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가 다가와 등에 얼굴을 기대자 숙영은 잠시 동작을 멈추고 머리를 젖혀 아들의 뺨을 느
낀다.
"어떻게 참았어?"
"......"
"손으로 했니?"
"그냥 참았어요."
"괴로웠겠구나."
"괜찮았어요."
"새엄마에게 부탁해 보지 그랬어...?"
"예...?"
"새엄마에게 안아 달라고 해봐...."
"엄마!"
"왜? 좋아하는 타잎이 아니야?"
숙영은 치마를 걸치고 저고리의 소매에 두 팔을 끼어 넣은 다음 일어나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한다.
"그게 아니라면, 엄마하고는 하면서 새엄마는 안되는 이유라도 있다는 거니?"
"엄마! 제발......"
"유정이는 내가 잘 알아."
옷깃을 여미고는 저고리의 고름을 단단히 조인다.
맵씨가 좋은, 흐르는 듯한 엄마의 작업을 바라보며, 상하는 아직도 벌거벗은 채 멍한 얼굴로
놀라운 얘기를 듣고 있었다.
어느새 엄마는 청초한 이조시대의 미인이 되어 있었다.
남들이 본다면 이런 숙영이 방금 자신의 친아들과 음탕하게 섹스를 했으며 아들의 새엄마이
기도 한 유정과 섹스를 할 것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숙영이 발걸음을 옮길 때 비로소 상하도 옷을 걸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험 한 일이니까 조심해야 할거야. 새엄마는 결혼한 유부녀야."
몸단장을 다 끝낸 숙영이 백에서 성냥을 꺼냈다.
"아무리 엄마가 보고싶어도 가게로 찾아오면 안돼. 정 엄마가 보고싶으면 이리로 전화하렴."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나가는 엄마를 상하는 현관까지 배웅했다.
엄마는 마지막으로 달콤한 향기를 상하의 입술에 남기고 어느새 눈처럼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는 꽃잎을 맞으며 떠났다.
상하는 현관 문을 닫고 침실로 돌아왔다.
방금 전의 환락의 잔해들이 침대에 질펀하게 널려있었다.
흩어져 있는 화장지를 변기에 넣어 흘려 보내고 커피 컵을 정리한 뒤 시트를 갈고 헌 것은
빨래더미와 함께 세탁기에 던져 넣었다.
오후 3시반, 아직 해가 높이 떠 있으므로 이불을 정원에 널어놓은 뒤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
을 보았다.
입술과 주변에 붉은 연지가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