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5화 〉265화
“검은 성녀라...”
에루나에게 부탁하니 하루 만에 검은 성녀에 대한 정보가 마련됐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는 했지만, 동시에 계속되고 있던 드래곤들의 내기 덕분이었다.
루시아의, 라이어스 제국에 머물고 있는 요정향의 사신단.
아샤와 아냐의, 란자카 왕국에 있는 수많은 인어들.
크리샤의, 제국과 접경해있는 드워프들의 도시이자 수많은 상인들이 오가고 있는 테 베르나.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인간들의 나라에 뿌리내리고 있는 드래곤들의 수족들이 정보를 모아서 보낸 탓에 하루 만에 검은 성녀에 대한 방대한 양의 정보들이 내 앞으로 모여들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내가 아니라 에루나의 앞으로 모여들었지만, 아무튼 그걸 또 에루나가 내가 보기 쉽도록 정리하고 추려서 걸린 시간까지 해서 하루. 고작 하루가 걸린 거였다.
이게 엄청나게 빠른 속도란 건 확실히 알겠다.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던 곳에서조차도, 아무리 유명인에 대한 정보를 구하려고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는 법이었다.
심지어 쓰리사이즈에서 평소에 입는 속옷들, 언제 씻고 언제 식사를 하는 지, 먹었던 식사의 메뉴는 뭐였는지에 대한 사소한 정보들까지 얻으려면 하루 이틀로는 끝날 일이 아니었다.
꽤나 공들인 정보원을, 오랫동안 감시할 대상의 곁에 두어서... 신뢰를 얻은 뒤에나 얻을 수 있는 것들.
이 세계에서라면, 마땅히 그런 식으로밖에는 얻을 수 없는 정보들이 하루만에.
단 하루 만에 끝났다.
에루나 대단해. 드래곤 대단해. 연신 감탄하면서도 검은 성녀에 대한 정보를 읽어보니 꽤 가관이었다.
아리스가 실종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신탁을 통해 임명된 소녀는, 또 얼마 안 되어 모두에게 인정받아 두 번째 성녀가 되었다.
거기에 이름도 많았다.
빈민들을 구제하는 구원자, 자비로운 신의 자녀, 검은 팬티의 성녀님 등등. 후자는 대체 어떤 과정으로 얻은 이름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간에 그 밖에도 여러 가지로 '성녀' 그 자체인 여자였다.
속옷부터 옷까지 하나같이 검은 색으로 일관하는 검은 머리의 소녀. 그렇기에 검은 성녀라고 불리는 존재의 일과는 새벽부터 빈민가를 돌며 치유와 자비를 베풀고 다니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니 말이다.
소문 중에는 죽어가던 자, 혹은 이미 죽은 자까지 되살릴 정도로 강대한 신성력을 지니고 있다던가.
인간들의 나라가, 인간들의 종교에서 말하는 신성력이 사실은 그저 치유마법에 특화되었을 뿐인 마력임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그런가보다 싶었지만. 그 사실을 오랜 세월의 와전으로 잊힌 채인 인간들에게는 아마 꽤나 신성하게 보였나보다.
아무튼, 그 신성한 마력을 타고난 소녀. 신검, 천검의 선택을 받아서 어영부영 성녀가 되었던 아리스랑은 달리 신탁으로 선택받은 소녀는 차별적인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신검의 선택을 받은 성녀와, 신의 신탁을 받은 성녀. 어느 쪽의 위상이 더 높은지는 말할 것도 없을 테니까.
더군다나 아리스는, 치유마법을 쓸 수 없는 검사였으니 더더욱 그랬을 거다.
아리스가 가지고 있던 성녀라는 칭호 덕분에 아리스를 범한 것으로 정작 마왕인 내가 치유마법을 쓸 수 있게 되어버린 것에 무색하게도 정작 그 성녀인 아리스는 제대로 붕대도 감지 못하는 소녀였으니까.
어쨌거나 덕분에 그녀를 찾아내고 정치적으로 보호 중인 발렌시아 추기경이란 녀석이 차기 교황으로 유력해졌다는 모양이지만 그건 나랑 상관없는 일이고...
중요한 건, 최근 그 검은 성녀가 거처하고 있는 장소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꽤 골치를 썩였던 곳과 또 엮였으니 말이다.
드네아 공작가.
지금은 완전히 골렘에 빠져버린 아리스의 본가였다.
“안 빠졌어욧! 흐읏♥”
하악, 하고 아리스가 달뜬 신음을 토하며 허리를 비틀었다. 찌걱찌걱, 그런 아리스의 등 뒤에서 두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아 안고 있는 골렘이, 나를 꼭 닮은 골렘이 그런 아리스의 균열을 애무하고 있는 중이었다.
쯔웁쯔웁, 두 손가락으로 아직까지도 꿰뚫린 적이 없는 소녀의 균열을 유린하고 있는, 나를 닮은 골렘은 무표정하게 계속해서 아리스의 균열을 농락하고 있었다. 그때마다 몸을 파르르 떨며 쾌락에 흐느끼는 아리스를 구경하는 건, 꽤 재밌는 일이어서...
“빨리, 이것 좀 떼내... 하윽♥”
나를 원망스레 바라보며 말을 잇는 아리스가 뭐라 하든 말든 내버려두었다.
“힛...♥ 안 돼, 거긴... 히으읏♥”
그러자 아리스가 꾸욱, 하고 클리스토리스를 꼬집는 골렘의 손가락에 고개를 젖히며 절정하는 것이 보였다.
푸슈슛, 발끝을 쭉 앞으로 빼며 애액을 뿜으면서 대절하게 절정하는 아리스를 보고 있으면 그녀가 골렘한테 빠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건지도 알 수 있었다.
고작 30분 만에, 손가락만으로 가버렸으면서 안 빠지긴 뭘 안 빠졌다고.
여전히 솔직하지 못하다니깐.
“30분이나 버틴 거거든욧?! 대체 어느 여자가 이런 거에...”
“이런 거라고 말하면 걔가 섭섭해 할걸. 그치?”
내 말에 그렇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골렘이, 자신을 무시한 아리스에게 벌을 내렸다.
“그런 게 아니... 자, 잠깐만요... 잠... 흐긋♥♥”
쯔우우웁, 골렘이 그대로 아리스를 안아들어다가 엉덩이를 좌우로 잡아 벌리고는 내 앞으로 다가왔다. 코앞까지 내밀어진 아리스의 엉덩이가 눈앞에 있었다. 오랜 개발을 통해서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있는 아리스의 항문에 고양이 꼬리가 달려있는 애널비즈가 좌우로 살랑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 밑으로는 골렘의 손가락으로 가버린 직후의, 움찔움찔하고 떨며 애액을 흘리고 있는 소녀의 균열이 있었다.
분홍빛의, 깨끗한 균열이였다.
아직 처녀니까 당연하겠지만.
“그, 그만 보세... 하악♥ 마, 만지지마세요!”
내게 억지로 국부를 펼쳐 보인 아리스가 겨우 손가락이 닿았을 뿐인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서 내게 뭐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아리스의 건장진 태도는 금방 골렘에게 교정 당했다.
찰싹, 하고 아리스의 엉덩이를 골렘이 세차게 때린 거였다.
“하으읏...♥”
찰진 소리와 함께, 엉덩이를 맞은 아리스의 꼬리가 놀란 고양이처럼 쭈뼛쭈뼛 섰다가, 추욱 늘어지는 것이 보였다.
음, 내가 만들었다고는 믿겨지지 않는 퀄리티의 걸작이란 말이지.
아리스의 엉덩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잡아다가, 정말로 고양이처럼 흔들거리는 저 비즈는 다시 만들라고 해도 못 만들 거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골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골렘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뽀옥, 하고 아리스의 애널비즈를 잡아 뽑아냈다. 애널비즈가 빠져나가자, 움찔하고 떨리며 골렘이 좌우로 펼친 엉덩이 사이로 뻐끔거리는 항문이 보였다.
매번 끝나고 나서 치유마법을 걸어줬지만, 역시 그걸로는 조금 역부족했는지 전보다 조금 늘어져 보였지만... 뭘, 그쪽이 오히려 더 야해서 좋았다.
“보지, 보지마세... 흐으읏...♥”
허리를 이리저리 비틀며 내 시선이 닿고 있는 엉덩이를 가리려고 하는 아리스였지만, 골렘의 완력 앞에는 어림도 없었다.
급조해서 만든 골렘이었지만, 골렘은 골렘. 수십 가닥으로 이루어진 그림자의 손을 토대로 만들어진 뼈대는 상당한 완력을 자랑했다.
적어도 아리스의 힘으로는, 투기를 쓰지 않고는 벗어날 수 없을 정도의 완력을.
다르게 말하면 투기를 쓰면 아리스라도 벗어날 수 있는 수준이긴 했지만...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이네. 안 그래, 아리스?”
그저 움찔움찔, 몸을 떨며 아직까지도 처녀인 균열로 애액을 흘리고 있는 아리스에게 이죽거리며 말했다. 그 말대로 아리스는 아주 사소한 투정을 부리며 저항할 뿐이지, 골렘에게서 벗어날 생각은 없어보였으니까.
“어, 어차피 억지로 명령하면, 저는 저항할 수 없잖아요...?”
“저항할 수 없다고 저항하지 않는 게 이상한 거야.”
싫으면 죽어도 싫어하는 것이 사람이니까.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알고 있던 아리스는 내 배때기에 칼빵까지 놓았던 당찬 소녀였었다. 지금도 그 흔적으로 남아있는 상처가, 가슴팍에 있는 보석처럼 이루어진 불멸자의 심장이 따끔거릴 때가 있었다.
내가 마왕임을 알게 되자마자, 옆에 있던 크리샤가 드래곤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뒤도 안보고 칼을 휘둘렀던 아리스. 그때의 아리스였다면,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치욕을 받고 있진 않았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자, 이걸 원했지? 아리스.”
내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꺼내들자 골렘이 잡고 있던 아리스를 그런 드래곤 슬레이어에 그대로 내리꽂았다.
쯔푹!
“아우욱♥♥♥ 엉덩이가앗♥ 하악♥ 핫♥”
원하던 것을, 드래곤 슬레이어를 얻게 되자 고개를 뒤로 젖히며 또 다시 절정한 아리스가 신음을 토했다.
“흐앗♥ 하앗♥ 어째서, 전보다 더 기분 좋... 흐으읏...♥”
방금까지 해도 퉁명스러웠던 것은 온데간데없이, 항문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물며 절정하고 있는 암컷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런 아리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 그래. 골렘이 아니라 마왕한테 푹 빠져버린 성녀라고 해줄게. 이건 부정할 수 없겠지?”
크기를 조금 줄이긴 했어도 여전히 커다란 드래곤 슬레이어를 가뿐하게 받아들여 오는 아리스의 항문이 그 증거였다.
빼도 박도 못하는 것이 삽입하자마자 정액을 졸라오듯이 마구 조여오고 있었다. 이런데도 부정하는 건 염치라곤 없는 거겠지.
“이건 당신이♥ 이렇게 만... 핫♥ 가, 가슴은 꼬집지 마세요! 하우웃♥”
“이러지 않으면 만질 것도 없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제 가슴은 그렇게 작지... 하악♥”
거짓말이나 하는 못된 성녀의 젖꼭지를 비틀자 달뜬 신음을 토하며 더욱 드래곤 슬레이어를 조여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샤랑 아냐보다도 가슴이 작은 주제에, 이쪽만큼은 둘보다는 나은 성녀였다.
아니, 엉덩이만 빼면 쓸만한 것이 없는 성녀라고 해도 좋았다.
“그, 그런...”
“내가 뭐 틀린 말 했나?”
“저는 엉덩이만 쓰, 하우웃?!♥ ”
말이 많은 아리스의 엉덩이를 찌르자 말을 잇지 못한 채 몸을 부르르 떠는 아리스가 보였다.
“봐, 틀린 말 아니잖아.”
그런 아리스를 보며 다시금 말하자, 파르르 떨리는 시선으로 나를 보던 아리스의 가녀린 두 팔이 내 목을 얽어왔다.
“더, 더 이상은 무리...♥”
그렇게 말한 아리스가, 내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