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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선생님 죽이지 않냐? ??
?? 그래...진짜 니말대로 죽여준다..??
학원에 출근한지 열흘 정도가 지나자 학원 구석구석을 알게되고 맡은 업무에 어느정도 숙달이 되었다.
맡은 업무는 의외로 간단했고 개인 시간도 어느 정도 보장이 되었다.
새로 등록한 학원생 관련 서류 정리를 끝내자 한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무엇을 하기엔 참 애매한 시간이었다.
문득 엄마의 강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자 엄마의 강의실 뒷문을 열고 들어가 맨 자리에 앉았다.
빼곡하게 앞자리를 메우고 있는 학원생들과 뒷자리에 앉은 강의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학생들 사이에 몇 줄의 빈자리가 있었다.
그 빈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나의 귀에 바로 뒷자리에 앉은 학원생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난번에 가슴이 푹 패인 옷을 입고 왔는데 빨통이 장난이 아니더라....미치는 줄 알았어.??
??그러게..지금 보기에도 그렇다야...??
뒷자리에 앉은 두 녀석은 엄마의 강의엔 전혀 관심이 없고 엄마의 몸에만 관심이 있는듯했다.
그들의 이야기에 애써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지만 내 등뒤에 바짝 업드린 채로 속삭이고 있는 두 놈들의 이야기 소리는 계속해서 내 귓속을 파고 들었다.
?? 저 앞에 앉아 있는 놈들중에도 저 여자 몸매만 감상하는 놈들 많을 걸.. ??
?? 그러게 나도 앞에 앉을 걸 그랬다..저런 여자 한번 따먹어야 하는데...쩝..??
?? 한번 달라고 해봐...미친척하고 줄 줄 아냐?...말 듣기로는 과부라던데...??
?? 그래? 어떻게 알아? 넌 그런거만 조사하고 다니냐???
?? 아니...사실 내친구 엄마가 이 학원 원장이거든....그 놈한테 들은거거든..??
?? 그래?..그럼 너 이학원 공짜로 다니는거야? ??
?? 아니...그건 아닌데...하여튼 그 놈이 저 여자 따먹으려고 엄청 노력하는데 잘 안되나봐...??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이 움찔거리며 벌떡 일어나버리려 했다.
생각 같아선 뒤에 앉아 있는 놈들을 흠씬 두들겨 패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엄마에 대한 갖가지 음담패설은 엄마의 강의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고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그런 이야기였지만 한편으론 묘한 자극을 주었다.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열성적으로 강의를 이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뒤에 앉아 있는 놈들에게 일종의 우월감이랄까...그런 묘한 감정이 들었다.
강의가 끝나자 학원생들 대부분이 우르르 몰려나가버렸고 엄마는 교탁주위에 둘러 모여있는 몇몇 학원생들에게 둘러싸인채로 한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고있었다.
몇 걸음 떨어져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자 주체할 수 없는 욕정이 피어올랐다.
오분여간을 이어진 엄마와 학생간의 문답이 끝나고 나서야 난 엄마에게 다가가 말을 건넬 수있었다.
?? 강의 또 있지???
?? 어?...동철아...응...한시간 있다가 마지막 수업 있어..??
?? 그래? 난 삼십분 있다가 뒷정리 할건데..??
?? 그래?... 커피라도 한잔 할까? ??
?? 응..그래..??
복도 한구석에 있는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힐끗거리며 지나가는 내 뒷자리의 그놈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녀석들은 나와 엄마의 관계가 궁금하다는 시선으로 뒤를 한번 돌아보고는 복도 끝으로 사라졌고 순간 피식하는 웃음이 나왔다.
?? 답답하다....바람 쏘이자..??
잠겨있는 옥상문을 열고 옥상에 오르자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상쾌해졌다.
엄마 역시 조심스럽게 커피잔을 움켜주고 내뒤를 따라 옥상에 올라왔다.
?? 시원하네... 좋다...??
?? 좋지? 그저께 열쇠 받아 놨거든...??
?? 그러네...몇 달 동안 여기 올라와 본적이 처음이네...시원하고 좋다..??
??엄마...힘들지? ??
?? 어?..힘들긴 뭐...너랑 이렇게 계속 있는걸 뭐...??
?? 엄마...참 섹시해보이더라...강의 하는게...딴 사람 같아...??
?? 동철아...누가 들으면 어떻게 해....조심해야해...진짜...??
?? 그래..알아...그래도 ...??
잠시 당황한 듯했던 엄마의 표정이 곧 안정을 찾으며 두손으로 움켜쥔 커피잔을 입에 대며 말했다.
?? 그래..고마워...나..너무 좋다..우리 동철씨가 그렇게 봐줘서...??
강의실에서 엄마에게 느꼈던 욕정을 풀어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엄마 역시 허락할 리가 만무했고. 그렇게 조용히 엄마와 서울시내의 야경을 감상하며 커피한잔의 여유를 가졌다.
?? 경수형은 뭐하나? 그러고 보니 누나랑 경수형 지난번에 보고 한번도 못봤네...엄마는 봤어???
??어?...어....지난번에 매형이 학원에 잠깐 들러서 요앞에서 차 한잔 마시고 헤어졌어..왜???
??아니..그냥...엄마가 매형 안보고 싶어하나 해서...어때? 매형 안보고싶어? ??
??어?....음....글세..왜? 보고싶어하면 좋겠어? ??
??아니..그런말은 아니구...그냥...혹시 나 때문에 그러는거면 안그래도 된다구...??
??어이구..알았어...별 걱정을 다하시네..우리 아들...엄마를 걱정하는거야? 아니면 매형을 걱정하는거야?..호호...그것도 아니면....혹시?...??
??혹시 뭐?...??
??아냐...아냐...호호...너도 누나 만난지 좀 됐잖아...너도 누나 보고 싶으면 봐.....??
??아냐...당분간 이일이나 열심히 해야지...엄마 얼굴도 있는데...하하..??
??우리 아들...착하네...??
서울의 야경 못지 않게 아름다운 엄마의 얼굴이 반짝이며 활짝 웃었다.
언제나 저렇게 행복하게 웃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나역시 활짝 웃어 주었다.
??난 이만 내려가야겠다...엄마는 좀 더 시간있지? 여기 더 있다 내려오려면 그렇게 해..옥상문은 밖에서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니까...먼저 내려간다...??
??어??...그래...여기 좋네...난 좀더 있다가 내려갈게..수고해..우리 아들...??
??응..그래...엄마...그리고 매형한테 연락이라도 해봐...매형 섭섭하겠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떡여주는 엄마를 뒤로 하고 옥상을 내려왔다.
이상하게 다른 남자에게 유린당하는 엄마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강의실에서 들었던 그녀석들의 이야기 때문인지 그런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매형과 셋이 여러차례의 그런 관계를 가졌지만 내 마음속에선 뭔가 다른 자극을 원하는 것만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에게 실망스러웠지만 그런 느낌은 떨쳐내버릴 수가 없었다.
엄마는 옥상에서 한참을 더 그렇게 혼자 있었다.
?? 엄마 끝났어? 나 오늘 친구들이랑 약속 잡았어..친구가 휴가 나왔거든...늦게 들어갈거 같아...??
??이렇게 늦게?...조심해..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용돈은 있어???
??어...충분해...나 기다리지 말고 먼저자...아니면 오랜만에 매형네 가든지...??
??어?...어...그...그럼 그래야겠다...??
엄마 역시 매형을 많이 보고 싶어하던 사실을 엄마의 표정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진작에 엄마에게 이런 시간을 줄 걸 하는 생각을 하며 학원을 나섰다.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다는 거짓말로 엄마와 헤어진 후 지하철 역으로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빵빵...]
그때 뒤에서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가볍게 울렸고 뒤를 돌아보자 자동차의 창문이 열리며 원장 선생님이 보였다.
??동철학생....왜 혼자가? 엄마는???
??아예...엄마가 오늘 누나네 볼일이 있으시다네요...??
??그래요?...집이 연희동이었죠?....타요....나도 그쪽으로 가니까...??
??아니...괜찬은데요...요앞에서 지하철 타면 되요...??
??그러지 말고 타요...할 말도 있고하니까..??
첫 출근날 인사를 나눈 후 특별히 마주칠 일이 없었던 원장선생님이 조금은 불편했기 때문에 애써 사양을 했지만 어쩔수 없이 차에 올랐고 차안 가득 풍겨오는 화장품 냄새와 향긋한 방향제 냄새는 묘한 설렘을 주기에 충분했다.
대형세단의 부드러운 엔진소리와 함께 자동차는 늦은 서울밤의 야경속으로 빨려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