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뜨거운여자3-1
3. 폴의 비밀
"그렇게도 가슴조이고 있었는데!"
아무도 없는 텅빈 침실을 들여다 본 폴은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그것은 사실은 육체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통이었다.
그리고는 이내 산산이 부서지는 슬픔이 내습했다.
하지만 다시 폴은 기운을 회복하고 조금만 기다리면 그녀가 침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혼자 멋대
로 생각했다.
그의 눈은 대신 아무도 없는 침실을 탐욕에 찬 눈으로 둘러보기 시작했다.
암흑에 충분히 순응되지 않은 폴의 눈에는 그녀의 비밀의 침실은 흡사 매혹의 궁전처럼 보였다.
특히 그의 눈을 빛나게 한 것은 장미꽃의 잎파리처럼 매끈한 비단시트였다.
그때 로즈가 침실로 들어왔다.
그녀의 안경을 벗은 얼굴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고 보드라운 황금빛깔의 머리털은 딱딱한 옥브
로치를 풀고
완만하게 어깨너머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아름답다는 말만으로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이힐을 신은 채 등을 꼿꼿이 세우고 걷는 모습은 광명한 빛을 안고 번쩍이는 여신의 모습이
라고나 할까!
황금빛 머리털과 흰색의 브라우스가 눈에 부셨다.
그러나 그녀는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잘 타는 여자였다.
그녀만의 비밀의 궁전안에 그녀 혼자서 있는 것인데 무슨일로 이토록 흠칫흠칫 겁을 내고 있는
것일까?
키가 높은 화장대 앞에 서서 왠지 신경질적으로 다른 낯선 사람의 눈을 꺼리는 듯한 움직임을
하고 있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잠시동안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러더니 침대 곁에 있는 테이블로 가서 큰 액자에 들어있는 노부인의 사진을 집어 들더니 얼
마동안
바라보다가 액자를 원래의 위치에 놓았다.
그리고는 브라쟈를 집어들고 풍만한 유방위에 갖다 대 보았다.
마치 사진속의 노부인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그 다음은 빨간 팬티를 들어 올렸따.
그녀는 얼굴방향을 돌리고 거울 앞에 서서 레이스가 달린 팬티를 앞에 대는 시늉을 다시 노부
인에게 보여
주었다.
정말 흥분하게 하는 광경이었다.
노부인과 잠시동안 먹혀들어갈 듯한 눈싸움을 하더니 로즈는 빨간 레이스가 달린 팬티를 액자
속의 사진
얼굴에 덮어 씌웠다.
사진속의 노부인의 얼굴을 가리우자 로즈의 태도가 돌변했다.
처음 보듯이 흥미있게 자신의 몸을 천천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흡사 귀중한 물건을 만지듯 머리칼이나 눈, 코 입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매우 아끼는 듯이 자신의 팔을 어루만져 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한쪽 손을 어느새 유방을 더듬
고 있었다.
한쪽 유방을 정성스레 애무하고 나서는 다시 한쪽으로 옮겨갔다.
그 손가락의 애무를 로즈는 묵묵히 거울속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곧 그녀의 유방을 보게 된다.
베넷트 선생의 커다란 유방을!"
본능적인 소리가 폴의 머리속에서 웅웅 거렸다.
브라우스의 단추에서 멎었던 그녀의 손이 옆으로 떨어지자 폴은 위가 땡기는 것 같은 기분이었
다.
다시 그녀는 손을 단추에 가까이 가지고 오더니 꿈꾸듯이 그녀는 단추를 풀고 천천히 블라우스
의 앞을
헤쳐갔다.
터질듯한 유방이 하얀 브라쟈를 쳐들자 두개의 젖꼭지의 희미한 핑크색이 폴의 눈에 또렷하게
나타났다.
로즈는 신들린 것처럼 브라우스를 마루바닥위에 떨어 뜨렸다.
그녀의 오른손이 브라쟈를 풀다 말고 물끄러미 거울 속을 쳐다보았다.
순간 폴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인제 곧 얼마 안있어 그녀의 유방이 밝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나게 된다.
음난한 누이 밋셀의 유방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로즈 베넷트 선생의 것 말이다"
이렇게 남의 침실을 훔쳐보는 것이 얼마나 비열한 행위라는 것을 폴은 통절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는 로즈 베넷트를 남몰래 사랑하는게 아닌가.
그녀가 이렇게 수줍어 하고 당황하는 모습이니.
베넷트 선생의 유방을 훔쳐보는 것은 선생에 대한 모독이다.
그녀의 손가락이 브라쟈의 끈을 풀으려고 하자 부풀어 오른 유방의 힘에 의해 부라쟈가 저절로
벗겨졌다.
마루바닥에 떨어지려는 브라쟈를 재빠른 손놀림으로 쥐어잡았다.
그녀는 수줍어 하면서 얼굴을 붉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천천히 로즈가 방향을 바꾸었다.
누르고 있는 손가락 사이로 머리를 숙이고는 젖꼭지를 내려다 보았다.
손가락 몇개가 탄력있는 살속에 파고 들었다.
"저 손으로 뭔가 할 것이다." 폴이 그렇게 확신한 순간 로즈가 눈을 들어 똑바로 창문 쪽을 바
라보았다.
놀란 폴은 본능적으로 머리를 흠칫했다.
그때문에 상자위에 서 있던 폴은 몸의 중심을 잃게 되었다.
그러자 상자가 엎어지면서 폴의 몸이 땅으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발목을 다쳤고, 극심한 아픔이 전신을 엄습해 왔다.
그러나 빨리 일어나서 이곳에서 도망치지 않으면 안되었다.
상자 엎어지는 요란한 소리가 주위의 정적으 깨뜨리자 뒷문 열리는 소리가 폴의 귀까지 들렸다.
억지로 일어서려는 폴은 발목의 아픔에 못 견디어 그대로 땅에 거꾸러지고 말았다.
그는 뒷문쪽을 향해 기어갔다.
그런데 그의 눈앞에 베넷트 선생의 발이 버티고 서 있었다.
아차!
이제는 틀렸구나!
그때 폴의 귀에 덮어 누를 듯 가까이 다가온 베넷트 선생의 긴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빨리 안으로 들어와요. 집주인인 간 부인에게 발각되기전에"
로즈는 발을 다친 폴의 겨드랑이를 끼고는 간신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폴이 정신을 차려보니 방안의 긴의자에 있었고 타올의 잠옷을 입은 로즈는 그의 앞 의자에 앉
아 있었다.
이층 집주인에게 아무일도 없었다는 것을 알린 후에 로즈는 이렇게 폴과 마주 앉아 있었다는
것 보다는
어거주춤하고 겁먹은 시선을 마루위의 카페트에 떨구고 있는 소년을 그녀가 일방적으로 눈총을
주고
있었다는 것이 옳으리라.
친절한 그녀는 창문에 관한 일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흡사 수업시간에 성적에 관한 상담 역할을 하는 듯한 태도였다.
"폴, 요즈음 좀 이상해요. 내가 가르치는 과목의 성적이 떨어진것 알겠지요?
최후의 이주만을 잘 이겨내야지 그렇치 않으면 싫어도 나는 불미스런 점수를 매기지 않으면 안
돼요.
왜 그러지? 폴, 수학은 잘 하지 않았어?
제일 성적이 좋았는데 최근에 무슨 틀린것만 생각하고 있는것 같은데 도대체 무엇이 폴을 괴롭
히지?"
폴은 완고하게 눈을 아래로 내려깔고 있었다.
"잘 들어요 폴, 솔직하게 말해봐요.
마음속에 있는 걱정거리가 혹시 나 때문에 아니야?"
소년은 얼굴을 붉혔다.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이예요.
폴의 지금까지 성적과 능력이면 다음 일년후의 대학시험에서 장학생이 틀림없이 될꺼예요.
그러나 한 과목이라도 성적이 나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되는 거예요."
"알고 있어요."
폴이 풀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나와 잘 의논 해봐요. 폴의 일생이 그 과목 하나 때문에 엉망이 될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말하는 동안 로즈는 점차 기분이 고조되어 갔다.
"이런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무엇인가 손잡아야 될 것 같아"
그렇게 말하고 깊이 숨을 들여 마셨다.
그녀는 자신의 뜻을 굳히기 위해서 말문을 열었다.
"SEX의 고민 때문에 그러는 거지? 폴, 망상의 원인은 나 때문이야?"
폴은 갑자기 일어나더니 문쪽으로 뛰어 가려고 했다.
"기다려요. 폴. 내 앞에서 말하기 거북한 것은 알겠지만 나에게도 중요한 것이예요.
그러니 나와 이야기 하면서 타결할 수 밖에 다른 방법은 없을 것 같애"
폴은 흘깃 눈을 들었지만 시선은 로즈의 양말을 신은 발위에 멎었다가 다시 마루위로 되돌아
갔다.
"그래, 맞아요. 폴. 선생인 나의 발도 제대로 쳐다 보지 못하면서, 무슨 방도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겠어요.
이런 것을 극복하는 길이란 단 한 가지 길밖에 없겠지만....."
잠시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그녀가 다시 말하기 시작하였을 때 그녀의 어조가 전과는 달라졌다.
"폴, 너는 나의 육체에 좀더 친근해 져야해.
내가 그것을 도와 주도록 해야겠어."
폴은 긴장으로 인한 몸을 떨면서 방안 주위를 휘둘러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