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32화 〉232화 (232/370)



〈 232화 〉232화

에루나의 옅은 보랏빛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언제나처럼, 태연한 얼굴로 장난치듯 유혹해오던 에루나가, 두 뺨을 붉힌 채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에루나의 얼굴이 보였다.


그런 그녀의 시선이, 나를 보고서. 아, 하고 작게 입술을 벌리고서. 후회하는 것처럼, 탄식하는 것이 보였다.


꾸욱, 하고. 그런 내 가슴 위로 얹어졌던 손으로 나를 밀어내며, 에루나가 입을 열었다.


“......농담이었습니다, 주인님.”

답지 않게 말을 물리며 몸을 일으켜 세우려는 에루나의 허리를 붙잡고, 도로 내려앉혔다. 그리고 꽉, 하고 그런 에루나를 끌어안았다.


내게 안겨진 에루나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나를 올려다봤다.


“책임지라며.”


그런 그녀의 턱을 집어 올렸다.


이윽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와 에루나의 입술이 겹쳐졌다.


“으으응... 으응...”


에루나의 입 안을 구석구석 핥았다. 달군 화로처럼, 뜨거운 에루나의 입 안에서 서로의 혀가 얽혔다. 마치 서로가 서로를 확인하듯이, 천천히 얽혀갔다.

이세계에 처음 소환됐을 때, 처음으로 에루나를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앞에 엎드려서, 발등에 키스하며 영원한 충성을 맹세했던 골렘, 나의 시녀이자, 시종이자, 영원한 종복. 지금처럼, 앳되고 어린 소녀의 모습이 아니었을 때의 모습을 더듬듯이 떠올렸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내게 안겨있었다.


내게 안긴 채로, 입술을 맞춰오고 있었다.


“응, 츄웃... 츄웁...”

에루나의 양 손이, 내 뺨을 붙잡았다. 그리고 더더욱 입술을 밀어붙여왔다. 좀 더, 하고. 그런 에루나의 감정이 뭉클하고 귓가에서 속삭여왔다.

서로의 감정을, 생각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들리지 않았던, 에루나의 감정이 자그마한 목소리로 호소해왔다.

차마  밖으로 내지 못하고, 단지 억누르고만 있었을 그녀의 감정들이, 내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항상 나를, 그 다음으로는 드래곤들을, 또  다음에는...

그런 식으로 뒤로 미뤄왔던 그녀의 감정들이.


좀 더... 하고.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다는 듯이, 단지 그것만을 소망하는 에루나의 감정이 내 안에 흘러들어왔다.


그런 에루나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녀가 바라던 대로.

좀 더, 강하게.


“읏, 읏... 츄웃... 웅... 츄웁...”

에루나의 뒷머리를 끌어당기며 입술을 맞췄다.


그리고, 그런 나를. 입술을 탐해오는 나를 에루나가 받아들였다.

서로 더듬듯이 입술을, 혀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내게 휘둘러지는 에루나가 가쁜 숨을 내뱉으며 꾸욱, 하고 내 가슴팍 위로 손을 올렸다. 나 역시, 그런 에루나의 가슴 위로 손을 올렸다.

“읏응... 읏... 츄웁... 아...”

탄식하듯이, 그런 에루나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괴로운 듯이, 터져 나오는 그 신음소리에 내가 멈칫했다.

에루나가 나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을 때를 떠올렸다.

또, 그 탓으로 작아져버린 에루나가, 어려진 얼굴로, 여느 때처럼 태연한 얼굴로 나에게 ‘주인님’하고 말을 걸어오고, 멍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내 머리를 끌어안으며 위로했던 것을 떠올렸다.

문득 겁이 났다.

가느다란, 그녀의 몸이 부스러지지 않을까, 하고


처음 이세계에 소환됐을 당시, 나보다 훨씬 강했던 에루나는 이제는 내가 조금 힘을 주면 툭, 하고 부러지지 않을까 싶을 만큼 가냘팠다.

조금만 더, 내가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내가 조금만 더, 욕망에 솔직해지는 것만으로도. 간단하게, 눈앞에 있는 여리기 그지없는 에루나의 몸이 망가지지 않을까, 또 나 때문에 에루나가 다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웠다.


그때 그런 에루나의 팔이 내 목을 둘러왔다.

괜찮다고 말하듯이.


“츄웃...!”

에루나의 혀가, 그런 내 혀를 빨아왔다. 언제나 항상 태연한 얼굴로, 나를 놀려오던 에루나가 내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뺨을 끌어안으며 키스해오고 있었다.


“.....”


그런 에루나의 머리를 마주 끌어안고서, 입을 맞췄다.



“하아...”


한숨을 내뱉으며, 내게서 입술을 떨어트리는 에루나로부터 가느다랗게, 타액으로 이뤄진 실선이 이어졌다. 또옥, 하고 그 실선이 끊어지고서 손가락으로 더듬듯이 입술을 만지던 에루나가 입술을 열었다.


“...키스를 받는다는 게, 이렇게나 기분이 좋았군요.”


연보랏빛 눈이 어쩐지 조금 몽롱한 느낌으로 나를 응시했다.

“한 적은 있었어도, 받은 적은 없어서 몰랐습니다.”

찔끔하고, 그런 에루나의 시선을 피하듯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못들은  자그맣게 부풀어서 존재를 주장하고 있는 에루나의 가슴을 만지는데에 집중했다.

“읏...”

흠칫하고 몸을 떠는 에루나를 보면서, 나는 그런 에루나의 가슴 위로 작게 솟아있는 젖꼭지를 만지작거렸다.


“...키스 다음은, 가슴입니까? 아니, 생각해보니 키스 중에도 제 가슴을 만지작거리셨죠.”


그런 나를 보고 한숨을 내뱉는 에루나가 보였다.


“가슴이 뭐 어쨌다고.”

내가 무슨 가슴에 환장한 사람취급을 받은  같아서 에루나에게 그렇게 대답하자, 고개를 모로 꼬는 에루나가 입을 열었다.

“...아뇨, 그저. 이전의 몸이었다면 주인님이 더 즐거우셨을 텐데, 하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어... 뭐, 그래도 요즘 작은 것도 꽤 나쁘지 않아서...”


“꽤, 나쁘지 않은 겁니까.”

그런 에루나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그때의 에루나의 가슴은 꽤나 컸지... 아니, 꽤나 크다고 할 만한  아니라, 루시아의 다음가는 가슴이긴 했다.


지금이야, 이렇게 쪼그라... 아니, 작아지긴 했지만. 전성기의 에루나는 굉장했었던 거다. 아마 만져본다면 더더욱 대단했을 게 분명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만져보기라도 해볼걸.

내 탓으로 가슴이 작아진 건데도, 괜히 그런 말을 하면서 죄송스러워하는 에루나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랬더라면 지금의 에루나도 아마 덜 미안해했을 테니 말이다.


“아니, 뭐... 오히려 작은 쪽이 더 신선하다고 해야 하나, 좋은 느낌도 들고...”

그렇게 말을 꺼내봤지만, 에루나는 그런 나를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진짜래도.”


그렇게 말하고서, 에루나의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돌리거나, 살짝 꼬집거나, 그때마다 움찔움찔하고 떨리는 에루나의 작은 몸의 반응을 보면서. 내가 한 거짓말을,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손을 움직였다. 그러던  내 손을  붙잡는 에루나의 손이 보였다.

“...왜?”

고개를 들어올리고, 그런 에루나를 바라봤다.


“아뇨,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그렇게 말한 에루나가, 자신의 가슴을 꾸욱, 하고 잡아 모았다. 그러고서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하면,   나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주인님?”

가만히 그런 에루나를 응시하자 고개를 갸우뚱하는 에루나가 보였다. 여전히 두 가슴을 한 곳에 모아놓은 채로.


작게 부풀은 두 가슴 위로, 앙증맞게 솟아있는 젖꼭지의 끝이, 서로 맞닿아있는 것이 눈에 비쳐보였다. 단지, 그것만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차린 에루나가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제 몸은 어디까지나 주인님을 위한 것이니. 얼마든지 마음대로 하셔도 좋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쪽이 좋습니다.”

그 말에, 나는 욕망을 참아내는 걸 그만뒀다.


“으응...”

눈앞에서 먹음직스럽게 솟아있는 에루나의 가슴에 입술을 맞췄다. 딱 먹기 좋게, 한곳에 모여 있던 에루나의 두 젖꼭지를  번에 입에 물었다.

“주, 인님... 읏, 하앗...”

그런 에루나의 젖꼭지를 입 안에서 천천히 돌렸다. 가슴을 빨면서, 젖꼭지를 혀로 애무하자 달콤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에루나가 보였다.

그런 에루나를 흘끗 올려다보면서, 나는 에루나의 작은 몸을 손으로 더듬었다.


“으읏, 흣... 아아...”

가슴부터 시작해서, 늑골을, 배꼽을, 천천히 내려가며 손으로 확인하듯 더듬어갔다.

이윽고, 그런 내 손이 꽉 다물려있는... 아직까지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던 에루나의 균열에 닿았다.


다물려있는 에루나의 균열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애무하면서, 여전히 에루나의 가슴을 빨았다. 그런 내 머리를 끌어안아오는 에루나가 보였다.

“흐읏, 읏... 주인, 님... 주인님...”


달뜬 숨을 교성을 내뱉으며 내 머리를 눌러오는 에루나를 보면서, 천천히, 그런 에루나로부터 입술을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 다음, 이번에는 에루나의 늑골에 키스했다.

쪼옥, 쪽...


다음은, 배꼽 위. 또 다음은 허벅지,  그다음은...

더듬더듬, 위에서 입술로 빨아가자, 그때마다 흠칫흠칫 몸을 떨며 흐느끼는 에루나가 보였다.

마지막으로, 에루나의 허벅지를 잡아 벌리고서. 열심히 애무한 덕분에 잔뜩 젖어든 균열 위로 키스했다.

“응, 하앗... 주인님...”

그리고 연신 가슴을 부풀리며 허덕이는 에루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처음치곤 잔뜩 젖었는걸.”

검지와 중지로 그런 에루나의 균열을 열었다 젖히자, 주르륵하고 흘러내리는 애액이 보였다.


잔뜩 젖은 걸로도 모자라서, 내 손가락마저 적시고 있는 애액을 보면서 그렇게 말하자 에루나가 물었다.


“...칭찬이십니까?”


“응, 칭찬이지.”


그렇게 대답하자, 스윽, 하고 에루나가 그런 내 시선을 피하듯이 고개를 돌렸다.


그런 에루나에게서 부끄럽다는 감정이, 내게 흘러들어왔다. 이 막무가내의 시녀가, 에루나가 부끄러워하기도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다면 그런 에루나의 부끄러워하는 표정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가를 비틀었다.

그리고 미소 지으면서, 에루나의 허리를 안아들고는 물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땠어? 에루나.”

“...무슨 말씀이십니까?”

“키스를 받으니까, 기분 좋았다며? 가슴이랑... 보지에 키스를 받아본 소감이 어때?”


“......”

하아, 하고 그런 내 물음에 한숨을 내뱉은 에루나가 나를 내려다봤다.

“...그거 아십니까? 주인님은... 평소랑 달리 관계 중엔 무척이나 귀축스럽습니다.”

귀축이라니 너무하다.

“아가씨들이 상당히 고생하고 계셨군요...”


탄식하듯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에루나가 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고생한  나였던 것 같은데...

진짜다.

아무튼, 에루나를 알고 지낸지도 어언 몇개월...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이 골렘이 어째서 이렇게 말을 돌리는지야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의 눈치는 생길 시간이었다.

쯔웁, 하고. 건방지게 주인인 나를 놀리는 에루나의 균열을 건드리자, 하악, 하고 달뜬 교성을 내뱉으며 허벅지를 움츠리는 에루나가 보였다.


그런 에루나의 균열을 상냥하게 더듬으면서, 내가 말했다.


“그래서? 무슨 뜻인데 그거.”


“...흐읏, 기분... 읏... 좋았습니다.”


한참 끝에, 신음이 섞인 자그마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에루나가 보였다.


“그래, 그럼 다행이네.”

그런 에루나의 엉덩이를 받쳐 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에루나를 안아들고서 욕탕에 걸터앉혔다.

새하얀 피부를 드러낸 나신의 소녀가, 에루나가 나를 올려다봤다.

“그럼, 보답을 받아볼까?”


에루나의 입술 앞에 발기한 드래곤 슬레이어를 들이밀자, 느릿하게, 작은 손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쥐는 에루나가 보였다.

어쩐지, 무척이나 감회어린 얼굴로 손에 쥔 드래곤 슬레이어를 바라보던 에루나가 말했다.


“...드디어, 이 흉악한 것이 제 안으로 들어오는 날이 오는 군요.”


“흉악하다고 하지 마라.”

“실례, 훌륭하신 물건입니다. ...확실히, 벌써 셋이나 되는 드래곤을 넘어뜨린 훌륭한 자지님이니 말입니다.”

“...왜 존칭인데?”

자지님, 이라는 말도 안되는 호칭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부르는 에루나에게 묻자, 에루나가 태연한 얼굴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이제 곧, 저도 넘어뜨릴 분이시니 미리 아부해봤습니다."

그렇게 말한 에루나가 나를 치켜뜬 눈으로 올려다보다가, 이내 다시 드래곤 슬레이어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말을 이었다.


"처음이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지님.”

“얌마.”

부탁할거면 걔가 아니라 나한테 해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에루나가 나를 다시 올려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어차피, 주인님은 어련히 잘하시지 않겠습니까? ...벌써 주인님께서 안은 여자가 몇 명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 곧 하나 추가되겠지만 말입니다. 엘프에 드래곤에 음마... 그리고 골렘, 주인님께선 참 다종족적으로 대단하신 분입니다.”

“...칭찬이지?”

“칭찬입니다.”

태연한 얼굴로, 그렇게 대답하는 에루나에게 할 말이 없었다. 되로 줬다가 말로 받은 기분이 들어서, 조금 떨떠름하게 그런 에루나를 바라봤다.

대체  골렘은 어쩌면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에루나가, 그럼... 하고 입을 벌렸다.

“쯔웁...♥”


드래곤 슬레이어의 끄트머리에 가볍게 입에 물은 에루나가 천천히 혀를 움직여왔다.


할짝할짝, 하고 사탕을 핥듯이 펠라치오를 해오는 에루나의 입술이, 이윽고 느릿하게 드래곤 슬레이어를 삼켜가기 시작했다.

“우웅, 쮸우웁... 아움... 츄웁...”


커다란 드래곤 슬레이어를 삼키느라 볼을 잔뜩 부풀리면서도, 전혀 어려운 기색도 없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빨아오는 에루나의 모습은 무척이나 음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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