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6/25)

〔미쿠리야 마치코의 독백〕

나는 침대 위에서 아슬아슬한 검은 속옷을 입고 스피커 모드로 전환한 스마트폰을 향해 신음을 흘렸다.

「아앙……」

이미 가슴 안쪽과 아랫배 깊숙한 곳, 전신 여기저기에서 뭔가가 찌릿찌릿 저려오고 있다.

뭔가 뜨거운 것이, 설구워진 나뭇가지처럼 연기를 피워올리고 있다.

그게 엣찌를 하고싶은 충동이란 걸 알기에, 그 기분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나는 브래지어의 프론트훅을 끄르고 가슴을 쥐었다.

그렇지만 나는 거유라서 전부를 움켜쥘 수는 없다.

이미 서 있는 유두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훑고, 만지작댄다.

「…… 내 가슴은 크니까, 손에서 흘러넘치고 있어. 후에후키군이 쥐어도 분명 손가락 사이로 넘칠 거야.

그러니까, 지금, 나는 유두를 만지고 있어.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갖고 놀고… 벌써 닿는 것만으로도 충혈되서 빨개졌어.

아직, 직접 보여준 적은 없었지……. 그치만, 사진이라도 봐 줘…….

후에후키군이 만져주면, 가슴속 깊은 곳까지 꼭 조여드는 느낌일 테니까.」

이제는 아랫배가 저려 온다.

검은 팬티의 소중한 부분이 달아 오른다.

나의 애액이 분비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곳에서 꿀이 나오기 시작했어……. 팬티는 금방 흠뻑 젖어들어 버릴 거야.

나, 물기가 많은 편이니까. 흥분하면 금새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거든.

그래서 학교에서는 딱 맞는 사이즈를 입어. 수업중에 흘러내리면 곤란하니까.

그치만, 후에후키군에게 보였을 때는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어.

내 안에 자지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틀림없이 철퍽철퍽하며 큰 소리가 날 거야…….

있잖아, 후에후키군의 자지는 어느 정도야?」

잠깐의 간격을 두고, 그에게서 답이 돌아왔다.

『내건 평범해. 쥐면 거북이 부분은 완전히 삐져 나오고, 제대로 벗겨져 있기는 해도,

아직 여자의 보○에 넣었던 적은 없어서 색은 깨끗한 상태지.』

「내 안에 넣고 싶어?」

『넣고 싶어. 너의 애액으로 검게 번들거리게 하고 싶어.』

「나도 넣어줬으면 좋겠어.」

나는 손끝으로 대음순을 헤치고 들어가 한층 더 깊은 곳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음모는 진한 편이었지만, 후에후키군과의 일이 있고 나서는 시간날 때 제모용 가위로 정리하고 있다.

언제 보이게 될 지 알 수 없으니까 그곳의 손질도 잊어선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일 이래, 아직 그곳을 피로할 기회는 찾아오지 않고 있다.

역시 보○라도 찍어서 보내야 했을 지도…….

「아앗, 보○ 안이 질척질척해……. 후에후키군이 자지 이야기를 하니까….」

『…… 내 자지도, 쿠퍼액이 흘러나와서, 손을 더럽히고 있을 정도야.』

「그거 맛있어?」

『맛봤을 리가 있냐!』

「나는 빨아보고 싶은데…. 아직, 후에후키군의 자지 본 적이 없기도 하고. 다음번엔 부탁해.」

질 안쪽이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후에후키군의 자지를 상상한 것만으로 벌써 내 머리속은 녹아버릴 것 같아!

나는 질 안쪽에 있는 점막의 고리까지 손가락을 뻗었다.

이것이 처녀막.

동정인 후에후키군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나.

「…… 나, 지금, 처녀막을 만지고 있어. 여기를 만지면, 허벅지 근처가 저려 와.

여기가 언젠가, 남자에게 찢기는 거야. 무섭지만, 기다려져…….

있잖아, 후에후키군의 자지는 어때? 내 처녀막을 찢고 싶어?」

『찌, 찢고 싶어!』

「응, 기대하고 있어.」

이전, 체육용구실에서 껴안았던 후에후키군의 몸을 떠올려 본다.

중학교 시절 대련했던 남자들과는 다른, 가늘고 단련되지 않은 신체.

하지만, 나는 왠지 안심할 수 있었다.

나는 강하기 때문에 뭔가 일이 있어도 폭력으로부터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전의 사건이나 이번 도촬건과 같은 사람의 악의나 미움으로부터는 스스로를 지켜낼 수가 없다.

머리와 마음은 약하니까.

그렇지만 후에후키군이라면, 분명 나의 약함을 구원해 준다.

내게 목덜미를 빨리면서 헐떡이던 그라면.

「내 보지를 보면서, 상상해 봐. 여기에 후에후키군의 자지가 들어오는 거야!」

『들어갔어, 넣었어, 헐떡이는 너를 보고 싶어!』

「아……, 후, 후에후키…… 군」

나는 손가락 두 개를 모아서 질에 넣었다.

의사擬似 자지로 생각하면서.

이게 그의 것이라면 정말로 멋진 일일 텐데.

「안돼, 안돼에…….」

더 이상은 안된다.

처녀막은 소중하게 아껴두지 않으면, 막상 실전에 돌입했을 때 그의 것으로 찢기는 게 불가능해지니까.

그치만…….

「손가락으론 안돼, 안돼에――. 후에후키군의 자지가 좋아, 자지가 좋은 걸!」

『나도 서기장의 보○에 넣고 싶어. 벌써 귀두 주변은 벌개져서 미칠 듯이 싸고 싶어!』

전화 너머에서 후에후키군이 자지를 훑고 있다.

남성의 자위법 정도는 나도 숙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몇 번이나 비비면 좋은지까지는 모른다.

다음에 만나면 물어보도록 하자.

「후에후키구운…」

교태부리는 듯한 목소리가 내 목에서 흘러나왔다.

천박하지만 그게 내 진심이다.

다시 한번, 유두를 만지작거린다.

「꺄아앗!!」

『무슨 일이야!』

「유두가 너무 기분 좋아. 후에후키군이 전파로 내 유두를 빨아서 그래.」

『아아, 내가 했어. 내가 너의 그 커다란 가슴 꼭대기를 빨아줬어!』

「이렇게까지 느끼게 해주다니, 정말 최고야!」

『아아, 너의 가슴도 최고야!』

「좋아해, 후에후키군!」

『나도야!』

나는 검지와 엄지로 지금까지 쭉 피하고 있던 클리토리스를 비틀었다.

그 직후, 뇌수를 뒤흔들 정도의 격통, 아니 쾌감이 질주하며

허리 언저리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자극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눈꺼풀 뒤편에서 파직파직 불꽃이 명멸한다.

나는 절정을 맞이해 버린 것이다.

「마치코, 가버려――!!」

『나도 싼다!!』

전화기 너머에서 후에후키군도 사정한 것 같았다.

내 침대의 하얀 시트 위로 액체에 의한 얼룩이 크게 번지고 있었다.

급격하게 졸음기가 몰려왔다.

후에후키군과 필로우 토크를 하고 싶은데…… 더 이상은 무리.

「…… 잘 자, 후에후키군. 기분 좋았어―.」

『나도. 내일 보자고, 서기장.』

「…… 마치코라고 불러줘―」

그렇게 말한 직후, 나는 실이 끊긴 것처럼 잠들고 말았다.

그래서 후에후키군이 나를 마치코라고 불러줬는지 어떤지는 모른다.

다음날 아침, 나와 마주친 그가 묘하게 부끄러워하며 눈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그 답은 알 수 있었지만.(5) 도촬기동대

다음날. 나는 1교시를 마칠 때까지는 얌전히 있었다.

모토하스누마 선생님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 미쿠리야에 의하면 직원실 부근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다고 한다.

음악실 카메라에 생긴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움직이려 해도 움직일 수 없는 것인지,

도촬범이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내게는 유리한 상황이다.

나는 2교시의 「수학」 수업을 빠져나가 수신기가 있으리라 짐작하고 있는 장소로 향했다.

일단은 「몸상태가 좋지 않아 양호실에 들른다」는 명목으로 해두었다.

2학년 교실이 있는 3층에서 단번에 1층까지 달려 내려간다.

그리고 비상구를 지나 밖으로 나왔다.

눈앞에는 우리 학교의 제2주차장의 모습이 펼쳐져 있다.

손님이나 직원을 위한 이곳엔 지금 현재 일곱 대의 차가 주차되어 있다.

그 중 몇 대의 안을 들여다본다.

트렁크 룸을 포함한 내부가 완전히 보이는 것은 용의선상에서 제외시킨다.

내가 찾고 있는 건 도촬 카메라의 수신기이므로

외부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노출된 상태로 두진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애초에 내가 왜 이 주차장에 서 있는 차들 가운데

수신기가 있을 거라 생각했냐 하면, 바로 지형적인 요건 때문이다.

여기서 고개를 들면 곧장 음악실이 보인다.

사죠의 조사에 의하면 이번 사건에 이용된 카메라의 전파도달 범위는 차페물이 있을 경우 40에서 60m.

유리창이라는 차폐물이 있고, 수신기도 분명 뭔가에 숨겨져 있을 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음악실 창가의 스피커로부터 거리를 계산해볼 때 그리 멀리 설치되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학교의 형태를 고려하면 설치 장소를 도출해 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우선, 카메라 본체는 차치하고 수신기가 발견되어 버리면 끝장이므로

타인이 무심코 들여다볼 만한 곳에 두지는 않을 것이다.

리스크가 너무 높으니까. 따라서 누군가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은 배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커, 교관실, 직원실, 사무실, 빈 교실도 마찬가지.

덧붙여서 용무원실은 음악실 정반대편에 위치하고 있어 전파는 거의 닿지 않는다.

그렇다면 완전히 한 개인만을 위해 배정된 사적 공간이 제일 적합하겠지만,

우리 학교에서 개인실로 불릴 만한 게 있는 곳은 교장실 뿐이다.

그러나 우리 교장 선생님은 조청룡(朝?龍)이 코스프레한 것처럼 생긴 투박한 여성이며

(도립으로서는 드물게도 여성교장이다),

도촬보다는 박살내는 쪽에 자신있어 보이는 타입이므로 용의자 리스트에는 이름이 없다.

결국 후보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제 음악실에서 내다볼 때 제2주차장의 존재를 떠올리고부터는 간단했다.

제2주차장을 중심으로 컴퍼스로 원을 그려보면 되는 것이다.

그러자 도촬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을 법한 후보지를 여러 군데 짐작할 수 있었다.

음악실의 카메라가 창가에 설치되어 있었던 것도 방증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과정을 거쳐 나는 이곳, 제2주차장에 이르게 된 것이다.

주차장에 있는 일곱 대 가운데 두 대, 프리우스와 골프는 제외한다.

프리우스는 뒷유리를 통해 희미하게나마 짐칸이 보이는데다,

골프는 모토하스누마 선생님의 차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피트, 쿠퍼(좋은 차 타는구만)도 제외했다.

그러면 세단인 레전드와 선팅된 타입R, 이렇게 두 대가 남게 되는데 나는 전자에 무게를 두었다.

그도 그럴 게, 이미지상 겉보기에도 프리티 계열인 타입R을 도촬범이 사용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우니까.

결론을 내린 나는 주변에 사람의 눈이 없을 때를 노려

레전드의 뒷편으로 살짝 다가간 후 천천히 트렁크를 열었다.

실은 나의 『상시개정』은 자동차 같은 것에도 통한다.

과거에는 이걸로 누군가를 도운 적도 있을 정도.

트렁크 안을 들여다보니 꽤나 어수선했다.

케이블 다발, 일안 반사식 카메라, 거무틱틱한 기계 몇 개, 노트북, 대량의 파일 등이 대충 쑤셔넣어져 있었다.

거무틱틱한 기계가 수신기라는 걸 눈치챘다.

파일 하나를 뒤적여보니, 아마도 카메라에서 수신된 화상을 프린트한 걸로 보이는 여성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만약을 위해 또 다른 한 권도 들춰보니 역시나 같은 내용이다.

나는 아래쪽에 깔려있던 파일을 한 권,

그리고 방치되어 있다는 느낌이 드는 사진으로 채워진 봉투 하나를 빌린 후 곧바로 트렁크를 닫았다.

증거라고 할까, 사건 해결에 필요한 물품이니까 절도는 아니겠지.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것이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3분 정도.

나는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도록 재빨리 제2주차장에서 내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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