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9화 〉209화 (209/370)



〈 209화 〉209화

아니, 아직 처녀도  뗀 처자가 그런 발상을 했다고...??


아르카의 말에 멈칫하는 사이에, 그런 나를 밀치고서 눕힌 아르카로부터 나무줄기들이 뻗쳐 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제 됐어. 내가 이겼으니까아 이제  마음대로 할 거야아. 차라리 잘됐네에. 널 내 노예로 만들어서어, 평생 내 옆에 있게 해줄 테니까아. 루시아한테도오, 크리샤한테도오. 넘겨주지 않을 거니까아.”


콰직, 콰지직, 하고.


 주위로 나무줄기들이 솟구쳐 올라서, 마치 감옥처럼 나를 둘러싸오려는 것이 보였다.


“이제 영원히이 넌 내꺼니까아. 그렇게 만들거니까아.”

그런 아르카를 올려다보다가, 나무줄기들이 나를 덮쳐왔다.

“아니, 이긴  나지.”


내 말에 멈칫, 하고. 내 코앞에서 멈춰선 나무줄기와 함께 아르카가 입을 열었다.

“...이긴 게 너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아?”

“방금 인정했잖아, 몇 번이나 갔다고.”

“그래애... 그랬어. 그런데 이제와서 그게 뭐 어쨌다고오...”

“난 그냥 관둔다고 했지, 내기를 관둔다고는 안했다?”


그 말에 움찔한 아르카가 아? 하는 목소리를 내더니, 이윽고 멍한 표정을 짓는 것이 보였다.

“너, 너어... 날 속인 거야아?”

“속인 게 아니라... 네가 멋대로 속은 거지.”

나한테 제대로 낚인 것을 깨달은 아르카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얼굴에 철판을 깔아놓은 나였지만, 그런 시선을 마냥 받는 게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이럴  얼렁뚱땅, 재빨리 넘어가는 게 최고지.

이제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나는 그런 아르카를 허리를 꽉 붙잡았다.


“자, 그럼 내 소원을 말해볼까. 아르카?”

“...마음대로 해애. 날 노예로 만들든, 내 앞에서 앞으로 네 멋대로  엘프년들이랑 붙어먹던... 잘됐네에? 이제 내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니...”

그렇게 말을 잇는 아르카를 보며, 내가 말했다.


“그래. 안 그래도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그럼, 내 소원을 빌게.”

가만히, 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르카를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아르카, 나와 사랑해라.”


“뭐? 읏...!”

질끈, 하고 아르카가 눈을 감는 것과 동시에 귓가에 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약에 따라 약속을 이행...]

이윽고.


띠링~


['아르카네아 브란시아'가 당신에게 깊은 연모의 감정을 느낍니다. 플레이어 '이지경'을 향한 호감도가 33만큼 증가합니다.]


['아르카네아 브란시아'의 호감도가 70에 도달합니다. ‘아르카네아 브란시아’가 당신을 연인으로써 생각하게 됩니다.]


아르카의 호감도가 대폭으로 상승했다는 알림이, 귓가에 들려왔다.

“이게에... 무슨 짓이야아?”

꾸욱, 하고. 내 가슴팍을 꼬집듯이 꽉 쥐며 아르타가 그렇게 물었다.


그래서 대답했다.


“뭐긴, 내 소원을 빈 거지.”

“......”


무척 혼란스러워보였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아르카를 가만히 마주봤다. 혼란스러울만도 했으니까.

그나저나... 아르카의 호감도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나 호감도가 높아서 놀랐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호감이 있는 정도일 뿐인 30대 정도였다니.


뭐, 이젠 사랑하는 연인을 대하는 호감도인 70으로 단번에 올라버렸지만.


약속에 그 정도의 영향력이, 드래곤에게도 강제할만큼의 영향력이 있다는 건 조금 놀라웠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이내 고개를 휙휙 내저었던 아르카가 나에게 말했다.

“너, 너어... 날 싫어하는 게에 아니였어...?”

“엉?”

나로서는 의아할 따름인 아르카의 말에,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자 그런 나를 보며 아르카가 말을 이었다.

“싫어하니까아... 나한테는 끝까지 해주지 않았으면서어, 다른 여자랑만 섹스하고오...”

“아니, 아까도 말했지만 그냥 그런 약속을 했었으니까 지킨 것뿐인데.”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아! 그건 그냥 진짜 단순한 약속이지 계약이 아니니까 강제성 같은 거언...”

자꾸만 현실을 부정하면서 뭐라고 말하려는 아르카의 입을 막기 위해, 그런 아르카의 균열에 드래곤 슬레이어를 들이밀었다.

“흣?!♥”


퍼뜩, 하고 그것만으로도 몸을 떨며 반응하는 아르카를 보고서 말했다.

“아무튼, 약속은 약속이고. 소원은 소원이지. 어쨌거나... 소원을 빈대로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는데 어쩔래 아르카?”

“서로 사랑한다니 무슨...”


“말했잖아. 내 소원은 너와 사랑하는 거라고.”


실제로도, 아르카가 나에 대한 호감도가 오른 것처럼.  역시 아르카에 대한 호감도가 오른 것인지 그녀에 대한 애정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이 감정이 가신을 들였을 때, 그들에게 가족과도 같은 감정을 느낀 것처럼. 강제된 감정이란  알고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아르카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였다.

오해가 풀린 이상, 싫어하는 감정 따윈 요만큼도 남아있지 않았다.


오히려 귀엽다, 사랑스럽다, 하는 감정이 치솟을 뿐이었다.

이것마저 거짓된 감정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야, 원래부터 그렇게 생각해왔었으니까.


“어쩔 거야? 아르카.”

“......”

그 말에 떨리는 눈으로 나를 보는 아르카에게 내가 말했다.


씨익, 하고 웃으면서.

“참고로 이젠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으니까... 뭘 하던 약속을 어기는 건 아니다?”


“그런 거어, 궤변이야아. '계약'으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는 것도오, 전부 다 궤변이라고오... 그런 거... 그냥 거짓말투성이일 뿐인 감정이니까아... 애당초, 이런 계약이... 오래 갈 리도 없고오...”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런 거야?”

“당연하잖아?! 아무리 계약이라고 해도오, 드래곤인  감정을 제멋대로 하는  가능하다고 생각한 거야아?”

그런가... 영구적으로  좋아하게 된다거나, 그런 건 아니란 거구나. 하긴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할리가 없었다...


아르카의 말대로, 언젠가 계약이 풀리게 된다면... 그럼 본래 아르카가 나에게 갖고 있던 호감도로 돌아간다는 뜻이라면, 지금 내가  짓이 마냥 좋은 결과라고도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별 답이  나와서 그냥 고민을 포기하고서 내가 말했다.


“그럼 그때 가서 다시 꼬시면 되지 뭐.”


“뭐어?”

“아니면, 네가 날 좋아하고 있는 중에 어떻게든 하던가. 뭐, 어차피 나중에 있을 일이란 거잖아. 지금 고민해봤자 소용없는  아냐?”


“...바보 아냐아?”

“그런 말 자주 듣기는 하지.”

루시아도 그렇고, 크리샤도 그렇고. 어째 날 좋아하게 된 드래곤들은 죄다 나보고 바보라고 하더라.


아무튼, 어쨌거나 나중의 일은 나중의 일이고. 지금이 중요했다.


“그래서. 어쩔 거야, 아르카?”

“......”

그런  말에, 아르카가 질끈 눈을 감았다가, 입을 열었다.


“이제 됐어... 고민하는 것도, 다 귀찮아졌으니까아...”


그리고.

“그러니까아. 흣♥”


찌걱, 하고 아르카의 균열 안으로 드래곤 슬레이어가 밀려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궤변이란 걸 잊게 될만크음..., 거짓말이란 소리가 안 나올 만크음... 날 사랑해줘어♥”



“나의 주! 늦어서 죄송합니다...! 몸은 괜찮습...”


벌컥, 하고 문을 열고 들어온 에네스타를 나와 아르카가 바라봤다.


“...아.”

침대에 누워있는 나와 아르카를  에네스타의 표정이 일순 굳었다가, 이내 붉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것이 알몸으로 누워있는 우리 둘을 봐서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알  있었다.

그보다 먼저, 방  가득 채우고 있는 짙은 땀 냄새와 정액... 그리고 애액의 냄새를 음마인 에네스타라면 단숨에 알 수 있었을 테니까.


곧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파악했는지 얼굴을 붉힌 에네스타가 입을 열었다.

“시, 실례했습니...다”


말하던 중에, 음마로써의 본능 탓인지 꿀꺽하고 침을 삼킨 에네스타가 초인적인 인내력을 발휘해서 질끈 눈을 감으며 도로 방을 나서는 것을 보고서.

“벌써 아침인데.  어쩔 거야, 아르카?”

꼬박 하룻밤 내내 밤을 지새우며 살을 섞었던 아르카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런 내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서 노곤노곤한 얼굴로 하품하는 아르카가 보였다.


입을 가리고서 후아암, 하고 작게 하품하고 난 아르카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조그음 피곤한 거얼.”


“그럼 좀 잘까?”

“아니이... 아침은 먹을 거야아... 배고프니까아.”


아무래도 졸린 것보단 배고픈   급한 모양인지 그렇게 말한 아르카가 끄응하고,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보였다.

잘빠진 엉덩이와 허벅지가 한순간 눈에 들어와서, 이제 막 가라앉은 참이었던 드래곤 슬레이어가 다시 반응하려는 걸 억누르고서.

나도 아침이나 먹을까 싶어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씻는 건... 나중에 하기로 했다. 귀찮고 욕조에 들어갔다가 그대로 잠들 것 같았다. 일단 마법으로 땀이랑 냄새만 제거하고서 옷을 갈아입던 내 귓가에, 아르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마안  전에...”


“엉?”

아르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주섬주섬 바지를 입고 있던 내 눈에, 벽에 손을 짚고선 기댄 아르카가 보였다.

직접 옷을 갈아입어야하는 나와는 달리 평상시 옷차림인... 몸매의 굴곡이 훤히 드러나는 얇은 천으로 된 드레스를 입고 있는 아르카가.


드레스를 들춰 올리고서 스스로 엉덩이를 잡아 벌리는 것이 보였다.

밑으론 속옷을 입지 않았는지, 얇은 것만큼 면적도 좁은 드레스 바깥으로 분홍빛의 속살이 삐져나온 것이 보였다.

그 광경에 바지를 올리다 말고 멈춰서고선 아르카를 바라봤다.

“뭐해? 아르카. 아침...”

더듬더듬, 그렇게 말을 꺼내자.

그런 나를 뒤돌아보며 입술을 핥은 아르카가 말했다.


“배고픈 것도 배고픈 거지마안... 아직 한차암 부족하니까아... 좀  하자아♥?”


주르륵, 하고. 나를 유혹해오는 아르카의 균열 밖으로 내가 밤새도록 쏟아 부었던 정액이 흘러나오는 것이 보였다.

뚝, 하고.


끈적거리는 정액이 그런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바닥에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아르카가 말했다.

“응? 나의 남편씨이♥”


꿀꺽 침을 삼키고서. 나는 반쯤 입었던 바지를 도로 벗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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