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8 (by 이하루) (18/72)

# 18  (by 이하루)

"..어?! 야, 하루 어디갔어?"

"몰라. 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설마 이자식, 초대장도 잃어버려 매니저한테 사정사정해서 들어왔는데.....

눈치없이 어디서 여자 덥치고 있는거 아냐!?"

"쿡...아니면 반대로 여자가 덥치고 있는지도 모르지."

"설마, 임마."

무도회장,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와 음악소리.

그리고 바로 몇발자국 앞에서 서성이는 친구들의 목소리 너머....

구석진 코너.

스르륵-

내 몸을 집어 삼키는 짙은 어둠속으로.... 

낯선 숨결이 내 몸을 에워싼다. 

"...웅....하아...."

누군지도 모르는....

낯선 숨결이 내 입가에 머무르며, 

잘근잘근 내 입술을 깨문채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고 있었다.

아까까지만해도...

여자들을 물색(?)중이던 친구들 뒤에 서서 술을 마시고 있었던 나였다. 

근데 갑자기 누군가가 내손을 급히 끌어당겨선.... 

구석으로 밀친채 당돌하게 내 입술을 삼켜버렸다.

첨엔 밀쳐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솔직히 그것조차도 귀찮아서 그냥 여자가 하는대로 가만이 있었다.

하아-

여자의 뜨거운 숨결이 내 입술에 머문다.

그리곤 장난을 치듯- 내 입술을 건드리던 그녀의 혀가 

살며시 내 입안으로 밀려들어온다.

하아....

날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며 내 입안을 휘젖던 여자의 혀. 

하지만 아무 반응도 보이지않는 내 행동에...... 

시큰둥한듯, 여자의 혀는 금방 내 입안에서 빠져나갔다.

그리곤 가면 너머로 보이는 여자의 눈동자가 스윽- 내몸을 훓으며, 

옅은 조소가 그녀의 입가로 뭍는다.

"쿡... 반응이 없네!?.... 내 키스가 마음에 안드나?.........

아님...무슨 다른 생각해?..... 그건 숙녀한테 큰 실례라구.......

..............................

........ 풋..... 그 의상.... 디카프리오가 입은 로미오...?! 

쿡... 오늘 주제하고 너무 먼거 아냐?"

"........."

"풋...하긴 어울리면 그만이지. 실은 그래서 너한테 끌린거니깐.

총 대신 검을 두른것도 마음에 드는걸.

.........................

...........이름이 뭐야? 나이는? 말은 원래 없는거야? 그러고 있으니깐 더 궁금한걸.... 

.....그 가면 너머, 너의 진짜 모습........"

시끄럽다.

짜증난다.

스윽-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자,

내 가슴에서 흐느적거리던 여자의 손이 가면을 들추려는듯 내 얼굴로 뻗어진다.

"......오늘 같은날, 여기 온거보면.....

즐기러 온거 아닌가?!............

...........쿡.......아님 애인한테 버림 받았던지............

......그러니깐........그렇게 딱딱하게 굴지마............."

중얼거리듯-

귓가를 맴도는 여자의 중얼거림에 갑자기 울컥- 누나에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제길....

그냥 하루종일 누날 안고 싶었는데..........

하루종일 누날 느끼고 싶었을뿐이었는데...........

...............잘봐, 누나.

누나가 아니어도 나, 어떤 여자든 안을수있어.

내 가면에 여자의 손이 닿는순간, 

난 제빨리 여자의 손을 낚아채선 그대로 여잘 벽으로 밀쳐버렸다.

그리곤 거칠게 여자의 입술을 삼켜버렸다.

순간 움찔- 놀래던 여자의 입술로 어느새 조소가 번져들며 사르르- 벌어진다.

마치 이런날 기달렸다는듯.......

그녀의 입술이........ 

그녀의 혀가 살며시 내 입술을 적신다.

제길... 이 입술이 아니야.....

하아-

한껏 벌어지는 여자의 입술로 제빨리 미끄러져 들어가는 내 혀가.....

안에서 기달리고 있던 그녀의 혀에 순식간에 휘감긴다. 

아냐...이 느낌이 아니야...

"아....//"

여자의 숨결과 거칠게 엉키면 엉킬수록 자꾸 여자를 밀쳐내는 내 의식을 무시한채,

여자의 허리를 꽉 움켜쥐던 내 한손이 

거칠게 여자의 허벅지로 미끌어져들어가자.......

뜨겁게 토해져 내 입술에 닿는 낯선 숨결.

제길...아니야.....니가 아니라구.........

또다시 여자의 혀가 적극적으로 내혀에 휘감기는순간,

결국 난 여자를 거칠게 내 몸에 떨어뜨려버렸다.

"꺼.져.!"

싸늘게 내뱉은 내 말에 여자의 눈빛이 가늘게 떨려선 무섭게 날 쏘아본다.

`무슨 짓이야?!` 라고 묻는 날카로운 여자의 눈빛에...

"시끄럽게 굴어서... 입막은거 뿐이야.

그러니깐...꺼지라구."

차가운, 짜증섞인 내 목소리에 자존심이 상한듯- 

여자가 아랫입술을 잘끈 깨물더니....

이내 내 뺨을 내리치려는듯 여자의 한손이 날카롭게 허공을 가로지르는순간,

난 여자의 손을 꽉 움켜쥐어버렸다.

"이렇게라도 즐기고 싶어했던건 너야. 재수없게 굴지말고, 꺼져!"

싸늘하게 바라보는 내 시선과 흔들리는 그녀의 시선이 잠시나마 서로 엉켰다. 

그리고 날카롭게 자신의 손을 움켜진 내손을 쳐낸채 내앞에서 사라지는 여자.

제길....

뭐야........이하루.......너 뭐냐?!!

누나 아니어도 다른 사람 안을수있다며!?.............

바보같은 내 자신에 그저 허탈한 미소만을 토해낸채..... 

친구들이 있는곳으로 자릴 옮기려고 했다.

근데 문득 아까부터 날 지켜봤는지 놀란 토끼눈으로 

날 응시하는 여자의 눈과 마주했다.

?!

내눈과 마주하자 얼른 시선을 피하며 자릴 옮기던 여자.

왠지 몸이 안좋은건지..... 

엉성한 포즈로 황급히 자릴 뜨는 여자의 모습에

무표정하게 그녈 응시하던 내 시선이 살며시 흔들렸다.

설마..........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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