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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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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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이 버튼 누르세요~ ^^* 스튜디오에 울리는 노래입니다.]

갑자기 스튜디오를 뒤흔드는 광음이 내 귀를 내리친다.

정신없이 귀로 밀려드는 음악소리에 

내몸을 휘감은채 깊숙한 늪속으로 끌고 들어가던 불안감이 

일순간 터진 음악소리에 힘없이 허공으로 흩어져버렸다.

"이거"

오디오에 씨디를 막 넣은 하루.

내가 잠시 생각에 잠긴동안.....

하균씨가 하루에게 원하는 음악을 선택하라고 했었던지....

볼륨을 서서히 높히며 씨디 케이스를 하균씨에게 흔들어보이는 하루녀석이었다.

스테레오 볼륨을 최대한으로 높여선,

스튜디오 가운데 크리스틴이 서있는쪽으로 다시 걸어가던 하루.

문득 녀석의 눈빛이 스치듯 내 눈과 마주하자,

한쪽 입꼬리가 씩- 올라가는 순간 아무도 모르게 윙크를 해보인다.

자식...귀여운짓은...../////

음악소리에 뒤흔들리는 스튜디오.

갑작스런 굉음에 눈쌀을 찌푸리던 스텝들 역시 어느새 

살며시 음악에 몸을 맡긴채 장난가득한 춤을 추며

사진기 앞으로 다가가는 하루의 모습에 모두들 입가에 미소가 고였다.

좌우간 저 자식, 사람 홀리는데는 타고났다. 

"상표가 보여야하니깐, 바지 지퍼 풀고!

크리스틴은 윗옷 더 끌어내려!

....... 뭐해!! 조명이 엉망이잖아!!"

찰칵- 찰칵- 찰칵-

현란한 조명빛이 사방으로 흩어져내렸다.

윗옷을 다 벗은채....

바지 지퍼를 다 열은채, 바지를 골반에 아슬아슬하게 걸쳐놓은 하루.

그리고 하루의 곁에서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윗옷이 가슴팍까지 흘러내려선 하루의 몸을 서서히 휘감는 크리스틴.

화려한 조명빛.

미친듯이 스튜디오안을 울려대는 음악소리.

몇초마다 터지는 빛속에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장면을 빠르게 훓어보듯.......

정신없이 스쳐지나가는 하루와 크리스틴의 포즈.

어느새 사진기- 하균씨 옆에 우뚝 서있던 텅빈 보드에

하루와 크리스틴의 스냅사진이 한장, 한장 걸리기 시작한다.

[어머, 둘이 너무 잘어울린다. 안그래?]

[그러게. 둘이 진짜 연인같지 않어?!]

제길!

스텝진들의 말소리가 안들을려고 해도 내 귓속을 빠고들어왔다.

그려........내가 봐도 둘이 잘 어울리는데.......

남들이 볼땐 어떻겠어........

"제길! 저자식 어깨에 새겨진 저 자국 좀 화장으로 지워!

B/W으로 찍는다해도 눈에 거슬리잖아!!"

스냅사진을 훓어보던 하균씨.

눈썹하나가 실룩 거려선 스텝들에게 소릴 지르자,

메이크업 담당 언니가 눈썹이 휘날리도록 빠르게 하루에게 달려간다. ;;;

우씨...부끄럽게 왜 그걸 또 야그하는거얌. 

black and white 사진이면 그정도 상처는 안 나오진 않나.... 

[스윽-]

품에서 담배를 꺼내선 입에 무는 하균씨.

순간 하균씨의 날카로운 시선이 날 향했다.

마치 `니가 그런거지!!!` 라며 날 혼내듯이....

흠짓- 놀래선 시선을 얼른 돌려버리자,

다시 울리는 하균씨의 호통소리.

"지금 부턴 하루 독사진!

하루는 바지 더 흘러내려서 속옥 상표가 위로 올라오게 해.

뒤로 몸을 돌려서 고개만 앞쪽으로 바라보게 서라구."

"....움........그럼 너무 허전하지 않나?!

등에서 골반으로 흘러내리는 엉덩이선에 속옷 강조는 알겠는데...

왠지 허전한데..........."

어느새 하균씨의 곁으로 다가간 하루놈.

하균씨가 바라보는 사진을 힐끔 바라보며 능글거리자,

하균씨가 녀석을 날카롭게 쏘아본다. 

"그럼? 아이디어라도 있어?"

"헤나문신!"

"??"

"골반바로 밑에 헤나 문신하면 더 섹시해 보일껄요?! 쿡....

어짜피 남자 속옷, 남자들보단 여자들이 사는거 아닌가!?

섹쉬한 모델광고에 남친도 그렇게 하고 싶어서 물건을 사게되고....

뭐 그런거 아닌가요?!"

하루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긴듯-

한쪽 입꼬리에 물고 있던 하균씨의 담배가 

그의 혀놀림에 따라 입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일순간 그의 담배가 이빨에 꽉 물려져선 버럭 소리치는 하균씨.

"이자식 엉덩이쪽에 헤나 문신 할수있나?!

메이크업으로 지금 가능해?"

"..예!"

"빨리해줘! 시간없어!"

하균씨의 호통에 울 불쌍한 메이크업언니.

또다시 불이나케 하루에게로 달려온다.

그러자 이 많은 스텝들 앞에서 자신의 바지를 골반아래, 

엉덩이 꼬리부분이 막 보일락말락할정도로 끌어내리는 하루자식. 

거기다 울 메이크업언니.

왠지모르게 마른침을 꼴깍! 삼키는것 같더니...

천천히 붓을 든 손을 하루의 골반쪽으로 가져다대는 그순간, 

갑자기 메이크업언니에게 귓속말로 뭔가를 속삭이는 하루놈!!

뭔...뭔짓이여!! 

내가 이렇게 두눈 시퍼렇게 뜨고 보고 있는데!!!

저거...크리스틴이 아니라...

메이크업언냐하고 눈 맞은거 아냐?!!!

얼굴이 약간 상기된 우리의 메이크업언니.

하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천히 붓을 들어 하루의 골반 바로 밑에 멋떨어지게 헤나 문신을 하기 시작했다.

 h.j.

라고 새겨지는 하루의 문신.

어?? 설마........저거....... 내 이름 이니셜???

"자 다시 시작!!!"

하균씨의 호통소리에 다시 스튜디오 안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트장 안으로 돌아가던 하루자식, 

문득 힐끔-  날 바라보더니 베시시 웃어보인다.;;;

그리곤 문신이 새겨진 등뒤 골반쪽을 내게 내보이며....

그 오리궁뎅이처럼 알맞게 튀여나온 고놈의 섹쉬 엉뎅이를

살짝~~ 음악에 맞춰 흔들어보이는 자식!!!

스튜디오안의 여자들.

다들 얼굴을 발그레~ 붉혀선 하루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나역쉬 마른침만 꾸~울~꺽~!!

우...........

섹쉬한놈!!! 이쁜놈!!! 자기~~~~ 짱!!!

그럼 그렇지...

내가 오버한거얌......하루에게 다른 여자는 무신....헤헤.....//////

[살랑~]

순간 내곁으로 스치는- 

찰랑거린 머리결로 향긋한 내음이 내코를 간지럽힌다.

그리고 내 귓가를 속삭이듯 나직히 울리는 여자의 음성.

[...내가 갖을수없는건.....

 ...누구도 갖을수없어...]

가시돋은 날카로운 여자의 음성.

싸늘한 전율이 온몸을 감싸선....제빨리 고개를 돌렸다.

찰랑거리는 머리를 흔날리며 스튜디오 한쪽편으로 걸어가는 크리스틴의 뒷모습.

그녀의 뒷모습이 내 시야에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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