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 (15/72)

#15

by 이하루 -  `가슴속에 품어둔 사실`

노예 경매가 끝나고.....

학교에서부터 얼마나 누나를 업고 걸었을까.....

"야!! 택시!!! 택시타잔말야!!!! 택시!!!!!!!"

아까부터 택시타고 가자며 나한테 엎힌채 바락바락 소리치던 누나.

내가 듣는둥 마는둥 계속 버스정류장으로 걸어들어가자,

이젠 아예 발을 휙휙~ 내저으며 내목까지 조른채 소리친다. 

그 험한 고문(?)에도 불구.....

결국 내 의지대로 누나를 버스정류장에서 내려놓자,

잔뜩 톨아진듯 입술을 삐죽 내밀곤 내게 눈을 흘키는 누나. 

"우씨!! 못된놈!!! 다리 다쳤는데......택시 타자니깐!! 우씨!!!!

지가 돈 내는것도 아니면서....씨이........ 

버스에 사람 많으면 어떻할꺼야!! 나 못서있는단말야!! "

ㅋㅋㅋ... 

저렇게 입술을 삐죽 내미는건 화날을때의 누나의 버릇. 

............... 귀엽다.///

"몇번을 말하냐!!!

버스타고 가다가 누나한테 꼭 보여줄께 있다니깐.

글구 뭐 버스안에 사람많음 지금처럼 엎어주면되지. 

걱정도 팔자여~  "

"농담하냐, 지금!!! 

우씨~~  이렇게 주인말 무시하는 노예가 어딨어?!! "

"쿡...왜?!! 아~~~~~~~ 아까 그게 성이 안찼구나. ㅊㅊㅊㅊ 

그럼 진작 말을 하지~~!!!  

쓰읍... 그럼 이번엔 더 찐한~~~ 키쑤로 한판 더~~~ "

삐죽 입술을 내민 누나의 모습을 따라...

입술을 쭈욱~ 빼며 누나의 얼굴로 들이밀자, 누나가 기겁을 하며 날 밀쳐낸다.

"자꾸 까불래!!!!! 우씨........ 버스왔잖아!!!! "

얼굴을 붉히며 날 흘켜본채 때마침 들어오는 버스에 줄을 스는 누나.

근데 참 희안하다.

자의든 타의든 나한테 두번이나 안겼으면서....

겨우 `키스` 하자는 말에 저렇게 얼굴을 붉히니.......ㅋㅋㅋ....

하지만.......... 

저런 모습이 더 날 확 키스해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쌓이게 한다는걸....

날 미치게 한다는걸..... 누나는 절대 모른다.

 

누나가 알지 못하는 첫번째 사실....

"자자!!! 버스 탑니다!! 타요!!!"

다리가 삐여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계속 뒤로 밀리자 

울상을 하는 누나를 한순간 번쩍 들어안았다.

그리고 사람들을 밀치며 버럭 소리치자 누나의 얼굴이 홍당무가 되버린다.

제길.....

미치겠다. 걍 확 키스해 버릴까.... -_ㅜ

"야!! 너 미쳤어!!////"

"버스는 타야지. 아저씨 여기 두.명.이요!! ^-^*"

삑- 삑-

누나를 안은채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버럭소리치며....

버스카드 기계에 엉덩이를 두번 살랑살랑(?) 흔들자,

바지 뒷주머니에 있는 버스카드가 글키며 기계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맨 뒷자리에 빈자리가.....

앗!!!! +_+!!!!!!!!!!

나보다 먼저 차에 오른 커플이 

막 비어있는 버스 맨 뒷자리로 몸을 옮기는게

내 레이다망에 딱 걸리는 그 순간!!!!

휙~~!!!!!!!!!!!!!!!!

쾅!!!!!!!!!!!!!!!!!!!

안고있던 누나를 제빨리 내려놓으며 

순식간에 누나의 핸드백을 럭비공마냥 있는 힘껏 내던져버렸다.

그러자.......

`휙~~` 하며 공기 가르는 소리가 버스안에 메아리치며......

막 자리에 앉으려는 커플들을 그대로 스쳐 빈자리에 골인하는 누나의 핸드백. 

ㅋㅋㅋ..... 체육과는 이럴때 선전한다는 사실. 그 누가 알겠는가..

풋히히히....

  

"하하하...;;;;;;;; 

하, 거참 핸드백에 발이 달렸나..... 거기에 떡하니 자리를 잡네.

하하..;;;........다리를 다친 환자가 있어서.....;;;......."

"야..왜그래..."

하지말라는듯- 옷깃을 잡아당기는 누나를 무작정 끌고는,

핸드백이 이미 안착해있는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러자 `뭐 이런것들이 다있어!!` 라며 눈을 흘키던 커플.

씨익-

그쪽 남자를 지긋이 바라보며 씨익- 웃어보인채..... 

덤으로 눈에 힘 한번 팍! 줬더니........바보같은 놈.

금새 꼬리를 내리며 여친을 끌고 앞쪽으로 자릴 옮긴다.

".... 좌우간 너때문에 내가 챙피해서 못살어....."

고개를 숙인채 힐끔힐끔 사람들 눈치를 바라보던 누나.

그래도 내심 기분은 좋은지...

말끝을 흐리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너무 반하지마라. 

나 때문에 눈만 높아져서 나중에 시집 어떻게 갈래!? ㅋㅋㅋ"

"뭐야!!!! 까불지마!! 우씨...."

"풋...."

고양이처럼 금새 발끈 하는 누나의 모습에 나도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이렇게 장난을 치면 즉각즉각 반응을 보이는 누나.

그 모습이 날 미치게 만드는데....... 누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누나가 알지못하는 두번째 사실...

버스가 출발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서서히 버스가 언덕으로 올라가며 불야성을 이루는 시내모습이 시야로 들어왔다.

"누나!!! 누나!!! 저거봐!!!

진짜 예쁘지?! 저게 보면서 말야.............."

흥분에 겨워 소리치며 고갤 돌렸더니.....

이여자...................... 잔다. -_-^

좌우간 눈치없고 분위기 깨는건 알아줘야 한다니깐. 쳇...!!

사실 이 버스, 맨뒷자리에 앉아....

저 불야성을 바라보며 애인끼리 키스를 하면 둘의 소원이 이뤄진다다나..뭐라나.........

학교에서 기지배들이 꺅꺅~ 거리며 하는얘길 얼핏 들었었는데....

쳇....

거 한번 해볼라하니....  이 누나... 참 도움 안된다.

움............걍 키스 해버릴까.... -_-a;;;

잘때해도 뭐 효능은 있겠지.......

고개를 떨군채 자고 있는 누나의 입술에 입을 맞추려는

바로 그 순간........

"...200!!!!!!!!!!!!!! "

갑자기 손을 번쩍 들며 200을 크게 외치는 누나.;;;;

뭐야... 꿈에선 아직도 경매중인거냐?! -_-;;;;;;

버스에서 졸던 사람 마저 누나의 갑작스런 외침에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깨 우릴 쳐다보고....

뭐 다른 사람들은 말할것도 없다.

우씨.... 갑자기 밀려드는 사람들의 시선에...

제빨리 고개를 창가로 돌리며, 

마치 옆에 있는 누나를 모르는 사람마냥...딴청을 피우는데.....

"웅.... 이하루.... 나쁜놈.........."

중얼중얼 잠꼬대를하며 고개를 내 어깨에 떨구며...

다시 곤히 잠들어버리는 우리의 현. 진. 누. 님. 

힐끗-

어깨로 누나의 숨결이 살포시 머무는 간지러운 느낌에.....

힐끗 누나를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

나쁜놈이라.......

쿡.... 하긴...

오늘 내가 나쁜짓을 하긴 했지.

누나의 맞선 상대, 김춘식이란 놈을 뒤바꿔 놨으니........ㅋㅋㅋㅋ........

그나저나.... 여기 지나치기전에 빨리 해야 하는데....;;;

버스가 언덕을 거의 빠져나가자, 얼른 힐끔힐끔 버스안을 살폈다.

다행이 사람들... 시선을 다시 앞쪽으로 향한채...

우리한테 관심이 없다.

스윽-

버스가 언덕을 빠져나가기 바로 직전.

아무도 몰래...... 누나의 달콤한 입술을 훔쳤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언제나 내곁에........

이렇게 고개를 돌리기만하면 누나의 모습이 내 눈에 담길수있게............

언제나 내곁에 머물러 있게 해달라고..............

그래서 내가 미쳐버려도 상관없다고............ 

아니...

하루하루.......

매일매일.......

누나때문에 미쳐버렸으면 좋겠다고...........

누나가 알지못한채 내 가슴속에만 품어둘...소원이지만...

쿡....그래도 한가진... 이 한가진 말로 내뱉고 싶다.

반칙인건 알지만....누나 자니깐. 

그래서 듣지 못할테니깐..... 그럴때니깐.......

"........사랑해...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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