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 (10/72)

# 10

하루가 나간뒤.. 

장장 몇시간에 걸친 처절한 몸부림끝에서야....

난, 내 몸을 집어삼킨 그 빌어먹을 틈에서 빠져나올수있었다.

그 몸부림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미친년처럼 산발이 된 내 머리모양을 보며....

`큭..큭..큭... 이하루 ..... 큭..큭..큭.... `

광란의 흐느낌속에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제길....

기분같아서는 선이뭐고 다 집어치우고...

지금당장 하루자식에게 분풀이를 하러 가고 싶었건만.

[너 안가면... 죽는다!!! ]

섬뜻한 울 어마이의 정겨운 목소리가 계속 메아리쳐.... 

결국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약속장소로 뛰어나갔다.

.

.

.

[웅성..웅성...]

아이러니하게도 약속장소(커피숍)은 하루네 대학근처였다.;;;

축제때문에 그런지... 사람도 많고....;; 

또 옹기종기 모여앉아있는 대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왠지 그자식이 오피스텔을 나가면서 나에게 남긴 말이 자꾸 걸렸다.

사간다?!

대체 축제에서 뭔 짓을 하길래... 지가 팔려간다는거야!!

거기다...키쑤는 그 사람한테 해준다니!!! 

우씨..기분 묘하다.

갖긴싫지만.. 남한테 주기도 싫을때의.. 그 느낌이랄까.;;;;

우씨..우씨..우씨...우씨... 

"..저기...정현진씨 되십니꺼?"

하루녀석 생각에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거리는데...

문득 귓가를 스치는 구수한 사투리속에 거론된 내이름석자에 

힐끔 고개를 돌렸다.;;;;;;

"워메..맞구마이. 사진하고 우째이리 똑같이 이뿌게 생겼는교. 워메...

지가 김춘식 이라 합니더. 아주메한테 현진씨 야그 억수리 많이 들었다 아닙니꺼.

웨메.. 억수루 반갑습니더."

구수한 사투리를 거침없이 내뱉으며 내앞에 앉는 저사람.

기름기 잘잘 흐르는 머리에 그 유명한 8:2 가르마를 멋떨어지게 하고... 

거기다 요즘 찾기도, 보기도 힘든 6~70년대 양복을 입은채...

히죽히죽 느끼하게 날 향해 웃는 저사람.

김.춘.식.

앞으로도 봐도.. 옆으로 봐도... 뒤로봐도....

시.골.촌.놈. 

그 자체인 김춘식이란 사람이 오늘 내 맞선상대라며 내 앞자리에 털썩 앉는다.

오~ 마이갓~!!!

어무이..... 어무이 친구는 의사사위봤다면서.....

어무이는 농부사위를 보고 싶으신게요!!!!!

"웨메... 뭣이냐..그 에어콘이란게 나오는갑다. 억수루 시원하네. 

서울은 당체 공기가 나뻐서 여까정 오는데 죽을뻔했다아입니꺼."

"..아...예...;;;;;;;"

눈을 휘둥그레하게 뜨고... 

뭐가 그리 신기한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저 김춘식이란 사람의 뜻밖의 등장에..

멍한 표정으로 얼떨떨해 있는사이.... 어느새 카페언니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코피! 코피주소, 코피!!!!"

-_-+;;;;;;;;;;;;;;;;

"풋...."

당당하게 코.피.를 외치는 김춘식의 말에....

이 언니, 터져나오는 웃음을 가깟으로 참고는 날 바라본다.

미쳐, 미쳐.......ㅜ0ㅜ

"...저도..커피주세요..;;;;;"

"예. 코.피. 둘이요. 풋... 잠시만 기달리세요."

결국 코피를 강조하며 피식 웃는 언니가 자리를 뜨자,

김춘식이 그 언니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군...군침을 흘린다.;;;;

"워메... 서울아가씨는 다 이뿐갑네. 억수루 이뿌데이...." 

"..저..저기...김춘식씨...;;"

최대한 부드러운 얼굴을 애써 유지하며 춘식이놈을 불렀건만,

이자식 갑자기 두눈을 부릅뜨며 내손을 꽉! 움켜쥔다.

이놈아, 놔란말여. ㅜ0ㅜ

"현진씨!!우리 시간 허비하지 말고, 단방에 헤치워버립시더."

"예???"

"지는 마 현진씨가 딱!! 지 타입인거라예. 

이미 울 고향에선 아주메랑 울 어마이랑 야그까지 다 끝난상탠지라... 

현진씨만 오케이 해줌 오늘이라도 바로 식 올릴수있다 아닙니꺼!! "

허걱...

어무이 결국.... 이 가여운 딸내미를 파졌군요. ㅜ0ㅜ

"현진씨 얼굴도 그만하면 억수루 이뿌고... 우메.... 손은 또 와이리 부들럽노. 웨메....."

빠직.. -_-++

이자식 내손을 떡주물르듯 막 주무른다. 제길....!!

빌어먹을!!!! 

울 어마이 체면도 있고 해서 화도 못내겠고....

그저 살며시 손을 빼려는데.. 이자식 또 두눈을 번쩍거리며 날 바라본다. 

잉....또 뭐꼬?! ㅡ0ㅜ

"현진씨, 죄송하지만..한번만 일어나주실련교."

"예??"

"아따 걍 일어나 주심 됩니더. 제 이상형에 딱 한가지가 남았는데..... 

그건 현진씨가 자리에서 일어나주셔야 지가 알아본다 아닙니꺼."

"......;;;;;;;;;;"

미쳐..미쳐.. 정말 확 돌겠다. 

이자식 내팽겨치고 확 토끼고싶은데....

[니가 바람 맞췄다거나...뭐 그런소리 내귀에 들어오면... 너 죽는다!!!!!]

불연듯 울어마이가 했던말이 떠오름에...

결국 `참을인자` 획순을 하나하나 머리속에 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그랬더니..이자식....

철썩!!!!!!!!!!!!!!!!!!!!!!

"따봉!!!!!!!! 따봉!!!!!!!!!! 

워메.....예술이네!!!! 예술!!!!!!!!!!!

엉뎅이가 이리 펑퍼짐한게 아따 아새끼 하난 억수루 잘 놓겠구마.

합격!! 합격!!! 합격입니더..현진씨!!!!! 퍼뜩 날 잡읍시더!!!!!!! "

내엉뎅이를 철썩!!!! 한대 갈기더니....

저런 엄청난 말을 뿌리며 커피숍이 떠내려가라 따봉!!을 외쳐댄다.

[풋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순간 결국 누군가의 웃음이 터져버리고.....

내머리속에 힘들게 그렸던 `참을인자` 가 허공으로 흩어지며.....

난 두손을 불끈진채로 그대로 줄행랑을 치기시작했다.

"혀...현진씨!!!!!!!!!!!!!!!현진씨!!!!!!!!!!!!!!!!!!!!"

커피숍밖에까지 내뒤를 따라나온 김춘식의 애절한 부름도 뒤로한채...

난 정말 살기위해... 젖먹던 힘까지 다해 뛰고,또 뛰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앞만 보며....열심히....ㅠ0ㅠ

.

.

.

.

.

아주 아주 엄청 나중에 안일이지만....

그 김춘식이란놈. 도망치는 내 뒷모습을 물그머니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씨익- 그은채 누군가에게 핸폰를 때렸단다.

[삐리리-

응, 나야 진우. 쿡.... 당근이지 임마!! 내가 뭐 괜히 연기전공하냐.ㅋㅋㅋㅋ...

그래 임마, 대성공이다. 아마 한동안 선본다는 얘긴 안할껄.ㅋㅋㅋ.........

야, 너 한턱내는거 잊지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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