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화 〉152화
찔꺽이는 소리와 함께 아무런 저항도 없이 단번에 끝까지 삽입된 드래곤 슬레이어에 크리샤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쾌락에 녹아내린 얼굴을 하고서.
평소보다 몇 배로 올려버린 민감도에 예민해진 크리샤의 몸이 안으로 들어온 드래곤 슬레이어에 절정한 것이었다.
그리고... 크리샤로서는 달갑지 않은 침입자일 드래곤 슬레이어를, 그녀의 의지와는 다르게 환영하듯 달라붙어오는 균열이 느껴졌다.
"싫다고... 흣♥ 말했는데...♥"
허벅지를 벌리고서, 그 사이로 박아 넣은 드래곤 슬레이어를 보며 숨을 헐떡이던 크리샤가 그렇게 말했다. 크리샤가 진정하길 기다려줬다고는 하지만 역시 엄청나게 빠른 회복력이었다.
내가 고생하는 이유가 저거 때문이었다. 음마, 그것도 여왕인 에네스타조차도 내리절정하면 지치기 마련인데 크리샤나 루시아는 그것도 없었다.
아무리 몰아붙여도 금세 멀쩡해지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래도 한계는 있는 모양인지 약발로 버티다보면 어찌저찌 지쳐서 자빠질 때까지 버틸 수는 있기는 한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으니 내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적당히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크리샤가 만족해할 때까지 허리를 튕기는 것이 내가 할 일이었다.
그보다...
"너무 조이는데, 크리샤?"
싫다는 것치고는, 조여드는 크리샤의 균열에 드래곤 슬레이어가 꽉 물려서, 힘을 주지 않는 이상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다.
이래서야 굳이 크리샤를 안고 있지 않아도 떨어질 것 같지도 않았다.
"그건... 어, 어쩔 수 없잖아. 기분, 좋으니까..."
그런 내 말에 시선을 피하며 크리샤가 중얼거렸다.
귀여웠다.
당장이라도 그런 크리샤의 안에 사정하고 싶은 것을 참아내면서 천천히 허리를 흔들었다. 사정은 생각보다 지구력 소모가 심했다. 벌써부터 사정하면, 대체 몇 번이나 해야 될지 모르는 지금으로써는 영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선택지가 제한된 만큼, 천천히 애무하듯이 허리를 흔들자 다시금 크리샤가 헐떡이기 시작했다. 크리샤에게 딱 맞춰둔 크기의 드래곤 슬레이어가 균열 안에서 움직일 때마다 더 많이 흘러나오기 시작한 애액이 그런 나의 움직임을 도왔다.
찌걱찌걱, 드래곤 슬레이어가 크리샤의 안에서 움직일 때마다 음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크리샤의 균열을 비집고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좁은 틈새로 애액이 빠져나오는 소리가.
"읏♥ 응♥ 흐응...♥"
그리고 그런 소리 사이로. 크리샤의 신음 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조금...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허리를 튕기며 크리샤를 보자 입술을 깨물면서 신음을 참고 있는 크리샤가 보였다.
"왜 그러고 있어?"
"왜 그러냐닛♥ 흐앗♥♥ 그야... 저 인간이 보고 있으니까...♥ 아흑♥"
그 말에 고개를 돌리자, 황급히 눈을 감아버리는 아리스가 보였다.
이것 봐라?
아닌 척하면서 계속 몰래 훔쳐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거기까진 괜찮았다. 솔직히 나라도 눈앞에서 이런 짓이 벌어진다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갈 것 같았으니까.
아리스가 딱히 변태라던가, 그런 문제가 아니란 거였다. 단지,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그런 아리스의 눈치를 보며, 내가 허리를 튕길 때마다 소극적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받아들이는 크리샤의 균열이 무척이나 조여든다는 거였다.
긴장으로 몸이 굳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흥분으로 인한 것인지 어느 쪽이던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지금이 평소의 크리샤와 할 때보다 기분이 좋다는 거니까.
덕분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떠오른 김에 곧바로 확인해보기로 한 나는 크리샤의 양 허벅지를 잡고 안아 올렸다.
"읏차!"
"자, 잠깐만... 흐으읏~~♥♥"
허벅지를 잡고 들어 올리자 땅에 발이 닿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란 크리샤가 본능적으로 양 팔로, 내 몸을 지지대로 삼듯이 끌어안았다. 덕분에 내게 매달린 듯한 자세가 된 크리샤의 안으로 뿌리까지 삼켜진 드래곤 슬레이어가 사방으로 조여들어왔다.
음...
이거 위험한데.
엄청 기분 좋아서, 위험했다.
미리 대비해두지 않았더라면 무심코 그대로 사정할 뻔 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고비를 넘긴 내가 입을 열었다.
"크리샤, 이왕 이렇게 된 거 저 인간한테도 확실히 보여주자."
“그게 대체 무슨... 후앗♥ 자, 잠깐... 우, 움직이면... 흐앗♥”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 묻는 크리샤에게 대답하지 않고서, 천천히 걸음을 옮겨 아리스에게 다가갔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흔들거리는 크리샤의 안으로 찔꺽거리며 드래곤 슬레이어가 파고들어갔다.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데...?
허리를 튕기는 쪽보다 훨씬 힘이 들기는 했지만, 이건 이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드래곤 슬레이어의 끝에 내려앉은 꼴이 된 크리샤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 드래곤 슬레이어에 꾸욱하고 크리샤의 가장 깊숙한 곳, 자궁구가 닿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이것대로 나쁘지 않은걸. 이대로 허리를 튕긴다면, 어쩔지 궁금했다. 그건... 나중에 해봐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게 매달린 크리샤를 안아 올렸다.
“후아♥♥”
쯔붑, 하고 크리샤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었던 드래곤 슬레이어가 빠져나오면서 안쪽을 긁어내자, 쾌락으로 풀린 얼굴로 신음을 내뱉는 크리샤가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정신을 차린 크리샤가 눈앞에 있는 광경을 보고서 질겁하며 말했다.
“자, 잠깐만... 이, 이게 뭐야?!”
그야 크리샤가 넋을 놓고 있는 사이에, 그런 그녀를 돌려 안았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내게 등을 돌린 채로 안겨 올려진 크리샤의 눈앞에는,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보이고 있을 게 분명했다.
이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아리스와, 부럽다는 듯이 보고 있는 에네스타의 시선이 크리샤와 그 밑에서 껄떡거리고 있는 드래곤 슬레이어에 꽂히는 것이 보였다.
“뭐기는, 보여주자고 했잖아.”
푸욱!
그렇게 말하면서 단번에 크리샤의 균열 안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찔러 올렸다.
“크흣~~♥♥♥”
드래곤 슬레이어에 꿰어진 크리샤가 마치 창에 꿰인 물고기처럼 퍼뜩이며 절정에 이르렀다. 그와 동시에, 그런 크리샤의 애액이 바로 앞에 있던 아리스와 에네스타를 향해 뿜어졌다.
“아차.”
저건 생각 못했네.
이왕 보여주는 거 가까이서 보여주고자 너무 가깝게 다가간 게 실수였다.
“아...”
그리고, 얼굴에 튄 크리샤의 애액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한 아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리려는 것이 보였다.
“얼굴에 튀게 한건 미안한데, 그렇다고 그런 표정을 지으면 상처받잖아.”
내가 아니라 크리샤가.
딱히 더러운 것도 아니니까 그런 표정은 짓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아니, 애액인건 맞긴 한데... 더러운 건 아니였다. 오히려 피부 미용에 좋을 지도 몰랐다. 얼굴에 발라본적은 없었지만.
그나저나 저렇게 고개를 돌려서야 보여주려고 하는 것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명령했다.
“에네스타. 아리스의 얼굴을 붙잡아.”
“네, 나의 주.”
내 명령에 에네스타가 아리스의 머리를 잡아 돌리는 것이 보였다. 그런 에네스타에게서 저항하려고 했던 아리스였지만, 저항 같은 게 가능했으면 진작 에네스타에게서 풀려났으리라. 하지만 에네스타에게 손쉽게 제압됐었던 아리스였다.
결국, 아리스의 머리가 이쪽을 향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저항으로 두 눈을 질끈 감고 있었지만, 그거면 충분했다.
그런 아리스를 보다가, 크리샤에게 말을 걸었다.
“크리샤, 네가 말했었지? 나랑 이 녀석이랑 대체 무슨 사이냐고.”
“앙♥ 그, 그렇긴 한데... 읏♥ 그거랑 이거랑 대체 무슨... 핫♥ 상관인데... 흐앙♥”
허리를 튕기며 그렇게 묻자, 신음이 섞인 크리샤의 대답이 돌아왔다.
“상관이야 많지.”
그렇게 대답하고서, 나는 아리스를 바라봤다. 정확히는, 그녀를 바라보자 떠오른 창을 바라봤다.
예의 조교창, 이라고 불렀던 것을 바라보다가. 그 중 몇 가지를 고쳐 설정하며 말했다.
“널 사랑하니까. 크리샤. 네가 나랑 이 인간의 사이를 오해하는 건, 아무래도 슬픈 일이거든. 그러니까 이렇게라도 증명해야지.”
순 개소리지만.
세상천지에 이런 식으로 사랑을 증명한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지만.
이제는 개소리에도 도가 튼 내가 그렇게 말하고서. 아리스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눈을 떠라. 아리스. 이쪽을 봐.”
“그런 말을 한다고 제가 들을... 읏...?!”
내 명령에 아리스의 눈꺼풀이 부르르 떨렸다. 조교창을 통해 재설정한 것, 단순한 행동이라면 강제할 수 있는 명령에 저항하는 것이었다.
“그래봤자 아무 소용없으니까 얌전히 있어.”
눈을 뜨지 않으려하는 아리스를 보며 내가 그렇게 말했다. 직접 사용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이 조교창은 무려 A랭크의 특성, 배덕자에서 파생된 능력이었다. 개변자를 비롯한, 내가 갖고 있는 특성 중에서도 상위에 위치한 랭크의 능력. 그만큼 강력한 능력일게 뻔했다.
적어도 A급 이상의 능력들은 드래곤마저 통했던 능력들이었으니까. 아무리 검주라고는 해도 결국 인간에 불과한 아리스로서는 저항할 수 없었다. 결국, 부르르 떨리던 아리스의 눈꺼풀이 천천히 뜨여지기 시작했다.
그런 아리스가, 바로 눈앞에서 드러난. 크리샤와 연결된 나를 보고서 비명이라도 지를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그런 그녀의 입밖으로 비명이 새어나오는 일은 없었다.
내가 명령하지 않았으니까.
이미 내 명령을 듣기 시작한 아리스의 몸은, 그저 내가 명령한 대로, 두 눈을 뜨고서 나와 크리샤를 지켜보는 일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 거기서 얌전히 보고만 있어.”
그런 아리스에게, 재차 명령해두고서. 크리샤에게 말했다.
“자, 그럼 크리샤. 슬슬 시작해도 될까?”
“시, 시작하다니... 대체 뭘...?”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하다니. 몰라서 묻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일까. 부끄러움 반, 기대 반으로 얼룩져있는 크리샤의 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좋은 것 같았지만.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억누르지 않고서 그대로 웃어버리자, 그런 나를 보며 얼굴이 붉어지는 크리샤가 보였다.
“웃어서 미안.”
그런 크리샤에게 짤막하게 사과하고서 그 대신 그녀의 안쪽 깊숙이까지, 밀어 넣었던 드래곤 슬레이어의 크기를 키우면서 내가 말했다.
“대신 조금 크게 키워봤는데, 어때?”
처음은 크리샤의 균열 안으로 쉽게 넣기 위해 다소 크기를 줄였던 지라, 슬슬 이 크기에 적응한 크리샤가 아쉬워할 것 같아서 도로 평소 크리샤를 안을 때의 크기까지 드래곤 슬레이어를 키운 것뿐인데, 반응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마치 기대했던 것이 왔다는 것처럼, 사정을 재촉하듯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조여드는 크리샤의 균열이 느껴졌다. 동시에, 크리샤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돌리며, 그런 드래곤 슬레이어를 자극해오기 시작했다.
“으응...♥ 어, 어떠냐고 물어봐도... 앗♥ 이, 이거...♥♥ 흐으응...♥♥”
내 물음에 대답을 피하는 크리샤였지만, 이런 와중에 그래봤자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솔직해하지 못하는 크리샤를 보니 괜한 심술을 부리고 싶었다.
“그럼 도로 줄일까?”
“앗♥ 그, 그런 말은 하지 않았잖아? 응♥ 그, 그러니까 그냥 냅둬도... 흐앗♥”
그런 내 말에 아까와는 달리 황급히 부정하는 크리샤를 보고서 다시 웃을 뻔했지만 이번에는 웃음이 새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아낸 내가 말했다.
“그럼 됐고. 자, 그럼 너와 내가 서로 얼마나 사랑하는지, 저 인간에게 보여주자. 크리샤.”
“여, 역시... 인간 따위한테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저기... 부, 부끄러운데...”
내게 말하는 건지, 혼잣말인지 모를 크리샤의 말에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그런 생각을.
곧 결정이 내려졌지만 말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원체 집착이 강한 드래곤인 크리샤로서는 믿지 못할게 뻔하니까, 차라리 조금 충격적이긴 하더라도 이쪽이 낫다고 생각했다.
어쭙잖게 상황을 정리해봤자, 또 이런 일이 터지면 곤란한건 나일 테고. 이 기회에 확실히 하는 쪽이 낫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조금 많이, 원시적이긴 한데 이런 방식이 효과적일테고. 짐승조차도 자신의 짝에 대한 표식으로, 교미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나랑 크리샤는 짐승은 아니지만.
그나저나 인간 따위라니. 이래봬도 난 아직 인간인데... 조금 섭섭했다.
그러니까, 그 섭섭함은 다른 쪽으로 해소하기로 했다.
여전히 아리스에게 관계를 맺는걸 보여준다는 사실에 부끄러움과 거부감을 느끼는 듯한 크리샤에게 내가 말했다.
“괜찮아, 연인끼리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그, 그래...? 당연한... 일인 거야?”
"그래, 시녀때도 그랬었잖아. 혹시 몰랐던 건 아니지?"
"그, 그럴리가 없잖아?!"
아니, 이번 것도 미안하지만 거짓말이었어. 크리샤. 이런게 당연한 일인 세계는 야겜에나 나올게 분명했다.
"다, 당연한 일인걸.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 응...♥"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이번에도 홀딱 내 거짓말에 넘어가버린 크리샤를 보며, 허리를 튕겼다. 정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구나 싶었다.
크리샤의 안에서, 내가 얼마나 신뢰를 갖고 있는 건가 싶기도 했지만.
이번에도 순진무구했던 크리샤에게 이상한 지식을 주입했다는 생각에, 묘한 흥분을 느끼면서.
“자, 크리샤. 그러니까,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크리샤의 살짝 뾰족한, 귀여운 귀를 깨물며 속삭였다.
“네가 널 사랑하는 만큼. 너도 나를 위해서 마음껏 울어줘.”
“마, 마음껏... 그래, 당연한 일이라면,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으니까...”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처녀처럼, 내가 했던 말을 되뇌는 크리샤를 보며. 그런 크리샤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으며 허리를 튕겼다.
그런 내 귓가에, 자지러지듯이 신음을 토하는 크리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