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7 (28/72)

# 27

by 민하균....

"좋은아침."

"안녕하세요. 오늘 촬영 스케줄 책상위에 올려두웠습니다."

"고마워."

"참 그리고 XX회사, 최영은씨에게서 여러번 전화가 왔었습니다."

"그래? 또 전화가 오면 연결시켜줘."

"네, 알겠습니다."

스튜디오를 겸한 건물 20층에 위치한 제법 큰 작업실.

아침일찍 작업실에 들어서자말자 낭랑하게 울려퍼지는 여직원의 목소리와...

미리와서 스튜디오를 셋업하고 있는 어시스턴트의 모습속으로.....

스튜디오를 옅게 감도는 달콤한 커피향이 내코를 스쳤다.

"음...향 좋은데. 한잔 부탁해."

"네."

방긋~ 기분좋은 미소를 날리는 여직원을 뒤로한채,

사무실안으로 들어왔다.

[차르르륵-]

가방을 책상위에 내려놓은채, 입에 담배 하나를 꺼내 덥석 물었다.

그리곤 사무실 창을 가리고 있는 - 긴 세로로 늘어진 블라인드를 걷어내자,

밀려드는 햇살속으로..... 

옅게 사무실안을 감돌던 사진 약물 냄새가 조용히 흩어졌다.

[챙- 치이익- ]

창가에 기대여 지퍼라이터에 입에문 담배에 불을 붙일무렵....

사무실문이 열리며 커피를 받쳐든, 단아한 모습의 여직원이 내 시야로 밀려들었다.

"참, 아침에 호텔에서 이상한 팩스가 들어왔던데......."

"이상한 팩스? 호텔에서?"

"예. 맨위에 올려두웠습니다. 쿡....."

책상에 커피를 올려놓으며, 자칫 내가 그냥 지나칠지도 모를......

책상위에 제법 쌓여진 서류에 살짝~ 주의를 주며, 

쿡- 입가로 흩어지는 옅은 미소를 애써 감추며 나가는 여직원.

그녀의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은채....

장난치듯- 입에 문 담배를 입가 양쪽끝으로 이리저리 옮기며 

무심코 책상쪽으로 걸어가 맨 위에 올려진 서류를 움켜쥐었다.

간단하게 임시 청구서식으로 작성이된 이 종이.;;;

[이 방에 부서진것에 대한 모든 청구서는.... 

이 방을 사용했던 저, 민하균 에게 보내주십시요.]

라고 마치 내가 쓴것 마냥 처음보는 필체가 헛소리를 써놓은 종이조각 복사와함께...

바람빠진 풍선처럼 바닥에 푸욱~~ 꺼져버린, 

희얀한 모양의 스위트룸안의 물침대 사진한장이 같이 첨부되어있었다.   

"이게 뭐야?!"

미간이 찡그러지는순간......

짧게 설명이 되어있는 호텔측 설명.

[어제 숙식한 스위트룸 파손 청구서입니다.

민하균님께서 청구해주셔야 할 금액은 XXXXXX 원이고....(생략)........

첫째. 현재 저의 호텔 광고 계약금에서 빼는 방법.

둘째. 따로 청구해주시는 방법.

결정해주신뒤 연락주시면 바로 서류를 만들어 보내드리겠습니다....(생략).....]

순간 머리를 섬뜻- 스치는 이름 하나.

이.하.루.

"빌어먹을 애.송.이.!!!!"

인상을 팍- 찌푸리며....

입에서 이리저리 장난을 치던 담배를 질끈- 깨무는데....

순간 터지는 인터폰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삐이- 1번, 최영은씨 전화입니다]

신경질적으로 해드잭을 움켜쥐고 귀에 들이대자,

나긋나긋~한 영은의 목소리가 스몄다.

[자기~..]

"너희 회사 광고 절.대. 안 찍는다."

한달전부터 자기네 회사 광고를 찍어달라고 부탁했던 영은.

나와의 친분만 믿고 확실하게 날 섭외한다고 회사에 큰소리 친 모양이지만...

이미 정해진 스케줄 때문에 차일피일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어쨌든 전화기에서 그녀의 말이 떨어기기가 무섭게 버럭- 소릴 내치자,

키득~ 키득~ 웃는 그녀.

[그나저나 현진 언니랑 통화했는데..... 쿡쿡쿡........

....이마~ 물침대가 좀 비쌀걸요~~~ 큭큭큭큭..........]

"끊.는.다."

[아잉~ 자기~ 끊으면 후회해용~~

오늘은 자기 낚을 확실한 미끼가 있는데.....

내 직감이 맞다면.... 아마 하균씨가 안 물고는 못배길걸요?!]

"??"

[이번에 우리 광고.

지금 한창 뜨고있는 얼짱사이트에서 연예인이 아닌 사람 뽑아 쓴다는건, 알고있죠?]

"근데?"

[이번에 우연히 찾은 얼짱이 우리 회사에서 폭팔적인 반응인데.......

아마 하균씨도 구미가 당길걸요.]

".....??"

할수없이 책상에 앉아 전화에서 영은이가 가르쳐주는 웹주소로 들어갔다.

수십명의 여자,남자 사진이 스크린에 가득 메우는 그곳.

순간 한쪽편에 눈에 확 들어오는....

6월의 베스트 킹카 라는 얼짱 사진이 내 눈에 확~ 들어왔다.

그 사진을 클릭- 을 하자,

엄청난 조회수를 자랑하며..... 스크린 가득 커지는 킹카의 사진.

무슨 무대위에서....

실크천 단추를 다 풀어해친채, 몸을 살짝 웨이브 트는 듯한 이 캠사진.

분명....................

애.송.이. 의 사진이었다.

"이건.............."

[쿡.... 어때요? 땡기죠? ]

해드잭으로 밀려드는 영은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옅은 미소가 입가를 맴돌아선,

[탁-탁-탁-]

애송이의 사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일정한 간격으로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 톡- 두들겼다.

"쿡....확실히 당기는군."

[그쪽이 오케이만 하면....

하루군 어떻게해서든 스카웃 해올께요. 

회사에서 이미 반응이 좋아서 하루군이 틀지 않은한 별 큰문제는 없을거에요.

그리고 덤으로 현진언니까지........어때요? 이만하면 충분한 미끼죠?]

휴우.......

그녀의 말에 책상 의자에 몸을 기댄채,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뜻밖의 흥미로운 제의.

애송이를 살포시 밟아줄수있는 기회.

"...쿡....침대값, 두배정도는 빼먹어야겠지........."

[네?]

"아니....쿡....... 좋아.

애송이만 확실히 해주면 바로 계약할께.

그리고 덤까지.................."

[쿡...걱정마요. 그럼 다시 전화할테니깐.....

기대하고 있어요. 쿡쿡쿡.................]

전화를 끊고.....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 앞으로 어떻게 애송이를 잡아먹을까.... 

찬찬히 사진을 응시하며 악마의 미소를 입가로 긋던 나.

순간 내 키스에 알수없는 눈물을 흘리던 현진의 모습이 머릴 스쳤다.

격한 내 숨결이 그녀의 입술에서 떨어지는순간,

그녀의 눈에서 떨어지던 눈물. 

기습키스였지만....

처음이었다.

내 숨결에 눈물을 흘린 여자는........

남의 숨결을 갖은뒤 죄스러움을 느끼게 해준 여자는................

그리고 오기인지,  아님 흥미인지.......

나조자도 알수없는.............

마치 한번도 갖지 못했던 장난감을 처음 바라보는 아이 마냥....

악마같은 내 옅은 미소를 비집으며 꿈틀- 꿈틀- 밀려드는.....

내 가슴을 깊게 짖누르는 욕망.

갖. 고. 싶.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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