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9화 〉179화 (179/370)



〈 179화 〉179화

“......”


거 참 불편한 몸이구나.


“아아...♥ 나의 주♥”


축축하게 젖은 균열을, 내 팔에 자위하듯이 문질러오는 에네스타를 보고 있자니 아르카를 덮치려 했던 생각이 쏙하고 들어가 버렸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에네스타가 아니였더라면, 그대로 아르카를 안았을 지도 몰랐다.


이전과 달리 여러 가지로 내다버린 나였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나를 아주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약속은 약속이었다.

아직 사랑하지 않는 아르카를 안는 것은 그 약속을 어기는 거였다.

강제로 펠라치오를 시킨거나, 몇 번이고 절정시킨 것은 뭐, 별개로 치고. 안지 않기로만 했지 애무를 안한다고는 안했었으니까.


아무튼, 나는 그런 에네스타를 보고서 말했다.

“애들은 어쩌고?”


어차피 내 그림자의 손이야 크리샤의 것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위력도, 내구력도, 검주인 에네스타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힘을 좀 주면 뚝하고 끊어질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건 둘째쳐도, 에네스타를 상대하기 위해 붙인 에오시스 자매들은 어디다 두고 왔는지 멀쩡히 내 등에 매달린 에네스타에게 묻자 에네스타가 자신이 있던 곳을 꼬리로 가리켰다.

그런 에네스타의 꼬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 내가 궁금했던 것의 답이 있었다.

“흐아♥ 하아♥”


“이런 거어♥ 버틸 수 있을 리가...♥”

“주인님... 죄송해요오♥”


에네스타를 맡겨놓았던 에오시스 자매들 모두가 엎어진  헐떡이고 있었다. 처참하다 싶을 정도의 몰골로 나란히 엎어져 있는 채로 신음을 토하며 흐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녀들의 다리 사이로 이루고 있는 웅덩이를 보자, 대충 어떤 일을 해서 에네스타가 벗어난 건지는 알 수 있었다.

아니, 아무리 여왕이라고는 해도 일단은 같은 음마인데 너무 쉽게 나가떨어지는 거 아닌가... 에네스타는 오랫동안 굶주려서 힘도 제대로 못 쓰는 상태였을텐데. 내게 마력을 받은 에오시스 자매들이 저리 나가떨어져 있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그래서  힘든건가. 굶주린 맹수가 더 위험한 것처럼.

어이가 없다 못해서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조카들을 모두 보내버린 에네스타가 그런 내 시선에 입가를 핥으며 말했다.


“...후후, 아직 아이들이라서 다루기 편했답니다♥”

어리고 자시고...

“너랑 비교하면 에루나를 빼면 다 어리잖아.”

에오시스 자매들의 고모인 에네스타가 당연히 그녀들보다 나이가 많았다. 그걸 제외하더라도 에네스타는 내 가신을 통틀어서도, 만들어진  400년을 훌쩍 넘긴 에루나를 제외하면 제일 많았다.


에루나는 지금 겉모습만 보기엔 소녀로 밖에 보이지 않고, 드래곤인 아르카나, 루시아, 크리샤도 나이도 나이지만 역시나 겉보기엔 파릇파릇한 처녀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연령이나, 겉보기의 모습이나 전부 가장 나이 들어보이는 건 에네스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내 입술을 에네스타의 꼬리가 막아섰다.

푸른빛의 기운이, 투기가 꼬리에 둘러진  넌실거렸다.


“아무리 주라고 하더라도, 그런 말은 용서 못해요♥”

“......”

무서워서 말도 못하겠다.

에네스타가 잠들기 전과 비교해서, 짧은 시간이긴 해도 그동안 상당히 능력치가 올랐지만 그래도 에네스타에게 까불다가 대련이란 이름의 폭력으로 응징당하는 미래밖에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나에게 에네스타가 말했다.

“그나저나... 아르카네아님을 이렇게까지 만드시다니. 처음이신데 너무하신 거 아닌가요♥”


“그건 네가 할 소리가 아닌  같은데.”


나보다 더하면 더했던 에네스타에게 듣고 싶진 않은 말이었다. 이쪽은 어디까지나 허락 하에 한 거고, 에네스타는 강제... 그러니까 강간이였으니까.

그런 내 말에 풉하고 웃은 에네스타가 말했다.


“아하♥ 그것도 그렇네요... 그러니까...♥”


꾸욱, 하고. 에네스타가 발기해있는 드래곤 슬레이어를 꼬리로 움켜쥐었다. 스르륵, 하고 드래곤 슬레이어를 둘러오는 꼬리가 딱 적당한 느낌으로 조여들었다.


아르카에겐 미안하지만, 이쪽의 테크닉은 역시 에네스타가 훨씬 위였다.

스윽, 스윽하고. 위아래로 훑듯이 꼬리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애무하며. 에네스타가 말을 이었다.


“아르카네아님과 달리... 저는 어떻게 다루든 상관없으니까 부디♥”

“결국 본심은 그거였구나?”

갑자기 아르카를 걱정하기에 웬 일인가 싶었더니. 결국은 자신을 위한 거였다.

“그치만, 기다리는 것도 슬슬 한계였다구요♥”

“......”

슬쩍 아르카를 확인했다. 아직 넋이 나간 것처럼, 멍하니 주저앉은 채로 있는 아르카가 보였다.

아무리 드래곤이라도 강제로 연속절정은 버티기가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아마 금방 회복되기야 하겠지만...


“주께서도... 아르카네아님으로는 아직, 만족하지 못하셨잖아요♥”


꾸욱, 꾸욱하고. 드래곤 슬레이어를 꼬리로 애무하며 그렇게 말하는 에네스타를 보고서, 생각을 바꿨다.

하는 수 없었다. 어차피 에네스타에게도 슬슬 마력을 줘야할 때도 됐었고.

아르카와 너무 오래 붙어 있었던지라 슬슬 마력을 빼낼 필요도 있었다.

에루나가 아니면,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임시방편은 될테니까.

“꺅♥”


그대로 에네스타의 꼬리를 잡아 당겨, 품에 안은 에네스타에게 말했다.

“어차피 준비는 필요 없을 테고. 바로 한다?”


“그야 물로... 흐으읏♥♥♥”

쯔걱, 하고. 그대로 에네스타의 허벅지를 잡아 벌리고서, 균열 안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삽입하자 구불거리며 에네스타의 균열이 반겨왔다.


오래간만이라 그런지 사정없이 조이면서 정액을 쥐어짜내려는 것만 같았다.


“아, 아아... 나의 주♥”

정작 에네스타는 삽입만으로 절정한 듯, 나를 꾸욱 껴안은 채 허덕이고 있었지만.

“그럼 움직인다, 에네스타?”

꽉, 하고 에네스타의 허리를 움켜쥔 나는 그대로 허리를 튕겼다.






철퍽철퍽, 물 튀기는 소리.


혹은 무언가가, 물속으로 빠져드는 소리.


그런 소리에, 아르카네아가 천천히 눈을 뜨다가. 이윽고 자신의 행동에 의문을 가졌다.


'내가아, 잠들었던, 가?'


가장 근본적인 의문. 잠에 든 기억이 없었는데, 마치 잠에서 깨어나듯이 천천히 맑아져오는 정신에 그런 의문이 든 것이었다.


“아, ...하앙♥”

그리고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낯익은 소리와 함께.

“...아핫♥ 정신이 드셨나요? 아르카, 읏...♥ 네아니임♥♥”


차츰 보이기 시작한 눈에 보인 것은, 흔들리는 커다란  가슴이었다.


어째서 가슴이 눈앞에 있는지 의아한 아르카네아였지만 곧 그 가슴이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을 몹시 괴롭히던 에네스타의 가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흔들흔들, 하고. 에네스타의 가슴이 눈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본 아르카네아가 중얼거렸다.

“이게, 대체에...”


무슨 일이야, 하고.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에 벙쪄있는 아르카네아에게 이지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르카, 좀 괜찮아졌어?”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아르카네아의 눈에 에네스타의 허리를 붙잡고서 허리를 튕기고 있는 이지경이 보였다.

찔꺽, 찔꺽하고. 그때마다. 이미 몇 번이나 끝나고  뒤인지. 넘쳐흘러나오는 정액이 뚝, 뚝하고. 침대 위로 방울져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덕분에 머릿속이 한층 더 멍해진 기분이 들었다.


상황은 대충 알 수 있었다.


아마, 자신이 정신을 놓았던 것이리라. 거기까진 이해할 수 있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듯한 감각.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정신을 잃었다가... 지금 다시 제정신을 차린 것이란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자신을 정신까지 놓게 만들었던 원흉이란 놈은 그새 다른 여자랑 붙어있었다. 그것도, 바로  위에서 태연하게 즐기면서.


“이...!”

울컥하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치밀어 올라서. 그런 이지경에게 뭐라고 말하려고 했을 때였다.

“자자, 아르카네아님♥ 저는, 그렇게 나쁜 성격이 아니니까요♥ 우리 같이 즐겨요♥”

그런 아르카네아에게 에네스타가 말을 걸었다.


“됐으니까, 저리 비켜어.”

즐기고 자시고,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는 아르카네아가 그렇게 대답하자. 에네스타가 빙그레하고 미소를 지었다.

불안했다.

대체 살면서, 여태 느껴본 적도 없던 불안을 하루사이에 몇 번이나 느끼게  건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불안은 현실로 다가왔다.


하움, 하고. 에네스타가 그런 아르카네아의 가슴을 물었다.

“흐앗?! 자, 잠까안... 이게 무슨 짓이야?!”

쪼옥, 하고 가슴 끝을. 유두를 물고서 빨기 시작한 에네스타를 보고서 기겁한 아르카네아가 그렇게 외쳤지만 에네스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흣... 그, 만하라니까아...?!”

꾸욱, 하고 그런 가슴으로부터 느껴지는 쾌락에. 에네스타를 두 팔로 밀어내려고 했지만. 그게 가능했더라면 아까 전에도 진작 떨쳐냈을 수 있을 거였다.

힘에서는,  무식하게 쎄기만  여자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마법도... 약속 덕분에 사용할 수도 없었다.

“흐앙♥”

찌걱, 찌걱하고 이지경이 허리를 튕길 때마다 울려대는 소리와 함께 가슴을 빠는 힘이 강해지자 결국 신음을 토한 아르카네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이런 와중에도 지 할 일에 집중하고 있는 이지경을 노려봤다.

“응? 무슨 할  있어? 아르카?”


그러자 그제서야 그렇게 묻는 이지경을 보고서, 결국 울화가 치밀은 아르카네아가 외쳤다.


“보면 몰라아?! 빨리 이 녀석 좀 어떻게 해봐!”

그런 아르카네아의 말에 이지경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고선 말했다.


“...그럼 금방 끝낼 테니까 조금만 참아.”

금방 끝낸다니 뭘, 하고 물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팡! 팡!


그야 곧바로,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으니까.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는 이지경이 보였으니까.

“내 말은 그런 뜻... 흐으읏♥♥”


쪼옥, 하고 그리고 그런 이지경에 맞추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더욱 강하게 가슴을 빨아오는 에네스타가 보였다.

“안돼...♥ 싫어♥”

꾸욱, 하고 필사적으로 그런 에네스타의 머리를 밀어냈지만 턱도 없었다. 오히려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더욱 달라붙어오는 듯한 착각까지 일었다.

“에네스타, 싼다?”

“헤, 느으 주...♥”


찔꺽, 찔꺽하고. 허리를 튕기면서 그렇게 말하는 이지경과 태연하게 대답하는 에네스타를 보고서. 아르카네아가 말했다.

“내 가슴 빨면서...♥ 말, 하지마앗♥♥”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