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5/15)

                                                                   (속)뜨거운여자3-2

  "나를 똑바로 봐요, 폴"

  "전 못해요. 그런 것"

  폴의 입에서 비통한 소리가 흘렀다.

  "보지 않으면 안돼! 창문가에 서 있던 것은 그 때문이었지?

  이런 일을 끄집어 내서 너를 괴롭히고 싶지는 않아.

  나는 네가 좋은 거야.

  폴, 솔직히 말해서 나는 네가 나의 침실을 훔쳐본 것이 무척 좋았어.

  보여주는 것을 나는 무척 좋아하는 걸."

  그녀 자신도 모르게 무심결에 뱉은 이  말에 쇼크가 너무 컸기 때문에  둘은 잠시 마루 바닥에 

눈을 내려 깔고

  있었다.

  잠시후 다시 말을 꺼낸 로즈의 음성이 약간 굳어져 있었다.

  "좋아요, 말하기 거북하면 다른 방법으로 해 보아야지.

  나는 지금 여기서 옷을 벗겠어요."

  그 말에 폴은 눈을 크게 치켜뜨고 일어서려고 했지만 발목이 너무 아파 비틀거리다가 쓰러졌다.

  할수없이 폴은 다시 긴의자에 앉았다.

  침묵이 계속 되었다.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시작해요."로즈가 말했다.

  "폴은 여기 그대로 앉아 있어요.

  내가 의자 뒤에 숨어서 옷을 벗겠어요.

  나체가 된 나와 함께 방안에 있는 것을 알면 좀 더 친근해 지게 될지도 몰르니까."

  잠시후 그녀의 상냥한 태도가 그녀의 속의 뭔가 밝힐 수 없는 어떤것으로 바뀌어졌다.

  폴은 소름이끼쳤다.

  " 난 전부 벗었어요 폴.

  선생은 지금 네 뒤에서 전라의 몸으로 서 있어.

  뒤돌아 보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볼수 있어요.

  무엇이든지.

  하지만 무섭지 ?

  돌아보는 것이 겁나지 ? "

  책꽂이의 유리창에 비친 그녀의 순백한 살결을 창을 통해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애써 촛점을 맞추려고 눈을 가늘게 떴다.

  " 뒤돌아 보는 것을 겁내면서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볼수 있는거야 ? "

  폴은 멋쩍은 기분으로 눈길을 떨구었다.

  " 안돼 " 로즈가 중얼거렸다.

  " 눈길을 피하면 못써.

  해봐요.

  사실은 아무것도 안보이니까 바라봐요. "

  그녀의 말대로였다.

  아무리 눈을 가다듬어고 촛점을 맞추려해도 유리창에 비친  그녀의 전라는 희뿌연 백색에 지나

지 않았다.

  " 아무것도 안보이지 폴 ?

  더 자세히 보고 싶은거지 폴 ? "

  폴은 세게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폴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로즈는 폴의 뒤로 돌아갔다.

  잠시후 그녀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는데 젊은 숫말을 얼리는 투의 목소리였다.

  "우리들은 육체를 부끄러워하면 안돼.

  인간의 육체는 신의 창조물이야.

  위대한 예술가가 인간의 고귀함과 사랑을 표현할 때 언제나 육체를 그려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

는 안돼."

  희랍의 조각에는 나체상이 많지?

  미켈란젤로가 나상을 통해서 그의 위대한 재능을 표현했던 것을 잘 알지요?

  르느알은 생명을 숭배하는 것을 햇빛 아래서 푸짐하게  유방을 자랑하면서 나무 그늘 아래에서 

전라의 여자를

  그리는 것으로 했어요.

  로즈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녀는 흡사 폴에게 노래 하듯이 쉬지 않고 지껄여 대었다.

  폴이 느낀 것은 그녀의 육성이 매우 부드럽고 정감이 넘친다는 것 뿐이었다.

  "푸울에서 나의 수영복 차림의 모습을 보는것 보다 못하지?"

  "네- 선생님"

  "보고 싶긴 했던 모양이지?

  폴, 정직하게 말해봐요."

  억지 질문을 학생에게 묻는 선생과 같은 말투였다.

  "네- 선생님. 하지만 난...."

  "좋아요. 지금 폴은 전라의 선생하고 한 방에 있는 거예요.

  이 방에는 우리 둘 뿐이고 아무도 없어.

  그렇지?"

  "네- 선생님"

  "폴은 지금 선생님의 전라의 모습을 창문에서 보고있지?

  안 그래? 폴."

  그러나 폴은 대답을 망설이고 있었다.

  "폴, 대답해 봐요."

  "네- 선생님 그렇습니다."

  "뭐가 그렇다는 거야?"

  "나- 나는.... 볼려고...."

  폴은 말을 더듬었다.

  "괜찮아요. 폴 겁낼것 없어요. 조금씩 나아지는군"

  "나는 지금부터 옷을 입겠어요. 노출된 몸을 다 감추고 얌전한 선생으로 되돌아 가겠어요.

  그러니까 이젠 긴장을 풀고 안심해도 좋아요. 알겠어요?"

  "네- 선생님"

  그의 귀에 그녀가 침실로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부스럭하고 비단옷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열띤 눈초리로 유리창을 응시했다.

  "그래요. 그래도 좋아요.

  폴, 유리창에 비치는 선생의 모습을 보려구?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수영복 모습 이상의 것은 못 본다는  것은 폴이나 나나 잘 알고 있지 않

아?"

  분명히 그말대로 이었지만 폴은 그것보다 더 자극적인 눈요기가 있었다.

  자세하게 볼수는 없었으나 팬티를  입을려고 할때의 로즈의 음밀한  모습이라든가 양말을 걷어 

올리는 몸의

  움직임 등이 희미하게 비쳐서 보였다.

  로즈가 스커트를 입고 브라우스의 단추를 채우고 본래의 선생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한 바퀴 빙그르 돌고는 폴 앞에 와  앉아서 머리를 숙여보이기도 하고 옆으로 기울이면

서 황금색의

  머리칼을 부러쉬로 빗어 내렸다.

  그녀는 자신이 하는 행동을 잘 의식하고 있었다.

  흘깃 자신의 행동이 폴이 그녀를 훔쳐 보았을 때와 똑같은 포-즈인 것을 알았다.

  틀린것은 신발을 벗은 것 뿐이다.

  신발은 벗고 있으면 즐겁고 포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폴은 시선을 아래로 내려깔고 있었다.

  "좋아요, 폴"

  로즈가 응원하듯 말했다.

  "선생은 지금 밖에 나왔어도 부끄럽지 않은 자세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나를 똑바로 보는 것이 겁나요?

  좀 더 배워야 되겠어요."

  그녀의 말은 이유에도 닿지 않았다.

  폴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하는 말투였다.

  로즈는 일어나서 방안의 불을 껐다.

  그리고 폴의 귀에 의자에 앉은 로즈의 옷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로즈에게는 그 방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처음부터 뭔가 핀트가 빗나가고 있었다.

  하이랜드 거리는 사람 눈을 피하듯이 걸어가는 폴의 모습을 용케 발견하고 그의 뒤를 미행하게 

된 것도 폴이

  너무 은밀스레 행동을 취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행동이 의문스러웠다.

  지금 이렇게 뜰 구석에서 발견한 사다리에 올라가서 방안을 엿보면서도 릭스는 당황했다.

  폴은 긴의자에 앉아서 앞을 응시하고  있고 폴의 뒤에서는 여선생  미스 베넷트가 벗은 몸으로 

서 있었다.

  놀라 자빠질 광경이었다.

  릭스는 준비해 온 카메라를 끄집어 내서 그들의 모습을 마구 찍어댔다.

  카메라에는 높은 트라이X의 필름이 가득 들어 있었다.

  "이것은 괜찮겠는데"

  로즈 베넷트가 발가벗고 서 있었는데 게다가 커다란 젖통이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원 세상에 젖통이를 가지고 장난하고 있다니! 찰칵!

  미친듯이 몸을 꼬고 있군. 찰칵!

  그런데 폴은 바보같이 반대쪽만 바라보고 있잖아.

  이건 멋진데?

  무슨 연극이지? 찰칵!"그녀가 옷을 입기 시작했다.

  "폴의 새끼, 기분이 어떨까.

  교회에서 기도드리는 기분일까.

  모처럼 선생의 알몸도 볼 생각을 않고 있으니 머리가 약간 돈 것같군"

  방안 불빛이 꺼지자 릭스는 정신을 차렸다.

  사람 눈을 걱정했다.

  자신이 지금 발각 된다면 모처럼 찍은 사진을 몽땅 빼앗기게 된다.

  캄캄한 방안에서 앞으로의 일이 걱정 되었지만 일단 몸을 숨기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향해 뛰어가는 릭스의 머리 속에서는 사악하고 흉칙한 계교가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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