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하스누마 아즈사의 독백〕
권앙도의 도중, 동북도와의 합류지점인 쿠키 시라오카 JCT로 가는 길에 있는 어떤 서비스 구역에 차를 세웠다.
오후 7시.
이용객은 아직도 많다. 갈 길이 먼 손님들이 배를 채우거나 쉬려는 목적으로 차례차례 밀어닥친다.
나와 후에후키씨는 차에서 내려 각자 적당한 음식으로 요기를 했다.
참고로 내가 샀다.
젊은 제비를 한마리 키우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굉장히 즐겁다.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천천히 그를 관찰해 본다.
얼굴은 미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소년다움이 남아 있는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다.
문제는 언제나 졸린 듯한,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다.
응, 응, 그러냐, 하면서 두서없는 손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그대로 툇마루에 풀썩 쓰러져 돌아가실 것 같은 할아버지처럼 존재감이 흐릿하다.
아마도 그건 의태일 거라는 걸 이해하게 되었지만, 어쩌면 이쪽이 진짜 그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오늘은 깜짝 놀라기만 하다가 끝난 하루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놀랐던 건 내 성벽에 대해 알아낸 후에 이 소년이 취한 태도였다.
지금까지 다섯 명의 남자와 교제해 그 중 셋과 육체 관계를 맺었다.
그렇지만 하나같이 내 성벽을 알게 되면 불쾌한 얼굴로 차마 들어줄 수 없는 간섭을 늘어놓았다.
정론도 폭론도 있었지만 내가 듣고 싶은 건 그런 대사가 아니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오줌을 싸고 싶은 것 뿐이야!』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안고 있던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보○를 저리게 하던 여자의 욕망도 채워지니까.
…… 처음엔, 다니고 있던 오키나와 가라데의 도장에서 그만 실금해 버렸던 것이 계기였다.
운 좋게도 혼자 연습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범이나 동료들에게 발견되지 않고 넘어가긴 했지만,
당시에는 신성한 도장을 더럽혔다는 사실에 죄의식을 느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일 이후로 도장을 다니는 동안에 이상한 체험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자신이 오줌을 쌌던 그 장소에 서면 기분이 활짝 개인다고 하는.
처음엔 영문을 몰랐지만 어느 순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는 절대 그런 짓을 해서는 안되는 장소에서 실금해버린 순간,
나는 한심함이나 죄의식보다 생애 최초의 황홀감을 느껴버렸다는 사실을.
그 후로 나는 온갖 장소에서 몰래 소변을 보았다.
초등학교때는 토끼 사육 오두막, 중학교때는 식수대, 고등학교때는 옥상 펜스 바깥, 대학교때는 창설자의 동상 뒤편.
그 밖에도 버스정류장, 심령스폿, 경찰서 뒷골목 등 온갖 장소에서.
서른을 넘은 요즘에 와서야 겨우 진정되었지만 과거의 나는 참으로 분방했다.
요즘은 누군가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직장에서 몰래 즐기고 있지만,
당시에는 누가 봐도 상관없다며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남녀교제와 그에 수반한 섹스도 그 연장선상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인들에게는 이해를 얻고 싶었지만, 누구 하나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과는 헤어졌다.
내 성벽을 받아들여 줄 수 없다면 절대로 그들과 함께 할 수는 없으니까.
그리하여, 나는 혼자가 되었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나였다.
그러나 눈앞의 소년은 내 방뇨씬을 목격했음에도 별달리 동요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걸 교섭재료로 활용해 내 뜻을 굽히려고 했던 것이다.
나는 자신이 도촬의 대상이 되었다는 걸 알고 상당한 초조감을 느끼고 있었다.
스트레스도 쌓여 있었지만 학교 안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을 우려가 있다.
어디서 찍히고 있을지 모르니 당연히 아무데서나 경솔하게 오줌을 쌀 수는 없다.
당시엔 자세한 사항까지는 듣지 못했지만,
미쿠리야씨의 연락으로 사건이 해결되었고 카메라도 전부 회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마음껏 오줌을 쌀 수 있다는 사실에 환희를 느꼈다.
그렇게 쌓이고 쌓였던 욕망을 배출하는 순간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떤 동요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딱히 받아들여 주었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거절당한 것도 아니지만.
차 안에서 단 둘이 이야기를 하고 있으려니, 어째서인지,
본래라면 제자에 불과한 이 아이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한 불가사의한 감각이 점점 커져 갔다.
나는 생각했다.
이 아이라면, 혹시―――
☆ ☆ ☆
「됐으니까, 입다물고 보고 있는 거야. 다른 사람이 오면 알려줘야 하니까 너무 열중하면 안돼.」
그렇게 말한 아즈사씨――― 방금 전 「지금부터는 아즈사라고 불러」라고 엄명을 받았다 ―――는 서비스 구역 변두리에 있는 수풀 안으로 들어갔다.
흠칫흠칫 뒤따라간 내 앞에서 아즈사씨는 플레어 스커트(아까 탈의실에서 갈아입었다)를 양손으로 걷어올리고
흘러내리지 않도록 손목으로 지지하면서 부스럭부스럭 팬티의 양쪽 가장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앉는 것과 동시에 단번에 무릎 언저리까지 끌어내렸다.
그러자 훤히 드러난 엉덩이가 지면을 향하며, 내가 선 곳에서도 또렷하게 보○가 보이는 상태가 되었다.
말하자면 재래식 변소에서 배설하는 자세를 취했다는 거다.
서비스 구역의 외곽등 근처에서 묘령의 여교사에 의한 화장실 방뇨씬의 재현이라고 하는
마하불가사의(摩訶不思議)한 세계와 맞닥뜨린 나는 혼란을 감추지 못했다.
명확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대체 이 사람은 뭘 하고 싶은 거지?
내게 아까 전의 방뇨씬을 한번 더 보여주고 싶은 건가?
거래는 어떻게 되는 거지?
「…… 자, 잘 봐 유우쨩. 여기가 여자의 요도구야. 질구와는 다르다는 걸 잘 기억해 둬야 해.」
아즈사씨는 자신의 비소를 훤히 드러내면서 내게 보여준다.
하지만 서서는 보기 힘든 각도였으므로 어쩔 수 없이 나는 앉기로 했다.
그걸 눈치챈 건지 아즈사씨가,
「아, 이렇게 하는 편이 좋겠네.」
라면서 한쪽 무릎은 세우고, 다른 쪽은 지면에 붙인다.
그러자 비소가 한층 더 크게 벌어지며 아즈사씨가 말했던 요도구의 위치가 명확하게 보여왔다.
아즈사씨의 음모는 꽤 엷은 편이지만 미쿠리야보다는 진하다.
그리고 나이에 걸맞게 사용하고 있는 듯, 사죠 등과 비교하면 색도 진하고 살집이 있어 도톰하다.
하지만 남자의 본능 같은 것인지 그곳에서 한없는 흡인력을 느꼈다.
이것이 「여자」라는 것인가.
허벅지의 살갗이 인공광을 반사하지 않고 오히려 빨아들이는 것처럼 촉촉한 느낌을 주는 점도
색기나 요염함이라 불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 슬슬 쌀게.」
「…… 네?」
「괜찮으니, 그대로 보고 있어. 읏.」
아즈사씨가 살짝 힘을 넣자, 푸슈? 하는 소리와 함께 무지개를 그릴 듯한 수분의 연쇄가 지면과 보○ 사이를 잇는다.
전에 본 것과는 기세가 다르다.
하복부에 힘을 줘서 작은 요도구를 한층 더 좁힌 것이 방출되는 기세를 더욱 강하게 한 것만 같다.
게다가 양도 많다.
아까 차 안에서 커피를 벌컥벌컥 마신 건 이것 때문이었던 건가.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응시하는 나를 아즈사씨가 상냥한 눈매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물기가 없어지고 마지막 한 방울까지 방출한 뒤,
아즈사씨는 어디서나 나눠주고 있을 법한 티슈를 내게 내밀었다.
「닦아 주겠어? 부탁할게.」
어른 여성이 윙크를 섞어 조르면 그야 따를 수밖에 없다.
나는 티슈를 2매 뽑아들고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아즈사씨의 보○에 손을 뻗었다.
아직도 그대로 반짝거리는 물방울이 매달려 있는 비소를 살짝 닦아낸다.
티슈가 젖어들고, 손에도 묻는다.
어째선지 불결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내게 다른 사람의 배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 하물며 음뇨의 취미도 없다.
그저, 황홀한 얼굴로 소변을 보면서 거기서 눈을 떼지 못하던 나를
상냥하게 바라보던 이 여성에게 공감해 버린 모양이다.
남 앞에서 방뇨하는 행위에서 성적인 쾌감을 느끼고,
그것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을 정도의 변질자적 충동을 가진 그녀에게
미쿠리야나 모리, 사죠에게 느끼는 정과 같은 것을 품어버린 걸지도 모르지만.
「엿차」
속옷을 정돈한 아즈사씨가 일어섰다.
방금전까지의 치녀적 행동의 여운은 이미 흔적도 없다.
거기엔 언제나와 같은 「산의 아즈사」가 있었다.
「…… 어때, 만끽했어?」
「내게 그런 취미는 없는데.」
「그래? 그런 것 치고는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기쁘게 보여줘 놓고서는 잘도 그런 소리를.」
「후훗.」
그 조용한 미소는 귀여웠다.
성인여성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일지도 모르지만.
나도 그만 따라 웃어버렸다.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우스웠기 때문이다.
한바탕 마주 웃은 뒤 자동차키를 손에 든 아즈사씨가 말했다.
「자, 다시 방광에 오줌이 모일 때까지 드라이브를 계속해 볼까! 밤은 아직도 기니까! 갑시다, 유우쨩!」
어느샌가 나를 부르는 호칭에 ‘쨩’이 붙었다는 것보다,
아직도 이 여교사와의 드라이브가 계속된다고 하는 사실이 나를 아연하게 만들었다…….(11) 「자, (변태를) 받아들이도록 해. 그것이 너의 운명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 학교의 도촬 사건은 비밀리에 해결되었다.
증거는 모두 아즈사씨가 소각했고, 약속대로 금요일 직원회의에서 의제에 오르지도 않았으며,
그녀 뿐 아니라 미쿠리야와 사죠의 안전도 확보하게 되었다.
1학년 A반의 내정을 살피고 있던 사죠에 의하면 하뉴다 아저씨는 이전보다 더 인상이 좋아졌다고 한다.
역시 도촬이라는 변태 행위에 물들어가던 자신을 되찾은 효과일 거라고 나는 결론내렸다.
협박했던 일과 차에 펑크낸 일에 대해서는 미안하다고 생각하므로
아저씨 본인이나 결국 만나지 못했던 미키쨩이 언젠가 곤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리라 마음먹고 있다.
그렇게 해서, 이 사건 자체는 상황 종료.
…… 문제는, 아즈사씨다.
그 「권앙도 오줌누기 내구 투어」는 그녀가 두 달에 한번 꼴로 행하는 취미생활인 모양이지만,
역시 드라이브는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 낫다는 이유로 일요일에도 끌려나갔던 것이다.
드라이빙과 변태 행위를 무엇보다 좋아하는 치녀다 보니
앞으로도 종종 불려나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힘이 빠진다.
그 때도…….
「이봐, 유우타로. 결국 너, 누구를 노리고 있는 거야?」
시속 백 수십km로 폭주중인 고교 교사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물어 왔다.
「…… 누구라니?」
「미쿠리야씨? 사죠씨? 아니면 최근 사이가 좋은 모리씨일까?」
「무슨 말이지?」
「연인으로 삼고 싶은 건 누구냐는 거야. 물론 나라도 상관없지만.」
마지막은 반 장난이라는 느낌이었지만, 반 진심일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 경솔하게 대답하면 원치 않는 트러블을 일으키기 십상이다.
나는 침묵을 지켰다.
이걸로 추궁은 피했다, 고 안도하고 있으려니
「그럼, 혼마 선생이려나.」
「푸핫!」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입에 대던 오후의 홍차를 뿜어낼 뻔 했다.
어째서 당신이 나의 쇼우 선생님 러브러브 모드를 알고 있는 거지?
입밖에 꺼낸 적 없다고!
「…… 으음, 정보의 출처는 비밀. 하지만 만약 네가 바란다면 살짝 두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놔 줄수도 있는데. 어때?」
「갑자기 뭐야. 아즈사씨와 달리 쇼우 선생님 정도라면 남친이 있을 텐데 난 경솔하게 들이대서 옥쇄할 마음은 없어.
내 청춘시대의 동경으로 무덤까지 갖고 갈 생각이니까 쓸데없는 희망은 불어넣지 말아 줬으면 하는데.」
「뭐야, 그 의미불명의 발상은? 정말이지 너도 참 묘한 아이네.」
「이렇게 살 테니 내버려 둬.」
「그렇지만 혼마 선생님 지금은 남자친구 없으니 노려볼만 할걸.」
「정말임까?」
나는 덥썩 미끼를 물어버렸다. 아마도 아즈사씨가 노린 그대로였을 것이다.
그 순간 아즈사씨의 눈빛이 늑대와 같은 육식동물의 그것으로 변했음을
유감스럽지만 그때의 나는 깨닫지 못했다.
「그것 뿐이 아니야. 내가 여선생님들끼리의 모임에서 슬쩍 들었는데…….
당신의 사랑스런 쇼우 선생님은, 틀림없이 처녀야.」
「오오오오오오오오」
나는 어쩌면 이렇게 구슬리기 쉬운 남자인 걸까…….
아까부터 계속 히죽히죽 웃음짓고 있는 아즈사씨의 함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니.
「그러니 교사와 학생 이상의 관계가 되기 위해서 조오?금 힘을 빌려줄 수도 있지만, 그 대신 조건이 하나 있는데.」
「말씀만 하십셔. 어떤 조건이든 받아들일 테니까! 부탁드립니다, 아즈사 누님. 소인을 위해 힘써 주시옵소서!」
「…… 흐흐?응. 뭐든 들어주겠다 이거지?」
「물론이죠. 무엇이든!」
이게 나중에 꽤나 성가신 트러블을 불러오게 되지만, 그건 또 다른 사건이다.
그러니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 사건은 여기서 상황 종료라는 걸로 해 줘.(1) 복중 문안 인사 (겸 모리도) 드리옵니다
〔모리 아스미의 독백〕
중학교 2학년 여름.
그 때 나는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빠찡코의 주차장을 걷고 있었다.
딱히 빠찡코를 하려던 게 아니다. 친구집으로 가는 지름길로 쓰고 있었던 것이다.
햇살이 강렬한 날이었다.
해가 내리쬐는 곳을 걷는 건 끝없이 땀을 흘리는 고문일 뿐이었고,
손에 든 타올로 계속 이마를 훔치는 것 외에는 불쾌감을 낮출 방법이 없었다.
그치지 않는 일광에 짜증을 내면서도 조금이라도 빨리 친구집에 가고 싶어 걸음을 재촉하던 나는 문득 위화감을 느꼈다.
후딱 지나치려던 자동차의 행렬 속에서 뭔가 끔찍한 것을 본 듯한 기분이 들었던 거다.
굉장히 귀찮았지만 그래도 되돌아가서 살펴보기로 했다. 기분 탓이 아니었다.
검은 자동차 뒷좌석에 두 세살 정도로 보이는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자고 있었다.
아니, 잠든 게 아니었다.
창으로 들여다보고 금새 알았지만, 그녀는 괴로운 듯 두 눈을 꼭 감고
한눈에 알 정도로 엄청난 양의 땀을 흘리며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더운 날인 것이다.
에어컨이 없는 차 안은 견디기 힘든 열탕지옥일 것이다.
나의 뇌리에 더운 여름날 차안에 갇힌 아이가 열사병으로 사망했다는 과거의 기사가 뚜렷하게 떠올랐다.
나는 황급히 차문을 열려고 했지만 잠겨 있어서 열 수가 없었다.
그 기척을 느낀 여자아이가 가늘게 눈을 뜨고 나를 보았지만 그 이상의 움직임은 없다.
더위에 지쳐 움직일 힘도 없는 거다.
나는 탕탕 소리를 내며 창을 두드리면서 그 아이를 불렀지만, 그녀는 눈을 뜨지도 못했다.
주변을 둘러본다.
대규모 빠찡코 가게가 있다.
아마 그녀의 부모는 저기서 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빠찡코 사무소에 가서 한시라도 빨리 그녀를 구해내도록 부모를 호출할 수밖에 없다.
나는 서둘러 점포 쪽으로 향하려 했다.
그 때,
「여어, 모리 아냐? 무슨 일 있어?」
라며, 누가 말을 걸었다.
아는 사람이었다.
얼굴과 이름 정도만 아는 사이인 중학교 동급생이었다.
――― 후에후키 유우타로라는 남자였다.
솔직히 말해서 그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부모님께
「같이 놀아서는 안되는 아이」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정도의 마이너스 이미지밖에 없었다.
당시엔 그 명령의 근거가 뭐였는지까지는 기억해내기 전이었지만.
「…… 아이가 차 안에 갇혀 있어. 구해야 해.」
「…… 어떻게?」
그런 걸 일일이 물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이 아이의 부모를 찾을 거야. 분명 저기 빠찡코에 있을 거니까.」
「없으면 어떡할 건데?」
「있을 게 틀림없어!」
이런 긴급사태에 태평한 소리를 하는 그 녀석에게 나는 굉장히 화가 났지만,
여자아이를 도와야 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대화는 거절했다.
한시라도 빨리 눈앞에 보이는 빠찡코에 가야만 하니까.
그를 무시하고 나는 달려 나갔다.
농구부였던 나는 체력과 달리기에는 자신이 있었으므로
금새 에어컨이 돌고 있는 점내에 들어가 점원을 붙잡고 사정을 설명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로 보이는 점원은 이해가 빠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점장 클래스쯤 되면 곧바로 사정을 이해하고 점내에 호출방송을 해 주었다.
하지만 부모로 여겨지는 인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에 없는 건지, 호출을 무시하고 빠찡코에 푹 빠져 있는 건지.
이대로는 그 아이가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나는 핸드폰으로 경찰을 부르려 했지만,
가게의 평판을 걱정한 점장이 만류했다.
그런 것 따위는 무시하면 좋았을 텐데 아직 어렸던 나는 거기까지 단호해질 수가 없었다.
내버려두면 그 아이는 죽어버릴지도 모르는데.
평범한 꼬맹이였던 나로서는 아무런 방법도 떠올리지 못한 채로 어쩔 줄 모르는 초조함과 상실감을 느꼈다.
만약 그녀가 죽어 버리면 그건 분명 나의 책임임에 틀림없다고.
어쩔 수 없이 나는 점장을 데리고 우선 아이가 갇힌 검은 자동차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 도중에 다시 아까 만났던 후에후키와 마주쳤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의 팔 안에는 아까 그 여자아이가 안겨 있었으니까.
마지막으로 봤을 때처럼 눈을 감은 채였고 아직 괴로워보이기는 했지만
작열하는 차 안에서 나온 것만으로도 약간 안색이 좋아진 것 같았다.
「…… 어, 어떻게…」
나는 그에게 물었다.
어떻게 잠긴 차 안에서 그녀를 구출해 냈는지를.
「응? 무진장 큰 소리로 몇 번이고 불러서 도어록을 풀게 했지. 의식이 몽롱한 상태라 고생 좀 했지만….
거기 점장 아저씨? 일단 구급차 정도는 불러 주세요. 얼른 부르지 않으면,
자칫 잘못하면 아저씨 빠찡코는 아이가 참혹하게 사망한 가게라고 TV에 나올 지도? 자자, 얼른!」
하지만 완전히 사고정지 상태에 빠지기 직전이던 점장이 움직이지 않자 그는 나를 돌아보며,
「어이, 모리. 이런 아저씨 신경쓰지 말고 얼른 구급차를 불러. 바보 같은 어른 탓에 이 아이가 죽게 내버려둘 거야!?」
라며, 나를 질타했다.
나는 곧바로 핸드폰으로 119에 연락하고,
구급차가 오는 동안 점내에서 그녀의 열기가 가시도록 간호에 힘썼다.
그――― 후에후키는 딱히 뭔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여자아이가 구급차에 실려가고
구급대원 아저씨가 「상태는 괜찮은 모양이야」라고 말해줄 때까지 쭉 곁에 붙어있어 주었다.
나는 그녀가 사이렌 소리와 함께 사라진 후 그를 찾아보았지만, 이미 모습을 감춘 뒤였다.
…… 그 여자아이가 그 뒤 어떻게 되었는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런 짓을 저지른 부모와 아직도 함께 살고 있다면 불쌍하긴 하지만,
아직 중학생에 불과했던 내게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다만 딱 한번 병문안을 갔던 적이 있다. 그녀는 이미 퇴원한 상태라 헛걸음으로 끝났지만,
나보다 먼저 남자 중학생이 온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간호사에게 들었다.
아마도 그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여자아이의 이름과 주소를 듣고 돌아갔다는 걸 알고 나는 왠지 안도하고 있는 자신을 깨달았다.
그라면 중학교 2학년이라는 연령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그 아이를 위해 뭔가를 해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와는 달리.
그랬기에, 그 때의 일을 따로 그에게 묻거나 한 적은 없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와 같은 반이 되었지만 별달리 접점도 없는 채로 2학년 겨울방학을 맞이한 시기,
내가 자신의 선천적 성벽에 휘둘리며 폭주하기 직전, 또다시 어디선가 나타난 그가 말을 걸어 주었다.
「그쯤 해둬.」
라고.
이번에야말로 나는 그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나는 중학교 2학년의 그 때와 같은 상실감을 맛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 나는 또다시, 그에게 구원받은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