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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 - 3장 (3) (8/11)

도피 - 3장 (3)

작성자 작가지망생 17-02-11 07:1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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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무라는 편의점 앞에서 차를 멈췄다. 

"여기서 물건을 좀 살 필요가 있겠군." 

히무라가 풀려난 지 거의 만 하루가 지났다. 

"저기 편의점에 좀 다녀와." 

"설마 이 꼴로..." 

무심코 두 팔로 알몸의 가슴을 감싸안고 두 다리를 오무리며 미즈키가 말했다. 물론 그녀는 어제부터 죽 전라의 상태였다. 

"당연하지. 자." 

"손님들도 있는데..." 

미즈키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점심시간 직전이라 편의점에 상당히 많은 손님들이 있었다. 대충 헤아려 봐도 열명은 넘어 보였다. 

"스트립도 하고 몸 구석구석까지 텔레비전에 중계했잖아. 게다가 항문 성교에서 배설하는 장면까지 전국에 방송한 주제에 뭘 새삼스럽게 부끄러워 하는거냐." 

히무라의 잔혹한 말에 미즈키는 고개를 떨구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히무라가 조수석 문을 열고 말했다. 

"아직 원전에 설치한 폭파장치를 회수하지 않았다는 점 잊지 말아라." 

히무라가 미즈키의 팔을 잡고 문 밖으로 밀어냈다. 산뜻한 바람이 불면서 미즈키의 피부를 쓰다듬어 갔다. 

*

"어서 오세요." 

도로 옆의 편의점에서 프랜차이즈 점장을 맡고 있는 사쿠라다 타카유키는 입구에 달린 차임 소리에 그쪽으로 돌아보다 무심코 숨을 삼켰다. 뛰어난 미인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알몸으로 가게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꿈인가 하고 눈을 부릅뜨고 보았지만 틀림 없었다. 

입구에 놓여진 장바구니를 손에 쥔 여성은 훤히 드러난 몸을 손으로 감추려고 하지도 않았다. 새하얀 앞가슴도, 섹시한 곡선을 그리는 엉덩이도, 검은 융모에 휩싸인 하복부도 그대로 드러낸 채 가게 안에서 쇼핑을 시작했다. 

옆을 보니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대학생 이마이가 바코드리더기를 손에 든 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앞에서 계산을 기다리던 중년 회사원 손님도 똑같은 얼굴로 태어났을 때 모습 그대로의 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녀는 손에 든 메모를 보면서 유방과 사타구니를 노출한 채 이리저리 움직이며 식료품이나 일용품을 사들이고 있었다. 낮은 선반에 있는 물건을 잡으려고 허리를 굽히고 엉덩이를 내미는 자세를 취하자, 핑크색 소음순까지 적나라하게 보였다. 

이제는 가게에 있는 전원이 움직임을 멈추고 벌거벗은 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시선이 모인 것을 느꼈는지 뒤늦게 손으로 가슴과 사타구니를 감추려 했지만 곧 울것같은 표정으로 손을 떼어냈다. 당황한 모습으로 귀까지 빨개진데다 눈에도 부옇게 습기가 차있는 것으로 보아, 정신이 이상해져서 노출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아니라 현재 상태를 매우 부끄러워 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군. 그 하야세 미즈키라고 하는 여성 경찰이구나!) 

충격이 좀 가시자 사쿠라다는 곧 미녀의 신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제는 가게를 이마이에게 맡기고 텔레비전에 찰싹 붙어있던 사쿠라다는 타카사카 휴게소에서 벌어지는 치욕의 중계를 놓치지 않고 다 본 상태였다. 게다가 중간부터는 영상을 녹화까지 해놓고 아내 몰래 새벽에 그걸 돌려보면서 자위행위까지 한 터였다. 

그 때 다시 가게의 자동 문이 열리고 키 큰 남자가 들어왔다. 영리해보이는 남자였다. 

(역시 그렇군!) 

사쿠라다는 두 사람이 미즈키와 히무라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가게 안에서의 쇼핑을 마친 것 같은 미즈키가 사쿠라다의 앞에 섰다. 

옆에서 보면 앞가슴은 충분한 볼륨을 갖고 있었지만 가까이서 보니 핑크빛의 유두와 청순한 형태의 유방이 마치 소녀의 그것과 같아 보였다. 대리석처럼 하얗고 눈부신 허벅지 사이를 까맣고 우아한 수풀이 감추고 있었다. 

가냘프면서도 부드럽고 매끈한 느낌을 갖는, 청조하면서도 동시에 섹시하고 무심코 안고 싶어져 버리는 신체였다. 그리고 귀까지 새빨갛게 된 채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은 가련하고, 미녀라기보다는 미소녀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당해 보였다. 

(부끄러워... 제발 그렇게 보지 마.) 

미즈키의 눈이 그렇게 호소하고 있었다. 긴 속눈썹에는 눈물이 살짝 배어 있었다. 하지만 사쿠라다는 눈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름다운 융기의 유방과 검은 섬모가 자라고 있는 가랑이에 집중되었다. 

미즈키는 뭔가 말을 꺼내려다 머뭇거리며 새빨개진 얼굴을 숙이고 있었다. 

"자, 필요한게 무엇인지 어서 말해. 뒤에 다른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잖아." 

확실히 미즈키의 뒤에도 손님들이 기다리고 서서 섹시한 곡선을 그리는 엉덩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히무라에게 재촉을 받은 미즈키가 간신히 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코, 콘돔 있나요..." 

"아, 예. 콘돔말입니까." 

사쿠라다도 나름 긴장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큰 목소리를 내 버렸는데, 안그래도 조용해진 실내 공간이었기 때문에 마치 쩌렁쩌렁 울리는 것 같이 들렸다. 더욱 부끄러운듯, 미즈키의 얼굴은 점점 더 붉어졌다. 

사쿠라다가 카운터 밑에서 콘돔을 한 상자 꺼내는 모습을 지켜본 히무라가 미즈키의 귓가에 뭔가 속삭였다. 미즈키가 결심을 한 듯한 표정으로 사쿠라다에게 다시 말했다. 

"그리고 무화과 나무 관장약도 있습니까?" 

"네, 무화과 관장약도 있어요." 

사쿠라다가 다시 큰 목소리로 복창하자 그를 미즈키가 그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모기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콘돔과 무화과 관장약, 가게에 있는 대로 전부 주세요..." 

사쿠라다의 뇌리에 어제 텔레비전에서 본 미즈키의 능욕 장면이 뚜렷하게 떠올랐다. 중계를 봤던 사람이라면 그것들이 어떻게 사용될 지 저절로 상상될 것이다. 이 곳에 있는 다른 손님들도 마찬가지였다. 

"총 53000엔입니다." 

콘돔과 관장약이 담긴 커다란 상자를 카운터 위에 올리면서 사쿠라다가 말했다. 히무라가 미즈키에게 검은색 가죽지갑을 건넸다. 

"저런, 만엔 정도가 부족한 것 같군." 

미즈키가 지갑 속 돈을 세는 것을 보며 히무라가 말했다. 

"PFFT는 정치 단체이기 때문에 강도 흉내를 낼 수도 없고." 

거기에서 잠시 말을 멈추더니 히무라는 일부러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곧 히죽 웃으며 가게의 손님들을 향해서 말했다. 

"그렇지. 여기에 있는 누군가에게 미즈키의 몸을 만지게 하고 그 요금을 받아서 부족한 돈을 메꾸도록 하자." 

"에!" 

미즈키가 말문이 막혔다. 

미즈키의 흰 유방이 출렁거리는 것이 사쿠라다의 눈에 크게 들어왔다. 미즈키가 온몸을 애무당하며 몸무림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자 사쿠라다는 무심코 침을 꿀꺽 삼키게 되었다. 어느새 바지 앞부분이 크게 부풀어 있었다. 

"누군가 만지고 싶은 사람은 없을까?" 

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두어명 있던 여자 손님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남성 고객들은 서로의 얼굴만 마주보고 있었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군. 점장이 직잡 만지도록 하고 값을 깎는 수밖에 없지. 점장, 그렇게 해줄 수 있겠지?"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이건 분명한 협박이었다. 싫다고 말해 봐야 소용 없었다. 게다가 속직히 말해 미즈키의 피부를 만지고 싶다는 욕망이 사쿠라다의 내면에서 들끓고 있었다. 다른 남자들도 스스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지명되었다면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다. 

"괘, 괜찮습니다." 

사쿠라다가 대답하자마자 히무라가 히죽 웃었다. 냉혹하면서 추잡한 웃음이었다. 

"좋아, 결정됐다. 미즈키, 점장이 네 가슴을 만지도록 해." 

히무라에게 지시되어, 미즈키는 떨리는 손으로 사쿠라다의 손을 잡고 천천히 자신의 유방쪽으로 이끌었다. 보기만 해도 탄력있어 보이던 유방에 실제로 손이 닿자 손바닥 안에 부드러운 감촉과 가슴의 고동이 느껴졌다. 사쿠라다도 흥분하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유방을 손으로 비비게 되자 유두도 점점 딱딱하게 발기해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거 참. 미즈키. 또 젖꼭지를 새우고 있는거냐." 

히무라가 치욕스런 지적을 하자 미즈키는 말 없이 눈을 감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수치에 견디는 듯한 그 표정을 보며 사쿠라다는 더욱 흥분해 딱딱하게 굳은 핑크색 돌기를 손가락 끝으로 붙잡아 돌리며 유방을 움켜쥐었다. 

"아앗..." 

집요하게 유방과 유두를 애무당하며 견딜 수 없게 된 미즈키가 목소리를 흘렸다. 엉덩이가 마치 사람들을 유혹하듯 씰룩씰룩 흔들렸다. 

"참 음란한 여자가 다 되었군. 어제 하룻밤 모텔에서 귀여워해준 걸로 벌써 아주 야한 몸이 된 모양이구나." 

히무라가 미즈키 어깨 위에서 찰랑거리는 머리칼을 어지럽히며 미즈키의 몸을 옆으로 돌렸다. 히무라는 미즈키의 손을 붙잡아 미즈키 자신의 사타구니를 만지게 했다. 

"그래. 여기도 제대로 젖고 있는거지?" 

사쿠라다의 애무 때문인지, 아니면 부끄러운 쇼핑이 그녀의 몸에 미묘한 영향을 준 것인지, 그곳은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동안, 사쿠라다는 유방을 만지작거리던 손을 등쪽으로 움직여 이리저리 쓰다듬고 있었다. 미즈키의 피부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실크같은 감촉이었다. 부드러운 곡선을 따라 움직이다 둥그스름한 엉덩이에 도착해 정신없이 이리저리 쓰다듬고 있었다. 

"점장도 여길 한 번 만져봐." 

히무라의 말에, 사쿠라다도 팔을 뻗어 미즈키의 사타구니쪽을 뒤적였다. 반사적으로 양쪽 허벅지를 모으려던 그녀의 엉덩이를 히무라가 짝 소리가 나게 때렸다. 

"꺅!" 

"돈이 없으니까 잘 만지게 하지 않으면 안되잖아." 

마치 돈이 없는 것이 미즈키의 탓인 것처럼 히무라가 말했다. 사쿠라다의 손가락이 음렬에 들어왔다. 미즈키는 꾹 참고 그의 손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어때. 음란한 즙으로 미끌미끌 거리지?" 

사쿠라다의 손가락이 꽃잎을 확장하자 걸쭉하고 끈적한 애액이 흘러나왔다. 

"네. 흠뻑 젖어 있습니다." 

사쿠라다의 솔직한 대답에 미즈키는 그곳에서 사라지고 싶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도 만지고 싶어졌다거나 하진 않나?" 

사쿠라다가 미즈키의 몸을 애무하는 모습을 보던 남자 손님들 사이에는 처음의 망설였던 것과는 다른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저도 만져봐도 될까요?" 

"아, 좋고 말고." 

처음에 나선 사람은 작업복 차림으로 에로잡지 선반 앞에 서서 야한 잡지를 일고 있던 청년이었다. 히무라의 양해를 얻자 청년은 미즈키의 뒤에 서서 아까까지 사쿠라다가 마구 주무르고 있던 유방에 손을 뻗었다. 그러자 계산대 앞에 서있던 회사원 같은 남자와 야구 모자를 쓰고 있던 남성도 합세해 좌우의 유방을 나누어 주물럭대기 시작했다. 

갑자기 마치 산사태처럼, 가게에 있던 모든 손님들이 줄줄이 미즈키의 몸에 몰리면서 여러개의 손이 그 부드러운 살결을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문득 사쿠라기가 보니 아르바이트 이마이는 미즈키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그녀의 아름답게 뻗은 다리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시... 싫엇! 제발 그만들 하세요!" 

미즈키가 전신이 굳은 채로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던 손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아름다운 두 젖가슴을 움켜쥐고 간지럽고 희롱하면서 동시에 애액으로 반짝거리는 음렬에 손가락을 넣었다 뺐다 하고 있었다. 

마치 육식 동물들의 무리가 먹이에 모여들어 유린하는 듯한 광경을 히무라는 즐겁게 바라보고 있었다. 

"으읏!" 

누군가의 손가락이 민감한 육아를 건드렸다. 빨갛게 부푼 클리토리스를 쓰다듬으며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켰다. 격렬한 쾌감이 일어나며 온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그 와중에도 남자들의 거친 숨결이 온몸의 피부에 닿았고 흥건히 땀에 젖은 손들이 무방비한 몸 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미즈키의 호흡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온몸에 구슬같은 땀이 떠오르고 분홍색으로 상기되었다. 남자들에게 유린당하면서 소름끼칠 정도로 혐오감을 느끼는 와중에도, 자극에 반응하고 마는 자신의 몸을 미즈키는 믿을 수가 없었다. 

"아우우... 하아앙... 하앙..." 

사쿠라다의 손가락이 음핵을 쓰다듬었다. 울음소리같이 들리는 신음 소리가 속속 미즈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응... 응... 하응..." 

순간 미즈키의 머리가 뒤로 튕겨지면서 그녀의 몸이 활시위처럼 뒤로 젖혀졌다. 새하얀 목이 신음 소리에 맞춰서 바들바들 떨렸다. 결국 미즈키는 절정에 도달해버린 것이다. 

남자들이 손을 떼자 바닥에 이마를 박은 채 몸을 웅크리고 여운의 물결을 참으려는 듯 등을 떨었다. 

"하나, 둘, 셋, 넷..." 

히무라는 미즈키의 몸 주위에 모여들어있던 남자들의 수를 세었다. 

"딱 열 명. 그렇다면 오히려 돈을 받아야 겠는걸." 

히무라가 계산대 안에 들어가 카운터 아래서 1만엔 짜리 몇 장을 집어들고 나왔다. 그 행동을 보면서 아무도 입을 열 수 없었다. 사쿠라다도 정신을 차지리 못한 것인지 미즈키의 흰 등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미즈키가 간신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럼 이쯤에서 실례하도록 하지." 

미즈키의 팔을 붙잡고 골판지 상자를 팔에 낀 채 히무라는 당당하게 가게를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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