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 (8/33)

여고생 아키사토 코즈에

  동아리가 끝난 후 집에 돌아가기 위해 교문에서 버스정류장을 향해 걷고 있는 

도중, 뜻밖의 상대가 나를 불러세웠다.

  우리 클래스의 불량 소녀, 도토 요우코였다.

  나와 그녀의 관계가 어떠냐하면, 의좋은 친구라기보다는 적대적인 앙숙같은 관

계였기에 무의식중에 긴장해버리고 만다.

 「무슨 용무지, 토도 씨? 말해두지만 지난번 담배사건의 이야기라면 나한테 불

평하는건 착각이야. 당신 스스로 담배를 펴서 폐암에 걸리더라도 그건 당신이 자

초한거니까 상관없지만 클레스메이트들에게 권하거나 하는 행동은 간과할 수 없었

어. 그것때문에 나에 대해 원한을 품는 건 잘못.......」

 「아아, 그 이야기를 하려고 온게 아니야. 그 건이라면 나 역시 모리시타한테 

엄청 깨졌고, 분명 반성하고 있으니까. 내가 나빴다는 사실은 잘알고 있다고. 오

늘은 화해를 하러 왔어. 좀 이야기를 나누기 쉬운 곳으로 장소를 옮길 수 없을까?

  평소 극악무도한 성격이라고 생각해왔던 유우코가, 오늘은 평소와는 달리 바른 

태도로 말을 걸어오자 나는 무심코 혼자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을 반성해야만 했다

.   

  일단 학급 위원인데도 클래스메이트를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여겨져서, 요우코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아, 그렇구나... 미안해! 나, 틀림없이 요우코에 대한 걸 내가 모리시타 선생

님에게 고자질한 것을 화내고 있다고 생각했어. 용서를 빌어야하는 것은 내쪽이야

.」

 「정말, 사과해야하는 쪽은 내쪽인걸. 좀더 빨리 친해졌었다면 좋았을텐데.」

  나는 지금까지 교실에서도 그리 친하게 이야기를 나눈적 없는 요우코와 조금 서

먹서먹한 대화를 하며 함께 골목 안쪽으로 걸어갔다.

  걸으면서 조금 이야기를 나눠보니, 의외로 요우코는 요우코 나름대로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자, 친구, 진로, 가족, 특히 최근 고민중인 것은 남동생에 관련된 일로, 의외

로 진지한 고민에 빠져있는 듯 했다.

  그녀가 비행의 길로 들어선 이유도 사실 그녀의 고민을 상담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라도 확실히 그 고민에 응해주지 않으면......

  고등학교 뒷쪽의 골목은, 늦은 저녁이라 이미 사람의 발길이 와닿지 않는 그런 

한적한 곳이었다.

  굳이 이런 곳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다니 요우코씨는 분명 둘이서만 이야기

를 나누고 싶어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골목안에는 다른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쪽이 내 남동생, 마사토라고 해. 실은 특별한 부탁이 있어. 나는 동생하고 

도저히 이야기가 통하지 않으니까 우등생인 코즈에씨가 내 남동생의 고민을 들어

줬으면 해. 이녀석이 말하는 걸 난 이해하지 못하겠어. 만약 내 남동생의 고민을 

코즈에씨가 해결해준다면, 나 확실하게 성실한 학생이 되서 모리시타나 학급위원

인 코즈에씨를 곤란하게 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께.」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사내아이는 심각한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정말 싫은 녀석이라 여기고 있었던 요우코의, 남동생을 생각해주

는 착한 마음씨에 감동해서 어떻게든 마사토군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싶다고 생각

했다.

  게다가 이 사내아이의 고민만 해결해준다면 우리 클래스도 평화롭게 되니 그야

말로 일석이조가 아닌가.

  이렇게 스스로 말하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난 어릴때부터 그룹에서 리더를 

맡는 일이 많아서 다른 사람의 고민상담같은 것은 자신있는 편이다.

  지금 학급 위원이 된 것도 단지 성적이 우수하고 사랑스러운 외모를 가지고 있

기 때문이 아닌 것이다.

  남자뿐만이 아니라 여자들 사이에서도 리더격인 존재로서 인기를 모으고 있기에

, 이런식으로 상담이나 조언을 구하는 친구들이 자주 있는 일이었다.

 「왜그래? 마사토군. 누나가 어떤 고민이라도 확실히 들어줄테니까, 나한테 이

야기 해주지 않을래? 만약 요우코 누나가 있는 곳에서는 이야기하기 어렵다면, 누

나랑 단 둘이 이야기해도 괜찮아. 응?」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마사토 군과 분명히 시선을 맞추면서 양손을 

그의 어깨에 대고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애교있게 고개를 살짝 오른쪽으로 기울인다.

  사내 아이들은 대체로 나의 필살 스마일에 모두 마음을 열어주는 편.

  마사토군 역시, 조금씩이나마 나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아 주기 시작했다.

  간단히 승리!

 「저기요, 모두들 내가 보인다고 한 별이 안보인다고, 내가 거짓말한다고 해요. 

나는 거짓말은 한적 없는데.... 모두들 내가 거짓말쟁이라고 놀려요.」

 「별? 하늘의 별?」

  내가 어리둥절하고 있으니, 마사토 군은 주머니로부터 조금 작은 팬던트를 꺼냈

다.

 「엄마가 준 팬던트에요. 이 보석안에 오리온 자리 모양의 별이 보여요. 저기, 

누나는 보여요?」

 「으응.... 잠깐만 기다려줘. 흔들려서 확실히 보이지 않아. 그렇지만 반드시 

마사토 말대로 별이 보일거라 생각해.」

  나는 내 눈 앞 10cm정도 거리에 내밀어진 팬던트를 향해 필사적으로 시선을 쫓

았다.

  이 시점에서는 어떻게든 이 아이가 말하는 보석안의 별을 찾아줘서 그의 신뢰를 

얻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잘봐요. 조금 빨간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곳의 오른쪽. 작아서 잘 안보이니

까 집중해서 보세요. 차분히 응시하고 있으면 점점 확실히 보여와요. 보석이 점점 

커지는 것 처럼 느껴지고, 자꾸자꾸 반짝반짝 빛나는 광채가 시야 전체로 퍼져가

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리온자리의 별이 안보여요. 자아, 팬던트가 흔들리고 

있지만 확실히 시선을 팬던트에 고정시키세요. 조금 눈이 피곤해오지만 곧 보일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보석으로부터 눈을 떼어놓을 수가 없어요.」

 「아, 저것...... 조금 빛나는 게 보였던 거 같은데... 저기, 아...」

  굉장히 집중하여 보석을 바라보자, 순간적으로 그 안에서 오리온자리의 형태가 

빛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인지 마사토군의 말대로 돌에서부터 눈을 떼어놓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것도 깨달았다.

 「자아, 당신의 모든 신경이 보석에 집중되서 보석안으로 휩쓸려 들어갑니다. 

반짝반짝 반짝반짝 사방이 빛나고 있어요. 보석이 당신의 근처로 다가오면, 당신

은 기분이 편안해져 눈을 감아버립니다.」

  갑작스래 팬던트가 미간에 닿을듯 한 거리로 다가오자 나의 두 눈은 순간적으로 

그 팬던트에 고정되어 버렸다.

  초점이 어긋나며 밖의 세계가 겹쳐보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순간, 마사토군은 

내 눈을 한손으로 쓱 가리면서 일변한 강한 어조로 나에게 말을 건넸다.

 「눈을 감아도 당신의 의식은 보석 안에 있습니다. 주위가 아름답게 반짝반짝 

빛나서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당신의 몸을 이대로 살그머니 밀면 당신은 천

천히 뒤로 넘어집니다. 뒤에서는 요우코가 받쳐주고 있을테니까 넘어져도 괜찮아

요. 당신은 넘어지면서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자아.」

  마사토군이 내 두 눈을 가리고 있던 손으로 나를 가볍게 밀자, 나는 그대로 탈

진하듯이 넘어져버리고 말았다.

  가방과 테니스 웨어가 들어가 있는 가방이 지면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나

의 의식은 순식간에 어둠에 잠겨들었다.

  ........

  .....

  ..

  .

  문득 나는 무엇인지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듯 아무런 의사도 생각도 없는 자신을 

깨달았다.

  바닥에 주저앉은채 기대어있는 것인지 벽에 기대있는 감촉이 있었지만, 그다지 

신경쓰이지도 현실감 있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무엇이든 생각해내려고 해도 머리는 전혀 돌아가지 않는다.

  단지 멍하니, 내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내아이와 요우코를 보고 있을뿐.

  두 명이서 나누는 이야기가 들려오지만, 단지 인형처럼 텅 비어있는 나를 그냥 

그렇게 지나쳐갈 뿐이었다.

 「자, 아키사토 코즈에... 최면 인형화 완료. 지금까지 몇분 경과했어?」

 「처음 만났을때로부터 5분 24초. 최면상태로 빠뜨린 이후부터 후최면 작업 완

료까지 1분 30초 정도 걸린 것 같아. 과연! 마사토에게 최면을 거는 것을 지켜봤

었기에 최면에 떨어뜨릴 수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솔직히 이정도로 빠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과연 나의 선생님. 다쿠마, 선, 생, 님~」

 「5분안에 공정을 끝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30초 가깝게 오버해버렸어. 

좀 더 연습하지 않으면 안돼겠는데.」

 「저기... 처음 만난 여자아이를 길가에서 5분 정도의 시간만으로 완벽한 최면 

상태로 떨어뜨리는 최면술사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나 역시 다쿠마와 만나고 나

서 이 1주일동안 최면술에 대해서는 꽤 공부했지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써있

는 책은 1권도 없었어. 다쿠마 선생님은 지금 대단한 일을 한거니까 조금은 기뻐

하면 어떨까?」

 「아직 난 결정적으로 경험이 부족해. 좀 더 여러타입의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

어보고 싶어. 요우코도 진심으로 나에게 최면술을 배울 생각이면, 더욱더 여러가

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돼.」

 「네네~ 다쿠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입니다. 자, 선생님. 지금부터 수업

을 부탁드릴께요. 충분히 공부하기 위해 사진도 한 장 찍을테니까 계획대로 부탁

해요.」

 「흠... 그다지. 이 아이를 조금 손봐서 요우코의 노예로 만드는 것은 이쯤되면 

간단한 일이지만, 여기는 좀 장소가 안좋으니 자리를 옮기자. 코즈에, 당신은 내

가 손뼉을 치면 몸에 힘이 들어가 일어설 수 있으니까 내가 안내하는 대로 인형인

채로 걷기 시작합니다. 자!」

  나는 사내 아이의 박수소리가 들려오자, 단지 지시받은 것에 반응하여 일어선다

.

  일어서야 되겠다라든가, 일어서고 싶지 않다던가 하는, 어떠한 것도 나의 사고

로는 결정할 수 없다.

  사고력도, 감정도, 의지도 모두 제거당해 버린 나는 텅 비어버린 머리로 단지 

이 사내 아이의 지시에 따라 몸을 움직일 뿐이었다.

  문득 의식이 돌아왔을 때에는 나는 공원 수풀 안에서 통곡하고 있었다.

  나 자신이 알고 있는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여러가지 생각이 넘쳐흘러 억제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너무 너무 울어서 호흡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괜찮아. 코즈에는 착한 아이야. 친구의 그이를 좋아하게 되버렸지만 친구와의 

관계를 생각해서 쭉 숨기고 있었어. 훌륭해. 그렇지만 오늘은 그 사토시군을 생각

하면서 예전처럼 자위해보자. 이번에는 전번처럼 괴로운 기분은 들지 않아. 대단

히 기분이 좋아질거야. 쭉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있던 코즈에이지만, 지금은 깊은 

최면 상태이니까 아무것도 참지 않아도 괜찮아. 어떠한 욕망에 휩쓸려 이상한 행

동을 하더라도 코즈에는 전혀 나쁘지 않아. 최면술에 걸려버렸으니 어쩔수 없는 

거지. 코즈에는 전혀 나쁘지 않아. 사토시군을 생각하면서 마음껏 자위해도 아무

도 코즈에를 경멸하지 않아. 지금이 코즈에가 1년 이상 계속 억제해왔던 욕망을 

대폭팔시킬 수 있는 최고의 찬스야. 자 마음껏 자위하도록 해. 코즈에.」

  누군가 나의 어깨를 툭 치자, 통곡하고 있던 나는 갑작스래 몸 안 깊은 곳이 뜨

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이상한 기분에 빠져들었다.

  생리를 하기 전인 것도 아닌데 왠지 가랑이 사이가 미묘하게 쑤셔와서, 나도 모

르게 양손이 내 몸 구석구석을 누비고 만다.

 「어때, 요우코. 교대해 줄까?」

 「으응... 교대해줘. 자아? 코즈에. 잘 들어. 당신은 자신의 몸을 만지는 만큼 

점점 흥분합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자위보다 훨씬 기분이 좋은거야. 이제 사양할 

필요없이 팬티 속에 손을 넣어서 보지를 직접 애무하세요.」

 「후우.....아...아....」

  몸이 어쩔 수 없을 만큼 뜨거워진다.

  나는 귓가에 들려오는 여자의 지시에 따라 더욱 더 불타올라, 지금껏 해본적 없

는 대담한 행동으로 자신의 몸을 위로하고 말았다.

  자신을 억제하려고 마음먹어도, 나 자신도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로 이상한 기

분이 되어버린 상태였다.

  그런 나에게 몇번이나 몇번이나 플래시가 비춰지며, 내 부끄러운 표정이라더나, 

자위를 하고 있는 추잡스러운 모습이 모두 찍혀버리는 것 같았지만, 녹아버릴듯한 

쾌감에 잠겨버린 내 머리는 이미 더욱더 나 자신을 위로하는 것밖에 생각할 수 없

었다.

 「어이, 이제 거추장스럽게 걸치고 있는 옷들은 모두 활딱 벗어버려요. 당신은 

이제 1초라도 빨리 '가버리는' 것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자위 바보에요. 그 더러운

보지를 힘껏 벌려서 좀 더 격렬하게 쑤셔대요. 그래, 좀 더 격렬하고 좀 더 천박

하게. 그런식으로.」

  내 곁에서 흥분한 듯한,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여자가 말을 건네온다.

  나는 제복이나 속옷도 난폭하게 벗어던지며, 공원 수풀 안에서 알몸이 된 채로 

격렬하게 자신을 괴롭힐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당신은 '가버릴' 수 없어요. 그렇지만 당신은 당장이라

도 가버리고 싶어서 당신의 발랑까진 보지를 쑤셔댑니다. 어이, 허리를 높이 들어

올려서 카메라 앞에 당신의 천박한 보지가 모두 찍히도록 드러내세요. 좀더, 좀더 

음탕한 소리를 지르고 애액을 질질 싸라고요.」

  나는 카메라 앞에서 비명과 같은 소리를 지르며 나 자신의 몸을 계속 괴롭힐 뿐

이었다.

  여자의 목소리에 부추겨질 때마다 반광란하듯 구르면서 격렬하게 자위한다.

 「코즈에는 정말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매춘부네요. 아, 가고 싶은거야? 지금부

터 10분동안은 그렇게 미쳐있으세요.」

 「요우코는...... 이 정도면 충분하잖아. 자, 내가 코즈에의 배를 만지면 코즈

에는 굉장한 엑스터시를 느끼며 단숨에 절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굉장한 엑스

터시를 느끼면 코즈애의 몸과 마음은 최면술의 완전한 포로가 되어 버립니다. 당

신은 머리로서는 조종당하는 것을 거부하더라도 몸과 의식 깊은 곳에서는 최면술

로 또 마음대로 조종당하는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을 것입니다. 자, 이제 가도 좋

아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입 밖으로 소리가 터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내 머릿속은 가루가 되어버린 듯 깨

져나간다.

  새하얗게 되어버린 나는 그대로 처음처럼 마음이 텅 비어버린 인형상태로 탈진

해버렸다.

 「뭐야. 저 갈보가 괴로워하며 10분동안 미친듯 자위하는 거 보고 싶었는데... 

게다가 내 지시보다 다쿠마의 지시를 따르다니 역시 코즈에는 짜증나는 녀석이야.

 「내가 최면상태로 유도했고, 정중하게 하나 하나 기초암시를 걸어서 여기까지 

이끌었으니 말하자면 내가 첫번째 순위의 주인인데 당연한 일이잖아. 그것보다 요

우코의 말투는 너무 거칠어. 만약 코즈에가 보통 수준의 최면상태에 빠져있었다면 

거부해서 깨어났을거야. 좀더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쉬운 어조로 '유도한다'는 것

을 의식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니까.」

 「알았어~ 알았어~ 상냥한 여주인으로서의 어조라 이거지. 맡겨두라구. 그것보

다... 코즈에년. 좀 더 여러가지 방법으로 괴롭혀줘야지. 이녀석은 날 눈엣가시로 

여겼으니까, 좀더 절망적인, 수렁에 빠져버린 기분을 맛보게 해주고 싶으니까.」

  두 명이 날 바라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그 말은 무엇하나 이해

할수도, 마음에 와닿지도 않고 또 내 머릿속을 그냥 지나칠 뿐.

  나는 단지 앞을 바라보며 몸에 힘을 뺀채로 가만히 그자리에 존재하고 있을 뿐

이었디.

  마치... 인형이나 다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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