나를 보는 카르네가 어버버하며 말했다.
“너, 너, 너... 이, 이럴 거면 처음부터 마법을 썼으면...”
“그럼 기분이 안 살잖아.”
내 대답에 무척이나 억울해 보이는 카르네의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서, 나는 욕탕으로 걸어 들어갔다.
뜨끈뜨끈한 대욕탕에 몸을 눕히자, 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역시 잔뜩 일하고서 하는 목욕은 피로회복에 최고인 법이었다.
몇 주는 묵은 듯한 피로함이 노곤 노곤한 느낌과 함께 풀리는 기분을 느끼며, 나는 내 허벅지 위에 앉아있는 카르네에게 물었다.
“어때? 카르네도 씻으니까 기분 좋지?”
“내, 내 몸으로 그, 그런 짓을 해놓고서 지, 지금 그걸 말이라고...”
그런 짓이라니.
나는 열심히 카르네를 씻겨준 것 밖에 한 게 없었다.
“그래서, 기분 나빴어?”
“읏...”
내 말에 아무런 말도 못하는 카르네를 보고서 씨익, 웃으며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렇게 억울하면 다음에는 너도 내가 씻는걸 도와주면 되잖아.”
“으, 으으으~!”
분통을 터트리고 싶다는 얼굴이였지만 그럴 수 없어서 엄청 억울해 보이는 표정을 짓는 카르네가 보였다.
그런 카르네의 정보창을 살펴보자, 날 한 대 후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가 이내 사그라지는 것이 보였다.
내게 그런 짓이 통하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카르네였다. 진작 힘으로 날 뿌리치려다가 실패했으니 말이다. 심지어 자신의 영지 안에서 펼친 마법조차도, 완성이 되기도 전에 막혀버렸다.
내가 몇 번이고 포식자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란 사실을 모르는 카르네로써는, 도저히 내게 저항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작전을 바꾼 듯한 카르네가 말했다.
“으응...♥ 이, 이제 그만 만지면 안 될까~? 아, 아니면 그만 씻고 밖으로 나간다던가~?”
애교부리듯, 그렇게 말하는 카르네를 보고서 피식 웃은 내가 말했다.
“응, 안 돼. 계속 만질 거야.”
그렇게 말하고서 카르네의 가슴을 이리저리 주물럭거렸다.
“흣...♥ 으으읏~♥♥”
그나저나, 만지면 만질수록 생각하는 건데, 정말로 좋은 가슴이었다.
말랑말랑한 게, 만지는 느낌이 엄청 좋았다.
얌전히 내 허벅지에 앉은 채로, 가슴을 주무르더라도 아무 짓도 못하는 카르네를 보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계속 만져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으, 대체 어떻게 되먹은 인간인거야~?!”
이후로도, 몇 번인가 이런저런 방법으로 날 떼어내려고 하는 카르네에게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을 주무르자, 결국 우는 소리를 내는 카르네를 보고서.
“응, 이젠 인간 아니야.”
그렇게 말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