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4 (65/72)

# 64

"....부탁하는거야. 너한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옅은 바람처럼 내 가슴을 아련하게 스쳐가며 날카롭게 핥기는, 

하균씨의 마지막 말.

그말에 왠지모를 여운이 남아......

하균씨와 전화를 끊고도 한동안 멍하니 자리에 서있던 난,

"이 하루씨 보호자분. 이 하루씨 지금 병실로 옮겼으니깐요, 입원수속 밟아주세요."

복도로 메마르게 터지는 간호사의 목소리에 의해 다시 현실로 내팽진채,

서둘러 입원수속을 마친뒤 하루가 있을 병실로 발길을 돌렸다.

XX병원, 1408호.

2인 1실인 병실에는 한명이 비여있는채.... 

옅은 소독 냄새가 베여있는 병실에 혼자 누워있는 하루.

"...집에 가서 속옷부터 갖고 와야겠다....먹을것도 챙기고...."

한쪽 다리, 무릎까지 반 기부스를 한채 침대에 누워서는....

병실을 챙긴다고 이리저리 부산하게 움직이며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 나를 못마땅스런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누나!"

[확!!]

"까악!! 야!!"

갑자기 내 팔을 확! 잡아당겨선 자신의 품으로 날 끌어안아버리는 하루.

녀석에 의해 침대에 엉성하게 기댄채,

누워있는 하루의 품안으로 안겨버린 난.....

하루를 밀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나랑 눈 한번도 안 마주쳤다!"

내 귓가로 번지는 투정하듯 골멘 하루의 목소리에

난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아직도 화났어?"

지긋이 날 바라보는 하루의 눈망울이 내 눈동자로 번져들어가며....

날 더 꽉 껴안은채 나에게 묻는 하루의 조심스런 질문에 난 울컥 소리쳤다.

"...당연하지. 내가 겨우 그런 고백 따위에 화가 풀릴줄 알았냐!!!

 크리스틴하고 어떤 관계였는지 모르지만....

 이 목걸이 두개 다 너 갖어!!!"

하루를 밀쳐내며 날카롭게 녀석을 쏘아본채 난 주머니에서 

크리스틴과 하루의 문제 목걸이 두개를 꺼내 하루의 품에 올려놓은채,

버럭~ 버럭~ 소리쳤다.

"그리고 이게 뭐냐!! 바보같이 쓸데없는 짓은 해가지고 다리나 뿌러지고!!!

 너 바보지? 맞지? 너 바보야, 그치?"

이놈의 자식 날 물그머니 바라보다 키득키득 웃어버린다.

"맞어, 큭큭...나 바보야. 누나한테 완전히 미쳐버린 바보야."

키득키득 웃으며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하루의 말.

놀란 표정으로 하루를 바라보는 순간에도 하루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내 귓가를 스쳐갔다.

"....내가 이 목걸이 목에 걸고 다니면서 얼마나 ... 매일 매일 빌었는지 알아?"

내가 자신의 품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목걸이를 조심스레 잡더니,

그 안에서 내 이름이 적힌 얇은 오색지를 꺼내어 바라보며 피식 웃던 하루가...

다시 종이를 목걸이 안에 집어 넣는 순간,

그대로 날 확 끌어안아버렸다.

"..... 이 안에 적힌 이름의 여자는.... 제 여자입니다.

 .......이 세상, 그 누구에게도 뺏길수없는.......

 ..............저 만의 여자입니다.........

 다시 만나면 갖을 수 있게.... 내 마음이 전해질수있게....."

날 품에 꼭 껴안은채.....

잔잔하게 내 귓가에 속삭이는 하루의 목소리가

내 가슴으로 아련하게 젖어든다.

하아~ 정말 약은 녀석이다.쳇!

"....바보....멍청이...."

"풋"

하루의 품에 안겨 바보같이 쏟아질것 같은 눈물을 꾹 참으며...

투정대듯 내뱉은 내 말에 피식 웃는 하루 녀석.

".....근데 누나....나한테 한번도 `사랑해` 라고 안해준거 알어?"

"....??"

"한번만 해줘라~ 응? 지금 나한테 반했잖아, 그치? 

 지금 이 분위기 타고 한번만 해줘라, 응?"

하아~ 정말 잘 나가다가 삼천포다. 제길!

내가 너한테 당한게 얼만데... 하란다고 해줄것 같냐!!! 흥!!!

"..웃, 웃기네! 누가 너한테 반해!?

 그리고 지금 와서 말인데......너 왜 갑자기 모델 한건데?! 

 그 크리스틴인지 뭔가가 그 모델 한다고 해서 한거 아니야?!!

 둘이 대체 어디까지 갔어?!!"

"풋, `사랑해` 한번만 말 해주면...내가 왜 모델 일을 했는지 가르쳐주지.

 그리고 크리스틴과의 일도...."

"허, 너 정말 웃긴다! 내가 미쳤니!!"

"큭큭큭...... 하아~ 나 정말 큰일났다."

버럭 소리치며 하루를 밀치자,

키득키득 웃던 하루 녀석 갑자기 한숨을 크게 내쉬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날 응시한다.

"누나, 나 정말 미치겠어. 나 정말 미쳤나봐."

"??"

"...한번 터지니깐 이젠 멈춰지지가 않아. 제길! 이젠 정말 멈추지 않네."

"..무슨 소리야....."

"사랑해."

날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머금은채 잔잔히 내뱉어지는 하루의 말에

내 심장이 순간적으로 멈춘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에이, 제길!!!!

 정. 현. 진.  사랑해!! 사랑한다고!!! 사랑한단말야!!! 사랑해!!!!

 사랑해!!!!!!"

처음엔 하루 녀석의 입가에서만 작게 맴돌던 `사랑해`란 말이...

어느새 점점 목소리가 커져서는,

병실안을 쩌렁쩌렁 울리며 내 온몸을 울려댔다.

"하아~ 하아~ 사랑해....사랑해....."

그리고는 힘든 몸을 일으킨채,

가푼숨을 몰아쉬며 날 꽉 끌어안는 하루의 입에서

작게 터지는 하루의 목소리가 내 귀끝에서 흩어졌다. 

"...하아~ 지금껏 나혼자 품고 있던 거 다 토해낸 거야. 하아~ 하아~"

[찰랑-]

잔잔하게 흩어지는 하루의 목소리 뒤로....

하루의 손에 쥐여져있던 목걸이가 어느새 내 목에 걸린채

잔잔한 파음을 흐트러트린다.

"...이제야 제 주인에게 돌아왔네."

내 목에 걸려진 목걸이를 바라보며 피식 웃어보이는 하루.

한동안 조용히 날 응시하던 하루의 눈동자가 

천천히 내 얼굴로 가까이 다가오더니......

하루의 뜨거운 숨결이 바로 내 입술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서서히 내 입가로 번져드는 하루의 음성.

하루의 뜨거운 숨결.

".........사랑해.........."

입술 끝으로 서서히 번져 들어오는 하루의 부드러운 입술.

"음"

촉촉하고 매끄러운 하루의 혀가

부드럽게 내 입술을 쓸어가며 내 입술을 애태운다.

"..아....."

내 입술을 젖시며.....

천천히 내 치아를 훓어나간채......

부드럽게 내 입안으로 번져들어오는 뜨거운 하루의 숨결에 

천천히 벌어지는 내 입술로......

막 입안으로 밀려드는 하루의 뜨거운 혀와 내 혀가 맞닿으려는 순간,

순식간에 내 입안에서 빠져나가는 하루의 숨결.

"하아~"

나도 모르게 가푼숨이..... 

내 입술을 막 빠져나간채 내 입술앞에 간지럽게 머물고 있는 

하루의 입술로 토해진다.

"하아~"

[두근...두근...두근....]

심장 고동이 내 귓가를 내리친다.

가파지는 숨에 눈에 띄게 가프게 오르내리는 내 가슴.

하루의 입술로 간결하게 토해져나오는 내 숨결.

[스윽]

하루의 손길이 내 얼굴에 머물더니...

천천히 목을 타고 내려가서는 가프게 오르내리는 내 가슴쪽으로 내려가자,

"하...하아....."

나도 모르게 온몸에 전율이 스쳐나가선,

숨을 더 가프게 몰아쉰채 두눈을 감아버렸다.

".......사랑해........"

또다시 번져드는 하루의 잔잔한 음성과 함께

차갑운 하루의 손길이 갑자기 내 윗옷을 파고 들자,

몸을 움찔 거리며 ......

"하아...읍...."

순식간에 나도 모르게 벌어지는 입으로...

하루의 뜨거운 혀가 밀려들어서는 내 입안을 정신없이 휘젖기 시작했다.

"...읍......그......그만....."

거칠게 내 가슴을 헤치는 하루의 손길.

정신없이 내 혀를 뽑아낼듯 잡아 당기며 내 입안을 휘젖는

하루의 뜨거운 숨결.

숨이 차게 입안으로 밀려드는 하루의 타액.

난 벅차오르는 숨결에 하루를 밀쳐보지만,

하루의 한 손이 제빠르게 흩어지는 내 머리결 안으로 스며들어선.....

자신의 얼굴로 더 가까이 밀어냈다.

"......하.......아..........."

어느새 윗옷이 거칠게 헝크러진채.....

등을 기댈수 있게 반쯤 올려진 침대에 기대 

누워있는 하루의 몸위로 올라타있는 나.

매끄럽게 내 살결을 훓어내는 하루의 손길에

뜨겁게 번져들어가는 내 살결.

"앗...그만....."

말랑한 내 가슴을 움켜쥐는 하루의 부드러운 손길.

녀석의 손길에 어느새 딱딱하게 돌기된 유두를 혀로 살짝 핥아대더니 

어느순간 꽉 깨물어버리자,

나도 모르게 하루를 꽉 끌어안아버렸다. 

"악..그만.."

".....누나....하자....합침......."

내 귓가로 잔잔히 번져드는 하루의 뜨거운 숨결에

난 놀란눈으로 하루를 바라봤다.

"...하...하지만....여기서....너 다리는 어떡하고..."

"갖고 싶어. 지금. 갖고 싶어."

날 똑바로 응시한채,

잔뜩 성이 난 내 가슴, 유두 끝을 살짝 스쳐나가는 하루의 손길이

어느새 내 바지위로 머물러선....

천천히 바지 자크를 풀르자 놀란 내가 서둘러 하루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다시 내 눈망울로 머무는 하루의 눈동자.

".....갖고.....싶어........"

.

.

.

.

[탁-]

[사락]

불을 끄고 문을 잠근 병실.

짙은 어둠이 밀려드는 병실안 옷을 다 벗은 난,

가푼숨을 몰아쉬며 달빛이 새여들어오는 창가에 다가가 커텐을 치려했다.

"....그냥 놔둬. 그거 마저 치면 누나 얼굴도 보이지 않아......."

하루의 말에 커텐을 치려던 난,

서둘러 하루가 있는 침대 위로 올라갔다.

미쳤다.

내가 스스로 옷을 벗고 하루에게 다가가다니.....

아니 이런곳에서 이런 행동을 하려하다니.......

밀려드는 후회.

하지만 이성과는 반대로 하루의 몸위에 앉아서....

하루를 내려다보는것 만으로도 내 몸은 이미 뜨겁게 흥분되어있는 상태였다.

"하아....아.....하아......"

두려움과 수치심 그리고 짜릿하게 스쳐가는 묘한 감정.

묘하게 온몸을 스쳐가는 이런 감정에 의해 가파오르는 숨소리.

미세하게 떨리는 내 몸.

"....아........."

한동안 두눈을 찔끔 감고 있는 날 지긋이 바라보던 하루의 손길이

내 머리결안으로 흩어져선.......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 위로 하루의 뜨거운 숨결이 머문다.

"앗..../////"

내 배를 스쳐 매끄럽게 쓸어내려가던 하루의 손길이

은밀한 곳으로 자연스레 밀려들어오자,

난 그만 몸을 움찔거리며 하루를 끌어안아버렸다.

"....하아.../// 아......////"

내 작은 여자를 부드럽게 매만지는 하루의 손길.

어느새 깊숙히 녀석의 손가락 하나가 내 안으로 미끄러지듯 파고 들어오자,

내 입에서 숨이 막히는듯한 숨소리가 터져나왔다.

부드럽게 내 입술을....

내 얼굴을 맴돌던 하루의 입술이 꽃잎의 스침처럼....

간지럽게 내 목 주위로 내려간다.

".........사랑...해........"

하루의 잔잔한 목소리가 내 목주위로 스칠 무렵,

내 엉덩이를 매끄럽게 쓸어내리던 

하루의 손길이 내 몸을 살짝 틀어 올리는 순간,

"하악.."

순식간에 너무나 거칠게 내 안을 파고 들어오는 하루에 의해

나도 모르게 나직한 비명을 내질렀다.

"하아..하아...////"

"...하악...하아....//"

간간히 달빛이 스쳐가는 병실안.

날 끌어안은 하루의 거친 숨소리가......

점점 절정의 쾌감으로 취해가는 하루와 나의 뜨거운 숨결이.....

그리고.........

하루의 몸 위에 앉은채 자연스레 녀석에게 이끌려가며 

잔잔히 달빛에 흩어지는 내 몸 위........

빛을 뿌리며 다시금 어둠속에 삼켜지는 목걸이의 파음이.......

그렇게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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