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8 (29/72)

# 28

영은이와 하균씨가 우리를 두고 서로 은밀히 거래를 나누는 사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하루녀석과 난,

어젯밤 호텔에서 밤새 광란의 불꽃(?)을 태우느라 .....////// 

잠을 재대로 못잔탓에.....

둘다 집에 오자마자 아무대나 쓰러져 잠을 퍼자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쯤 꿈속에서 해메고 있었을까.....

자꾸 내귀를 내리치는 전화벨 소리에, 

꿈과 현실의 경계에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상태로 영은의 전화를 받았던 나.

혼자 잠에 취해 영은에게 뭐라 말했는지 기억조차 없는 상태로 전화를 끊은후에야.....

머리속에 꽉- 잠겨있던 안개가 거치듯..... 서서히 정신이 맑아져갔다.

두눈이 떠지자....

기다렸다는듯..... 온몸을 내리치는 이놈의 근육통.

하아~ 

역쉬....광란의 불꽃도.... 나이가 들면 힘이 딸리는 모양이다. 

이렇게 넉다운이 될줄이야.

그나마 오늘 월차를 냈기에 망정이지...안그랬음 회사가서 죽었을게 분명했다.

으아아아악!!!!!!!!!!!!

이 얼마나 창피한 일이란말인가. 

제길.... 일년만 젊었어도 끄떡 없었을텐데.

서러버.......

몸으로 느껴지는(?) 이 늙어가는(?) 서러움에 머리를 쥐뜯는데.....

문득 서서히 내 귀로 스물스물- 밀려들어선 내 신경을 건드리는, 

방안을 뒤흔드는 괴상한 소음에....

내 도끼눈이 힐끔- 침대 아래로 내리깔렸다.

[그르릉~ 그르릉~]

역시나.....이 괴상한 소음의 근원지는 바로........

바닥에 널그러져 코를 고는 하루녀석이었다.;;;;

저자식......... 왠지 나보다 더 피곤해보인다.

움.........광란의 불꽃을 태울땐...... 남자가 힘을 더 많이 쓰나?! ////////

아니지!!! 

젊디 젊은 저놈이 피곤할게 뭐있으?! 

이.부.실.한.녀.석.!!!!

[툭! 툭!]

"이하루! 시끄러! 잠좀자자!"

미간을 찡그리며 발로 녀석의 엉덩이를 툭-툭- 내리쳤다.

그러자.........

[.......................]

한순간 고요함이 스미는 오피스텔.

와아~ 신기하다!!

코 골땐 몇대 때려주면 멈추는구나. 오호.....

혼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눕는데....

[..컥컥...........그르렁~ 그르렁~ 그르렁~]

다시 울리는 이놈의 괴음.

그랬다.

녀석은 코 고는걸 멈추었던게 아니라......

잠시 숨이 `사알짝~ 쿵!` 하고 넘어가는 중이었던것이다.

그렇게 숨넘어 가는 소리가 컥컥- 터지며 

잠시나마 오피스텔에 스몄던 고요함을 내리찟더니.... 

아예 더 심하게 코를 고는 녀석.

제길..... 

순간 내 한쪽 눈꼬리가 실룩- 올라갔다.

그리곤 내 머리속을 스치는 사악한 생각.

쿄쿄쿄쿄쿄.....

그래. 이 착한(?) 누님께서 내놈의 코골이를 멈추게 하는 확실한 일침을 쏘아주마!!

[살금- 살금-]

두눈을 번뜩이며.....

조심조심 녀석의 누워있는 바닥으로 내려가는데...

"삐약~ 삐~ "

순간 저쪽 구석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마루녀석이 

어느새 내앞으로 훌쩍~ 날아들었다. 

녀석의 돌출행동에 `화들짝~` 놀래선 녀석을 확! 쏘아보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이자식.

그저 `놀아줘~ 놀아줘~` 라며 눈을 초롱초롱 빛낸채, 날 바라본다.;;;;;;

"쉿~!"

두번째 손가락을 서둘러 입에가져다대곤 녀석에게 조용히 하라하자,

순간 고개를 갸웃~ 거리는 우리의 병아리, 마루.

귀여버...///////

"마루야, 우리 하루자식 혼내주자. 대신 조용히 해야해."

"삐~ 삐~"

내말에 `좋아라~` 를 외치듯 히죽-히죽- 웃는(?) 마루놈을 뒤로한채,

난 조심스레 다시 행동을 개시했다.

다시금 조심스레 엎드려 자는 하루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쿄쿄쿄쿄` 소악마의 미소가 살포시 입가로 번져가는사이.... 

난 당.당.하.게. 내 두손을 번쩍 내밀었다.

양손을 깍지 낀뒤, 

양손의 두번째 손가락을 천천히 내민다. 

서로 삐죽~ 고개를 내민채로 맞부딪치는 두번째 손가락.

송곳처럼 번뜩이며 날카로움을 뽐내기 시작했다. 

ㅋㅋㅋㅋ......그렇다.

예상했겠지만 이 포즈는 바로 그 유명한, 삼척동자도 다 아는..... 

똥.침.의.기.본.자.세.

"ㅋㅋㅋㅋㅋ...하루야.

이 침 한방이면 된다. ㅋㅋㅋㅋㅋ........"

손에 힘을 꽉! 주며 광분의 미소를 흐느끼는 

내 두눈에서 순간 번쩍!! 빛이 빛났다.

그리곤 내 레이더로 녀석의 탐스러운 엉덩이사이에 

새겨진 골자기가 탐지된다.

꾸울꺽!

한방!! 한방에 끝내야한다!!!

새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야해!!!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똥침 기본자세를 한 내 손사이로 팽팽한 긴장감이 맴돈다.

자~ 간다!!!!!!!!!!!!!!!!!!!

두눈을 찔끔 감은채...

있는힘껏 몸과 손을 밀치며 녀석의 골짜기로 

내 손가락이 일침을 가하려는 바로 그순간!!!!!!!!!!!

[부우우우우웅!!!!!!!!!!]

난데없이 골자기에서 마치 화산이 분출하듯- 일순간 터지는 녀석의 독가스.

그 소리란........

그 냄새란........

이자식 대체 어제 뭐 먹은거야!!!!!

제길 내가 정말 이런놈이랑 광란의 불꽃을 태웠단 말인가!!!! 

흐흑.......어무이...........

[푸드득!! 푸드득!!]

"삐!! 삐!!! 삐약!!!! 삐!!!!!"

"으아아아악!!!!!!! 이자식!!!!!!!!

어디서 독가스를 뿜어대는거야!!!!!!! 이자식아!!!!!!!!!!"

일침을 가하려다 그만 정통으로 녀석의 독가스에 한방 먹은 마루와 나.

순간 정신을 마비시키는 어마어마한 가스에 자지러져버렸다. 

"일어나!!! 일어나란말야!!! 이 스컹크야!!!!!!!!!!"

코를 막은채로 인정사정없이 하루놈을 두들겨패자....

그제야 머릴 긁적이며 자리에서 부시시~ 읽어나는 하루놈.

`다들 왜그래?` 란 표정으로 마루와 날 힐끔 쳐다보는데.....

[아잉~ 자기~ 전화~ 아잉~ 자기~ 받아~]

괴상한 여자 목소리가 방안에 울렸다.;;;;;;;

그러자 하루녀석 우릴 무시한채로 서둘러 옷을 뒤져선 핸폰을 덥석 문다.

우씨...

대체 저 핸폰벨소린 또 뭐야?!! 

"....응?????....정말??? ㅋㅋㅋㅋ............주소가 뭐야? 어....어........

오케이................."

전혀 알다들을수없는 말을 나불나불 거리더니.....

이 자식 갑자기 컴 앞에 앉아선 인터넷을 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누나, 이것봐봐. ㅋㅋㅋㅋ"

뭘 발견했는지 혼자 킥킥- 거리며 날 부른다.

인상을 팍 구겨선 녀석의 곁으로 다가갔는데....

헉쓰 !!! 이게 뭐야!!!

저번 녀석의 학교에서 자신을 경매를 했던 녀석의 모습이 

턱!! 하니 컴화면을 채우고 있었다.

그것도 지긋히 섹쉬한 포즈를 취한 녀석의 모습을 교묘하게 찍은 사진위엔....

6월의 남 얼짱이라는 타이틀이 곁들어져 있었다.

"이게 뭐야??"

"얼짱. 요즘 유행이잖어. ㅋㅋㅋ... 내가 그중에서 6월에 짱이래."

"너 이런거 언제 올렸어!! "

"내가 안올렸어. 방금 친구녀석이 우연히 봤다고 갈켜줘서 들어온거잖어. ㅋㅋㅋㅋ

저번에 대학축제때 누가 찍어서 올렸나봐. ㅋㅋㅋ...

근데 누나 여기 꼬리말 적힌거봐봐. 진짜 웃긴다. ㅋㄷㅋㄷㅋㄷ...."

엄청난 조회수를 뽑낸채.....

녀석의 사진 밑에 달린 꼬리말 조차 어마어마했다.

걔중엔 어찌 알았는지.....  

하루의 명확한 신상명세까지 친절하게 올라와있었다.

꼬리말 중 눈에 띄는 몇가지를 간추려본다면.................;;;;;;;;

[오빠 팬카페에요~ 놀러오세요~ 하루오빠도 혹시 보시면 꼭!! 놀러와요~~!!!]

[그 경매 또 안하나요?! 전제산을 걸어서라도 오빠 하루만~~~~]

[오빠, 짱이에요!! 까아아아악!!! 오빠 품에 안겨봤음 좋겠어요////]

[꺄꺄꺄꺄...하루오빠, 오늘 오빠 학교 찾아가서 오빠 봤어요!!!

실물 왕짱!!!!!!! 오빠 짱!!!!!!!!!! 빨간머리 짱!!!!!!!!!]

[알고보니 하루오빠 울 집에서 가까운데 살더군요. 

며칠 서성이다 봤습니다!! 근데 오빠옆에 이상한 아줌마가 붙어선....

같이 오피스텔로 들어가더군요. 

하하... 허나 님들 걱정마세요.

그 여자.......인물 최악. 몸매 최악. 아무래도 청소해주는 파출부인듯 싶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핸폰으로 사진찍어 올려두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파출부라해도... 여러분 없앨건 없애야겠죠!! ㅋㅋㅋㅋ.........]

[맞아요!! 올려주세요!!! 하루오빠 곁에 붙은 기생충!!!!! 노우~~!!!!

살충제 치익~~~~~~~!!!! ] 

싸아아아~~~~

갑자기 오한이 분다.

이 기지배들... 분명 날 두고 하는 말인게지.

뭬야!!!!!!!!! 파출부!!!!!!!! 몸매 최악!!!!!!! 인물 최악!!!!!!! 기생충!!!!!!!!

이 썩을년들!!!!!!!!!

확 다 잡아다가 다리를 분질러 버릴까부다!!! 

"풋하하하하하!!!!!!!

파출부? 기생충? 이거 누나 얘기지? 풋하하하하하하!!!!!!!!!!!!!!!!" 

"너 죽어!!!!!

빨리 이 사진 삭제해!!!!!!!삭제하란말야!!!!!!!!!!"

"삭제 못해. 내가 올린게 아닌데.....비밀번호 몰라. "

"우씨...그럼, 그 뭐야....초상권침해라던가.....

뭐 그런걸로 사이버 경찰에 신고해!!!!!!!!

뭐야 이 기지배들!!!!!!!!!! 남의 사진 함부러 올려놓고!!!!"

"....음..........쿡........지금 질투해?"

"뭐야?!!!!!!!!!! 질투?? 허....웃기시네!!!!!!!!!!

이거 왜이르셔!!!!!!!!!!

야, 비켜!!!  자리에서 나와봐!!!!"

"왜?"

"흥! 나도 꼬리말 남길려구!!

제목, 이하루 실체를 밝히다!!! 

맨날 여자 밝히기만하고, 방구 붕~ 붕~ 뀌는 스컹크에다가

맨날 재멋대로이고... 오만한 자식이라고 쓸꺼다!! 비켜!!!!!!!"

버럭- 버럭- 소리치며 의자에 앉은 녀석을 밀치는데...

순간 녀석이 내 허리에 머릴 뭍으며 와락-  허리를 끓어안아버렸다.

"뭐야!!!!!!!"

"....그래도 좋지?"

"뭐?"

"그래도 내가 이렇게 안으면 좋지?"

"................."

"내 살결 닿으면 좋지?"

"................"

"내 숨결 닿으면 .....................좋지?

난 다 좋은데. 누나껀 다 좋아.  

이렇게 누나 안고 있으면..... 이렇게 누나 살결이 내 살결에 스밀때면......

미칠것 같아. 너무 좋아서."

내 허리에 얼굴 파뭍은 녀석의 잔잔한 음성이 조용히 울려퍼진다.

제길.....약은놈!!!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다니...잉...

약해진다.......

[스윽-]

잠시 내맘이 흔들린 사이 그틈을 놓칠새라 

한순간 녀석의 손이 내 윗옷을 파고 들었다.

"야!! 뭐하는거야!!"

[쿵!!]

섬짓- 놀래며 녀석을 밀치려는데....

한순간 그대로 날 밀치며 침대로 점프를 하는 녀석. 

어?!...이게 아닌데...

왜 이렇게 되는거야.......잉............

"제길!! 누나 허리 안고있으니깐!!

갑자기 그 재수똥이 또 생각나잖아!!!!!

배꼽옆 허리에 점이라구!!! 우씨!!!!!!!! 날 놀렸어!!!

그래 확실하게 새겨두마!!! "

"야, 뭔소리야??"

"까짓 없으면 내가 새.겨.버.린.다.!"

"야!!! 꺄아아아악!!!!!!!////"

물어도 내가 알수없는 말만 쏟아내던 하루자식.

갑자기 내 윗옷을 확 들쳐내더니......

배꼽밑을 허리부분부터 인정사정없이 햝아대며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만해!!!...///"

어느순간부턴가....

녀석의 혀가 부드럽게 내 살결을 핥아낸다.

그리곤 이미 혀가 부드럽게 스쳐간 내 살결을 녀석의 이빨이 

다시 조심스레 스쳐가며 잘근- 잘근- 물었다.

소름이 돋는듯-

짜릿한 전율이 머리끝까지 차올라오며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물던 내입술로...

격한 숨결이 토해져나올때즘....

이상하게도 내 아랫배를 강하게 짓누르며 그곳에 붉은 장미꽃을 그려내던 

녀석의 뜨거운 입술이 힘없이 떨어졌다.

왠지 이상한 느낌에 고갤 들자....

내 배에 얼굴을 뭍은채 다시 잠이 들은 하루녀석. 

"아....뭐야......이하루.........

...................김빠진다. 쿡...쿡...쿡...."

녀석의 갑작스런 행동에....

혼자 킥킥- 거리며 중얼거리던 나.

자리에 덜썩 누워선 손을 뻗어 녀석의 머릴 조심스레 스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나도 그래...........

.................나도 좋아..........하루껀 다 좋아.......

내 온몸에 머무는 니 숨결도.... 

........오만하고 거만한 니 성격도........

...참 ....근데......... 방구는 빼자!! 아까껀 진짜 독했다. 

쿡쿡쿡쿡............."

[삐이이- 삐이이이- ]

[띠리리리- 띠리리리-]

다시 깊은 잠에 빠진 우리들은.....

하루녀석의 핸폰과 집전화로 차례대로 전화가 들어오는줄도 모른채,

깊은 꿈속으로 계속 빠져들었다.

잔잔히 오피스텔안을 울리던 전화벨소리는.... 

꿈속에 빠져든 우리들을 스쳐 소리없이 사라져버렸다.

.

.

.

.

그때까지만해도....

하루녀석과 난 그 얼짱 사진으로 인해 앞으로 벌어질 우리들의 일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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