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
무대에서 떨어진채 내 무릎위에서 나에게 사랑 고백을 한 하루.///
그런 하루를 끌어 안고 행복에 겨워
`꺼이~ 꺼이~` 기쁨의 통곡을 하고 있는데,
날 바라보며 짖굿은 미소를 짓던 하루 자식의 얼굴이
어느순간부턴가 서서히 하얗게 질려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날 꽉 움켜 잡고는,
"... 으악! 누나!! 내 다리!! 내 다리 진짜 부러졌나봐!!
으앙~ 누낭!! 아파~~~으앙~~~ 아파~~~"
대. 성. 통. 곡. 한다.;;;;
하아~ 순식간에 이 아름다운(?) 분위기를 깨는 놈.
하긴, 저 높이에서 그냥 점프를 했는데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쩝...그래도 기왕 참은김에 더 참지.
"으앙~ 누낭~~으앙~~~하루, 죽어~~~ 으앙~~~"
아까의 멋있던 모습 다 어디로 가고,
날 끌어 안은채 어린아이처럼 대성통곡 하는 하루의 모습에
주위로 몰려든 사람들이 어리둥절 하는 사이...
[에에엥~]
친절(?)하게도 누가 119에 신고를 해줬던지...
요란한 싸이렌 소리가 서서히 밀려드는가 싶더니
바로 공원 앞에서 급정거 하는 구급차.
"흑흑~ 누나야~ 나 죽으면~~ 누나 못보는데, 어떡해~~ 으앙~~ 누나~~~
아프다~~ 무서워~~~ 으앙~~~"
119 구조 아저씨들이 신속하게 하루를 안아 구급차로 옮기는 동안에도
이놈의 하루 녀석,
내 손을 꽉 잡고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 뚝! 흘리며 통곡을 해댄다.
"ㅋㅋㅋㅋ"
아까까지만해도 날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던 사람들.
어느새 동정의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킥킥 웃기 시작하고...
하아~ 정말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말하는것인가.
제길! 하루야~ 제발 딱 하루만이라도 쭈욱~ 멋있을수없는거냐!!
"하아~"
한숨을 토한채 고개를 숙인 나.
내 손을 꽉 움켜쥔채 구급차 안으로 들어가는 하루에 의해
서둘러 구급차 안으로 몸을 옮기는 순간...
난 그제서야 하균씨가 생각이 났다.
아니...솔직히 생각이 났다는건 거짓말이다.
보였다.
하균씨가...
쓸쓸하게...
담배를 입에 물고, 차밖에 나와 긴 담배연기를 허공으로 내뿜은채...
차에 기대여 날 뚫어지게 바라보는 하균씨의 모습이.
공허한 그의 눈빛이 날 향하고 있었다.
[스윽-]
하루와 날 태운 119 구급차.
구급 대원 아저씨가 뒷 문을 닫아버릴때까지...
한동안 내 눈망울로 쓸쓸하게 번져들어가던 하균씨의 모습이
서서히 내려지는 뒷문과 함께 사라져서는,
`... 니가 날 밀쳐내면... 밀쳐낼수록...
그 백제의 첩자처럼 어떤 짓을 해서라도 널 갖고 싶어질거야.
널 강제로 안아버리는 한이 있어도… `
`... 나도 무서워... 정말 그렇게 될까봐....`
[쾅!!]
굳게 닫쳐지며 내 귀를 내리치는 응급차의 문 소리에
그만 허공으로 흩어져 버리는....
내 귀를 울리던 하균씨의 목소리.
문 너머, 어둠속으로 희미하게 번져 들어가던 하균씨의 눈동자.
[스윽]
"... 절대 안 뺏겨. 단 하루라도... 다시는 안 뺏겨.
누나는 내꺼야. 내가 먼저야..."
하균씨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려오는걸 하루가 알았을까.
한동안 차 창 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채...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던 날.
하루의 따뜻한 손이 내 손을 잡는다.
그리고는 마치 자신에게 다짐하듯 중얼거리는 하루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내 귓가로 스며들었다.
녀석의 중얼거림에 그제서야 시선을 녀석에게로 돌리던 난,
하루 녀석의 단호한 눈빛과 부딪쳤다.
[두근...///]
진지한 눈빛으로 날 마주한 하루의 눈망울.
내 손으로 번져드는 하루의 뜨거운 체온에
가슴이 막 두근거리기 시작하며...
서로 애뜻한(?) 눈빛을 교환한지 몇 초도 되지 않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인상을 팍! 찌푸리며 버럭! 버럭! 응급차 앞에 앉아있는,
구급대원 아저씨들에게 소리치는 하루 놈.
"우씨!! 아파 죽겠네!! 차 좀 빨리 몰아요!!
구급차가 환자를 태웠으면서 그 흔한 싸이렌도 안 울리고!!!
응급 환자를 태우고 이렇게 늦게 가다니!!
병원에 늦게 도착해서 나 죽으면 ... 아저씨들이 책임 질 거냐구요!!!"
하아~ 정말 이놈의 자식, 못말린다. 못말려!!
임마!! 이 상황에선 입박치기를 해야지!!!
입. 박. 치. 기!!!!
넌 텔레비나 영화도 안보냐!!!
눈빛 교환 뒤엔 입박치기의 법칙!!! 에이씨!!!
"아이고~ 아파 죽겠네!! 응급 구조원들이 환자 다 죽이네!!!"
[차르륵!!]
하루가 계속 고래~ 고래~ 소리를 질러대자,
처음엔 허허~ 웃던 우리의 응급 구조원 아저씨들.
결국엔 인상을 팍! 쓴채 앞 자석과 환자 실은 자석 사이에 커텐을 쳐버린다.
얼마나 시끄러웠으면...
"어? 아니 이보세요!! 이젠 환자 외면까지 하시는 겁니까!!!
이건 환자를 두번 죽이는 일이에요~!!!
병원에도 이렇게 늦게 가고, 환자를 돌보지도...읍!!"
버럭, 버럭 앞에 앉아있는 구급대원 아저씨들에게 소리치는 하루를 쏘아보던 난,
순식간에 녀석의 입술을 삼켜버렸다.
"아..//"
촉촉한 내 혀가 하루의 부드러운 입술을 스치기가 무섭게...
마치 이런 날 기달렸다는듯 하루의 입이 벌어지더니,
격한 녀석의 숨결속...
말랑하고 촉촉한, 마치 데일것 처럼 뜨거운....
혀 끝을 스칠때마다 짜릿한 전율을 전하는 하루의 혀.
"음..아...///"
숨막힐듯 밀려드는 녀석의 타액과 함께....
내 입안으로 무서운 기세로 밀려 들어와서는,
순식간에 내 혀를 뽑아낼듯 빨아대며 정신없이 내 숨결을 삼켜버렸다.
"하아...쿡..."
자신의 얼굴로 쏟아져 내려오는 내 머리결 안으로 손을 넣은채...
내 입술 바로 앞에서 뜨거운 숨결을 토한 하루.
어느새 옅은 조소가 녀석의 입가로 그어졌다.
"...하아// 하아...///"
나 역시 힘겨운 숨을 하루에게 토해냈다.
입술은 떨어졌지만....
아직 서로 마주하고 있는 입술 사이.
서로 격하게 토해내는 뜨거운 숨결이...
살포시 벌어진 하루와 내 입안으로 번져들어선,
마치 아직도 키스를 하고 있는듯...
내 온몸으로 하루의 숨결이 번져들어온다.
"많이 발전했네."
"어?"
"쿡... 이럴때 이걸 이용해서 진통제 줄 생각도 하고 말이야."
살짝 윙크를 해보이며 자신의 입술을 살짝~ 내밀어 보이는 하루의 모습에
난 그만 피식 웃고 말았다.
"풋,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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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늑대와의 동거일기 written by buru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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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짙은 어둠이 깔린 도시의 거리.
차에 기대여 한동안 멍하니 내 주위를 스쳐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난,
입에 물었던 담배를 깊게 들이 마신뒤, 밤 하늘로 뿜어버렸다.
흰색의 연기가 맥없이 허공으로 흩어져 버린다.
오랜만에 바라보는 밤 하늘.
별도...
달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짙은 어둠만이 날 바라볼뿐.
`... 나...가야해요. 하루한테.
하루한테 데려다 줘요. 하루한테 가야해요...`
119 구급차가 사라진,
날 바라보던 현진의 눈망울이 흩어져 버린...
거리 끝으로 다시금 시선이 고정 되어진다.
"... 쿡... 시작도 해보기 전에... 끝인가.
근데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면... 그렇게 미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면...
더 뺏고 싶잖아. 힘으로라도... "
허탈한 미소가 번져든다.
[탁!]
입안에서 타들어가던 담배를 허공으로 튕겨 내뱉자,
아직도 불게 타들어가는 담뱃재가 밤 하늘로...
옅게 붉은 빛을 뿌리며
반월을 그린채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어느새 품에서 핸드폰을 꺼낸 난,
너무도 자연스럽게 영은이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띠리리~]
"...저번에 했던 말 아직 유효해?...오늘 위로 받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