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8화 〉158화
"도대체가 말이 통하지 않네요. 대체 머릿속에 뭐가 든 건지."
"가슴만큼이나 빈약한 뇌수가 들어찬 너보다는 든 게 많으니 걱정마라."
"당신이요? 설마요. 제가 보기엔… 이따 먹을 뼈다귀나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래, 맞다. 네 뼈다귀가 무슨 맛일지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지. 가느다란게 맛도 없어보이긴 한데... 뭐, 이가 간지러울 땐 좋겠군."
"야만한 짐승 같으니."
"만질 가슴도 없는 귀쟁이년이."
그렇게 서로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던 에클레나와 카울이 얼굴을 맞댔다.
"어디 진짜 한 번 해보자는 거죠?"
"그래, 한 번 붙어볼까? 이 거리에서 네 마법이, 내 이빨을 막을 수 있나 확인해보자고."
마법을 사용하는 자들의 대표인 에클레나와 그 반대로, 마법을 대신할만큼 강한 신체가 힘인 자들의 대표인 카울이 서로를 원수라도 보듯이 노려봤다.
이 둘의 사이가 원래 이렇게까지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는 서로 아예 관심이 없었다. 원래 그들이 살고 있었던 슈페리아는 광대한 땅이었고, 산지에 살고 있던 산악 엘프인 에클레나와 그 반대로 그 밑의 평지에서 살던 웨어 울프인 카울이 살고 있던 영역은 아예 맞대고 있지 않았으니 말이다.
얼굴조차 본 적이 없는데 사이가 나빠질리가 없었다. 단지, 이곳에 온 이후로… 각각 성향이 다른 종족들의 대표가 된 이후로 매번 의견이 부딪히다보니 지금과 같이 사이가 더러워졌을 뿐이었다.
보다시피 그냥 성격차이도 있긴 했지만.
"저기... 너무, 그렇게 싸우지는 않는 게..."
그리고 그런 둘을 보며, 산악 엘프와 웨어 울프인 에클레나와 카울과 동급의 실력자 중 하나인 페어리 퀸, 아모메슈가 반투명한 날개를 파르르 떨며 중얼거렸다.
다만, 그런 아모메슈의 목소리가 둘에게 닿을 일은 없었다.
소심해빠진 아모메슈의 목소리가 원체 작았던 탓도 있었지만. 그 소심한 성격과 함께, 손바닥만한 크기의 페어리인 아모메슈의 목소리에는 존재감이 전혀 없다시피 한 탓이었다.
존재감이 없다시피한 아모메슈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뭐라고 주장해봤자 머리에 피가 몰린 둘에게는 닿지 않는게 당연했다.
그 사실을 아모메슈 또한 알고 있었지만 날개를 파닥거리며 둘에게 다가가 싸움을 말려봤지만, 역시나 무리였다.
"고올..."
결국 아모메슈는 날개를 파닥거리며, 그나마 말이 통할 것 같은 자에게 날아갔다.
그 자는 다름 아니라, 마찬가지로 이곳에 모인 여덟 종족의 대표 중 하나인 고울이었다.
그리고 고울은 그런 종족 중에서도 단일 개체로써는 가장 강력한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종족인 엔트이기도 했다. 원체 수가 적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만이 넘는 마흔 여개의 종족 중에서 뽑은 여덟 종족 중 하나이니 개개인이 가진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따로 설명할 수 없으리라.
그런 엔트 종족의 대표인 고올의 눈 앞으로 날아온 아모메슈는 저 둘을 좀 말려보라는 시선을 보냈지만... 그 시선을 받은 고올은 낮고, 동굴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로.
"햇볕이 따스한게 무척이나 좋구먼... 태양과 가까워서 그런지 무척이나 좋아. 여기 오기 잘했구먼. 헐헐..."
광합성을 즐기며 좋아라하고 있을 뿐이었다.
파킨, 하고.
아모메슈의 작은 멘탈이 오늘도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에 오게 된 이후로, 매일같이 깨지는 멘탈이었다.
결국 아모메슈는 힘들게 날개를 파닥이는 것을 관두고서 힘없이 내려와 페어리인 그녀를 위해 높이가 높은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러고선 오늘도 우울한 얼굴로 에클레나와 카울이 투닥거리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대체 이곳에 이렇게 모이는 이유가 있긴 한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말로는 서로 같이 살게 됐으니 잘 살아보자고, 그러기 위해서 의논하자고 모인 여덟 종족들의 대표였지. 이 중에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저기 목과 이마 위로 핏대를 세우고 있는 에클레나와 카울이 다였다.
페어리 종족의 대표로 온 아모메슈는 대체 여기에 왜 온거냐는 듯이, 다른 종족들의 대표로 온 이들을 바라봤다.
엔트인 고울은 보다시피, 마침 여기가 양지바른 곳이라서, 의견을 제시하거나 의논하기보다는 광합성이나 하러 온 모양인 듯 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넷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네 종족의 대표가 있는데…
바로 드리아데스, 놀, 하피, 마지막으로 슬라임이었다.
그 중 두 종족. 드리아데스와 놀의 경우에는 각각 산악 엘프와 웨어 울프와 친하게 지내는 종족, 아니 놀의 경우에는 아예 웨어 울프의 노예인 종족이었다.
사실 저들이 의견을 피력해봐야, 싸움이 1대1에서 2대2 태그매치로 바뀔 뿐이니 아모메슈는 그런걸 바라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두 종족...
상반신은 인간 여성의 몸과 새와 같은 날개를 가지고, 그 밑으로는 새의 그것을 한 종족인 하피와 부정형의 액체가 끊임없이 꿈틀거릴 뿐, 정말로 생물이기는 한지 의심스러운 슬라임인데...
아예 관심이 없어 보이는 하피들의 대표는 날개털의 끝을 다듬고 있었고, 슬라임은 슬라임답게 꾸불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어느 쪽도 아모메슈의 여린 멘탈을 치유해주는 데는 관심도 없어보이는 것은 확실했다. 슬라임의 경우는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아 보이고.
"...하아."
결국 한숨만 내쉴 뿐인 아모메슈는 오늘도 에클레나와 카울이 싸우는 것을 힘없이 지켜볼... 그럴 예정이었다.
그 날도 평소와 같았더라면 말이다.
그리고 그때.
콰드드득!
그런 아모메슈의 발밑으로 그림자들이 솟구쳐올라왔다.
"엑?"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림자에 놀란 아모메슈가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올랐다. 그림자는 아모메슈의 밑에서나도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모메슈에게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아모메슈의 밑에서 나타난 그림자들은 그대로 아모메슈를 지나쳐서, 날아들었다.
에클레나와 카울에게로.
“이, 비겁한 귀쟁이 년이?!”
"제가 한 거 아니거든요?! 애초에 저는 이런 마법은..."
마법이 분명한 현상에 카울이 당장 의심스러운 에클레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에클레나로써는 억울한 일이었다.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회복과 파괴, 두 계열의 마법. 그리고 그것도 중급 정도의 수준에 불과했다.
이정도의 규모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마법사는 아니라는 거였다.
그래, 이 정도의 규모의 마법이라면. 고위급의 마법사, 혹은... 드래곤처럼 어마어마한 마력을 갖고 있는 존재뿐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에클레나가 말하기도 전에, 그런 그녀의 팔에 그림자들이 감겼다. 마법을 사용하는 자들 치고는, 종족이 종족이다보니 잽싼 몸을 가지고 있는 에클레나였지만 하나 둘 늘어나는가 싶더니 이윽고 수십을 넘어서서, 그들이 있는 공간 전체를 메우는 자리잡은 그림자들을 피할 정도로 날랜 몸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난데없는 그림자들을 피해 이리저리 잽싸게 움직이던 에클레나였지만, 결국 붙잡히는 수밖에 없었다는 거였다.
그 모습을 쌤통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보던 카울 역시도.
그나마 카울은 이리저리 팔을 휘두르며 그림자들을 끊어내기도 했지만, 그림자는 그림자였다. 끊어낸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이리저리 쳐내도, 쳐내도 끊임없이 나타나는 그림자의 손에. 결국 카울도 붙잡힐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그림자로 이루어진 손에 마법을 영창할 새도 없이 붙잡힌 채 거꾸로 매달린 에클레나와 저항에 무색하게도 양 팔과 다리, 입까지 틀어 막힌 카울이 대롱대롱, 그림자들에게 잡혀 매달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봤던 아모메슈의 머리 위로 커다란 손이... 아니, 아모메슈의 기준으로는 커다란 손이 얹어졌다.
"오랜만이다. 아모메슈."
그리고 그 손의 주인이, 이곳에 모인 여덟 종족의 대표. 그 모두의 주인인 자가.
마왕이자, 드래곤인 크리샤네아 슈페리아의 반려.
베헤노스가 그렇게 말했다.
땡그랗게 커진 눈으로 날 보는 페어리 퀸, 아모메슈를 바라봤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종족인 페어리, 그 종족의 여왕인 아모메슈가 머리 위에 손을 얹은 나를 우르우르한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모메슈의 생각이 정보창을 통해 전부 읽혀졌다.
뭘 생각하는지는 호감도가 30이상이어야만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내 영지 안에 있는 녀석들의 대부분은 나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이었다.
내가 마왕이 된 탓에 애시당초 마왕과 관련되어있던 종족들의 호감도가 대폭으로 높아진 것도 있었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크리샤의 반려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것도 있었다.
어느 쪽이던 간에, 편리한 일이었다.
굳이 귀찮게 물어볼 필요도 없이, 정보창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정보창을 통해 읽어낸 아모메슈의 생각을 보고서, 대충의 상황은 파악했다.
얘가 마음 고생이 심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아모메슈의 마음고생의 원인인 에클레나와 카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마법 중 하나인 그림자 손에 꽁꽁 묶여있던 둘이 나를 보더니 꾸물거리며 그림자에서 빠져나오려던 것을 멈추는 것이 보였다.
그림자들의 정체가, 누군가의 습격이나 공격이 아니라. 나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서 저항하지 그만둔 것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림자에게서 벗어날 저항을 관둔 것뿐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묻는 듯한 시선을 보내오는 둘을 무시한 채로, 아모메슈를 들어올렸다.
"베, 베헤노스님이 여긴 어쩐 일로...?"
내 손에 얌전히 들어 올려진 아모메슈가 내 눈치를 보며 그렇게 물었다.
"내가 내 영지에 온 것뿐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
"그, 그런 뜻이 아니 온데..."
별 생각 없이 그렇게 대답했는데 히끅, 하고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아모메슈가 보였다. 대체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별 의미도 없이 뱉은 말에 멘탈에 쩍쩍 금이 가는 듯한 아모메슈를 보며 내가 말했다.
"농담이다. 그냥, 할 일이 있어서 온 것뿐이니 걱정마라."
적어도 아모메슈에게는 뭐라 말할 것도 없어 보였다.
다르게 말하자면, 뭐라 말할 게 참 많아 보이는 에클레나와 카울은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가장 안전한 곳이기도 한 내 손 위에 올려놓은 아모메슈와는 취급부터 다르다는 것이 됐다.
"조여 들여라."
그저 그림자들에게 붙잡혀있을 뿐, 편해 보이는 둘을 보며 그림자 손에 영창을 추가했다.
이윽고 아주 조금, 내게서 마력이 추가로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꾸드득!
에클레나와 카울, 둘을 감싸고 있던 그림자들이. 그런 둘을 조여가기 시작했다.
"꺄악?!"
덕분에 그림자 손에 붙잡혀 거꾸로 매달려있던 에클레나가 험한 꼴이 되는 것이 보였다.
음...
예상치 못한 사고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림자 손을 멈추지는 않았다. 뭐, 그림자의 손들이 다소 엄한 곳을 촉수처럼 조이고는 있었지만 딱히 별 문제는 없었다.
에클레나 역시, 그런 걸 신경쓸 새도 없이 사방에서 조여드는 그림자가 주는 통증에 내지르던 비명이 부끄러움에서 통증에 의한 것으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그런 둘을 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다가갔다.
"크, 크리샤 클레오시여... 흐읏... 여, 여기는 어쩐 일로...?"
"글쎄다. 무슨 일로 왔을 것 같으냐?"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는 건 예의가 아니었지만 그걸 나에게 따질 수 있는 존재는 적어도 이곳에는 없었다.
그런 나를 보며 팽팽, 빠르게 돌아가는 에클레나의 머리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물론, 에클레나의 정보창을 통해 훤히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녀가 떠올린 것 중에는 나를 만족시킬만한 답은 없었다.
"호, 혹시... 전에 보냈던 저희 아이들이 무슨 실수라도...?"
결국 에클레나는 답을 알 수가 없었는지 가까스로, 통증을 참아내며 그렇게 물어왔다.
전에 보낸 아이들이라 함은, 얼마 전에 왔었던 몇 몇 어린 산악 엘프 소녀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내 주위에 있는 마야나 니아, 로로같이 묘령의 소녀들을 보고서 내 취향을 착각했는지 겉보기로는 소녀로만 보이는 산악 엘프들을 내 시녀로 받아달라고 보내왔던 것이었다.
지금은 음마가 되어버린 에오시스 자매들만해도 엘프들 중에서 어린 축해 해당했는데, 당시 나에게 온 산악 엘프들을 그보다 훨씬 어려 보였다.
그런데도 나보다 나이는 많긴 했지만.
아무튼 당시에는 아리스를 시녀로 받아들였던 것도 있고, 크리샤가 그 일로 매우 심기가 불편했던 것도 있는데다가 무엇보다도 나는 소녀취향의 변태가 아니었으므로 그냥 돌려보냈다.
정말로 단순히 시녀가 되기 위한 거라면 조금이라도 고민했을 텐데, 정보창을 보니 전혀 그런 건전한 이유로만 온 것이 아닌 탓도 있었다.
따라서 나와 얼굴을 마주한 지 몇 분도 안되어 기다란 귀를 축 늘인 채 되돌아갔던 산악 엘프들이 무슨 실수를 저질렀을 일도 없다는 거였다.
즉, 에클레나의 대답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였다. 애초에 그런 일 때문에 왔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 에클레나를 보며 말했다.
"거기 좀 더 매달려 있어라."
딱 잘라서 그렇게 말하고서는 이번에는 카울을 바라봤다. 양팔과 다리를 붙잡힌 것도 모자라서 입까지 그림자의 손으로 틀어막힌 카울의 모습은 에클레나의 것과는 다른 의미에서 차마 보기 엄한 모습이었다.
한쪽 눈만 보여서 다행이다...
양 쪽 눈 모두가 멀쩡했다면 심적인 데미지가 더 컸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카울의 입을 막고 있던 그림자의 손을 풀어주고서 말했다.
"넌 뭐라고 생각하지, 카울?"
내 물음에 카울이 이거다! 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혹시 짓고 있던 조각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습니까?"
"조각상?"
카울의 대답 역시 오답이기는 한데, 요상한 걸 들은 내가 그렇게 되물었다.
그리고 그런 의문을 해결해준 것은 카울이 아닌 에루나였다.
"주인님의 모습을 본 딴 석상을, 마을 중앙에 세우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었습니다."
"...그런 짓을 왜 하는 건데?"
"그야, 저들이 그만큼 주인님을 숭앙한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놀리는 게 아니라?
어쨌거나. 카울의 대답 역시, 오답이었다.
그래서 그런 카울을 보고, 좀 더 매달려 있으라고 말한 뒤에, 우선 여기에 있는 녀석들 중에서 그나마 자잘못을 따지기가 힘들어 보이는 페어리, 아모메슈에게 사고가 난 곳에 대한 지원을 명령하려고 했을 때였다.
"크리샤 클레오시여! 혹, 조각상이 너무 작아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라면... 노예를 더 동원해서라도, 보다 크고 웅장하게..."
재차 재갈을 물리려 다가오는 그림자를 보고서, 카울이 내게 그렇게 말했다.
"...노예?"
멈칫한 내가 카울을 보며 그렇게 물었다.
"그게, 본래는 훨씬 크고 웅장하게 지으려고 했습니다만, 다른 일로도 노예들이 바쁜 탓에... 용서만 해주신다면, 짓던 것은 서둘러 마무리하고서 다음은 더 크게 지을 테니. 부디 노여움을..."
그런 나를 보고서, 내가 화가 난 이유를 맞췄다고 생각났는지 변명하듯이 그렇게 말하는 카울이 보였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것 때문에 왔던 것이 아니었으니. 카울의 말은 역시나 오답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아주 격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