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15)

                                                                   (속)뜨거운여자5-1

  릭스의 명령

  이튿날 아침 로즈 베넷트를 깨워준 것은 릭스였다.

  요 몇달동안 이같이 깊은 잠에 빠져 본것은 처음이었다.

  로즈는 밤새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감도는 풍요한 푸른 초원에서 노닐고 있었다.

  사바나 특유의 수천에 달하는 꽃사이를 그녀를 향해서 얼룩말 떼가 뛰어왔다.

  그 광경은 순간 까만 젖꼭지와 달빛과도 같이 흰살결을  한 눈에도 황홀한 사탄과 같은 요염한 

여성의 떼로

  바뀌었다.

  그녀들은 높은 천정의 수정 샨데리아 아래에서 우아하게  춤추고 뻘겋게 타는 난로가에서 편하

게 누워있었다.

  방안 가득히 만족한 행복감이 흘렀다.

  몬테베드데의 음악이 연주되고 어딘가에서 축복의 종이 울리었다.

  그 소리가 현실의 전화벨 소리와 겹쳐져서 로즈는 눈을 떴다.

  덕분에 평상시 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잠을 깨고 말았던 것이다.

  " 여보세요, 여보세요? "

  "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베넷트 선생님.

  릭스입니다.

  릭스 데링검, 선생의 입체기학 수업을 받고 있는 릭스입니다. "

  " 어머- 릭스 안녕, 웬일이야. 이렇게 일찍부터 "

  아직도 로즈는 잠에서 덜 깨어 있었다.

  " 보여주고 싶은 사진이 있는데요 베넷트 선생님. 뭐 대단치 않은 거지만 "

  알수 없는 공포에 로즈는 흠칫 몸을 떨었다.

  " 뭐라고? "

  " 말로는 약간 설명하기 곤란한데요 베넷트 선생님.

  눈으로 직접 봐 주시겠어요 창문아래에 조금전에 끼워 놓았읍니다.

  아직 안보셨읍니까? "

  " 아 - 니. 아직 안보았는데. 잠깐만 기다려요. "

  등줄기가 차가와지는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릭스의 귀에 수화기를 내려 놓고 문쪽으로 가는 로즈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긴 침묵, 수화기를 다시 잡는 기척이 들렸지만 그녀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 들려요? 베넷트 선생님. "

  릭스의 말투가 갑자기 많이 거칠어졌다.

  " 들려요, 릭스 "

  " 사진을 보았겠지요? "

  " ....그....래 "

  "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아침까지 완성하려고 밤셈하느라 무척 힘들었지.

  모처럼 고생했는데 고맙다고 하지 않으면 낙심천만인걸.

  좀 조명이 빈약했지만 필림 덕분에 세세한 것까지 자세하게 잘 찍혔다고 생각안해? "

  " 당신이 원하는 것이 뭐예요 데링검? "

  풀이 죽은 고분고분한 말씨였다.

  " 참, 베넷트 선생, 따로 떼어놓은 사진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지혜를 빌리고 싶은데 미라 

교장은 이런

  사진에는 사죽을 못쓰거든.

  그에게 보내주면 침을 흘리면서 매우 좋아 할 텐데 어떻게 할까요? "

  로즈는 수화기 앞에서 숨을 크게 들여 마셨다.

  " 왜 그러세요? 선생님, 어디 편찮으십니까? "

  " 안돼요 그런짓하면, 절대로 안돼요. 부탁이야! "

  온통 세상이 뒤엎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 2주일만 지나면 여자고등학교로 옮기는 추천장을 받게 되는  이 마당에 이것저것 모두 엉

망이

  되어버리려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는 없다.

  근면하게 교직을 지키고 모든것을 희생하고 지금까지 노력해 온 것이 단 한 사람의 협박때문에 

한꺼번에

  망가지고 말다니!

  " 릭스, 제발 부탁이야! 들어줘 "

  이렇게 말하고는 무슨 말을 하기 위해 로 - 즈는 말을 중단했다.

  " 네 - 듣고 있어요. 베넷트 선생 "

  릭스의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그녀의 귀에까지 들려 왔지만 대꾸할 말이 빨리 생각나지 않았

다.

  " 그렇다면 미라 교장에게 프린트를 보낼 계획은 연기 하도록 하지요.

  하지만 그럴러면 무엇인가 나에게도 댓가가 있어야죠 "

  " 뭐래도 좋아요. 무슨 일이라도 좋아요 "

  " 어떤 일이라도? 베넷트 선생? "

  로즈는 냉정을 되찾고 그에게 말했다.

  " 무엇을 원하는 거지? 데링검, 솔직하게 말해봐요 "

  그러나 그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가 말하지 않아도 로즈는 잘 알고 있었다.

  알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녀는 모든것을 간파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었다.

  " 좋아요 선생 먼저 나를 릭스라고 불러줘.

  친근하게 불러주면 예의 사진에 대한 나의 생각이 혹시 변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

  " 잘 알겠어요. 그래 - 무엇을 바라는 거예요 릭스? "

  목소리가 목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음성이었다.

  " 뭐 대단한 것 아니예요 선생님.

  오늘 학교에 팬티를 입지 않은채 오셨으면 하는데 그것뿐입니다. "

  " 뭐라고! "

  " 안들려요 선생? 당신의 팬티라고 했어. 그렇다면 스킨티라고 말할까? "

  " 어쩜 그렇게 부끄러운 말을 하는 거지 데링검? "

  " 릭스라고 불러요. 선생 "

  " 알겠어 릭스! 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런 짓을 하라는거지? "

  " 뭐 그리 설명할 것도 없구 단지 그렇게하면 즐거울거라는 이유때문이야 그리고 당신 역시 흥

정하기가 그게

  더 수월하지 않을까?

  미라 교장이 사진을 보고 침흘리면서 좋아하는 꼬락서니와  비교하면 그 정도는 심심풀이에 지

나지 않는

  거야.

  무엇을 보여 달라는게 아냐.

  당신이 팬티를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른 녀석들은 알지 못할거야.

  그건 우리 둘의 비밀이야.

  정말 관대한 흥정이지?

  나는 당신에게 더 굉장한 명령도 내릴 수 있어 "

  로즈는 현기증이 일어나 앞이 어지러웠다.

  지금 팬티를 입지 않은채 등교하느냐  안하느냐 따위의 매우 흉칙한  담판을 제자인 한 사람과 

의논하고

  있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었다.

  그녀는 그와 언쟁하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그녀로선 선택의 여지가 조금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두사람이 똑같이 알고 있었다.

  만일 그 흉칙한 사진이 다른 사람 눈에 띄이게 되는 날이면 추천장과 새로운 직장이 하늘로 당

장 가고 만다.

  앞으로 일생동안 교직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안된다.

  다른 방법이 전혀없는 그녀는 풀이 죽은 피곤한 목소리로 릭스의 제의에 동의하고 말았다.

  " 됐어 선생. 당신은 생각했던 대로 여자야. 내 제의는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

  위협하듯이 잠시 말을 중단 했다가 릭스는 덧붙였다.

  " 그렇지. 한가지만 더 부탁 해야 겠는데....

  그곳 바로 위에 <나를 먹어줘요.>라고 빨간 루즈로 써 주었으면 좋겠어.

  <그곳> 이라고 하면 어딘지 알겠지....

  모르면 내가 내 입으로 명백하게 말해줄까 선생? "

  " 관둬요. 말하지 않아도 좋아요 "

  그러자 릭스가 소리높게 큰소리로 웃어댔다.

  " 그럴테지 "

  그리고는 잠시 언쟁이 계속되었지만 앞서와 같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다.

  " 조금씩 머리가 회전이 되는데 선생. "

  " 릭스! 이것은 협박이예요 "

  " 그래요 정말.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몰랐어.

  알겠지? 만일 나의 부탁을 배신하면 곧 알게 될테니까.

  약속을 어기면 사진은 미라 교장한테로 즉시 내겠어. 알겠지? 선생! "

  " ....알았어 "

  " 좋아 됐어. 몇가지를 충고해 두겠는데 이 일을 폴에게는 절대로 말해서는 안돼.

  그 자식은 금새 흥분해버리는 습성이 있어서 만약 이  사실을 알게되면 이것 저것 모두 망치고 

말아.

  그 자식은 당신을 도와주려고 갈팡질팡 할테지만 그렇게 되면 자연 모두 다 알게 될 뿐이야.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만 가져오게 될거야.

  모든 사람들은 당신이 어젯밤 벌였던 조그만 파 - 티를 당장 나쁘게 오해하게 돼.

  미성년을 유혹한 여교사 이라든가 하면서 마냥 떠들어 대겠지. "

  릭스는 잠시 말을 중단했고 로즈는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 그렇지 또 한가지 있어. 이게 마지막이야 "

  로즈는 자신의 심장이 멎는게 아닌가 생각했다.

  이번엔 또 그가 무슨 말을 꺼낼 작정인가? "

  " 겁낼것 없어 선생, 당신의 젖퉁이가 너무 멋지단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야 "

  갑자기 릭스의 입에서 튀어나온 외설한 말이 뺨때기를 얻어 맞을 때처럼 굉장한 충격을 주었다.

  몸속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충동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전화를 끊은 릭스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해서 그 주간의 후반이 시작되었다.

  첫째날은 수요일, 날이 갈수록 로즈의 입장은 점점 거북해지기만 했다.

  그 첫째날 수요일 아침 로즈는 거울 앞에서 알몸뚱이로 서있는 거울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입술에 바르던 루즈를 잡은 자기 손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손이 하체의 숲 바로 위에 "나를 먹어줘"란 글자를 썼다.

  놀라운 것은 루즈로 글자의 밑에서  똑바로 아래쪽을 향해 칠을  하고 그것은 뛰어 올라가듯이 

유방으로

  접근하더니 젖꼭지를 온통 빨갛게 칠해 버렸다.

  그리고 각각 유방 아래에다 "젖퉁이 1" "젖퉁이 2"라고 쓰고 작업을 끝냈다.

  잘 지워지지 않는 루즈로 썼기 때문에 옷에 묻어날 걱정은 없었다.

  그녀가 아닌 그녀속의 또한 사람인 로즈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또 무슨 해괴하고 음외한 장난이란 말인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루즈를 잡은 그녀의 손이 변태적인  매음부조차도 흉내 낼수 없는  음외하고 천박한 짓을 하고 

있는 사이

  깨어난 또 한사람의 그녀는 옷에 루즈가 묻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녀속에 몇사람이나 되는 여자가 살고 있는 것일까?

  로즈는 어깨를 들썩이며 옷을 입기 시작했다.

  브라쟈를 차고 사이즈가 큰 세타를 입고 매일 같이 검은 스커트를 착용했다.

  다른때와 다른 점은 단지 한군데 최후의 순간까지 그녀는 팬티에 대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침실 입구로 걸어 갔을 때도 팬티는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로즈는 마음을 정하고 팬티를 침대 위에 세워진 십자가 위에 걸쳐 놓았다.

  선택의 여지 같은 것은 처음부터 그녀에겐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오전 수업은 아무일 없이 지나갔다.

  그리고 오후가 되자 언제나처럼 다름없는 평온한 기분으로 돌아왔다.

  처음 몇시간의 수업은 자의식과 굴욕감으로 몸이 기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으나 시간이 지

남에 따라서

  그런 기분도 조금씩 사라져갔다.

  아무도 그녀의 비밀을 모르는 교실에서 스커트 속을  노출시킨채 그녀는 수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남몰래

  음미하고 있었다.

  그것은 기묘하게 고조된 자극이었다.

  쾌감이라고 말해도 좋았다.

  그녀로선 억지로 이런 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 이런 도착된 기분은 물리쳐야 한다! "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녀는 자극적인 비밀의 쾌감이 누를 수없이 고조되어 갔다.

  온 신경이 노출되었고 로즈는 쉬는 시간일때마다 여  교사용 화장실로 뛰쳐들어가서는 흠뻑 젖

은 부분을

  휴지로 깨끗이 닦아냈다.

  그러나 여섯째 시간 수업이 끝날  무렵에는 흠씬 젖어 축축하고,  벌어지고, 부드럽게 커진것이 

싫게 느껴졌다.

  차가운 냉수욕이라도 했으면하고 로즈는 바랬다.

  엉뚱한 육체를 벌하고 악마를 쫓기 위해서는 냉수욕이 제일이라고 가르켜 준 것은 그녀의 어머

니이었다.

  마지막 수업을 위해 그녀가 교실에 들어서자 그녀의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의 얼굴을 대하는 로즈는 순간 몸이 떨려왔다.

  그녀는 사막의 오아시스를 바라보듯 폴의 얼굴을 찾아 보았다.

  폴은 즐거운 듯이 얼굴을 빛내고 숭배하는 눈초리로 로즈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안심이 되고 행복한 마음을 되찾은 듯 싶었다.

  또한 생동하는 젊음. 소생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어제밤의 기억이 폴의 머리속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을게 분명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로즈는 뺨을 붉히고 시선을 피했지만 그녀의 수치심이나 굴욕감과는 다른 것 

이었다.

  그것은 순수하고 청결하고 릭스의 시선을 굳세게 반박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었다.

  그녀는 눈을 천천히 돌려 릭스를 찾았는데 그는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흉칙하게 웃고 있었다.

  그것 뿐이었다.

  많은 사람 앞에서 그 이상 견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교단위에 설때 스커트자락을 조심스럽게 잡으면서 얌전하게 움직였다.

  실망의 한숨이 교실속을 흐르는 것 같은 기분에 로즈는 마음속으로 웃었다.

  " 내 비밀을 만약 저들이 안다면! "

  분명히 릭스는 약속대로 누구한테도 그들만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은 듯 했다.

  릭스는 수업중에 줄곳 얌전하게 굴었지만 그의 눈은  스커트속을 투시하듯 열띤 시선으로 그녀

의 하체에다

  고정시키고 있는 것이 그녀에게는 아프도록 느껴졌다.

  단 한번 그와 시선이 마주쳤을때 릭스는 입을 이죽거리면서 " 나를 먹어줘 "하고 빈정거리는 것 

같은

  소리없는 말을 걸어왔다.

  수업은 눈깜짝할 사이에 끝나고 그런대로 즐거운 수업이었다.

  폴이 수업에 몰두하고 밀려있던 두터운 숙제 노트를 깍듯이 책상위에 쌓아 놓았다.

  숙제를 모두 해치우려고 밤샘 했음이 틀림없었다.

  수업을 끝내고 로즈는 폴을 불러세웠다.

  " 잘 했어요. 나도 기뻐요 " 하고 말을 했다.

  그러자 폴은 머리를 숙이고 말을 더듬거렸다.

  " 이정도면 다시 우리들의 렛슨을 계속할 수 있을것 같군 "

  로즈가 속삭이듯 그에게 말했다.

  폴의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자 로즈는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갑자기 몸을 회전시키면서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릭스의 전화는 저녁을 먹고 난후에 걸려왔다.

  틀림없이 그에게서 전화가 올거라고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그 순간을 맞자 릭스의 술책에 빠져

있는 현상을

  직시하는 것이 그녀는 무서웠다.

  그러면서도 로즈의 어딘가에서 그의 다음 요구는 어떤 것일까 하고 긴장되고 기다려지는 또 하

나의 그녀가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가 또 다른 요구를 해 온다면 그것은 더 흉칙하고 한층 더 외설한 짓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 굉장했어요 선생님. 프로도 당할 수 없는 훌륭한 연기였어요.

  자랑스럽게 생각해 당신은 내일도 또 해줄 수 있겠지 선생? "

  " 거절할 수 있겠어 내가? "

  " 그렇지. 내 요구를 거절할 수는 없을거야.

  내일도 똑같은 연기를 해주었으면 고맙겠어.

  그리고 한가지만 더.

  약간 맛을 곁들여야해 선생 "

  " 맛을 곁들이다니 데링검? "

  " 릭스야 선생 "

  " 내일은 팬티 뿐만아니고 브라쟈도 입지 않았으면 하는데.

  시끄러운 일이 생기면 곤란할테니 세터 위에 쟈켓을 걸치고 오지 그래 "

  로즈의 항의를 무시하고 그는 소리높여 너털웃음을 치면서 전화를 끊었다.

  로즈는 이미 끊어져서 아무소리도 안들리는 수화기를 잡고 잠시 멍청하게 서 있었다.

  목요일날 아침 그의 요구대로 로즈가 할 것이라는 것을 둘은 다 알고 있었다.

  그녀로선 다른 방법이 없었다.

  로즈는 쟈켓 단추를 꼭 잠갔기 때문에 세터 밑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을 누구도 눈치채지 못

했다.

  학생들은 언제나처럼 그녀에게 촛점을 맞추고 있었으나 어느 한사람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것이 아니라 그녀 자신의 내부의 충동이 문제였던 것이다.

  브라쟈와 팬티를 입지 않은것만으로도 무엇인가 내부에서 부터 변해가는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봄이 되어 강물의 얼음이 녹아 내리듯이 뭔가 거대한 힘이 로즈의 내부를 충동질하고 있었다.

  그 새로운 충동적인 감각의 한가지는 행복감이었다.

  지금 그녀가 놓여져 있는 굴욕적인 상황속에서 어떻게 자신이 행복을 느낄수 있겠는가,

  그녀는 그 이유를 알수가 없었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행복감이 분명히 느껴지는데 어쩌란 말인가!

  폴이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의 하나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닌 어떤것이 틀림없이 그녀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로즈는 입술 연지로 음난한 말들을 맨살위에 써 놓았다.

  릭스가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거울속의 그녀의  손이 탄력있는 흰 유방의 아래에

다 " 나를

  빨아줘 "라고 써 버린 것이다.

  무엇인가가 그녀 자신속에서 태어나려고 하는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거대한 펄프가 깊숙한 곳에서 소리도 없이 열리고 거기서 흘러 나오는 것이 하루종일 쿵쿵거리

면서 맥박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날밤 다시 릭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 지금 곧 그리로 가겠어 "

  선언하는 것 같은 릭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로즈는  얼음을 만질 때처럼 커다란 쇽크를 받았

다.

  공포심이 그녀를 엄습해 왔다.

  릭스와 한방에서 라니!

  로즈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 난폭한 계획을 단념시키려고 해 보았다.

  다름 아닌 제자를 밤중에 거실로 끌어 들인것을 만약  다른 사람에게 발각 된다면 그녀는 크게 

곤욕을 치루게

  될 것이라고 릭스를 설득시키려고 했지만 그는 큰소리로 웃으면서 말했다.

  " 누가 보기라도 하나 " 하고 거드름을 피우면서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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