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
"야! 야~ 오널 끝내줬다. ㅋㅋㅋㅋ"
나의 쌩쇼에 어영부영 끝나버린 포도싸움.
사람들은 그래도 왠지모를 스트레스를 풀었던겐지......
흡족한 모습으로 키득-키득- 웃은채 다들 집으로 하나,둘씩 돌아가고......
드럼통과 같이 바닥에 넘어진 난,
화끈거리는 얼굴과 지끈지끈 쑤시는 몸에
훌쩍~ 훌쩍~거리며 자리에 주저 앉아있었다.
"...바.람.둥.이."
온몸이 포도에 뒤범벅이 된채....
훌쩍거리는 내게 다가오던 하루자식!!
날 차갑게 흘켜보며 녀석의 싸늘한 목소리에 내 등골이 오싹해진다.
우씨...
저자식 화났다. 어쩌........
선처를 바라는........ 처량한 눈으로 녀석을 바라보는데......
허걱!! 저 무서운 얼굴.
그리고 아까의 싸움으로 인해
포도에 흠뻑젖은채로 몰골이 엉망이 된 하루놈.
"일어나!"
내팔을 확 잡아당겨선 자리에서 억지로 일으켜세우는 하루놈.
녀석이 갑자기 팔을 잡아끄는통에....
힘이 풀려버린 다리가 순간 휘청~ 하며 균형을 잃는순간,
누군가가 뒤에서 와락- 안은채 날 받쳐준다.
`누구?!` 라고 생각할겨늘도 없이.........
더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하루놈의 얼굴표정에.......
난 금방 알고말았다.
하균씨....
"애송이!!! 어딜 가려구?!"
"너야말로 죽기전에, 떨어져!!!"
"쿡... 역시 애송이네~~!! 현진이 다친거 안보여?"
응?? 다쳐??
하균씨의 소리에 이상한듯- 고갤 갸웃하던 나.
힐끔- 내몸을 검사해본다. 나 다쳤었나???
천천히 몸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허걱!!!! 피....!! 피!!! 피다!!!!!!!
어무이!!! 피봤으요!!!!
나도모르는사이 드럼통과 넘어질때 무릎이 까졌었나부다.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내 다리에........
난 거의 패닉상태로 하루놈을 바라봤다.
하..하루야.......나 피나.......흑흑.......
"제길!!!!"
벌컥- 화를 내며 인상을 팍!! 지푸리는 하루놈.
"어머~ 자기들~~
낼부터 같이 일할 사람들인데....
이렇게 으르렁~ 거리며 싸움 어떻해요~~~ ㅎㅎㅎㅎ
오늘은 시간도 늦었구... 여기서 하룻밤자고 낼 가기로해요~~
여기 분위기도 짱인데 걍 가면 아깝잖아요. ㅎㅎㅎ...
자기~ 방 빌려줄수있죠? "
하균씨를 향해 실실~ 눈웃음을 치며....
애간장을 녹이는듯한 영은의 목소리가 불쑥 끼여들자,
열받은 우리의 하루, 나하고 하균씨를 무섭게 쏘아보더니
걍 어디론가로 휭~ 하니 가버린다.
하..하루야....나 데리고 가.........잉.......
"...용케도 찾아냈군."
"ㅎㅎㅎ...모르면 또 모를까.......
안이상, 혼자만 재미보게 할순없잖아요.
덕분에 저번보다 더 홧끈한 싸움구경도 하구.....ㅎㅎㅎㅎ......
애송이라고 하루군 놀리더니...꽤 많이 맞았나보네~ "
"쿡.........."
움.........그리고보니... 하균씨 꼬라지도 말이 아니군.;;;;
하긴 하루놈이 그정도인데.....
하균씨라고 별수있을려구.......ㅊㅊㅊㅊㅊ
"근데....낼부턴 확실하게 일해야해요. 안그럼 나 짤린다구요.
뭐 회사에서 짤리는건 괜찮지만.......
그렇게되면 자기가 나 먹여살려줘야되는데.........
괜찮겠어요?? "
약간의 협박의 감이한 영은의 애교섞인 목소리에.....
피식- 웃고마는 하균씨.
.......일이라니?? 뭔소리야??? ;;;;
우씨!!!!
근데 대체 이인간들!!!
아픈날 두고 언제까지 히히덕 거릴거여?!
"아, 참!! 언니한텐 아직 말 안했지?!
낼부터 시작하는 언니 디자인광고 촬영말이에요,
바로 사진작가가 하균씨고.....
얼짱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모델에 뽑힌 사람이 바로 하루군이에요.
ㅎㅎㅎㅎㅎㅎ.....
내가 말했잖아요, 언니 디자인. 확실하게 독보이게 해줄사람으로 정했다구~
오늘도 계약껀일로 다들 만나기로 했는데.....
하균씨가 일방적으로 펑크내는바람에
내가 하루군 끌고 이쪽으로 온거에요.
ㅎㅎㅎㅎㅎㅎ......"
궁금해하는 내표정을 제빨리 읽은 영은양.
눈웃음을 치며 장황(?)하게 일 설명을 하기시작했다.
그렇군. 그런게군.
어쩐지.... 광고일에 날 끌어들인다 했다.
그럼 하루가 그간 고민했던일도.........
바로 이 광고일이었던게로군. 쳇!!!!
그나저나 하루가 내가 만든 속옷 광고 모델이라.......
거참 기분 묘하군.....;;;;;
뭐....하긴.........
오우~~~하루 녀석의 아름다운 히프선에 맞춰~~~
허리에서부터 이어지는 그 `뷰티플~`한 라인에~~
내가 직접 제작한 속옷이 입혀지면........
쓰읍...........!!
오우~~~ 뷰티풀~~ 판타스틱~~~ 울트라섹쉬~~ ......///// [ -> 앙그레킴~ 샘님 버전;;;]
아...얼렁 입혀보고 싶다...
얼렁 보고잡다.....
혼자 멍하니 하루의 모습을 상상하며.....
얼굴을 발그레~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날 덥썩! 안아올리는 하균씨.;;;;
"자자..잡생각 그만하고...
다리 치료하고 목욕 제개하러 가자구~~
영은이는 날 어두워지기전에 그 애송이 찾아서 하아저씨내로 와."
"넵. "
허허...둘이 죽이 잘 맞는군.
방긋~ 웃으며 손까지 흔들어주는 영은을 뒤로한채,
난 엉망진창인채로.......
하균씨에게 안겨 하아저씨네로 가기 시작했다.
혼자 걸어간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래봤자 나만손해.......
걍 입 꾹 다물고 하균씨의 품에 안긴채로 가만히 있기로했다.
우씨!!!
그래도 이 광경을 보면 하루놈 또 난리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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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늑대와의 동거일기 written by buru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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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균이라는 개자식, 반쯤 죽일려고 영은씨와 불이나케 왔건만.
도착했을때의 그 현장이란. 제길!!!!
분명 누나도 그 자식을 받아들인거다!!
아니........ 그 자식의 키스를 느낀거야!!!!!!!
제길!!! 제길!!!!!!!!!!
"야!! 야!! 어두워지기전에 빨리 회전시켜봐~~ 야~~!!!"
얼굴을 찡그리며 얼마나 걸었을까......
아이들의 목소리와 함께 자그마한 모터비행기가
막 어둠속에 삼켜지며 마지막 노을빛을 뿌리는 하늘로 ........
회전을 하며 날아다닌다.
나도 모르게 멍하니 모터비행기를 바라보던 나.
문득 무심코 내뱉어지는 말.
".......저거 누나가 보면 좋아할텐데.........
......................................
..........상처는 괜찮나....................."
풋..........
아..뭐야........바보같이......
바보같은 내모습에 혼자 피식- 미소를 지어보였다.
바보같이 너무 길들여져있는건가.........
휴우...........
누나도 길들어져있음 좋겠는데.......
나한테.....
나처럼.......
내가 불안하지 않게............
불안해지지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