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3 (24/72)

# 23

XX 호텔.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호텔에 도착했다.;;;

퇴근시간이 점점 다가오면서 서서히 밀려드는 후회로인해  

그만 두자고 말하러 영은이를 찾아봤지만 이미 사라진뒤였다. 

행여라도 하루가 나한테 연락할까봐 내 핸폰까지 압수한채.......

분명 이 호텔 어딘가에서 날 지켜보고 있을것이 분명했다.

무서운년. 

불안한 맘을 안고 호텔 안으로 들어가 커피숍 표지판을 따라 가는데..

이 호텔 구조 참 신기하다.

네모난 도낫모양이라고 해야할까?! 

호텔 건물 가운데 큰 정원이 형성되어 호텔 투숙객들이 다 볼수있게 만든.

음... 쉽게 말해 롯데월드구조와 비슷한것 같다;;;

힐끔, 힐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정원을 지나야하는 커피숍의 구조에 따라 호텔안, 정원문을 열었다.

그러자.........

[쏴아아아아~ ]

풋풋한 풀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히며 폭포수같은 소리가 내귀를 내리쳤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화려한 불빛속의 분수대의 모습.

와아~ 멋있다...

가만 그리고보니 아까 하루한테 핸폰 때릴때 

영은이가 호텔 분수대가 어쩌고저쩌고 하더니...

바로 이 분수대를 보고 한 얘긴갑다.

쩝.... 

하아~ 정말루 이런곳에서 사랑고백 받으면 좋을텐데...////

하루의 그 나직한 목소리로.......

`누나, 사랑해. 누난 내꺼야.`

깍깍깍깍깍깍......

거기다 보너스로 키쑤까지 곁들이면...../////

아~ 정말이지.... 환상 그 자체일터인데.....흑흑.....

[휴우...]

한동안 혼자 멍하니 분수대를 바라보며 온갖 상상의 날개를 펼치던 난,

끝내 한숨만을 푹~푹~ 내쉰채.....

허무한 맘을 끌어안으며 커피숍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문앞에서 웨이터가 정중히 인사를 건낸다. 

"어서오십시요. 몇분이십니까?"

"네. 저기......"

[스윽-]

"두명입니다."

헉쓰!! 뭐..뭐야?!!! 

갑자기 내등뒤에서 내말을 삼켜버리는 남자의 저음.

순식간에 내 허리를 자연스레 휘감는 낯설은 남자의 체온에 

화들짝~ 놀라며 제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세미정장 차림에 흩트러진 머리.

도도한 모습으로 담배를 입에 질끈 문채 날 내려다보는 남자의 모습.

바로 영은이 말한 그 사진의 남자가 내 눈앞에 서있었다.;;;

그것도.......

생각보다 훨씬 멋있는 자태를 뽑내며.

아....역쉬......

이 세상은 넓고, 멋진 남자는 많았던것이다!!! 

"네. 두분 되십니까. 자리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십시요."

"....갈까?....

쿡....자연스럽게 행동해. 미리 와있을지도 모르잖아."

웨이터의 안내에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내 허릴 감싼채 나직히 중얼거리며 에스코트 해주는 이 남자, 민하균.

정말 노련미가 넘친다.;;;;;;

나역시 그의 노련미에 처질새라 어설픈 미소를 지으며 그의 행동에 몸을 맡기는데,

문득 옅은 향이 내코를 스쳤다.

아.... 냄새좋다..........///

코끝을 스치는 하균씨의 몸에서 풍기는 향수향. 

그 향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그의 몸에 내몸을 밀착시켰는지....;;;;;;

순간 멈짓- 자리에 멈춰서는 하균씨의 행동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나.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상한듯 날 바라보는 하균씨의 눈이 있었으니....... 

까아아악...

어쩌어쩌....내가 미쵸미쵸.....

"..아니..저...향이 좋아서.........;;;;"

"쿡...  Giorgio Armani....."

친절(?)하게도 향수이름까지 갈켜주며 피식~ 웃는 사람. ;;;; 

그와중에서도 웨이터가 자릴 지정해주자, 

성큼성큼 테이블로 앞서 나가더니 내게 의자를 빼내어준다.

허허...자식! 매너좋네...;;;

"앉어."

"아..네. 감사합니다."

멈짓멈짓- 어설피 자리에 앉자, 메뉴판을 내미는 웨이터.

"지금 주문하시겠습니까?"

"아..예. 커피주세요."

"난 스카치."

헉....이 커피숍, 저녁엔 술도 파는갑다.;;;

하긴...분위기도 이렇게 좋은데 커피만 파는건 좀 그렇치.

정중히 목례를하고 돌아가는 웨이터뒤로....

난 커피숍 안을 조심히 두리번거렸다.

행여하도 영은이와 하루의 모습이 보일까 싶어 열심히 두리번 거렸건만. 

영은이는 숨어있어 안보인다쳐도.....

하루놈 역시 보이질 않았다.

그런식으로 전활 끊었으니.....장난인줄 알고 안올려나......;;;;

왠지모르게 밀려드는 이 허탈감.

쳇...뭐야 이건.  

와도 걱정...안와도 짜증. 이 작전 별루다.

[하아..]

나직히 한숨을 토해내며 옆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정원에서 화려한 불빛을 뽑내는 분수대가 시야로 가득 들어올무렵......

[찰칵- 후우~]

귓가를 스치는 경쾌한 쇠마찰음 소리와 함께 옅은 담배냄새가 내 코를 간지럽혔다.

"아직 안온모양이네."

"아...예....;;;"

씨익- 조소를 머금은채 담배연기를 내뿜는 민하균. 

길고 섬세한 그의 손가락에 담배가 참 잘어울리는 이 묘한 분위기.

솔직히 초반부터 반발이라 좀 귀에 거슬리긴 했지만...

뭐 그래도 멋있으니깐.....

분위기 짱이니깐....... 왠지 그것조차도 멋으로 느껴지는 이 거부할수없는 분위기.  

허허.....

이 묘한 분위기는 대체 뭘까////

저 인간의 나이 연륜탓인가.....하루완 전혀 다른 이 느낌이란........

"휴우~ 솔직히 도와주는건 별로 흥미가 없는데 말야.

그래도 영은이가 부탁해서..... 나오긴 했는데."

"..예....;;;"

"들어서 알겠지만, 난 뺏거나 깨는게 취미라서...쿡.....

뭐 이것도 나한테 돌아오는게 있으면 괜찮아."

쳇....성격 더러운놈. 저런말을 웃으며 하다니.

거기다 돌아오는거라니?! 내놈이 정녕 돈을 바란단 말이더냐!!! 

"풋하하하......"

"???"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는 하균씨의 행동에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하균씨가 흥미로운 눈으로 날 바라본다.

"ㅋㅋㅋ...표정이 정말 풍부하네. ㅋㅋㅋ....

평생 사람 못속이겠다. 속으로 뭘 생각하는지 얼굴에 다 나타나는걸.

쿡..... 나도 내 성격이 더러운건 잘 알어. ㅋㅋㅋ..."

우씨....;;;

오만상을 찡그린 내얼굴을 바라보며 담배를 입에 문채 낄낄 거리는 저 남자.

문득 그의 시선이 문쪽을 향하자 제법 흥미로운 표정으로 뒤바뀐다.

"쿡..... 상대 말이야.... 혹시 빨강머리야."

빨강머리?!!!!

헉...!!!!!!! 하.... 하루가 온거야!!! 

그의 말에 흠짓 놀래며 커피숍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했는데....

"쿡... 아니! 뒤돌아보지마. 그냥 그대로 있어!!"

날 급히 저지하는 하균씨의 나직한 목소리에 난 고개조차 돌리지 못했다.;;;;

"쿡...생각보다 눈이 높은걸. "

하루를 바라보며 나에게 툭 던지는 말.

쳇....;;; 당근이죠. 내가 얼마나 눈이 높은데요. 

"오호~...... 우리 발견했다. 이리로 걸어오네. 

에이....근데 그렇게 화난 표정은 아니네. 꽤나 여유로운걸, 저녀석. 

장난인줄 아나보다. 쳇......

은근히 화나는걸. 화끈하게 놀려줄까!? 어떻할래?

오호....점점 더 다가온다. 빨리 결정해. ㅋㅋㅋ...

5 미터전.....3 미터전.........."

"..난...난.........."

갑자기 점점 다가오는 하루의 모습을 생중계하며 ;;;;;

뭔가를 결정하라는 그의 말에...당황스런 표정을 지은채 우물쭈물하는 사이......

"땡! 결정권 끝~"

짓굳은 표정을 짓는 민하균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어느새 입에문 담배를 한모급 빨아선 재털이에 놓는 

그의 한손이 순식간에 내뺨으로 밀려들었다.

"..어?......."

순간 당황해할 겨늘도 없이... 내가 정신을 차렸을땐......

이미 매캐한 담배연기가 내 입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차가운 입술이 내입술에 맞닿은채, 

무턱대고 내 입술을 밀쳐내던 그의 혀가...

어느새 입안으로 거칠게 들어와선 내 입안 구석구석을 훓으며.... 내 숨결을 단숨에 삼켜버

린다.

입안으로 밀려드는 타액과 함께 물컹하고 말랑한 그의 혀가

내 입안 가득 차올라 점점 숨이 막혀온다.

날 묘하게 자극하는 그의 향수향과 매캐한 담배냄새.

그리고..... 

내 입술에 맞닿은 차가운 그의 입술.

따뜻함 하나 느낄수없는 .... 

그저 정복하듯 날 거칠게 삼켜버리는 그의 숨결에....

너무나도 차가운 그의 마음이 내 마음속까지 밀려들어오는것같아.....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하아....

내 입술로 격한 그의 숨결이 토해진다.

그리고 날 응시하는 하균씨의 눈동자가 

나도 모르게 흘린 눈물에 잠시 동요하듯 일렁이는 찰나,

둔탁한 마찰음이 그의 얼굴에서 터짐과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다.

쿵!!!

[까아아아악...]

"개새끼!!!!!!!! 너 죽인다!!!!!!!!!"

빨강머리가 출렁이며 격한 하루의 음성이 터졌다.

하..하루야......

나 키쑤 당했어....엉...엉....

"에이, 제길!!!!!!!"

내 시선과 마주하자 하루녀석 인상을 찌푸리며 버럭 소리치더니 

순간 내 한손을 확 끌어당겨선, 

웅성웅성- 거리는 카페를 뒤로한채 무작정 밖으로 끌고나간다.

무...무섭다.......

아무래도 오널 하루손에 죽는갑다. 

"...하....하루야........."

"시끄러!! 한마디도 하지마!!!

나 지금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올라서 누나도 때릴지몰라!!!"

"....미안.......

하루야.........미안............. 그사람이랑 키스한건.........."

"에이씨!!!!!!!"

헉....으..으아아아아악!!!!!!!!!

키스란 말에 갑자기 눈에 불을 키며 날 확 안아올려버리는 하루.

매몰차게도 날 분수대에 집어던져버렸다. 

으아아악!!!!!

어무이 살려줘!!!! 나 수영못한단말야!!!! 

갑자기 내 온몸을 덮치는 차가운 물에 소스라치게 놀래며

오직 살기위해 허우적허우적 거리다 결국 포기상태로....

철퍼덕-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그러자 차갑고, 어이없다는 식으로 날 내려다보는 

하루의 시선과 마주하자 그제야 깨달은 한.가.지.

아...... 분수대였지 ;;;; 

허리밖에 차오르지 않는 물. 이 상황에서 혼자 생쑈했군. ;;;;

혼자 무안해서 뻘춤한 표정으로 하루를 바라보자, 

미간을 찌푸리며 나에게 뭐라 한마디 내뱉으려고 하던 하루놈.

그순간 누군가가 하루의 어깨를 툭- 툭- 내리쳤다.

그러자 힐끔- 시선을 뒤로 돌리는 하루를 향해 

누군가가 인정사정없이 하루를 내리쳐버렸다. ;;;;;

[풍덩-]

그대로 내 옆으로 꼬꾸라지는 하루놈.;;;;

그 뒤로 담배를 입에 문채 아까 하루에게서 맞은 턱이 아픈듯... 

손으로 턱을 만지고 있는 하균씨의 모습이 보였다.

"물속에서 머리부터 식혀라, 이자식아!!

나이도 어린놈이 성질하나 진짜 더럽네. 

키스한번에 이렇게 확 돌아버리면서 왜 여자한테 좋아한다는 말도 못해!!

병신....."

잘근잘근 입에 문 담배를 씹으며 차가운 얼굴로 하루에게 말하던 하균씨.

그의 차가운 시선이 힐끔- 날 향하더니 어느새 씨익~ 웃음을 날리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툭-툭- 친다.

"꽤 맛있었어.

.............

아, 글구 이건 스위트홈 키.

오늘 현진씨하고 야릇한 밤을 보낼려고 미리 예약해둔건데....

둘다 젖은상태로 돌아가기도 그러니깐 써."

피식- 웃으며 키하나를 내손에다가 쥐어주더니,

물에 잔뜩 젖은채 씩씩- 거리는 하루의 머리를 덥석 잡은채 귓가로 뭔가를 속삭였다.;;;

[현진씨....

배꼽밑 왼쪽 허리끝에 있는 점. 속옷만 입고 있을땐 참 매력적이야. 안그래? 쿡....]

"으아아악!!!!!!! 제길!!!!!!!!! 너!!!!!!!!!!!!"

하균씨가 하루에게 뭐라고 속삭였는지도 몰라도...

헤죽헤죽 웃으며 그곳을 떠나는 하균씨 뒤로 광분한 하루의 모습만이 남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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