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25)

(7) 헬 & 헤븐즈 도어

우선은 진의를 파악해보기로 하자, 응.

아무리 그래도 단순한 동급생에게 이유도 없이 존슨을 보여줄 수는 없다.

「…… 아까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너는 레즈비언이잖아. 

어째서 남자의 자지 같은 걸 보고싶어 하지? 호기심 치고는 지나친 거 아닌가?」

「으응, 나는 바이니까 어느 쪽이든 오케이인걸. 그치만 아직 남자경험은 없으니까…

차라리 이참에 경험해버릴까 하고 생각했을 뿐이야.

…… 아까부터 몸이 저린게 멈추질 않는단 말야. 네가 중요한 순간에 튀어나와버려서 가질 못한 탓에.」

그러고 보면 이 녀석 자위 중이었던가.

어쩌면 미안한 짓을 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티셔츠에 팬티 한장이라고 하는 반라에 가까운 차림새고.

실은 눈 둘 곳이 없어 곤란하던 참이다.

그렇지 않아도 독자모델 클래스의 예쁜 여자아이니까.

하지만 나도 틀림없는 동정이다보니 자지 좀 쓰게 꺼내 봐 하는 말에 ‘아 네 쓰시죠’ 하기도 어려운 면이 있다.

수치심이란 게 있기 때문에.

「…… 미안하지만, 나는 동정이라 말이지. 멘탈 문제로 남의 눈앞에서 그걸 꺼낸다는 건 망설여지는데. 좀 봐줬으면 한다만.」

「여자아이 자위를 훔쳐본 주제에 이제 와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게다가 여자 방까지 오면서 그런 쪽으로 기대하는 마음이 없었다고는 못할걸.」

「확실히 그 말 대로, 나에게도 에로한 속셈이 있긴 했지만, 그것과 이건 말이지……」

「입다물고 내 말 들어!」

모리가 갑자기 내게 태클을 먹였다.

녀석의 침대 옆에 멍때리며 서있던 내 허리춤을 껴안더니 그대로 다운시켜버렸다.

역시 운동부, 그것도 캡틴 클래스가 되면 그 힘은 장난이 아니다.

모리는 그대로 재빨리 바지의 지퍼를 내리더니 팬티라는 장벽을 조금도 개의치 않고 자지를 끄집어 냈다.

실은 아까부터 모리의 방에 감도는 달콤한 향기 덕분에 반쯤 서있던 나의 파트너는

하얗고 서늘한 손가락이 닿자마자 완전히 각성해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각오를 다질 수밖에 없다.

이 쪽에서도 반격의 준비를 한다.

「…… 우와, 이렇게 되어 있구나.」

모리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의 페니스를 응시하고 있다. 절대로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처녀라는 건 사실인 모양이다.

성에 대한 호기심에 가득 찬 눈동자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이 녀석도 상당한 미소녀였지…….

그러고 보면 중학교 시절 체육제를 준비하면서 단둘이서 간판을 만든 적도 있었던 것 같은 기억이 난다.

다시 생각해 보면 의외로 접점이 있었군.

그 때는 레즈비언이라는 건 몰랐지만.

「갖고 놀아도 돼?」

「마음대로 해.」

내 허락을 받은 모리는 지퍼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흉악하게 뒤로 젖혀진 일물을 가늘고 우아한 손가락으로 쿡 찌른다.

검지, 중지, 엄지, 두 개로, 세 개로, 손바닥으로……

희롱당할 때마다 내 허리가 반사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모리는 왼손으로 내 허리를 고정하면서 즐겁게 애무를 이어갔다.

문득 정신을 차리자 허리띠가 끌러지고 바지와 팬티도 훌렁 벗겨져, 하반신 나체 상태가 되어 있었다.

상당히 손이 빨랐다.

아니, 그 만큼 내가 모리의 정성스럽고 집요한 애무에 넋을 잃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내 손가락 외에는 닿을 일이 없는 기관이다보니 이렇게 낯선 누군가에게 희롱당하면 몹시 기분이 좋은 것이다.

게다가 모리는 마치 보물이라도 취급하는 양 상냥하게 접해 온다.

이 상황에서 평상심을 유지하는 게 비정상이다.

그 와중에 모리는 내 고환까지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고환 같은 건 스스로는 거의 위로하거나 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아래서부터 들어올려 손바닥으로 감싼 후 닿을 듯 말 듯한 미묘한 터치로 착하지, 착하지, 하면서 어루만진다.

「이게 쿠퍼액?」

「…… 우, 잘, 알고 있잖아.」

「아가씨의 소양이야.」

「바보 같은, 소리를.」

모리가 한껏 성내고 있는 음경의 아랫줄기를 중지 끝으로 문지르자,

농담을 하려던 내 입은 곧바로 닫혀버렸다.

「저기, 치구는 없어?」

「나는 깨끗하게 씻고 다니거든.」

「여자아이라도 치구가 가득 남아있는 사람도 있는데. 성실하네, 후에후키쨩은.」

「…… 여자를 환멸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 건 되도록 말하지 말아줘.」

흔히들 말하는 테코키(手コキ)와는 어딘가 다른, 그저 성기를 애무하기만 할 뿐인 시간이 흘러간다.

내 반응이 좋은 건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모리는 그만두질 않는다.

그 뿐만이 아니라 아예 신이 나서는 입김을 불어오기까지 했다.

이게 또 기분이 좋았다.

비비고 있는 게 아니라서 좀처럼 절정에 달하지도 못하고, 반죽음 같은 시간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다 갑자기, 애무가 멈췄다.

겨우 끝나는가 싶어 안도했지만, 그 순간 모리는 단정한 입술로 귀두를 빨아들여 빨간 입 안으로 삼켜버렸다.

「…… 큭!」

「아어에으이아 (잘 먹겠습니다)」

식사 전의 인사말을 예의 바르게, 하지만 알아 듣기는 어렵게 하는 모리.

멋진 얼굴이 묘하게 뒤틀린다.

하지만 원래 예쁜 여자아이라서 그런 일그러짐도 아름답다.

매일 보고 있는 자신의 자지가, 친구의 얼굴에 의해 숨겨졌다는 사실이 나를 흥분시킨다.

벗겨져 드러난 귀두의 끝을 요염한 뭔가가 문지르는 감촉이 느껴졌다.

분명, 모리의 혀.

그것이 내 자지의 첨단을 상하좌우로 핥아댄다.

도저히 처음 펠라티오를 하는 여자의 움직임이 아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나를 손가락으로 괴롭히면서 열심히 모아두고 있었던 건지,

모리의 입 속에는 따스한 타액이 흘러넘칠 듯이 고여 있어 그 온기와 점착감이 정말이지 끝내줬다.

이 녀석, 연구하고 있었구만.

하지만 이미 때늦은 깨달음.

나는 모리의 펠라티오에 완전히 빠져들고 있었다.

쿠퍼액과 타액이 뒤섞인다.

입가로 흐르는 걸 들이마시는 음탕한 소리.

정말로 할짝할짝 하는 소리까지 들려온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나를 상대로도 조금은 애정을 담아서 해주고 있는 모양이다.

좋은 여자구나, 이 녀석. 스토커만 아니라면.

그러나 그런 건 모리의 능숙한 펠라티오 앞에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모리 아스미라는 여자의 완전공격에,

동정인 나는 손도 발도 내밀지 못하고 패배했다.

곧바로 싸버리지 않았던 게 신기할 정도였지만, 그래봐야 20초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까지 이어졌던 애무의 탓에 한계까지 흥분하고 있었던 것도 있고.

허리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다.

마침내 이 순간이 왔다.

나중에 계산해본 결과 나는 30분 가까이 모리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윽고 나는 첨단의 균열로부터 뜨거운 정액을 발사했다.

「꺗!」

모리가 당황해서 입을 뗀다.

그 입 안에 남은 양은 미미하고, 대부분의 백탁액은 세찬 기세로

모리의 콧날에 부딪힌 후 튀면서 뺨에서 턱에 이르는 부위에 들러붙었다.

「아, 미안.」

나는 굉장히 후련한 기분을 느꼈지만 모리의 아름다운 얼굴을 더럽혀버린 건 후회했다.

얼굴에 쌀 생각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리는 그다지 신경쓰는 느낌도 없이 머리맡의 티슈로 얼굴을 닦더니 나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징어 냄새가 난다던 말뜻, 잘 알았어.」

그쪽도 만족한 듯한 미소였다.

나는 살짝 안심하면서 사죄의 말을 건넸다.

「…… 미안해, 얼굴에 묻어서. 마르면 뻣뻣해지니 씻어둬.」

「응. 그 전에……」

모리는 한번 더 내 다리 사이에 얼굴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아직도 정액이 달라붙어 있는 귀두 끝을 낼름 하고 핥았다.

「깨끗히 해 줄게. …… 유감이지만, 실전까지는 해줄 수 없으니까.」

아음~ 하며 한번 더 입안에 머금어진 내 자지는 재차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내 자지는 모리의 테크닉에 함락당해 버렸던 것이다.

맛을 기억해버렸다고 할까.

큰 일이다. 이래서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

모리를 덮쳐 버릴지도.

이런 청소 펠라 같은 건 2회전 개시의 신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이 녀석은 모르고 있는 걸까.

일심불란으로 봉사하는 미소녀의 모습에 내 이성은 흩어지기 일보직전이다.

나의 자제심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마침내 내가 모리를 넘어뜨려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결의했을 때,

「나 왔어?. 아스미, 엄마 왔다?」

아래층에서 모리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귀가한 모리의 어머니였다.

「네?, 어서 오세요?」

모리가 그 부름에 답한다.

츕 하는 소리와 함께 자지가 간단히 해방된다.

살짝 간지럽다.

그리고, 이건 타임업의 휘슬이다.

내 탈동정, 또는 첫 악행의 착수라고 하는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기도 전에 끝났다.

좀 더 빨리 결단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강간이라도 하는 도중에 그녀의 어머니가 들어왔다면 내 인생도 끝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결단이 늦었던 게 다행일지도.

잠시 후 모리의 어머니가 화장실에 들어간 틈을 타서,

마치 샛서방처럼 모리의 안내를 받아 현관으로 도망쳤다.

헤어질 때 모리가 했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 네가 멈춰주지 않았다면 나는 점점 더 심해졌을 지도 몰라. 더 심한 일을 했을 지도.

그러니, 고마워. 중학교 때도 그랬지만, 정말이지 너는 의지가 되는걸.」

오우, 과대평가 땡큐?.(8) 「게이트」 유우타로 그 땅에서, 이처럼 싸우며

다음날 점심시간, 나는 자료실에서 미쿠리야와 만났다.

메일 주소와 휴대폰 번호도 교환한다.

딱히 지금부터 사귄다던가 하는 건 아니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힘이 되어 주겠다는 경솔한 제안을 해버린 이상 만일의 경우를 위한 조치다.

「…… 역시 범인은 알려주지 않는 거야?」

「응, 뭐. 녀석도 반성하고 더는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용서해 줘.

그리고 너의 키 말인데, 처음에 일부러 훔친 게 아니라 그냥 떨어뜨린 걸 주운 모양이야.

그래서 그만 마가 끼어버린 거 같지만. 너도 이제 잃어버리거나 하지 말라구. 자, 약속했던 스페어키.」

「아……, 도플라밍고군도 제대로 붙여줬구나. 고마워…….

그치만 범인이 누군지 모르면, 괜히 다른 사람들을 의심할 거 같은데……」

그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리의 정체를 폭로할 수도 없다.

저 녀석도 수단은 그릇되었을지언정 미쿠리야가 좋아서 그런 짓까지 했던 것이고.

만약 모리가 성별의 벽을 넘어 미쿠리야에게 고백이라도 하는 날이 왔는데,

이미 이 일로 미움받고 있기라도 하면 불쌍하니까 말이지.

「…… 거긴 네가 이해해 줘. 대신에, 만약 너에게 힘든 일이 생기면 내가 언제라도 도와줄 테니까.

메일주소도 알려줬잖아? 곤란할 때는 언제든지 메일 날려 달라구.」

「곤란할 때만?」

「그냥 인사 같은 것도 별로 상관은 없지만, 나는 바로 답장하는 타입이 아니니까 좀 늦어져도 신경쓰지 말고.」

「…… 흐?응」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듯하지만 입밖에 내지 않는 이상 별로 문제는 없겠지.

「그래서, 아직도 자위하고 싶어?」

「어제는 안했어. 학교에 있어도 별로 내키지 않고, 평범하게 집에 가서, 공부한 다음 게임하면서 놀아버렸어.」

「그럼 됐어. 자위는 적당히 하는 게 제일이라는 모양이니까. 더이상 무리하게 학교에서 하거나 하지 말라고.

그리고 여기는 내 낮잠 장소니까 점심시간엔 쓰지 마.」

「…… 그건 봐줄 수 없는데. 나중에 선생님께 이를 거야.」

「은혜를 원수로 돌려줄 셈이냐……」

「나는 학생회 서기장인걸. 당연한 직무입니다.」

그런 대화를 나눈 후, 우리들은 마주보며 웃었다.

최초의 만남부터 이상했던 관계지만, 이 녀석과는 앞으로도 사이 좋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들은 잠깐동안 잡담을 나눈 후 교실로 돌아갔다.

모리는 교실에서 친구들과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어젯밤의 야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언제나처럼 상쾌한 청춘을 구가하는 스포츠 소녀라는 느낌이다.

나를 보고도 인사도 없었지만 눈으로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뭐 내게 텔레파시 능력은 없으니 뭘 말하고 싶은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지만, 욕은 아니겠지.

싱긋 웃어주고 그걸로 끝냈다.

우리들이 그렇게 사이좋은 클래스메이트라는 관계도 아니고 말이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들과 떨어지더니 내 자리로 다가왔다.

「너 말야……, 아직 클럽에 가입하지 않았었지?」

「그렇지 뭐.」

「이번에 우리 부에서 2학년 멤버만으로 풋살 대회에 나가는데, 가입부라도 좋으니 참가하지 않겠어?」

「왜 내가?」

「중학교때 구기대회에서 축구로 꽤나 활약했었잖아.」

「…… 그거야 상대팀 에이스를 일대일 마크로 누르고 있었던 거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보통은 이길 수 있으니까.」

「그런 지저분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거든.

더럽고, 치사하고, 비겁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낼 수 있는 타입. 너라면 그 조건에 딱이야.」

「…… 너 그거 칭찬이 아니잖아?」

「그럼, 결정됐네. 몇 번쯤 팀 연습도 할 거니까, 그 때는 시간 비워 둬. 잘 부탁해─」

저게 고마워하고 있는 사람의 태도라고 생각하는 걸까.

뭐 낙담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으니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다만.

게다가 지금 정도의 접촉이라면 미쿠리야가 의심할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 녀석이 생으로 펠라티오해줬던 걸 생각하면 또 뻣뻣하게 발기해버릴 것 같아서 곤란한 건 분명하다.

당분간 땔감 걱정은 없겠군.

… 이것으로, 내가 우리 학교의 학생회 서기장 각하와 가까워지고,

중학교 시절의 동급생과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사이가 좋아지게 된 안건의 소개는 끝이다.

이 때 학생회 『조사부』를 자칭한 것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내 남은 고교생활을 귀찮게 만들지만, 그건 또 별개의 안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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