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55/75)

11.

?? 일은 할 만해요? ??

?? 아..예...그냥...저 그리고 말씀 놓으세요..??

?? 예..그럴게요..엄마랑 참 좋아보이네...??

?? 아..예..??

늦은밤이었지만 시내의 교통정체는 아직 남아 있었다.

차가 출발한지 얼마쯤 지나 신호에 걸리자 원장님이 내게 고개를 돌리며 말을 건넸고, 어색한 대화가 이어졌다.

?? 엄마가 동철학생 이야기를 참 많이 했어...자랑도 많이 하고말야..이렇게 직접보니까 그럴만한거 같네...부러워...??

?? 예...뭐 별로 그럴 것도 없는데....근데..하실 말씀이?...??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자 원장님이 차를 출발시켜며 앞차를 쫒아가며 말했다.

??아...별건 아니구...동철학생이 학원에 출근한지 꽤 됬는데 별다른 이야기도 못해보고 그래서...미안하기도 하고..또..??

중간에 말을 중단한 원장님은 잠시 뜸을 들이며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마주오는 차들의 불빛이 불규칙적으로 원장님의 얼굴을 비추어 주었고, 그럴때마다 원장님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를 반복하며 불규칙적으로 그녀의 표정을 비춰주고있었다.

첫날 보았던 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잔주름이 보이지 않은 채 얼굴의 윤곽만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오똑한 콧날에 살짝 얹혀있는 무테안경과 뒤로 넘겨 묶은 머릿결, 약간은 두툼해보이는 턱.

엄마보다는 살이 약간은 더 찐 듯한, 약간의 위엄이 느껴지는 듯한 얼굴이었다.

힐끗거리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 동안 그녀의 생각은 이어지는 듯 했다.

?? 우리 아들도 동철학생이랑 동갑이거든...??

?? 예..그러세요..???

저녁에 엄마의 강의실에서 뒷자리에 앉아있던 녀석들의 말이 생각났다.

??응..그래요..근데 좀 속이 상하네...??

??예?...왜요???

??그냥...내가 아이를 잘 못 키웠나해서...그리고 이렇게 동철학생을 보니까...부럽기도 하고그러네.....내가 별말을 다 하네....??

??아..예...괜찮아요..??

아마도 그녀가 내게 있다는 할 말이란 것이 그녀의 아들과 연관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 혹시 엄마가 별말은 안했어???

?? 예? 무슨....???

그녀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 후에 바로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걸로 봐서 그녀의 아들과 엄마가 연관된 이야기를 꺼내려 하는 것 같았다.

?? 아..아무것도 아니야...그냥...??

차는 어느새 집근처에 도착해 있었다.

?? 이근처지?..집이...어디로 가면되???

?? 아니요..그냥 요앞에서 내려주세요...조금만 걸어가면되요...??

그녀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궁금하긴 했으나 더 듣고 싶지는 않았다.

?? 고맙습니다...저 여기서 내릴게요..??

?? 내가 태워다주려고 했는데...그럼 조심해서 들어가고 언제 우리 환영회 한번 해...??

?? 예...안녕히 가세요..??

그녀의 차가 어둠속으로 멀리 사라져가는 것을 보고나서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조용한 집안에 혼자 누워 오늘 있었던 일을 천천히 생각해보았다.

뒷자리에 앉았던 녀석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 따먹으려고 했는데 잘 안 되나봐..??

원장의 아들이 엄마에게 추근거렸고 그런 사실을 원장이 알았던 것 같다.

그런 일에 대해서 나에게 사과를 하려던 것이었을까?

얼굴도 모르는 원장의 아들과 엄마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을까하는 상상이 머릿속을 메워갔다.

매일 곁에 있던 엄마의 빈자리를 보자 지금 엄마와 매형이 같이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저녁부터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이 다시 떠오르자 엄마에게 전화를 해볼까했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매형과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눈을 감자 조금전 보았던 원장의 옆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왜이러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원장의 얼굴에서 느꼈던 묘한 설레임을 지을 수가 없었다.

엄마와의 관계 때문인지 내 또래의 여자들에겐 별다른 관심이 가질 않았다.

엄마와 그런 관계가 된 후부터 애써 또래 여자들에 대한 관심을 억눌러왔던 이유에선지 지금은 전혀 관심이 생기질 않았다.

반면 엄마와 나이가 비슷한 아줌마들에겐 이상하게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되고 주위 아줌마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가 정상일까?...이래도 되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머릿속에선 원장의 하얀 손과 입술...옆모습이 스멀스멀 떠올라왔고, 원장의 알몸을 상상하며 오랜만에 자위를 했다.

정액을 처리한 휴지를 침대아래에 던져 버리고 그렇게 잠이 들었고, 늦은 아침 나의 알몸을 쓰다듬어 주는 엄마의 손길에 잠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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