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3화 (63/65)

나는 약속을 지켰다. 유미의 장례가 끝난 후부터 유진과 난 같이 살기 시작했다. 자취방을 빼어 유진의 아파트에 들어갔다. 녀석은 내게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고 낮과 밤, 거의 24시간을 붙어지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ROSE는 도저히 내가 관리할 수 없게 되었다. 

난 학교 선생님 하려고 하는 사람인데... 나한테 술집을 맡기겠다는 거야?

 그렇다고 ROSE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도 별로 내키지 않거든요. 혹시 정 못하겠으면 형이 다른 사람에게 매각하셔도 나무라지 않겠어요.

내게서 ROSE를 인계 받은 태근이 형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그의 말마따나 앞으로 선생님을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룸살롱 경영을 맡긴다는 게 조금 미안하기는 했다. 형은 인상을 쓰며 조건을 하나 달았다.

알았어. 단, 내가 내년에 임용고시 봐서 합격할 때까지만이야. 그 이후로는 가게가 어떻게 되더라도 신경 안 쓸꺼야.

엄포 비슷한 말투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슬쩍 물어본다.

유미의 가게인데 남에게 넘어가도 정말 괜찮아요?

 .....몰라, 임마!

형은 투덜거리면서도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지나는 사장이 너무 자주 바뀐다고 투덜거리더니 태근이 형을 바지사장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형은 발끈하더니 자기는 진짜 사장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논쟁 아닌 논쟁을 보면서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했다. 형에게 몇 가지 더 부탁하고는 가게를 나섰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미리 이야기한대로 유진이와 함께 여행가방을 꾸렸다. 사실 날짜로 보아 8월 말인 지금, 원래대로라면 방학은 거의 남지 않았지만 난 이미 휴학계를 낸 후였고 유진이는 자퇴서를 낸 후였다. 난 녀석에게 고등학교는 마저 다니는 게 어떠냐고 했지만 녀석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정 학력이 필요하면 검정고시 보면 돼요.

 어떻게 공부하게?

그러자 녀석은 날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과외 선생님이 상주하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에요?

 것도 그렇네...

고개를 끄덕이던 나는 얼마전에 유진이가 보고 있던 팜플렛을 떠올렸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녀석은 해외 유학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양이었다. 얼추 필요한 짐은 다 들어간 것 같다. 텐트와 침낭이 포함된 배낭은 거의 어린 아이만한 크기였고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진이의 가방은 살짝 단촐했다. 녀석이 내 배낭을 보고 염려스러운지 한 마디 했다.

아저씨는 등산 많이 해봤어요?

 뭐... 그럭저럭? 어렸을 때 살던 곳은 뒷산이 있었거든. 항상 올라가 놀곤 했으니까.

 저는 별로 안 해보았는데 괜찮을까요?

 처음부터 무리하려고만 하지 않으면 돼.

그렇다. 우리는 지금부터 등산을 가려고 한다. 그것도 하루짜리 올라갔다 내려오는 등산이 아닌 길고 먼 등산을 말이다.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장례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부터 녀석은 자기 엄마방에 틀어박혀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 심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자기만 틀어박혀 있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까지 못 나가게 하는 건 몹시 곤란했다. 내가 가게 일 때문에 나가야 겠다고 하면 몹시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따져묻곤 했다.

나랑 함께 있겠다고 했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아예 안 나갈 수는 없잖아. 가게는 어떻게 하라고...?

 치잇. 아저씨 없어도 잘 돌아간다고요.

특히 다른 것도 아니고, ROSE 이야기만 나오면 입을 삐죽거리며 툴툴거리는 통에 대단히 곤란했다. 그래서 결국 태근이 형을 불러 넘기게 된 것이다. 가게 일에 대한 부담을 덜고 나니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진이 녀석을 오랜동안 설득하여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기로 했다. 종주라고 하니 굉장히 거창하지만.... 무슨 전문 산악인들처럼 다닐 건 아니었다.

갑자기 근데 왜 산이죠?

 사람이 원래 가만히만 있으면 더 나쁜 생각이 난대. 자꾸 몸을 움직여야 건전한 생각이 많이 든다는 거야.

내 말을 들은 유진은 하루 정도 고민하더니 찬성했다. 태근이 형에게 인수인계도 마친 날로 하여 유진과 나는 그렇게 서울을 떠났다. 우선, 청량리에서 떠나는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정동진으로 향했다. 거기에서 동해의 일출을 보고 나서 설악산을 향해 거슬러 올라갔다. 거기서부터 시작하여 백두대간을 타고 종주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유진이가 산행에 익숙하지 않아 한참 애먹었다. 나 역시 쉽지 않았다. 녀석에게 말했듯이 어렸을 때만 해도 마을 뒷산에 종종 올라가 놀곤 했는데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게다가 서울에 올라와 살기 시작한 이래 등산이라고는 공대 뒤쪽 언덕 올라간 게 다였으니 말 다했다.

우리들은 남들 하루 걸리는 길을 사나흘 걸려서 지나기도 하고 이정표를 놓쳐 산 속을 한참 헤매기도 했다. 손바닥만한 작은 텐트 하나를 쳐놓고 둘이 잠들었다. 아직 여름이라 그리 추운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나 뿐인 침낭에 유진이를 넣어두고 밤새도록 꼭 끌어안고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여러 고생을 하며 간신히 길과 방향을 잡아 남쪽으로 내려갔다. 목표는 지리산이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서두르지도 않았다. 산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이곳저곳을 유랑했다. 요령이 생기면서 나중에는 절이나 학교 같은 곳에 기어들어가 잠을 청했다. 절에서 절밥을 얻어 먹거나 가지고 있는 돈을 가늠해가며 식사를 적당히 사먹었다. 그런데 지리산 밑에 도착했을 때 쯤에는 가지고 온 돈이 다 떨어졌다. 이번 여행에서 그렇게 많은 돈을 가져오지 않았다.

유진아.

 네?

 우리 오늘부터 거지인데, 어쩌지?

둘 다 등산복을 입고 방풍자켓을 둘렀다 뿐이지 얼굴만 두고 보면 거지꼴이 따로 없었다. 어제만 해도 계곡에서 노숙을 했다. 그러나 유진은 그런 것을 전혀 불평하지 않았고 오히려 즐거워했다. 지금만 해도 내가 우리에게 가진 돈이 없다고 털어놓자 까르르 웃기까지 한다.

혹시 저기 가면 밥을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유진이가 가리킨 것은 꽤 큰 염소농장이었다. 내가 앞장서서 먼저 들어갔다. 첫번째로 만난 사람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그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생긴 건 멀쩡한데.... 거지유?

 아뇨. 여행중인데 돈이 떨어져서요... 혹시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요.

그는 자신은 인부에 불과하다며 안쪽에 들어가 이야기해보라고 했다.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들어가자 컨테이너로 된 사무실 하나가 나타났다. 안에 들어가자 50대쯤 되어보이는 남자가 날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슈?

 아... 저희는 여행 중이었는데요, 가진 돈이 마침 떨어져서요. 혹시 식사라도 얻어 먹을 수 있나해서....

남자는 나와 유진을 번갈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 끼야 내가 호의로 준다고 쳐도, 그 다음부터는 대체 어쩔 생각이유? 다음 집에 가서도 적선을 바랄 셈인가?

 에... 뭐, 그렇게 까지는...

여기서 시내로 나가면 은행이 있을 테고 은행에 가면 우리의 계좌에 있을 막대한 돈을 찾을 수 있다. 그런 것에 대해 구구절절히 설명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그가 먼저 말했다.

좀 있으면 출산기라 우리가 좀 바쁜데 말여, 혹시 우리 농장에서 일할 생각 없는가?

 네? 일이요?

난데없는 제안에 내가 난감해하고 있으려니 유진이가 활짝 웃으면서 날 재촉했다.

오빠! 우리 해보자!

녀석은 단 둘이 있을 때는 아저씨라고 불렀지만 누가 있으면 날 오빠라고 부르곤 했다. 남자는 그제서야 유진이를 발견한 듯 지그시 바라보며 물었다.

동생인가?

그의 질문에 내가 무어라 답하기도 전에 유진이가 먼저 낼름 대답해버렸다.

아뇨. 부인이에요.

남자도 깜짝 놀랐지만 나 역시 깜짝 놀랐다. 황당한 마음에 녀석을 돌아보자 녀석이 몹시 쓸쓸한 표정이 되어 말한다.

그렇지만.... 부모님의 허락은 아직 받지 못 했어요. 제가 너무 어려서... 집에서 반대가 심하거든요. 그래서 이이와 함께 저희가 살 곳을 찾아 헤매고 있어요. 일단 애라도 하나 만들어 돌아가면 부모님도 어쩔 수 없으시겠죠.

야, 임마! 발로 소설을 써도 그런 황당한 이야기보다는 더 잘 쓰겠구만! 그러나 더욱 놀라운 건 그걸 믿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쯧쯧쯧...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부모님 가슴에 못질을 하고 집을 나오면 쓰나, 색시.

 사랑이 죄인가요, 뭘.

유진이가 여상스럽게 대꾸하자 남자는 끌끌거리면서도 우리의 사정을 보아주겠다고 했다. 입을 열면 초를 칠게 분명하기에 나는 그저 잠자코 그의 안내를 받아 따라나섰다. 그는 자신이 이 농장의 작업반장인 윤 씨라고 소개했고, 원래 인부들은 커다란 숙소 하나에 다같이 머물지만 우린 특별히 방을 하나 내주겠다고 했다.

여기서 지내슈. 좀 훅하긴 해도 지내기 나쁘지는 않을 거외다.

그가 우리보고 들어가라고 한 건물은 다 쓰러져 가는 곳간 같은 거였다. 시멘트나 벽돌집도 아닌 흙벽을 바른 건물이었다. 거의 내 나이 정도는 충분히 되어보이는 집이었다. 그렇지만 요근래 유진과 나는 산 속에서 텐트와 침낭을 두고 여러 날을 지내온 터다. 지냈던 나날에 비하면 이 흙벽 바른 외양간 닮은 공간도 아주 궁궐 같았다. 유진은 무척 감사하다며 그에게 살갑게 굴었다. 윤 반장은 허허 웃으며 자기도 외지에 나가 공부중인 딸래미가 있다며 유진이를 애틋하게 여겼다. 짐을 거기에 푼 우리는 신문지를 구해다가 바닥을 새로 깔고 눅눅한 이불을 받아다가 햇볕에 널기도 하면서 거기서 지낼 준비를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의 염소농장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원래 이 농장에서 제일 젊은 사람이 오십대 아저씨였는데 우리의 유입으로 인해 그곳의 평균연령은 대번에 확 떨어졌다. 유진은 윤 반장의 마누라인 송씨 아줌마를 쭐래쭐래 따라다니며 인부들 뒷바라지를 하기 시작했고 난 염소농장으로 바로 투입되었다. 그곳은 젊은 일꾼을 굉장히 환영하고 아주아주 아낌없이 부려먹어 주었다. 며칠 동안 정말이지 쉬지도 않고 염소똥을 치우고 꼴을 베어왔다. 오랜만에 해보는 시골일에 몸이 저절로 축나는 느낌이 들었다.

아야야야....

 가만 있어봐요. 꿈틀거리면 파스가 잘 안 붙는단 말이에요.

해가 지면 일이 끝난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유진과 지냈다. 뭐, 이렇게 얼마 있다가 또 인부들 술자리에 불려나갈테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 짧은 시간이 우리 둘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었다. 아침이면, 아니, 해도 뜨기 전인 새벽이면 일을 시작해야 하는 곳이다 보니 하루 중에 유진을 대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꼴을 베고 있는 들판에 참을 가져올 때라던가 밤에 방으로 돌아와 끌어안고 잠드는 시간이 우리 둘이 함께 하는 몇 안 되는 시간이었다. 유진이가 내 허리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자, 이제 다 붙였어요.

 고마워.

 말로만?

입술을 살짝 내미는 유진을 보며 슬쩍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 짧게 여러번 맞추고 이내 점점 깊고 끈적한 키스로 변한다.

하아.....

입술에서 시작한 키스가 귓볼과 목덜미로 이어지자 유진은 낮은 한숨을 토해내며 내 목을 끌어안았다. 자연스럽게 셔츠 안에 들어간 손이 녀석의 브래지어를 들추고 그 아래 숨은 언덕을 탐한다. 요즘 들어 부쩍 단단해지며 부풀어 오르는 중이었다. 보이진 않지만 손 끝으로 만져지는 유두의 감촉을 조심스럽게 느껴가며 유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녀석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의미를 알아들은 난 옷 안에서 손을 빼냈다. 그리고 직접 녀석의 옷매무새를 바르게 해주었다. 유진이가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미안...해요. 저기, 아직은....

 괜찮아. 기다릴 수 있어.

 난 아저씨가 정말 좋아요. 그거... 알고 있죠?

 그래.

다시 한번, 내 목을 끌어안고 입 맞추는 녀석의 입술을 맛본다. 한참동안 그러고 있다가 떨어졌다. 

그렇다. 유진과 나는, 아직 한번도 관계를 가지지 않았다. 서울에 있을 때 한 집에서 거의 하루 종일 붙어있고 밤이면 꼭 끌어안고 잠들긴 했지만 그 뿐이었다. 내 손길이 닿은 유진의 몸은 밤을 맞이한 나팔꽃처럼 움츠러 들기 일쑤였다. 달아오른 녀석의 몸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고 나 역시 장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건 아니었다. 밀어붙이고 강제로 연다면 열리고 말테다. 그렇지만 유진의 마음이 열리지 않는 거라 생각하고 강요는 하지 않았다. 물론 키스를 거듭할 수록 접촉의 면적이 넓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키스는 원래 입과 입만 하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다양한 몸과 몸의 면적을 맞대어 재어보는 게 키스니까. 근래만 해도 키스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서 쇄골쯤에 닿고 있다. 그렇게 둘이서 있으려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우리 둘은 서둘러 떨어졌다.

새신랑, 자는가?

 아, 아뇨. 반장 아저씨. 안 잡니다.

 바쁘지 않다면 나와서 한 잔 하지?

 아, 예.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유진이가 따라일어나며 중얼거렸다.

바쁜데....

파안대소하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이마에 살짝 한번 더 입을 맞춘다. 그런 다음,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가 평상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염소농장의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고 인부들은 자신의 피로를 주전자 가득한 탁주로 풀어내곤 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시내로 외출하는 사람도 있기에 이런 술자리에는 주 5회 꼴로 벌어졌다. 유진도 따라 나왔지만 녀석은 평상으로 가는 대신 부엌으로 들어갔다.

증말 스무살 맞는가? 자네 색시 말이여?

자리에 앉자 남원이 고향이라는 박씨 아저씨가 넌지시 물어본다. 여기서 나보다 어린 사람은 유진이 뿐이라 하대를 듣는 일에는 익숙했다. 내 앞에 놓인 양은잔을 한번에 들이켜고 씨익 웃었다.

좀 동안이죠? 그런 이야기 많이 듣습니다.

아무래도 미성년자라고 하면 이야기가 복잡해질 것 같아 스무살이라고 해두었다. 그렇지만 다들 믿지 않았다. 

암만 뵈도 아주 얼라구만.... 이거 순 거짓부렁에 아주 그냥 도둑넘 같어.

창원이 고향이라는 최씨 아저씨도 날 가리키며 흉 아닌 흉을 본다. 유진이는 생긴 것도 예쁘고 농장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몹시 싹싹하고 예의가 바르기에 모두 귀여워했다. 부엌으로 갔던 유진이는 수박을 가득 담은 쟁반을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자기 이름이 들렸던 모양이다. 수박을 내려놓으며 인부들에게 한 마디 한다.

제 흉 보고 계셨던 거예요? 귀가 간질간질 하던데요?

그러자 다들 호들갑을 떨며 부인한다. 이 아저씨들은 유진이 말이라면 꺼뻑 죽는 시늉을 예사로 한다.

우리가 새색시 흉 볼 일이 있나? 여거 색시 남편 흉 보고 있었제. 암만 봐도 도둑놈 인상이여.

평상 옆에 선 유진은 날 돌아보더니 위아래로 훑어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제 남편인데 너무 그렇게 흉 보지 마세요. 아무리 못 생겼다고 해도....

 윽... 너는 나보고 잘 생겼다고 해줘야지.

내가 불평을 토하자 모두 와하고 웃어버렸다. 그렇게 술자리가 무르익어 가고 있는데 축사쪽에서 염소 우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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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몇 편 안 남았구요, 다음 루트는 말 그대로 폭탄 드랍.

그나저나 앞화에서 지혜에게 하고 싶은 질문 해달라는데 한 분 밖에 없어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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