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사케모토 케이치
문득 교실의 어수선함이 느껴져 교과서에 밑줄을 그어가며 정독하고 있던 나는 교과서를 내려
놓을 수 밖에 없었다.
또 수업시간에 미츠오가 잘난듯 나대는 것 같다.
언제나처럼 그의 자리 주변에는 학우들로 인산인해가 이루어져 있었고, 지금 이 소란은 바로
그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본래대로라면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가 그것을 제지해야 할 일이겠지.
하지만 담당 교사인 카와시마 선생이 어느새인가 남학생들의 취향에 맞게 속옷차림의 발레리아
가 되어 칠판 앞에서 뛰돌아다니고 있어서야... 지금의 혼란은 주의를 주고 말고의 차원이 아니
다.
처음부터 이런 환경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카키모토 미츠오.
그가 전학온 뒤, 우리반은 정말 학업에 집중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향학심에 불타오르는 나로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동시에 가슴이 설레이는 것 또한 느
끼고 있다.
같은 반의 어느 누구도 그가 최면술사고 다른 사람을 최면으로 마음대로 조종한다는 것을 다른
반에 흘리지 않는 이유는 모두들 이 두근두근한 감정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부끄러운 모습을 모두의 시선 앞에 거리낌 없이 노출시키고만 여학생들 조차, 다른 여자가 다
음 타켓이 되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기대해 버리는 듯한 분위기다.
분명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지금 이상황에 위화감이나 불만을 가지진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
나도 더이상 공부할 경황이 아니게 되어, 미츠오의 자리로 달려갔다.
미츠오의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그가 아니었다.
미츠오는 자신의 자리가 아닌 그 자리 뒤에 서 있었다.
그의 자리에 앉아있던 것은 불안한 듯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타카사키 아카리였다.
타카사키 양은 안경을 벗으면 순수한 일본식 미인이지만 어쨋든 얌전하고 내성적인 성격이기에
평상시에는 남학생들과 거의 대화도 없는 아이다.
남학생들 중에는 그녀의 숨은 팬도 상당히 있었지만, 꽤나 수줍음을 잘 타는대다 문학의 세계
에 깊이 몰두하고 있는 그녀와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놈은 단 한명도 없었다.
「자, 오늘은 여기 타카사키 양이 주역입니다. 수줍어하는 내성적인 캐릭터를 깨뜨려버리고 밝고
명랑한 아카리짱 으로 대변신!」
주위의 남자들의 환성이 터져나온다.
의외로 여학생들 중에서도 「예이~」 외치면서 박수치는 녀석들이 상당수 보였다.
타카사키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으로 미츠오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저기... 카키모토 군. 나... 그런 건.... 싫은데...」
「그럼, 시작을...」
미츠오가 문답부용 타카사키 양을 무시한 채 손가락을 튕기자, 애써 뭔가를 말하려던 타카사키
양은 잠에 빠진 듯 그대로 눈을 감으며 의자에 힘없이 몸을 기댔다.
너무나 부자연스러운 광경에 모두들 웃고 있지만, 우리들 역시 타카사키 양이 앉아있는 자리
에 자신이 있었다면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왔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면 이 반 전체가 최면술로 인해 그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였고, 반에 소속된 모두들, 학생
과 선생님조차 최면술의 노예가 되어있었으니까.
미츠오는 책상안에서 알코올 램프를 꺼내서 가볍게 불을 붙인후 타카사키의 얼굴 앞에 쑥 내밀
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안경을 벗긴다.
「타카사키 양, 사랑스러운 눈을 뜨세요. 이 불길을 잘 보도록 해. 대충 보면 아무런 특징도 없
는 단순한 알코올 램프. 그렇지만 이 불길이 흔들리는 것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아카리는 매우
편안해 집니다. 기분이 좋아. 그런데 아카리는 거짓말을 좋아하나요? 싫지요-. 거짓말쟁이는 정
말 싫을거야. 모두들 싫어하지. 물론 아카리는 거짓말쟁이가 아니지? 아카리는 매우 솔직한 아이
야. 오늘은 평소보다 더욱 솔직하고 착한 아카리가 되는거야.」
타카사키가 약간 멍한 상태로 흔들리는 불길을 응시한다.
「이 불을 보고 있으면 아카리는 더없이 솔직한 아이가 됩니다. 어떠한 질문이라도 1초도 주저하
지 않고 대답하는 거에요. 알았나요?」
「네...」
「아카리는 어떤 아이죠?」
「아카리는....솔직한....아이입니다.」
입을 멍청히 벌린 채로, 백치미를 풍기는 얼굴로 불을 바라보는 타카사키 양은 이미 완전히 미
츠오의 수중에 있는거나 다름 없었다.
「그럼 먼저, 아카리의 비밀을 모두 드러내는 인터뷰의 시간입니다. 아카리. 우선은 모두들 앞에
서 큰 소리로 당신의 사이즈를 고백하도록 합시다. 당신의 3사이즈는 위에서부터 몇몇입니까?」
순간 그 질문에 대답하길 거부하는 듯 타카사키의 단정한 얼굴이 흐려졌지만, 미츠오가 알코올
램프를 들이대자 다시 표정이 사라진채 불을 응시하며 순순히 대답하기 시작했다.
「아....네. 위에서부터...78...59...80...입니다.」
남학생들 사이에서 「오오!」라고 낮은 탄성이 터져나온다.
솔직히 이 사이즈가 일반적인 여성의 수치에 비교해 어떻다는 것은 잘 모르지만, 평소에 부끄
러움을 많이 타고 내성적이던 타카사키 양이 그녀 스스로의 입으로 말하는 그녀의 비밀스러운 3
사이즈를 듣게되자 무언가 이득을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흥분하고 만다.
「솔직하게 직문에 대답하니 기분이 좋군요. 아카네는 하나의 질문에 대답할 때마다 몸에 걸치고
있는 옷을 하나씩 벗습니다. 옷을 하나씩 벗을 때마다 점점 아카네의 몸과 마음은 홀가분해져 갑
니다. 자아, 지금부터 그대로 행동하세요.」
미츠오가 알코올 램프를 천천히 들어올리자, 마치 그 움직임에 끌려가듯이 다카사키 양은 일어
서서 불길을 응시한 채로 실내화를 벗기 시작한다.
「솔직하게 뭐든지 대답하면 더욱더 홀가분해 질 수 있어요. 자아... 그러면 다음 질문은?」
미츠오가 주위를 둘러보자 남학생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손을 들며 타카사키 양에게 너도나
도 질문을 던졌다.
타카사키 양은 자신의 브래지어 사이즈가 A컵이라는 사실, 브래지어를 입기 시작한 것은 초등
학교 6학년때 였다는 이야기, 좋아하는 남자는 여태동안 소설 속의 주인공 밖에 없었다는 일, 그
리고 실제 남자는 무서워서 첫체험은 커녕 첫키스 조차 해본 적 없다는 것을 모두 스스로의 입으
로 폭로해 버렸다.
질문이 퍼부어짐에 따라 양말도 자켓도 리본도, 셔츠와 스커트도 하나 둘씩 바닥에 떨어져서
티없이 눈부시게 하얀 피부가 모두의 눈에 노출되었다.
속옷은 성실한 타카사키 양 답게 순결한 느낌의 하얀색.
「네에~ 나도 나도 질문!」
좀 노는 편에 속하는 여학생, 쿠도까지 손을 들었다.
미츠오가 지명하자 사회 견학에 참여해 질문하는 건강한 학생처럼 크게 헛스윙을 하며 기쁜듯
타카사키를 추궁한다.
「우움.... 타카사키는 남자와 키스도 한 적 없다고 말했지만 어떤 남자를 생각하며 음란한 기분
에 빠지거나 하는 일도 없나요? 그리고 만약 음란한 기분이 든다면 그 때는 어떻게 대처합니까?
」
「2개나 질문하다니... 뭐 오늘은 크게 서비스 하도록 하지. 타카사키, 몸도 마음도 가리지 말고
큰 소리로 솔직히 대답합시다-!」
미츠오가 타카사키 양을 질타하자 속옷차림으로 차렷 자세를 취하고 있던 타카사키 양은 알코
올 램프의 불응 응시한채로 여태동안 들은 적 없을 정도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아..., 네...넷! 있습니다! 조... 조금 음란한 기분이 들때도 있습니다.... 에... 어른용의 소
설이라던가 가끔은... 그런 생각으로 읽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야한 장면이 포함되 있어서... 생
리 전인 경우에는... 특히, 조금 음란한 기분이 됩니다. 그럴때는... 이불 안에서 자위하거나 합
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타카사키 양은 손을 등 뒤로 돌려 브래지어의 후크를 끌러내, 남자들이
모두 숨을 삼키며 지켜보는 앞에서 브래지어의 컵을 가슴에서 벗겨내고 좀 작은 편이지만 밥공기
를 엎어놓은 것 같은 모양 좋은 가슴을 모두에게 자랑스래 드러내버렸다.
얇은 가녀린 팔은 몸 옆에 가지런히 놓여서 드러난 가슴을 숨기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하얗고 둥근 가슴 한가운데에 거의 안보일 정도로 작은 유윤과 핑크빛의 유두가 돌기해 있었다
.
미츠오가 팔을 뻗어 타카사키 양의 아담한 가슴을 강하게 움켜잡고 귀여운 유두를 손가락으로
농락하지만 여전히 팔은 그대로 가지런히 놓인채 아무런 저항도 보이지 않는다.
탄력을 측정하듯이 미츠오의 손길이 가슴을 움켜잡고 연신 주물럭주물럭 손을 움직이자 여린
유두가 발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남학생들은 물론이고, 여학생들 조차 어째서인지 흥분해서 타카사키 양이 미츠오에 의해
조종당하고 농락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 반의 일원들은 누구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들, 누군가가 미츠오의 최면에 의해 조종당
하거나 농락당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흥분하도록 조정되어 있었다.
「아카리는 몸도 마음도 나체가 된다고 말했죠? 좀 더 솔직하게, 그리고 활기차게 폭로해요. 아
카리는 이제 아무것도 숨길 수 없어요. 아카리, 정말로 조금만 음란한 기분이 되는 거야?」
순간, 타카사키 양의 앞머리에 불이 붙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알코올 램프를 타카사
키 양의 눈 앞 가까이 들이대며 미츠오가 강하게 추궁하자, 타카사키 양은 눈을 크게 치켜뜨고
등도 꼿꼿히 세운채로 커다란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 사실은 조금이 아니라 굉장히 음란한 기분이 됩니다! 저 아카리는 몇번이나 그 소설 속의
음란한 장면을 다시 읽으며 매주 1회는 자위합니닷!!」
반 전체에 폭소가 터져나오는 중, 타카사키 양은 힘차게 팬티를 내려 여태동안 누구 앞에도 내
보이지 않았을 비처의 희미한 털까지 내보이고 말았다.
우리들은 배꼽이 빠지게 웃으면서도, 타카사키 양이 팬티를 내리자 시야에 비치는 매끄러운 엉
덩이와 살짝 핑크빛 균열을 비치고 있는 보지의 일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좋아요. 이걸로 아카리는 감춰왔던 비밀스런 베일을 모두 벗어던질 수 있었습니다. 아카리는
이제 모두 앞에서 완벽하게 진정한 자신을 드러낸 거에요. 너무나도 홀가분한... 매우 좋은 기분
이겠죠? 봐요, 여기 이 유두도, 아직 옅은 음모도, 야한 보지도 지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
며 너무나 기뻐하고 있어요. 그렇죠?」
타카사키 양은 완전 넋이 나간듯 단정치 못한 미소를 흘렸다.
「네.... 너무나... 기쁩니다.」
「아카리는 이 기쁨을 잊을 수 없게 됩니다. 앞으로 모두들 앞에서 적극적으로 진정한 자신을 드
러내요. 조금 음란하지만 매우 솔직한 긍정적인 인간이 되는거에요. 소설이 아닌 진짜 현실의 남
자에게 적극적으로 어필 하고 싶어져요. 많은 남자들과 여러가지 소설속에서 읽었던 음란한 일을
시험하고 싶어집니다. 그렇죠?」
「네....그, 그렇지만...」
갑자기 타카사키 양의 표정이 눈에 띄게 흐려졌다.
머리를 움켜쥐고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그녀의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을 보니, 조금이지
만 제정신이 돌아오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흐음... 어째서지? 내가 손가락을 튕기면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자아!」
괴로워하던 전라의 타카사키 양의 눈이 감기며 힘없이 가녀린 교구가 미츠오의 팔에 쓰러졌다.
미츠오는 알코올 램프를 책상에 두고 타카사키 양을 천천히 의자에 앉혔다.
「아카리는 변함없이 매우 솔직한 아이에요. 아카리는 미츠오군의 최면술에 걸려 있으니 뭐든지
미츠오의 말대로 변하게 됩니다. 내 말대로 아카리는 남자들과 음란한 일들을 마음껏 하고 싶지
요?」
「네... 음란한 일들 마음껏 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굉장히 무섭습니다. 음란한 일들
을 하고 싶지만 남자가 무서워서.... 생각하고 있으면 머리가 자꾸자꾸 아픕니다.」
미츠오는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처럼 양손을 크게 벌려 「졌습니다!」라는 듯한 포즈를 취하며,
근처에 있는 남학생에게 말을 건낸다.
「아카리는 남자에 대해 상당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사실은 이 기세를 몰아 순진한 처
녀가 단숨에 음란화되어 난교파티까지 가는 스피드감 넘치는 각본이었지만... 조금 작전을 변경
해야할 것 같네.」
미츠오는 콜록!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나체로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는 타카사키 양의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하여 나지막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아카리는 지금부터 한층 더 깊은 최면 상태에 들어갑니다. 천천히 눈을 뜨고 알코올 램프의 불
을 보세요. 불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텅 비어가고,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차분해
집니다. 점점 깊숙히, 내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카리의 심층심리의 깊은 곳까지 나의 목소리가
닿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새겨져갑니다. 그것은 매우 좋은 기분입니다. 그렇지요?」
「네... 기분 좋습니다.」
녹아드는 것 같은 얼굴로 타카사키가 대답한다.
「아카리는 남자와 섹스하는 것이 무섭습니까?」
「...네. 무섭습니다. 남자가 무섭습니다.」
「깊은 최면 상태에 빠져있는 아카리는 지금까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고 있던 것들도 전부 대답
할 수 있어요. 아카리는 책같은 걸 많이 읽어 보았으니 세상에는 무서운 남자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 쯤은 잘 알고 있겠죠? 그렇지만 아무래도 무섭지요. 자, 당신은 어째서 남자를 무서워하게 된
것이죠?」
「.........텔레비젼.」
타카사키 양은 잠시동안 망연한 얼굴로 불을 바라보다가 돌연 작게 중얼거렸다.
「네? 당신이 마음속에 품어왔던 것이 뚜렷해집니다. 어째서 남자가 무서워진건지 솔직하게 이야
기해 봐요.」
「솔직하게... 네. 타카사키는 솔직한 아이입니다... 유치원 시절, 집에 돌아가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는데... 어떤 채널에서 중국 액션 영화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험악한 남자들이... 굉장히 난
폭하게 싸우고... 붉은 피가 여기저기 튀길 정도로.... 모두들 무서운 얼굴로 험악하게 소리지르
고 있어서......... 너무 무서워서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금방 엄마가 와주었지만... 그 뒤로는
남자가 무서웠습니다. 정말로... 무서워서....」
모두들 갑작스래 진지한 분위기가 되어 잠자코 그녀의 독백을 듣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못잡은 채 이 거북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니, 미츠오 만이 홀로 피식
웃으며 타카사키 양에게 말했다.
「네네~ 잘 알았습니다. 타카사키는 어린시절에 봤던 쿵푸 영화가 트라우마가 되어있었어. 원인
만 알면 이제 그 뒤는 미츠오님 마음대로지. 타쿠마류 최면술의 프로, 미츠오님의 손으로 오늘
아카리의 트라우마는 저 멀리 날려버리고 덧붙여 개방적인 성격까지 튜닝해주도록 할께요. 자,
아카리, 스탠드 업~!」
미츠오가 손가락을 튀기자, 멍하니 미츠오에게 기대어 있던 전라의 타카사키 양이 벌떡 일어선
다.
그리고 미츠오는 교실 뒤의 공간으로 그녀를 데리고 갔다.
몸을 숨길 아무런 옷가지도 걸치지 못한 채 직립부동의 자세로 귀여운 하얀 가슴과 보송보송한
음모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타카사키 양을 내버려두고, 미츠오는 카세트를 찾아 이리저리 해매
다 마침내 라디오 카셋트를 들고 의기양양해 하며 돌아왔다.
「좋아... 아카리? 아카리는 오늘로 남성 공포증을 극복하게 되는거에요. 왜냐하면 당신의 트라
우마였던 쿵푸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보다 훨씬 더 훌륭한 무술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만
약 무서운 영화에 나왔었던 난폭한 남자가 당신에게 달려들어도,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강한 쿵푸
의 달인이니까 아무도 당신을 괴롭힐 수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그렇게 만들어줄테니까 두려워할
건 없어요. 자,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아카리는 최강의 쿵푸 달인이 됩니다. 그럼 시작~」
라디오 카셋트로부터 불타라 드래곤의 테마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자, 단정하고 얌전했던 타카
사키 양의 표정이 일변하여, 갑작스래 액션 스타같은 무서운 표정으로 변했다.
음악에 맞추어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호리호리한 나신을 그대로 드러낸채로 카라테나 쿵푸같은
포즈를 전신으로 열연하기 시작한다.
「자, 적이 왔다. 간단히 쓰러뜨려 버려. 부르스 타카사키!」
「아쵸! 얏! 와쟛!」
수줍음이 많아 평상시 큰소리는 내지 않던 타카사키 양이 그 여린 목소리로 마치 쿵후 배후처
럼 기운찬 기합소리를 내는 것을 보며 모두들 다시 텐션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미츠오가 부추키는 대로, 타카사키 양은 기성을 지르며 보이지 않는 적을 닥치는대로 넘어뜨리
고 쓰러뜨린다.
전라인채로 커다란 움직임으로 주먹을 내지르고, 발을 높이 들어올려 허공을 차올릴때마다 땀
방울이 맺힌 가슴이 작게 흔들리고 수줍은 처녀의 분홍빛 비처가 언뜻언뜻 노출된다.
우리는 그때마다 마치 즐거워하는 어린아이들처럼 모두가 소리를 높인다.
「하앗, 하쵸!!」
가지런한 포즈와 함께 승리를 어필하는 타카사키 양에게 모두들 웃음과 함께 커다란 박수를 보
냈다.
문득 보니 미츠오는 관객들 사이로 파고 들어, 방금전에 짓궂은 질문을 보냈던 쿠도를 일으키
고 있었다.
「잠깐, 어째서 나를? 무엇을...」
쿠도의 눈앞에서 미츠오가 손가락을 튀기자, 쿠도 역시 순식간에 얌전해진다.
쿠도의 귓가에 대고 무엇인가를 속삭이던 미츠오는 잠시후 쿠도에게 떨어져 프로레스링의 사회
자같은 어조로 타카사키에게 이야기했다.
「자, 브루스 타카사키, 다음의 적은 이놈이다! 난폭해 보이는 남자다! 쌍절곤을 휘두르는 괴한
이야!」
「호죠오-!」
쿠도 또한 기성을 지르며 우리들이 보는 앞에서 윗도리를 벗어 던지고 브래지어를 풀러 마치
쌍절곤을 휘두르는 것처럼 브래지어를 휘두르며 타카사키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옷을 입고 있을때는 몰랐는데 쿠도는 꽤 가슴이 커서, 브래지어를 돌릴 때마다 출렁출렁 가슴
이 좌우로 흔들린다.
우리들 관객들은 남자도 여자도 한층 더 열띤 기세로 두 명을 응원했다.
「브루스 타카사키. 이놈은 꽤 강적이다! 여기서는 취권을 사용하자. 술주정꾼의 흉내를 내면서
빈틈을 고의로 보이고 허를 찌르는 거다!」
미츠오의 말에 타카사키 양의 결연한 표정이 느슨해지며 두눈이 풀린채로 갈짓자로 휘청휘청
걷기 시작한다.
입에서는 변함없이 기합을 내고 있지만, 그 기합조차 발음이 야무지지 못해서 마치 단순히 만
취한채 옷을 다 벗어버린 치녀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미츠오의 지시에 쿠도까지 취권을 사용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도저히 결투중이라고는 볼 수 없
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쌍절곤의 히로미 찬이 약해져 있어! 필살의 쌍유 어택이다. 젖가슴으로 후려쳐라! 작은 젖가슴
이라도 열심히 모은다면 후려칠수 있어! 원, 투!」
타카사키 양이 아주 진지하게 작은 가슴을 모아 후려치며 쿠도를 공격하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희극적이라 우리들은 바닥을 뒹굴며 웃어버렸다.
「히로미 찬이 쓰러졌다! 브루스 타카사키는 강해! 방해하는 놈은 작은 가슴과 핑크빛 유두로 모
조리 쓰러뜨려버리겠다-!」
「호아!」
쿠도가 천천히 마루에 넘어지고, 타카사키 양이 기쁜듯 승리의 쿵푸 포즈를 취하자 모두의 흥
분과 웃음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양손을 높이 들어올리고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 학권의 승리 포즈를 취하고 있는 타카사키 양은
이미 완전히 우리들이 알고 있던 타카사키 양과는 딴사람이나 다름 없겠지.
어째서인지 순간 가슴속이 뜨끔 아파오는 것이 느껴졌다.
「자, 아카리. 이제 피곤해졌어요. 푹 쉬도록 합시다. 히로미는 그대로 최면에서 깨어납니다. 네
. 짝-!」
「어.... 잠깐, 싫어! 내 옷은? 어떻게 된거야?」
조금 전까지 타카사키 양과 함께 농락당하고 있었던 쿠도는 노을처럼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자
신의 브라와 윗도리를 챙기며 당혹해한다.
미츠오는 그런 쿠도를 내버려두고 타카사키 양을 부축한채 자리로 돌아왔다.
「자, 아카리는 쿵푸로 난폭한 남자들을 몇 명이나 쓰러뜨렸습니다. 모두들 피도 흘리지 않았고
기절했을 뿐 심하게 다치진 않았어요. 아카리 정도의 무술실력이면 무서운 남자들이 와도 가볍게
해결 할 수 있습니다. 쿵푸 마스터로서의 자신감은 아카리의 의식 속 깊은 곳에 숨겨져서 평상시
에도 남자가 무섭다는 생각은 이제 전혀 들지 않아요.」
「...네. 이제...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타카사키 양은 조금 전과는 또 달라져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자는 무서운 존재가 아닙니다. 남자는... 아카리를 음란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아카리가 정
말 좋아하는 존재입니다.」
「네. 정말 좋아합니다.」
「아카리는 같은반 남자들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같은반 남자가 말하는 것은 가능한 한 들어
주고 싶어요. 모두들 즐거운 기분을 느껴주면 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건 아카리에게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알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저는 남학생 모두와 기분 좋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타카사키 양의 호흡이 점점 격렬하고 난폭해지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뭔가를 참고 있는 것처럼 몸을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남자뿐만이 아니에요. 아카리는 부탁받는다면 상대가 여자이더라도 철저히 음란한 자신을 드러
냅니다. 부끄러운 감정이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에요. 아카리는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그것조차 쾌
감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언제 어디서든, 누가 상대라도 부끄러운 자신을, 음란한 자신을 솔직
하게 모두에게 보여주도록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정말 행복한 기분을 느낄꺼에요. 자, 내가 손
가락을 울리는 순간. 아카리의 장미빛 학원 생활이 시작됩니다. 자!」
미츠오가 타카사키 양에게 안경을 걸어주며, 손가락을 튕기자 타카사키 양은 사과처럼 붉게 물
든 얼굴에 기쁜 기색을 한껏 떠올리며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둘러본다.
우리들 전원 한사람 한사람을 행복의 절정을 느끼는 듯, 환한 표정과 물기를 띤 눈으로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순결한 처녀였던 타카사키 양은 보름도 되지 않은 사이 우리반 남자 전원
과 H한 일을 해 주었다.
그녀 덕분에 우리 반은 한층 더 단결이 강해졌지만, 내가 걱정했던 대로 모두의 공부하는 시간
은 한층 더 줄어들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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