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0 (31/72)

# 30

"...아...안녕하세요...."

갑작스런 하균씨의 등장에...;;;;;

어설픈 미소를 띄운채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하균씨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러자 미소를 머금으며 성큼성큼- 다가오는 하균씨. 

휴게실 창앞에 앉아있던 내 옆자리에 털썩- 주저 앉는다.

저 인간, 울 회사엔 왠일이지........

여긴 왠일이냐고 하균씨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때 기습키스껀도 있구 좀 서먹서먹한지라....

그저 하균씨가 먼저 말을 꺼내길 기다리며 우물쭈물해하는 사이.....

몇분이나 흘렀을까........;;;;;;

둘사이엔 아무말도 없이 그저......

휭이이이잉~~~ 하니 어색한 찬바람만이 우릴 스쳐간다.;;;

우씨....

뭐야?! 말도 안하구.........

휴우.....내가 먼저 말을 해야하나......;;;;;;;;

"저기........저번에 스위트룸 ................" 

무슨말을 꺼내야할지 고민고민하다... 결국 저번에 스위트룸일로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내려고 말을 꺼내는데........

순간 스위트룸이란 단어에 의해 까마득하게 잊고있던 뭔가가 

불쑥 내 머리속으로 튕겨들어왔다.

스위트룸...................??

허걱!!!!! 물.침.대.

하루가 난도질해놓았던 그 물침대.....

꾸울꺽!!!!

어떻해!!! 설.....설마 이사람 지금 나보고 배상하라고 온건가?!! .......으앙.....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혼자 잔뜩 쫄아선 고개도 못들고 부들부들~ 떨며 자리에 앉아있는데....

문득 하균씨가 너무 바짝 옆에 앉았는지 언제부턴가 서로 맞닿은 어깨너머로.....

내게로 밀려드는 그의 체온.

그리고 여지없이 내코끝을 간지럽히는 그의 향수향.

아...왠지 분위기 묘하군.;;;;

서둘러 어깨를 틀어선 자릴 옆으로 조금 옮기는데....

여지없이 날 따라오며 내 옆에 딱 달라붙는 하균씨.;;;;;;

우씨..이건 또 뭐야?!!!

입술을 삐죽내밀곤 힐끗- 하균씨를 흘켜보지만...

그는 이런 날 아랑곳하지 않은채 혼자 입에 문 담배로 장난만치고 있었다.

씨이....

성질 같아선 버럭- 소리치며 자릴 박차겠지만...

워낙 지은죄가 있는지라....... 

그저 성질 꾹! 꾹! 눌러(?) 죽인채로 다시 조심스레 엉덩이를 움직여선 

옆으로 자리를 이동하는거에 만족할수밖에없었다.

그.런.데....

또다시 날 따라 내 곁으로 다가오는 하균씨.;;;;;

자..자....이렇게되면...

지금 막 가자는거지요!?.... (->`개콘`의 노통장 버전)

치밀러 올라오는 울화를 꾹! 꾹! 짖누르며......

눈쌀을 찌푸린채로 계속 밀려오는 하균씨를 피해 

옆으로 자리 이동 하는걸 계속 반복하던것도 잠시....

[쾅!!]

둔탁한 파음이 머리에서 터지더니,

순식간에 수십개의 별이 눈앞에서 왔다갔다 한다. 

엄청 창피하게도......

하균씨를 피해 도망다니다 결국 갈곳까지 다 와버린 내 머리가 

창가 끝- 한쪽벽에 인정사정없이 부딪쳐버린거였다. 

잉... 아퍼........

더이상 도망 갈곳도 없단말인가............ 

눈물을 머금은채, 행여라도 하균씨가 이 모습을 봤을까 싶어........

조심스레 두눈을 하균씨에게로 돌렸다.

그러자 다행스럽게도 여전히 담배를 입에 문채 

무표정하게 시선을 앞으로 응시하고 있는 하균씨.

휴우...다행이다. 못봤나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것도 잠시.......

순간 힐끔- 고개를 돌리는 하균씨의 눈과 내 눈이 딱! 하고 마주쳐버렸다.

그러자...........

"큭.큭....크득.........쿡....풋...하하하하하하하하..........."

크득-크득- 그의 입에서 웃음이 비집고 나오는가 싶더니.....

아예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대소를 터트려버린다.

봤구나!! 으앙.......창피해.....

그의 웃음소리에 얼굴을 잔뜩 찌푸린채,

어마어마한 통증이 내리치는 한쪽 머리를 어뤄만지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창밖너머로 화창한 밖의 풍경이 내 시야로 밀려들었다. 

"하아.... 어디 좋은데 갔음 좋겠다........."

순간 창피한것도 잊은채.........

나도 모르게...무심결에 혼잣말처럼 중얼중얼 읊조린 말.

왠지 회사라는 테두리에 갇힌것 같은 느낌에....

늘상 혼자 이렇게 날씨가 좋을때마다 푸념식으로 터져나오던 말.

"갈까?"

순간 내 귓가에서 터지는 하균씨의 목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

"쿡....회사 띵까고 싶다며?"

"풋....농담이에요.;;;;

나이가 몇살인데...회사 띵까는짓을.....하하;;;;;;;.... 

거기다 오늘은 중요한 회의도 있거든요.....

그냥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아무렇지도 않게 당당하게 말하는 하균씨의 모습에 

난 피식- 웃으며 말도 안된다는듯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하균씨.;;;;

휴게실 주위를 한번 씩- 훑어보더니...

순간 뭘 발견했는지 날 한번 바라보곤 

고개를 까딱- 움직여선 어느 한곳을 가르켰다.

그러자 [금연구역] 이란 싸인판이 내 시선에 머무는 그순간.........

[찰칵- 치이익-]

경쾌한 지퍼라이터 마찰음이 내귀를 내리쳤다.

그리고 예전에 맡은적이 있던 ..............

전혀 낯설지 않은 담배향이 내 코를 스친다.

"후우우~ 

금연구역에서 피는 이 담배맛이 얼마나 맛있는줄 알어?! 쿡.......... 

룰은 깨라고 존재하는거거든. 

인간이 만들어놓은 룰. 인간이 깨는게 당연하잖아. 

룰을 깰때마다 느끼는 그 쾌감은 ................."

자리에 앉아 멍하니 내 앞에 우뚝 서있는 하균씨를 바라보는 사이....

그의 입에서 담배연기를 내뿜었던 그의 담배가 ......

그의 손으로 옮겨갔다.

그리곤 천천히 내게 허리를 굽히는 하균씨.

그의 행동에 의해 잠시 끊어졌던 그의 말이, 

어느새 작은 속삭임으로 뒤바뀐채 내 귓가로 계속 이어졌다.

"....남의것을 빼앗을때의 엄청난 짜릿함..........."

순간 그의 속삭임이 마치 경고음처럼 싸늘한 전율로 변해 내 몸을 휘감았다.

위험하다.........이 사람.......

"영은?! ...........쿡.......오늘 회의 취소!

....애송이한테 전해. 공주님 납치되었다구.

애송이가 빚진, 침대값 이제 하나씩 받아갈테니 기대하라구말야....

.......뭐?!..........쿡.................

어차피 내 덤이잖아. 내맘대로 해도 되겠지. 안그래? ...

쿡쿡...찾아봐야 헛수고 인건 알지?!.......ㅋㅋㅋㅋ.........내일 보자구."

너무 황당한 하균씨의 말에 내가 잠시 멍해있던 사이....;;;;

이놈의 하균놈.

어느새 영은에게 핸폰을 때려선 혼자 뭐라 나불나불~ 지껄이더니

무작정 끊어버리곤 불쑥- 날 바라본다.;;;;;;

"자,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공주 납치사건. 쿡..."

"뭐...뭐에요!!!!"

"공주치곤 좀 못생긴게 흠이긴 하지만 말야."

"우씨..이봐요!!!  당신!!!!!"

"날씨도 좋고.... 일하고 싶지 않다며?! 너 띵까는거 내가 도와주겠다구."

".......;;;;;;;......"

"그리고 이건 내 앞으로 청구된 침대값의 일부분." 

허걱.......

뭐야.....잘못 걸렸다....이건 협박이야...협박......

"쿡...맞어. 잘 못 걸렸어. 재수더럽게도 나한테 걸렸으니.........

.........쿡....ㅋㅋㅋㅋ........."

내속을 훤하게 들여다보듯 ......

키득키득- 웃으며 말은 내뱉는 하균씨.

우씨....

난 결국 마지막 발악을 하듯...눈을 부릅뜬채로,

그에게 바락바락- 소릴 내쳤다.

"안가요!! 아니 절.대. 못가요!!!

뭐야, 당신 지금 협박하는거에요!! 할테면 하라지!!! 

내가 뭐 눈하나 깜짝할줄 알아요!!!!"

[스윽-]

한순간 갑자기 내 입술을 덮치듯 다가오는 하균씨의 모습에.....

난 소스라치게 놀라며 한손으로 내 입술을 잽싸게 막은뒤, 서둘러 몸을 뒤로 뺐다.

그러자 내 손 바로 앞에서 멈추는 하균씨의 입술...;;;;;;;

"한번만 더 지껄이면........

저번처럼 덥쳐버릴수도 있어. 여기서 말야.

보는사람도 많은데............괜찮을까? 쿡..........."

꾸울꺽!!

마른침을 삼키며 주위를 조심스레 둘러봤다.

하아~~~

언제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졌던가....

다들 일들 안하고... 여기서 뭣들하는겨!!

모두들 두눈을 동그랗게 뜬채로.........

과연 하균씨와 내가 입박치기를 할것인가..말것인가.....

그것에만 신경을 곤두서있는듯.....

초롱초롱~ 두눈을 빛내며 우릴 응시하고 있었다.

제길.........제길.........제길.............

으아아아앙..................

살려줘........이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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