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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새엄마가 오빠 첫사랑이야?....??
어질러진 집안을 정리해준다는 그녀와 동철을 떠밀 듯 보내고 지윤과 힘겨운 오전을 보낸 후 어느정도 정리된 거실의 쇼파에 앉아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물어오는 지윤의 물음에 어젯밤 동철이 그녀와 나에 대한 지난 일을 지윤에게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동철 역시 그런 이야기를 그녀에게 들었을 것이란 짐작이 갔다.
동철과 그녀 사이에 비밀은 없었을 테니까..
??어....어떻게 알았어.....??
??오빠...새엄마를 사랑해?...아직도??...그리고 지금도???
지윤이 정색을 하며 물었고 난 쉽게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내가 보기엔 오빤 새엄마를 사랑하는 게 아냐....??
아무말 없이 그녀를 쳐다보는 나를 향해 지윤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오빠가 새엄마를 아직도 사랑한다면 그럴 수는 없는거야.....동철이도 마찬가지고....??
지윤의 격앙되어가는 목소리가 오늘 아침의 일을 지윤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어....난...그냥....??
??그냥...뭐....그냥 뭐가 어쨋다는 건데???
말문이 막혀버린 나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아침의 일을 지윤이 알고 있다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지윤이 하는 말이 진실일지 모른다는 것이 놀라웠다.
??정말 나나 처남이 그녀를 사랑하긴 하는 것일까?...??
??그녀를 사랑한다면 아침과 같은 그런짓을 서슴없이 해 댈 수 있었을까???
??나..오늘 아침에 오빠랑 동철이를 보면서....새엄마가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어...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웠는데, 방안에서 생각해보니까...새엄마가 너무 불쌍하더라....눈물 날 만큼....??
??..........??
그랬다...적어도 나와 동철이 그녀에게 한 짓은 짐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수컷의 배설욕구만을 그녀에게 싸질러 댔을 뿐이었다.
??나...오빠랑 동철이가 너무 미워지려고 해.....우리가 서로 바라던 것이 이런 거였어???
??지윤아....미안해...??
??뭐가?...뭐가 미안한데?....??
??............??
??미안해야 하는 건 새엄마한테지...내가 아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지윤의 말이 모두 맞았다.
??오빠....오빠도 나랑 동철이랑 같이...오늘 아침처럼 그렇게 해보고 싶어?...응?? 그런거야???
??아...아냐.....??
??그럼 나를 사랑하지 않는거야?....새엄마와는 사랑해서 그랬고????
??지윤아....미안해...난...단지....??
더 이상 변명을 이어갈 수 가 없었다.
??나...어젯밤 동철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조금이나마 오빠한테 서운 했던 것도 다 이해했었어...근데 아침에 그런 오빠를 보고...좀 그렇더라...??
격앙되었던 지윤의 목소리가 차분하고 차갑게 변해가는 것을 느끼며 그렇게 죄인처럼 토요일 오후를 어색하게 보내야했다.
지윤과의 그런 대화 이후 우리는 서로를 어색해하며 몇 일을 흘려 보내야했다.
난 집안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질 않으며 고민에 빠진 듯한 지윤을 그렇게 내버려두고 또 다시 동철과 그녀와의 만남을 가졌고 그녀는 그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지윤에게 그 일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내봐야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해야만하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 뻔했고, 그런 다짐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은 지윤이나 나나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냥 그렇게 지윤을 내버려두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우리의 불편한 상황을 동철이나 그녀도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그들 역시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지윤을 애써 모른 척 하며 그날과 같은 너무나도 자극적인 상황에 또 다시 빠져들었다.
그녀의 집에서 두어번의 그런 섹스를 하고나자 처음과 같은 후회나 죄책감은 더 이상 들지 않을 지경에 이르러 버렸다.
그날 역시 지윤과의 어색함에 불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에게 많이 화가 나있는 것 같았지만, 나를 대하는 태도는 의외로 덤덤했다.
티브이 프로를 깔깔대며 보고있는 지윤을 보자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공원에 나가 몇 가치의 담배를 피운 후 집으로 들어와 지윤에게 말을 걸었다.
??지윤아....화 안 풀렸어????
??아냐...나 괜찮아 이제....오빠...여기 앉아봐....??
??응...??
엉거주춤하게 지윤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못된 짓을 들켜 엄마에게 야단 맞을 각오를 하고 있는 어린아이처럼 지윤 옆에 앉았다.
??우리들이 너무 이상한 관계라는 거 알아....가끔 나도 그런 생각 해왔거든...오빠랑 동철이랑 같이....동철이랑 섹스를 하면서 오빠생각하고, 그 반대로 오빠랑 섹스 할때도 동철이 생각하고 말야...포르노에서 흔히 나오는 그런거...그런거 나도 생각한적 많아...??
??어..응.....??
??그러니까 그걸 탓하려는 건 아냐...그럴 수도 있어....??
지윤 역시 우리들의 평범하지 못한, 패륜적인 관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날 아침 우리의 그런 모습을 본 지윤의 머릿속에는 새엄마에 대한 묘한 감정이 뒤엉켜있었다.
아들과 사위 사이에서 짐승처럼 유린당하는 그녀 에게 분노라는 감정보다..같은 여자로서의 연민을 느껸 지윤이었다.
그녀를 유린하는 남자들은 엄밀히 그녀의 남자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윤은 알았던 것이다.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그런 힘든 사랑을 하는 새엄마가 너무도 불쌍했다.
그 둘 모두를 가지고 있지만 결코 가질 수 없는 그런 남자들을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는 그녀의 눈빛을 보았던 것이었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그녀가 그 둘을 잃는다면, 그리고 지윤조차 그녀를 떠난다면 그녀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윤을 통해 새삼스럽게 그녀의 처지를 다시 생각하자, 더욱 더 그녀가 안스러웠고, 가슴이 먹먹해져만 갔다.
??오빠...그러니까..혹시 또 그럴 상황이 오면 그냥 그렇게 해...난 괜찬아..만일 새엄마가 그런것으로라도 위안을 삼을 수 있으면 그냥 그렇게 해줘....??
??..........??
지윤의 말에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
??나...오빠말대로 이젠 새엄마한테 잘 할게....오빠도 사위 역할도 잘 해줘....애인 역할만 하려고 하지말고....??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며 지윤이 말했다.
??응...그럴게....고마워....??
지윤의 반응에 안도감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새엄마한테 미안한 게 너무 많아....못 해준 말도 많고....앞으로 정말 잘할게...??
오랜만에 지윤을 가슴에 안아주었다.
나의 가슴에 안겨오는 지윤의 입술에 키스를 해주며 그녀의 의사를 확인하려는 듯 젖가슴에 손을 대었다..
??우리 신랑 딴데 힘 많이 써서 나한테 쓸 힘이 남아있으려나 몰라..호호....??
지윤이 살며시 웃으며 어느새 커져있는 나의 자지를 잡아왔다.
앞으로 누구보다 화목한, 그리고 평범하진 않지만 서로를 뜨겁게 사랑해줄 그런 가족이 내 곁에 있다는 생각을 하며 그날 밤은 지윤의 남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