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
"...사랑해..누나........"
거실에 앉아있는 내 무릎을 밴채....
지긋이 날 올려다 보는 하루.
숨막히듯 밀려드는 녀석의 시선 너머로....
붉은 녀석의 입술이 조심스레 달작이며....
녀석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서서히 내게로 밀려들었다.
"........사랑해......."
꿀꺽/////////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피가 역류하듯 가슴에서부터 울컥- 뭔가가 밀려나오며
온몸이 달아오르는데........
"쳇! 거봐!!! 내가 저자식보다 더 잘하잖어.
자식, 저것도 연기라고 하냐!?!!!!!"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텔레비젼으로 시선을 돌리는 하루놈.
하아....싫다.... 정말 싫어.....
왜 저자식의 저런 행동에 일일히 반응을 보이냐구.
솔직히 녀석과 난 저녁무렵까지
특채 토스트껀으로 서로 하루종일 티격티격거리며 싸우고 있었다.
근데 어느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이 묘한(?) 포즈로
녀석과 정겹게 텔레비를 시청하고 있었다는..........;;;;
그러다 문득 신인 텔런트의 엉성한 연기에 격분하던 하루놈.;;;;
결국은 나에게 시범연기까지 보이기에 이르렀고.....
한마디로 난 그놈의 연기에 혼자 흥분한 꼴이된거다.
아~~ 허무해.......ㅜ0ㅜ
뻘춤한 얼굴로 텔레비전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는데...
"...누나......."
다시금 울리는 하루의 목소리에 시선을 다시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올려다보는 녀석의 눈망울로 내 모습이 아른거린다.
".....누나 몸이...... 뜨거워."
헉쓰....;;; 이...이론...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허벅지에 맞닿은 녀석의 뺨으로
순식간에 달아오른(?) 내 온기가 녀석에게로 전해진 모양이었다. 제길......!!
[부시시]
제법 심각한 표정으로 부시시- 자리에서 일어나 내앞에 앉는 하루놈.
갑자기 덥석- 내 뺨을 움켜잡더니...자신의 이마를 내 이마에 들이 댄다.
"야..야...왜그래!!!"
".......가만이 있어봐!.....어? 진짜 열있네. 아퍼?"
녀석의 말에 흠짓- 놀라며 우물주물하는 하자....
이상한듯 날 바라보던 녀석.
한순간 뭔가가 떠올랐는지...
녀석의 입가로 옅은 미소가 감돌아선,
제빠르게 고갤 숙인 내 얼굴로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쿡......설마.........
아까 내가 한 말에 .......흥분한거야?!!!"
"아..아냐!! 뭔소리야!!!"
"응~ 그으래~~???"
"당연하지. 내가 그런 장난따위에......"
녀석을 밀쳐내려고 하는데...
순간 와락- 내몸을 삼켜버리는 녀석의 따뜻한 온기.
그리고 녀석의 나직한 숨결이 내 귓볼을 간지럽혔다.
"...사랑해........."
[두근두근....////////]
"..........사랑해.........."
[두근두근두근...........
화르르륵~~~ /////////////]
"풋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맞네!!!! 저 얼굴좀봐!!!!!!풋하하하하하!!!!!!!!"
우씨..녀석, 벌겋게 홍조를 띈 내뺨을 보더니 자지러지며 웃어버린다.
잉.....그렇게 귓가에서 속삭이면 누군든 그렇게 되지.
이바보야!!!!! ㅜ0ㅜ
"잉...비켜.."
내몸을 짓누르고 있는 녀석을 밀치려는데...
순간 어느새 진지하게 변한 눈빛으로 날 응시하고 있던 녀석의 눈과 마주하고 말았다.
헉쓰...왠지 불길한 눈빛....;;;
[스윽]
"아얏..."
진지하게 날 바라보며 내 찢어진 아랫입술을
살며시 건드리는 녀석의 손.
"아퍼?"
"당연히 아프지!!!
아침에 니가 토스트 억지로 먹일려고 입술을 부벼서 더 찢어졌단말야. ㅠ0ㅠ
왜 넌 맨날 무냐!!! 니가 개냐!!! 씨이..."
"쿡..... 그런가봐. 지금도 누나 물어뜯고 싶어서 죽겠어."
"......;;;;; "
[할짝~]
까아아아악.....///////
갑자기 녀석이 찢어진 아랫입술을 혀로 핧는다.
"야!!! 뭐하는거야!!!/////"
"소독. 누나 입술 빨리 나으라고 소독하잖아.ㅋㅋㅋ..."
"필요없어. 우씨..."
"가만이 있어봐. 내가 낫게 해줄께."
손으로 녀석을 밀쳐내는데...막무가내로 내손을 꽉 움켜쥔채...
움직이지 못하게 내 머리위로 올려버리는 하루놈.
"야!!! 손아프단 말야!!! 놔!!!"
"..............사랑해....."
".......;;;;;......./////////"
진지한 눈으로 다시 `사랑해`를 읊조리는 녀석의 목소리에....
장난인걸 알지만........ 다시 붉어지는 얼굴.
할짝~
소독을 시켜준다는 명목아래...
다시 녀석의 혀가 찢어진 아랫입술에 맞닿는다.
짜릿한 통증이 밀려들며,
내 입술에 머무는 녀석의 뜨거운 숨결에 묘한 기분이 밀려든다.
그리고 서서히 내몸을 힘있게 짓눌러가는 하루.
웅.....오늘 .....합침 ...........허락할까......... ///////
왠지...녀석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한채.../////
입을 살며시 벌리며 녀석의 숨결을 받아들이려던 찰나,
순식간에 내몸에서 빠져나가는 하루놈.;;;;;;;
"...아차차차~~ 까먹을뻔했다!!
저녁에 미용실 예약했었는데....쩝...."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날 그대로 내팽겨친채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녀석.
뭐..뭐야!!!!!!!!! 지금 나혼자 열내고 있었던거야!!!!!!!!
우씨!!!!!!!!!! 창피해............ㅠ0ㅠ
녀석의 갑작스런 행동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고는....
멍하니 자리에 누워있는데.... 녀석의 살랑~ 거리는 목소리가 울린다.
"누낭~~~"
무섭게 도끼눈을 치켜세우며 고개를 문쪽으로 돌리자,
날 향해 기분나쁘게 씨익~ 웃는 녀석.
"To be continue~~~~"
.
.
.
한두시간이 지났을까...
혼자 멍하니 텔레비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려선
미용실에 갔었던 하루놈이 숨을 헐떡이며 허겁지겁 들어왔다.
"왜그래? 누가 쫓아와?
어머~ 야 너 머리 빨간색으로 염색 한거야!!! "
"..헉..헉....누나!! 빨리, 빨리 물끓여!!!! 빨리!!!"
"왜?;;;"
"이자식 잡아먹을려구!!! "
잔뜩 흥분한 녀석.
갑자기 난방을 확 열어재끼자..........
헉..!!녀석의 머리색과 똑같은 색깔의 주먹만한 것이 모습을 들어낸다.
저...저게 뭐야????
[삐약~ +++++]
"으아악!!!!"
인상을 팍쓰고 신경질적으로 울어댄채,
자신을 움켜쥐고 있는 하루놈의 손가락을 물고는....
푸드득~~ 거리며 내앞으로 도망오는 붉은색 덩어리.
바로......병아리였다.!!!!!
"우씨!! 저새끼!!!!!! 너 확실하게 잡아먹어준다!!!!!!
이리 안와!!!!!!!!!!!!"
[푸드득~ 푸드득~]
무섭게 달려드는 하루놈을 요리조리피하며
내 품으로 쏘~옥 들어오는 병아리.
우와~~~~~~ 귀엽당////
"깍깍깍~~ 엄청 귀엽당////
너 어디서 왔니?!!! 아유~~ 귀여워!!!!!"
"헉..헉...빨리 내놔!!!!
그자식 잡아먹을려고 내가 머리색도 이렇게 바꿨단 말야!!!!!!!!"
버럭버럭 소리치며 달려드는 하루놈.
뭐야??? 병아리 때문에 머리가 붉어졌다니...;;;;
녀석의 설명은 바로 이랬다.
저 병아리는 바로 미용실에서 키우는것이었단다.
근데 하루녀석이 들어가자,
무작정 하루에게 공격을 가했다는 우리의 용감한 병아리.
첨엔 하루녀석도 웃으며 넘겼는데..
그 횟수가 지나치자...결국 화가났고,
결국 잡아먹을 속셈으로...;;;; 미용실 여주인에게 병아리를 넘겨달라고 했단다.
그러자 여주인이 방실방실~ 웃으며 하는말이....
[병아리와 같은 색으로 머리 염색하면... 드릴께요~ ]
그말에 무작정 오케이를 한 하루놈.
참 단순하다..;;;;;
병아리와 한세트로 머리색깔을 바꾸자,
꺅~꺅~ 거리며 귀엽다고 외치는 미용사들을 뒤로한채,
하루놈은 병아리를 순식간에 낚아채선...눈썹이 휘날리도록 집으로 달려온것이었다.
오.직.병.아.리.를.잡.아.먹.기.위.해.
"...알겠지?! 저자식 꼭 잡아먹을꺼야!!! "
"안돼!! 안돼!! 넘 귀엽단말야!!! 키울꺼야!!!//"
"내놔!!!!!!!!"
"안돼!!! ///"
[삐약!! ]
내가 병아리를 꼭 움켜쥔채 놓아주질 않자,
씩-씩- 거리며 버럭 소리치던 하루놈.
자리에 털썩 앉아서 숨을 고르며... 힐끔 날 바라본다.
"까아악~~~너 색깔 넘 이뿌당. //
삐약아~ 하루가 너 안잡아먹게 내가 지켜줄께.
움....... 너 이름은 말야............
색깔도 하루랑 같은 색이니깐....풋.........하루의 돌림자를 따서......
`마루` 마루라고 하자. 헤헤.. 마루야~~~~~"
[삐약~~ 삐약~~ 푸드득~~]
난 얼른 마루를 손에 얹어선
하루녀석에게 내밀고는 실실~ 웃어보였다.
"하루야~ 마루, 이뿌지?!우리 키우자~~ 응???"
".......마루가 뭐냐!! 마루바닥도 아니구. "
[삐약!! ++++]
신경질적으로 삐약~ 거리는 마루의 울음소리에
도끼눈을 치켜세우며 마루를 째려보는 하루놈. ;;;;;
그러다 문득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본다.
"좋아! 키워. 뭐 다 커서 잡아먹으면 더 좋지."
"야!! 야!!"
[삐약!! +++]
"대신말야........저 자식 키우는대신."
"????"
"아까 하다만건 계속하자구~~~~"
"!! 야!! 꺄아아아아악!!!///"
갑자기 몸을 붕~ 날아선 날 덥치는 하루놈.;;;
녀석의 온기가 내몸위로 스미고....
하루의 머리에서 풍기는 낯설은 미용실 샴푸냄새가 내 코를 간지럽히자,
평소완 다른 향에 묘한 흥분이 밀려왔다.////
아......////
하루녀석, 혀로 무지막지하게 내 목을 핧으며 막 물어뜯더니...
어느새 옷속으로 녀석의 손이 막 침범하는찰나,
[꼬르르륵~~]
이상한 소리가 내 귓가를 스쳤다.
"?????"
하루도 이상한듯 멈짓하는데.....
[꾸르르르륵~~~~~~~꾸르르르륵~~~~~~~~]
또다시 울리는 소리.
바로 하루의 배에서 장왕하게 울리는 배고픔의 울림이었다.
"풋하하하하...이하루... 너 배고푸니?? 하하하하하....."
"........제길!!!!!!!!!
이게 다 저자식 때문이야!!!!!!!
저자식때문에 열나 뛰어왔더니........
이놈의 병아리새끼, 너 잡아먹어버린다!!!!!!!!!!!!!!!!!"
[푸드드드득~~ 삐약!!! 삐약!!!! +++++]
"야!!!! 하지마!!!!!! 이하루!!!!!!!!!!!
마루, 건들지말란말야!!!!!!!!!!!!!"
우당탕탕!!!!
삐약~~!!!!!
.
.
.
그날 깨진 병이 대체 몇개던가....
그나저나 새로생긴 울 마루. 헤헤헤...///
빨간색을 푸드득~ 거리며 늘 하루에게 적대감을 보이는...
왕터프, 왕구여운 병아리.
참, 그리고 보니 하루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
마루와 똑같은 머리색의 하루.
둘다 넘 귀엽다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