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 (21/72)

# 20

반짝~ 반짝~

살랑~ 살랑~

짹~ 짹~ 짹~

화창한 일요일 아침.

살며시 열어놓은 창가로 밀려드는 상쾌한 아침공기속.

쏟아져들어오는 햇살이 커튼을 살며시 건들이며 스며드는 새들의 노랫소리.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아침이던가~~~

하.지.만.

이 아름답고 상쾌한 아침에 내 오피스텔안에만 울리는 괴소리가 있었으니....

"누나~~~!!! 밥줘~~~~~~~~~~~~!!!!"

그랬다.

이 상쾌하고도 상쾌한 아침에 그것도

어젯밤 과음으로 인한 숙취에서 채 깨여나기도전,

난 저 괴소리에 끝내 쓰린 배를 움켜쥐고 부엌으로 쫓겨들어올수밖에 없었다.

쳇!!

다른 남자친구들은 여자친구 속풀라구 

술마신 담날 북어국도 끓여준다고 하더구만. 

아니 뭐 그렇다고 .... 

하루와 내가 정식으로 사귄다거나 뭐 그런건 아니지만..;;;

우씨...그래도 암만 생판모르는 남이라도 

그 흔하디 흔한 설탕물은 떠다 주겠따...

"우씨!! 배고파 죽겠다~~~~~~~~~!!!!!!!

밥!!!!!!!! 밥!!!!!!!!!! 밥!!!!!!!!!!!!!!!! "

뒤이어 터지는 녀석의 고함소리에 

손에 들고있던 후라이팬을 확! 날려버릴려고 한순간,

갑자기 냉장고앞에 떡!하니 붙어있는 사진한장이 내 시야로 들어왔다.

헉...헉쓰...!! 언제 찍어서 붙인거야!?;;;

가면무도회장에서 로미오옷을 입은녀석과 

아름다운(?) 신데렐라의 다정한(?) 포즈 한컷.

아니 뭐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면야.......;;;;

술에 취해 얼굴 빨개져 `헬레레~` 거리며 

로미오에게 엉켜있는 바보같은 신데렐라이지만.;;; 

뭐 어찌됐건간에 내가 바라던대로 키스데이의 추억은 남겼다.

우히히히////////////.......

비록 녀석에게 받은 강렬한 키쑤로 인해 

찢어져 부어버린 입술과;;;;;;;;

뒷처리가 상당히 귀찮은 9개의 키쑤마크가 가슴에 남았지만,

그래도 녀석... 참 멋있었다. ;;;;

자식, 어젯밤처럼 맨날 멋있으면 안되는거야!? ;;;

힐끔-

입술을 삐죽 내밀곤,

바닥에 누워 텔레비를 보는 하루녀석을 힐끔 흘켜봤다.

그러다 번뜩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과 함께 내 입가로 

악마의 미소가 씨익~ 스쳐갔다. 

쿄쿄쿄쿄쿄쿄쿄.... 

그래 어디 한번 화끈한 토스트 먹어봐랑.

어제 내 속 태운 벌이당. 메롱~~ 

.

.

.

5분뒤.

하루녀석을 위한 특채 프랜치토스트가 완성되었다. 풋히히히...

(조리법)

1. 계란을 푼다.

2. 계란과 색깔이 똑같은 겨자가루를 인정사정없이 푼다. 

(여기서 겨자가루의 양은 상대방의 애정과 비례한다.)

3. 후라이팬에 놓여진 빵위에 푼계란을 붓기전,

빵위에 풋추가루를 인정사정없이 양면으로 골고루 뿌려준다.

빵에 후추가루 많이 뿌리면 눈치챈다구?!

하하하...걱정하지마라!! 빵위에 계란을 붓기때문에 절대 눈치채지못한다. ^^

(여기서도 후추가루의 양은 상대방의 애정과 비례한다.)

4. 아주 정성스레 눈치채지 못하게 이뿌게 구우면 끝. 

*참고*

상대방의 특성에 따라...

원하는 종류를 더 첨가해도 그 효과는 탁월하다.

예를 들어 눈에 보이지 않는 소금이라든가..청향고추 즙이라든가...

또한 마늘과 매운붉은고추를 믹서기에 갈아서 넣을수있다.

붉은 색이 걱정이라구?! 풋~ 걱정하지마라.

간혹 눈치빠른 상대가 `붉은색은 뭐야?` 라고 의심의 눈초리로 물어보면, 

`웅~ 자기 건강에 좋으라고 당근 넣어서 만든, 

오직 당신만을 위한 토스트~ 먹어봐~ 맛짱!~ 건강짱!~`

라고 꼬맹맹이 소리와 함께 말해주면 그만이다.

물론 가끔씩 마늘과 붉은고추를 믹서기에 간건, 

당근쥬스나 토마토쥬스의 대용이 되기도 한다.

잊지마라! 종류는 다양하다는걸.

(그리고 모든것의 양은 모두 상대의 애정과 비례한다. 잊지말길바란다.)

(조리법 끝 ^-^v)

엄청난(?) 나의 애정으로 넣은 마늘즙, 풋추가루, 겨자가루.

그 셋의 묘한 조화를 이룬 하루만을 위한 특채토스트.

쿄쿄쿄쿄쿄쿄...

"하루군~ 토스트 다 됐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토스트를 식탁위에 올려놓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녀석을 불렀다.

그러자 부시시~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에 앉는 녀석.

"뭐해?! 빨리 먹어. 배고푸다며."

"................"

물그머니 토스트를 바라보다 나에게로 시선을 옮기는 하루녀석.

어찌된일인지....날 뚫어지게 바라본다.

허걱.;;;;;

뭐야............................ 들킨거....야!?

"....누나..."

"..어?...어....."

".......부운 누나 입술..........꼭 체리 같다! 먹고싶어! 

먹고 싶다~~!! 먹게 해주라~~~~~!!!!////"

 퍽!!!!!!

"토스트나 먹으셔!!!!"

"우씨...-_ㅜ"

녀석의 머리를 콱 쥐어박고 소리치자,

녀석 인상을 팍 쓰곤 토스트를 손에 쥔다.

자식, 들킨줄알고 심년감수했잖어. 쳇..... -_-^

제발 딴생각하지말고,

어여 한입 먹고 이 누님을 기쁘게 해다오~~~ ^0^

"..웁......"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하루녀석, 

드뎌 아무생각없이 토스트를 들어선 한입 무는가 싶더니....

`웁` 이란 짧은 탄성과함께 인상을 팍!! 꾸기는 녀석. 

ㅋㅋㅋ....앗싸~ 작전 성공~~

"풋히히히히...맛 죽이쥐!? ㅋㅋㅋㅋㅋ...

맨날 나 놀리더니~ 아주 샘통이당~~~ ㅋㅋㅋㅋㅋ

꼭 꼭 천천히 씹어서 넘기렴~~ 호호호호호호호호호......." 

녀석의 모습에 내가 좋아라~ 하는것도 잠시...

녀석 무섭게 날 노려본다. -_-;;;;;;;;

그리곤 입안에 넣은 빵도 삼키지 않은채 

무섭게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선, 나에게로 돌진한다. +_+!!!!

뜨악!!!.....뭐..뭐야!!!!!!!!!!!!!

"..야...야!!!!!!!!!!!!!!!!!"

쿵..

갑자기 나에게로 돌진하는 녀석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뒷걸음질하는것도 잠시,

등뒤로 쿵! 하고 부딪치는 싱크대의 둔탁함과 함께....

녀석의 무지막지한 입이 내입술과 부딪친다.

제길......

더이상 도망칠수도 없구......

우씨!!!!! 치사뽕이다!!!!!! 이하루!!!!!!!

물귀신 작전을 쓰냐!!!!!!! ㅠ0ㅠ

눈물을 머금으며...

그저 내가 할수있는 일이라곤 굳게!! 아주 굳게!!!! 

입술을 꽉 다물고 있는것. -_ㅜ

한동안 내 입술을 인정사정없이 비비던 녀석.

이래저래 해도 내 입술이 열리지 않자,

더이상 못참겠는지 벌개진 얼굴로...

날 쏘아보더니 끝내 내 코를 덥석 잡아버린다.

헉....

숨....숨막혀!!!!!!!!!!!!

안돼!!!!!!!!!! 안돼는데.........으아아아아악!!!!!!!!!!!!!!!!

하아~ 

숨을 쉬지 못해 ... 결국 벌어져버린 내 입안으로.....

무지막지하게 밀려드는 괴상망칙한 맛.

그리고 서서히 내 입안에서 빠져나가는 하루놈.

"...우웨엑............"

눈물을 찔끔 흘리며 역겨움을 참지 못한채 

난 그대로 싱크대에 토해버렸다.

제길....조금만 넣을걸.....

아니 하지말걸........우아아아앙........

.

.

.

.

.

.

여러분.......흑흑.........

뜻밖에도 조리법의 휴유증이 있어요....

잉잉잉............조심하세요~ ㅠ0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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