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4화 〉174화 (174/370)



〈 174화 〉174화

“응, 으으응...”


속옷 위로 에네스타의 꼬리가 균열을 더듬어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아르카네아의 몸이 쾌락으로 흠칫흠칫 떨렸다.

그런 아르카네아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희롱하며, 에네스타가 속삭였다.


“어떤가요,  꼬리...♥ 기분 좋으신가요?”


장난치듯이, 그렇게 속삭이듯 질문해오는 에네스타를 아르카네아가 수치와 열락으로 붉어진 얼굴로 노려봤다.


‘약속만 하지 않았더라며언...’


만약 이지경과의 약속만 없었더라면 진작에 마법을 사용해서 떨쳐냈을 에네스타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만약에 불과했다. 지금은 검주이기도 한 에네스타에게 붙잡힌 채로, 옴짝달짝도 하지 못한 채 농락당하는 신세에 불과했다.

하다못해 이지경이 제때 도와줬더라면...

그런 생각을 하며 아르카네아는 눈앞에서 다른 여자에게 열중하고 있는 이지경을 바라봤다. 이쪽이 지금 무슨 꼴을 당하는지 신경도 쓰지 않고서, 잠들어 있는 여자를 안고 있는 이지경이 그런 아르카네아의 눈에 비쳐보였다.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도 옆에서 이런 짓을 벌이고 있으면 눈치채는 것이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쪽으로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 이지경의 행동을 미루어볼 때, 그가 어떤 식의 결정을 내렸는지는 아르카네아도 알  있었다.


에네스타를 자신에게 떠넘긴 것이었다.


그러고서 쭉 외면한 채로, 자신의 할 일만 하고 있는 이지경을 보자 아르카네아는 여태껏 느껴본 적이 없던 감정을 느꼈다.


바로 분노였다. 처음으로 당해본 무시와 처음으로 겪어본 수치.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은 아르카네아는 알에서 깨고  이래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있는 일이었다.


그야 드래곤인 아르카네아를 감히 무시할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나마 대등한 존재인 자매들과는 그리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다르게 말하자면 서로 간섭하지 않았기 때문에 화를 낼만한 일도 없었다.

고작 해봐야 크리샤가 자신이 아끼던 나무를 분질러먹었을 때를 제외하면 말이다. 그것도 아르카네아로서는 그저 심심풀이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리 화가 나지도 않았었다.


그렇게, 여태껏 살아오면서 분노를 느낄 일도 없이 태평한 나날을 보내왔던 아르카네아에게 있어서는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일이었다. 하지만, 하필이면  처음이란 것이 이런 것일 줄은 아르카네아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니, 아마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드래곤인 그녀가 아무런 저항도 못한 채, 다른 누군가에게 희롱당하는 신세가 될 줄은...

그 원인이기도 한, 이지경을 바라보던 아르카네아의 귓가에 에네스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눈팔면, 외롭다고요♥?”


대체 자신이 딴 곳을 보고 있는 것을 어떻게 눈치 챈 것인지, 에네스타가 그런 아르카네아의 귓가에 속삭이며 꾸욱, 하고 속옷 위로 균열을 더듬고 있던 꼬리를 눌러왔다.

“으흡...!?”

스윽하고, 꼬리의 뾰족한 끝으로, 찔러오는 에네스타의 꼬리가 속옷과 함께 균열 안으로 파고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잠까안...! 거긴 안돼애!”

설마하니 거기까지 해올 줄은 몰랐던 아르카네아가 여태껏 꾹 다물고만 있던 입을 벌려 그렇게 말하며, 그런 에네스타의 꼬리를 붙들어 잡았다.

 이상은 위험하다. 대체 어디가 위험한지는 모르겠지만, 이 이상은 위험하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런 아르카네아의 외침이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그것이 아니면 여태껏 소용도 없었던 자신의 근력이 갑자기 강해지기라도 한 것인지, 아르카네아의 손에 붙잡힌 에네스타의 꼬리가 멈춰 섰다.

하지만 아르카네아는 곧, 그런 생각이 얼마나 물렀는지  수 있었다. 꽈악하고. 에네스타의 손이 가슴을 움켜쥐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서, 드레스 위로 볼록하게 솟아있는 유두 끝을 꼬집는 에네스타의 손에 아르카네아의 허리가 들썩였다.


“설마 안으로 들어올  알았나요?♥”


그렇게 말하는 에네스타와 함께,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한 꼬리가 허벅지를 쓸어내리며 올라왔다. 느릿하게,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린 애액을 훑듯이 올라온 꼬리가, 마침내 다시금 균열에 닿았을 때.


“하윽...♥”


아르카네아는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신음을 참지 못하고서 토해냈다.

방금 전, 꼬리로 누르는 것과 함께 아주 조금 뿐이지만 안으로 밀려들어갔던 속옷은, 축축하게 젖어서 균열에 찰싹 달라붙어있었다. 그런 속옷 위로 꼬리가 닿아오자 마치 균열 위로 그대로 만져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만큼, 아까보다 훨씬 기분이 좋아졌다.


가슴과 균열을 동시에 애무당하는 지금,  밖으로 새어나오는 신음 같은 걸 참을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르카네아의 수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제가 감히 아르카네아의 소중한 그곳에 상처 입힐 리가 없잖아요♥”

장난치듯이, 그렇게 말해오는 에네스타의 꼬리가 아르카네아의 속옷 밑으로 파고들었다.

“저희도, 아르카네아님도... 여기는 어디까지나 주를 위한 곳이니까요♥”


쯔웁, 하고. 속옷 밑으로 파고들은 꼬리가, 그대로 갈라진 균열 사이를 문질러오자, 아르카네아는 양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흐으으읏...♥”

자신이 신음할수록, 에네스타가 기뻐한다는 사실을 그동안 눈치 챘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렇게 신음을 참더라도 에네스타에게 있어서는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것을 아르카네아는 몰랐다.

딱히 보지 않더라도, 에네스타는 지금 아르카네아가 얼마나 느끼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쾌락까지 버틸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  있었다.

음마, 그녀들의 여왕인 에네스타의 능력 덕분이었다. 게다가 여태껏 그 능력을 십분 활용해오고 있기도 했었다. 아르카네아가 아슬아슬할 정도로 절정하지 않을 선에서 끊임없이 희롱해왔던 것이 에네스타였기 때문이었다.


에네스타가 마음만 먹었더라면, 아직 섹스라고는 전혀 모르는 처녀인 아르카네아를  번이던 절정에 이르게 하는 것 정도는 간단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을 뿐이었다.


이유는 별 거 없었다. 거기까지는 주인인, 이지경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참는 아르카네아를 보며, 에네스타가 말했다.

“아아... 슬슬, 나타도 깨어날 모양이네요♥”


에네스타의 말에, 아르카네아는 희망을 가졌다. 적어도 이지경이 지금 하는 일이 끝나면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에네스타의 관심이 도로 이지경으로 돌아갈게 분명했다.


처음부터 에네스타가 자신에게 온 이유도, 이지경이 상대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어서, 빠알리 이 녀석  데려가란 말이야아.’

이럴  알았으면, 그때 약속같은  하는게 아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구경하고 싶다느니 뭐니 하는 말을 꺼내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지경에게로 시선을 옮긴 아르카네아의 눈에 이지경과 그 밑에서 정액을 받아내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그리고... 균열로부터 이지경의 성기가 빠져나오는 것과 함께, 그 안을 가득 채운 정액이 흘러내리는 것도 보였다.

분명 이미  번 봤던 것인데도, 어째선지 아르카네아는 그로부터 시선을 떼어낼 수가 없었다.

“저렇게나 가득...♥ 부러워라, 아르카네아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그리고 그런 아르카네아에게 질문해오는 에네스타에게,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한순간이지만, 정말로  순간이지만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고작 꼬리만으로도 이렇게 까지나 기분이 좋은데. 만약 저런 것이 안으로 들어온다면... 하고.

더더욱, 자신의 안에 사정을 해온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아?!'


아무래도 오랫동안 희롱당하고 있다 보니 머리가 어떻게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생각을 할리가 없었다. 아니, 그런 것도 있었지만 에네스타의 꼬리로는 결정적인 무언가가 없다는 것도 한몫했다.

이지경이 애무해왔을 때처럼, 눈앞이 번쩍번쩍하며,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그런 것이... 아무리 에네스타의 꼬리가 균열을 애무해오더라도, 에네스타의 손이 유두를 꼬집으며 희롱하더라도 오지 않는다는 것도 한몫했다.


‘아, 아무트은... 일단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니까아...!’

그런건 됐고, 우선 이 녀석부터 떼어내 달라고. 이지경에게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쉬잇...♥”

그런 아르카네아의 입술을, 검은 연기와 같은 것이 가로막았다. 그래봤자 고작 연기에 불과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벌리던 아르카네아의 입속으로, 그런 연기가 파고들었다.


단순히 연기를 들이마셨을 뿐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연기를 들이마시자 몸이 뻣뻣하게 굳어갔다.

“웁...?!”

“주께서는 바쁘시니까, 방해하면  된답니다. 아르카네아님♥ 아무리 조급하시더라도, 차례를 지키셔야죠♥”

그렇게 말하는 에네스타의 말과 함께, 아르카네아의 눈에, 여전히 자신에게는 눈조차 돌리지 않고서 곧장 아직도 잠들어있는 여자들에게 다가가는 이지경이 보였다. 오랜 시달림 끝에 겨우 찾아왔던 기회가, 허무하게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아직, 저희 차례가 오려면 멀었나보네요, 안타까워라...”

그런 이지경을 아르카네와 함께 바라봤던 에네스타가 하아, 하고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토했다.

덕분에 돌연 귓가에 뜨거운 한숨이 닿은 아르카네아가 흠칫하고 몸을 떨었다.

덕분에, 아르카네아는 몸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단순히, 한숨이 몸에 닿았을 뿐인데도, 숨결이 닿았던 살갗이 화끈거리며 기분이 좋아졌다.

에네스타에 의해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몸이라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건 무언가가 이상했다.


‘그 연기이, 혹시...’

최음효과를 가진 마법과 비슷한 무언가였더라면, 그런 것이라면 자신의 상태도 이해할  있었다. 평소라면 드래곤이 가진 강한 내성 덕분에 전혀 소용도 없었을, 시시하기 짝이 없는 상태이상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내성을 마냥 신뢰하기는 글러먹은 상황이었다.

'정말로 그런거라며언... 위험할 지도오...'


아직까지는 버틸  있었다. 적어도, 에네스타의 애무는 이지경이 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견딜만한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한순간이지만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미친 아르카네아가 얼굴을 붉혔다. 곧 그런 생각을 떨쳐내듯이 도리질을 치던 아르카네아의 뺨을, 에네스타가 붙들며 말했다.

“자, 그럼… 그동안은 저희끼리 즐겨보도록 할까요♥”


그렇게 말하는 에네스타가 입가에 미소를  아르카네아의 머릿속에 경종이 울렸다.


“잠...”


투둑, 하고.

아르카네아의 귓가에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살랑하고, 눈앞에 흔들거리는 에네스타의 꼬리에 걸쳐진 자신의 속옷이 눈앞에 보였기 때문이었다.


“대체 언... 흐읏♥”


순식간에 속옷이 벗겨진 아르카네아가 미처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에네스타의 손끝이 그런 아르카네아의 유두를 꼬옥, 하고 꼬집었다.


자신이 예상한 대로, 아까보다도 훨씬 큰 쾌락이, 그런 아르카네아에게 몰려들었다.


한순간에 밀려온 쾌락에 결국 참지 못하고 신음을 토해낸 아르카네아를 보며, 에네스타가 말을 이었다.


“이 정도는 간단한 일이라고요♥”


그렇게 말하는 에네스타를 보며, 아르카네아는 에네스타가 무슨 수로 순식간에 자신의 속옷을 벗겼는지 이해했다.

마음만 먹는다면, 무엇으로든 ‘날붙이’로써 다룰 수 있는 것이 검주였다. 그리고 에네스타 역시, 종족은 달라졌어도 여전히 검주였다.


그런 에네스타로써는 자신의 신체 일부이기도 한 꼬리를 ‘날붙이’로 사용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그 다음은 더더욱 간단했다. 꼬리의 뾰족한 끝으로 자신의 골반에 걸쳐져 있는 가느다란 속옷 끈을 살짝, 건드리면 그만이니까.

“안심하세요♥ 아르카네아님의 소중한 살결에는 상처하나 입히지 않았으니까요♥”


스윽, 하고. 속옷 위가 아닌. 그대로 균열 위로 스쳐오는 에네스타의 꼬리에 아르카네아의 눈앞이 하얗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런 아르카네아를 보며, 에네스타가 입술을 핥았다.


“자, 그럼... 더욱 기분 좋아져볼까요. 아르카네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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