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 (5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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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수씨. 모하고 있어? 수업시간 기다리는데 갑자기 보고싶어지네 ]

희미한 핸드폰 메시지 소리에 남편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를 확인하자 엄마가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동생이 돌아왔던 날 그렇게 헤어지고 한 달쯤 시간이 흐른 후였다.

남편과 엄마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만나왔었지만 동철이 돌아온 후로 그들의 만남은 전보다 뜸해져 있었다.

남편도 내심 엄마를 보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동철과의 생활을 배려해주려는 듯 애써 엄마와의 만남을 자제하는 듯 보였다.

[ 그냥 있어요.. 저도 보고싶네요 ]

장난기가 발동해 남편을 가장해 답 문자를 보냈고 일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메시지소리가 울렸다.

[ 갑자기 왠 존댓말?...이상하네 경수씨..혹시 화난거야? ]

엄마의 메시지를 확인하자 남편과 엄마가 연인사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 아니.. 화 안났어...그냥...해본 소리야...]

다시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

[ 난 또...경수씨 화난줄 알았자나..보고싶은데 오늘 시간 괜찬아? ]

뭐라고 답을 해야할지 망설였지만 이내 답장을 써 보냈다.

[ 오늘 괜찬아..집으로 와줄래? ]

[ 그래..근데 지윤이는 없어? ]

내가 집안에 있을 때도 남편과 엄마가 관계를 가진 적이 있었지만 아직 엄마는 그런 상황이 어색했었나보다.

[ 왜? 지윤이 있으면 불편해? ]

다시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는 손이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뭐라고 엄마에게 답이 올까 내심 기대되고 설레이는 내 자신이 문득 낯설게 느꼈졌다.

[ 아니 그런건 아닌데..지윤이가 싫어할거 같아서...]

엄마에게서 온 답을 보자 가슴이 심하게 요동쳤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조합의 섹스..

그런 상황이 다가올 것만 같은 기대에 얼굴이 달아오르고 있었다.

[ 그럼 이따가 와...빨리 보고싶다...]

떨리는 가슴과 손을 진정시키며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잠시 후 답이 도착했다.

[ 그래 경수씨...나..벌써 젖어 버린거 같아...빨리 갈게. 보고싶다. 사랑해...]

엄마의 메시지를 보자 가슴에 묘한 자극이 느껴지는 듯했다.

애써 가슴을 진정시키며 티브이를 켜자 잠시 후 남편이 샤워를 끝내고 머리를 털며 옆자리에 앉았다.

몇 시간 후 엄마에게 잠시 내어주어야 할 내 남편의 모습에 묘한 감정이 일어났다.

??엄마 보고싶지 않아???

??어?...응...보고 싶어...연락 해본지도 좀 됬네..그러고 보니까...??

나의 물음에 약간 당황한 듯한 남편의 대답이 이어졌고, 엄마에게서 온 메시지를 남편에게 보여줬다.

차례로 엄마의 메시지를 확인한 남편이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내가 장난 쳤어..호호...엄마도 오빠가 되게 보고싶은가봐..호호..??

??어?...그..그래?...??

??그래..우리 신랑 어서 준비해야겠네?...오랜만에 애인 만나는데 자리 피해줄까? ??

??아..아냐...그냥 있어도 되...그냥 있어줘..??

??그래도 되? 알았어..오늘은 우리신랑 애인한테 잘해주는지 구경 좀 해야지..그래도 되???

??어?....어...그래..그럼...??

남편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듯 귓불까지 붉어지며 애써 티브이로 시선을 옮겼다.

남편과 나의 어색한 분위기와 티브이 소리가 뒤엉켜지는 거실에 나란히 앉아 우린 각자의 상상속으로 빠져들며 엄마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살며시 남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남편의 굵은 허벅지에 손을 얹었고 남편 역시 나의 어깨를 감싸쥐어주었다.

허벅지를 타고 천천히 손을 옮겨 바지위로 남편의 중심을 잡아쥐었다.

예상대로 남편의 그곳은 깨질 듯 단단해져 있었다.

??오빠...벌써부터 이렇게 되어 버린거야?...호호..애인이 좋긴 좋은가보네..??

??어.? 으...응... 그렇지 뭐..하하...??

멋쩍은 듯 웃어넘기는 남편을 보며 나 또한 심장이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엄마....괜찮을까???

남편의 한껏 발기되어있는 자지를 꺼내어 부드럽게 매만져주며 내가 물었다.

무엇이 괜찬을 것인지는 내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남편 역시 알고 있을 터였다.

??글세...이...이따 봐야지..??

??동철이도 알게 되겠지???

??어?...응....글세....왜? 알면 좀 그런가???

??글세..나도 모르겠다...오빤 어때?...??

??어?...뭐가?.??

??그냥...이따가...이따가 말야....그러는거....??

??글세...모르겠다...넌 어떤데???

나역시 잘 알 수는 없었다..어떻게 상황이 되어갈 줄 쉽게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 난 후 또 다른 어색함을 감당해야 할지 아니면 또 다른 쾌락에 눈을 뜨게 될지..

나로선 두 가지 경우 모두가 부담되었다.

하지만 그 상황을 피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은 남편이나 나나 확실히 알고 있었다.

아니 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다.

나 역시 그랬고. 내 귀에 들리는 남편의 심장소리와 내손에 느껴지는 남편의 터질듯한 그것으로 남편의 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난 좋을 거 같아....나 너무 음탕하지???

혼란스러운 마음을 떨궈내려 남편에게 단호하게 대답했고 약간의 부끄러움을 없애버려 줄 남편의 대답을 듣고 싶어 물어보지 않아도 될 말을 작게 속삭였다.

??아...아니야...나도 좋은데 뭘...??

서로의 속마음을 알고 배려해주는 듯 그렇게 형식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조금 있으면 다가올 너무도 자극적인 순간을 그렇게 기다렸다.

그렇게 조금 후의 폭발을 위해 터질 듯한 욕정을 달래며 남편과 나는 서로의 욕정을 조절하며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지러운 티브이 소리와 음습한 공기를 찢어버릴듯한 남편의 핸드폰 벨소리가 크게 울렸다.

수신자를 확인한 남편이 숨을 고르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경수씨 나야...나 지금 출발해...삼십분쯤 걸릴거야.??

핸드폰벨소리가 울리자 티브이 전원을 나도 모르게 꺼버렸고 순식간에 조용해져버린 거실 때문에 저 넘어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가 내 귀에도 또렷하게 들렸다.

??어...그래...조심해서 얼른 와....??

그순간에도 나의 손은 집요하게 남편의 그곳을 어루만져주고 있었고 그걸 의식하며 남편은 엄마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지윤이는???

나의 존재를 묻는 엄마의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자 남편이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옆에 있어.....요...??

??응...그렇구나...나 금방 갈게 기다려....??

??어...그래...요....??

남편과 엄마의 짧은 통화가 이어지는 순간 역시 심장은 터질 듯 뛰고 있었다.

통화를 끝낸 남편의 입술을 미친 듯이 빨아들였고 남편 역시 내 마음을 안다는 듯 거친숨을 내 입속에 뿜어 넣어주며 엉덩이를 거칠게 주물러 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로에게 욕정의 불씨가 사그라지지 않을 만큼만의 바람을 불어 넣어주었다.

[ 딩동 딩동 ]

엄마의 도착 시간이 다가왔을 때 쯤 난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시작했고,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소리를 뚫고 엄마가 누르는 초인종 소리가 머릿속을 뚫고 들어왔다.

부산하게 엄마를 맞이하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고 조용하지만 또렷하게 내 귀를 파고 드는 엄마의 목소리는 예전의 느낌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

샤워를 마치고 몸을 천천히 닦아내고 있을 때도 나의 심장은 잦아들줄 몰랐다.

까칠한 수건으로 온몸 구석구석을 천천히 문지르듯 닦아내며 눈앞에 다가온 현실에 온몸을 맞길 준비를 끝냈다.

두런 두런 들려오는 남편과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욕실 문을 열고 거실로 나섰다.

그곳에는 남편과 이젠 엄마가 아닌 남편의 또 다른 여인이 앉아있었고, 그 여인은 나를 보고 어색한 웃음으로 인사를 건넸다.

??지...지윤아.....나 왔어....??

??어?...어....엄....??

엄마라는 소리를 입밖으로 내보내기 싫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렇게 어색한 웃음을 띄우며 그 여인의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엉거주춤하게 그녀의 앞에 앉는 순간.

나의 아래에선 질꺽거리는 희미한 소리가 나의 머릿속을 꿰뚫어버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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