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 (17/72)

# 17

[어그적- 어그적-]

어둠에 쌓인 홍대, 뒷골목.

기이한 폼으로 어그적- 거리며 걷는 저 검은 그림자.

바로 나다. -_-;;;

에구구.... 비가 오려나....

이놈의 근육통, 더 아프당. -_ㅜ

하루녀석에게서 몰래 빼돌린 초대장.

이게 없어서 혹시라도 못갔나 했건만...암만 핸폰을 때려도, 암만 집에서 기달려도..

자식, 전화도 받질 않고... 집에 오지도 않았다.

그러니 할수없이 이곳까지 찾아올수밖에.

근데 초대장 뒤에 그려진 약도대로 겨우겨우 찾아왔건만.....

으시시~ 하고 어두컴컴한 뒷골목에.....;;;;

불도 켜지지않는 카페 상호 간판 - [ feel ]

그 덕분에 바로 앞에서 헤매기를 몇십분만에 겨우 출입구를 찾은 난,

한동안 출구앞에 멍하니 서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어둠컴컴하고 좁은 돌계단.

그 계단 양쪽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촛불이....

길게 쭉~ 지하로 뻗어 있었다.;;;;;

왠지... 지하가 아니라....

지옥으로 내려가는 계단같허. -_ㅜ

조심스레 발을 옮기며 계단을 내려가자,

굳게 닫혀진 또다른 문앞에 촛불로 빛을 밝히는 조그마한 공간이 모습을 들어냈다.

"초대장을 보여주십시요."

허걱- 

갑자기 탁한 남자의 굵은 음성이 울리자,

화들짝- 놀란 나. -_-;;;

빛속으로 마치 영국 중세기 집사같은 옷을 입은,

나이가 지긋한 아찌의 모습이 비치자....

뻘춤한 모습으로 초대장을 내밀었다.

씨익-

내가 내민 초대장을 힐끔 바라보며 이빨을 씨익- 내민채 

기분나쁘게 웃는 아찌. ;;

"저쪽으로 가십시요."

깍듯하게 인사를 건내며, 

내가 들어온 문과 정반대쪽으로 향하는 집사아찌의 손끝으로..

옅은 빛이 빠져나오며 천막같은게 쳐져 있는....

마치 움막같은 이상한 곳이 보였다.

"저..저쪽으로 가라구요??"

"네."

집사아찌의 말에 불안한 표정을 애써 감추며 발걸음을 살며시 옮겨선,

천막을 확- 들쳐내자.....

순식간에 내눈을 내리치는 빛속으로 여자들의 목소리가 밀려들었다.

"어머, 늦게 온 사람이 있었네."

"호호.. 어서오세요, 저희 `가상무도회` [feel]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어떤 동화 캐릭터를 원하세요?"

호호하하..

날 애워쌓은 영국 중세기 시녀옷을 입은 여자들의 친절한(?) 말소리에...

바보같은 난, 그제서야 깨알았다.

이곳이 말로만듣던, [가상무도회]장이란걸.

그리고 하루초대장에 적힌 [동화의나라로 초대합니다]란 뜻은...

바로 오늘 가상무도회 주제란것을.

"어떤 캐릭터를 원하세요? "

"어머~ 이 언니, 통통하고 가슴에 볼륨도 있는게... 

언니는, 그옷이 딱!! 어울리겠당!!! 언니, 가슴 C 컵이죠?! 어머~~~"

"어머~ 그래~!! 그 가슴이 돋보이게 만드는 그옷!! ^0^"

"아..아뇨..전 그게 아니라....."

내가 말할틈도 주지 않은채..

내 몸을 이리저리 훑어보는 이 언니들. -_-;;;

기막히게도 내 컴플렉스 중 하나인 왕가슴사이즈를 알아챈채,

어머~ 어머~ 를 합창하며... -_-;;; 

길게 쭉~~ 늘어진 영국 중세기 옷들을 훑어내려선 옷 하나를 불쑥 내앞으로 내민다.

"이옷이에요~ 어머 정말 딱!! 어울리겠당!! ^0^"

"이옷엔 또 이신발을 신어야하구요~"

"호호호... 그럼 머리모양은 이렇게 하고, 화장은 또....."

조잘조잘... 정말 정신없이 떠벌리는 이 언니들.

"저기요..제말을 끝까지 들어보세요.

저는요...이것때문에 온게 아니라......까아아아아악!!/////"

내 설명도 듣지 않은채,

정말 눈깜짝할사이 내 옷을 벗겨버려선..////

자신들이 권하는 옷으로 입히곤, 머리에 화장까지....

멋떨어지게 빠른 솜씨로 끝내고선....(정말 몇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환한 미소로 내 앞으로 전신 거울을 들이밀었다.

"이거 우리가 새로 제작한 신데렐라 옷이거든요.

가슴이 돋보이게 만든 옷인데.... 

이옷은 정말 통통한 사람이 입어야 맵시가 나는건데...

님이 오지 않으셨으면 정말 아무도 입지 못했을거에요.

까아악!! 넘 넘 잘 어울리세요.///"

이여자...

나 지금 뚱뚱하다고 하는건가!!? 우씨...!!

입술을 삐죽 내밀고 신경질적으로 거울을 쳐다보는데...

오마이갓~!!

호박에 줄 그면 수박. 

될수있다!!! +_+!!!

난 정말 거울에 비친 내모습에 믿기지않은 표정으로 바라만보고 있었다.

가슴을 한껏 조여선....

가슴 굴곡까지 깊게 직사각형으로 파여진 옷으로,

가슴이 터질듯이 볼록 튀여나와보인다.

하아~ 어쩜 저리 탐스러울수있을까(?)..../////

그리고 그 중간으로 길게 늘여진 팬댄트.

"머리는 역쉬 약간의 웨이브가 어울리죠!?

화장도 눈화장을 강조한 섹쉬함과.... 옅은 분홍색 볼터치로 귀여움을....

넘 넘 이뿌당.... " 

마치 인형 머리처럼..

어깨까지 살살~ 말려진 머리.

역쉬 프로라서 그런지 이런 머리모양에 화장발이 정말 묘하게 잘 떨어졌다.

와아~ 신기해.

"그리고 신데렐라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유리 구두요~~ "

마지막 언니가 나에게 유리구두를 내밀었다.

와아~ 반짝반짝- 거리는게 

진짜 유리로 만든것 같은 착각이 든다.;;;;;

"자 이제 눈가면만 쓰시면 안으로 들어가셔도 됩니다.

가면무도회 특성상 전부 눈만 가리는 가면을 쓰고 들어가셔야 하거든요.

옷은 가실때, 돌려주시면 입고 오신 옷과 바꿔들이니깐요...

걱정마시고 즐거운 시간보내세요."

"쿡... 오늘은 키스데이인 만큼...남녀 특별코너가 많거든요. 

신데렐라 공주님. 12시 땡~!! 마법이 풀리기전까지...

왕자님의 키스 꼭 받으세요. ^0^*"

"신데렐라, 홧팅!! "

정신없이 내뱉는 여자들의 말에 어안이 벙벙하고 있을동안,

갑자기 여자한명이 방 한쪽에 있는 문을 벌컥- 열었다.

그러자 정말 마치 동화속에 들어간것처럼....

동화속 캐릭터 옷을 입은 여러 공주(?)와 왕자(?)의 모습이 보였다.;;;;

물론...

음악, 음식, 실내장식.

뭐 하나 흠잡을것 없이.. 영국 중세기분위기.

뿌우우우-

나팔음 같은게 울리더니.......

시녀복을 입은 여자 세명이 어느새 예를 갖추며 방긋 미소지어보인다.

"신데렐라 공주님, 납십니다."

공주라...하하...;;;;;

하아...이건 정말 마치 꿈을 꾸는것 같다.

정말 동화속으로 빨려들어가는것 같은 느낌.

아~~황홀해~~~~////

시녀들의 알림에 한발-두발- 안으로 발을 내미는 나.

하지만 그 우아한 모습도 잠시....등골이 오싹해진다.

헉....이 근육통에 과연 이 뽀족한 구두신고 얼마나 버틸수있을까!?;;;;

글구 하루놈이 문앞에 없는걸로봐,

분명 초대장없이 이 안에 들어온것일땐데....

하아....이 수많은 가면속에서.....어찌 하루놈을 찾을꼬.

대체 어떤 왕자복을 입은 놈이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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