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화 (50/65)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아니, 저... 그게....

문을 열고 나를 안으로 들여보내준 유미를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 없다. 일단 거실 소파에 앉는다. 유미는 기지개를 펴며 부엌 냉장고로 가더니 안에서 유리병에 담긴 쥬스를 꺼낸다.

하아아암. 선생님한테는 대낮인지 몰라도 저같은 사람한테는 아직 한밤중이라구요.

유미는 연신 하품을 해가며 유리컵에 쥬스를 따랐다. 두 잔을 들고 내 곁으로 와서 건네준다. 황송한 마음에 두 손으로 받들긴 하는데 그래도 그녀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다. 이 사람아! 당신 차림을 똑바로 좀 보라고! 유미는 여전히 자신의 차림을 깨닫지 못하고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체 이런 시간에 우리집엔 어쩐 일이세요? 유진이는 학교 가고 없는데.

 유진이가 아니라.... 유미 씨에게 볼일이.....

 저요? ROSE일 때문에요?

 그게 아니라 .... 저기 근데, 유미 씨. 일단 옷 좀 입고 오시면 안될까요?

여태까지야 잠이 덜 깨서 그렇다고 치자. 이렇게 지적을 하면 화들짝 놀랄 줄 알았다. 적어도 브래지어도 하지 않고 위에 투명한 레이스 슬립만 입어서 훤히 유방이 다 드러난 자기 앞섬을 가리거나 그 투명해서 팬티가 다 보이는 그 부분을 좀 어떻게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유미는 전혀 그렇지 않고 슬며시 웃을 뿐이었다. 웃어?

호호. 이거 기분 좋은데요?

 네? 뭐가요?

 저는 선생님이 ROSE를 드나들면서 저나 다른 애들한테 전혀 관심이 없으시길래 여자쪽으로 관심이 없는 분인줄 알았어요. 근데 제 차림에 당황하시는 건 보니 아예 그런 것도 아니셨나 보네요.

어쩐지 그녀의 목소리에 교태가 보태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애써 그런 걸 무시하고 손을 내젓는다.

저기, 그러니까요. 암튼요.

 알았어요. 원래 제가 집에서는 편한 차림으로 있는 편인데 선생님을 위해 특별히 옷을 입어드릴게요.

 아, 예.

그러나 그녀는 바로 옷을 입으러 가지 않았다. 대신 나에게 대답을 강요한다.

고맙죠?

 네?

 제가 선생님을 위해 옷을 입어드린다구요. 어때요. 고맙지 않아요?

어쩐지 굉장히 고까운 기분이 드는데.......

.......고맙습니다.

 후후. 별 말씀을요.

유미가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 오길 정말 잘 한건가 싶은 의심이 자꾸 든다. 계속 고민했다. 지혜를 위한 방법이 뭐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놈을 떼어놓을 수 있을까. 그러나 암만 생각해봐도 합법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그 놈을 떼어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뭔가 비합법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어야 하는데 그 쪽 방면으로는 아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예전에 은애를 멋지게 엿 먹이는 방식을 생중계 해 준 태근이 형에게 가볼까 싶기도 했지만 막상 그걸 해놓고도 표정이 좋지 않던 형의 얼굴이 떠올라 주저되었다. 그렇다면 남은 사람은 얼마 없었다. 겨우 생각해낸 사람이 유미였다. 그녀가 아주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만 - 물론 주류반입신고를 좀 적게 하거나 소득을 약간 탈루하기는 하지만 사업하는 사람들은 대개 하는 범위 내에서, 그것도 내가 동참하고 있으니 뭐라 못 하겠다 - 그래도 조언이라도 구할까 싶었다. 말 그대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에 온 것인데... 유미는 저렇게 태평하게....교복을 입고.....

푸?!!!

마시던 주스를 뿜어버렸다.

어머, 왜 그러세요. 선생님. 제 옷이 마음에 안 드세요?

 아...아니, 대체 그 옷은 어디서....

 혹시 나중에 쓸 곳이 있을까 싶어서 유진이 맞출 때 저도 하나 맞춰두었죠. 어때요. 어울리나요?

아예 화보 모델처럼 포즈까지 취해주신다. 아까도 그랬지만 얼른 칭찬을 하지 않으면 칭찬을 받을 때까지 저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어울리십니다.

 어머, 입기를 잘 했네요. 후후후.

유진이네 학교 교복을 입은 유미, 그러니까 올해로 서른 중반쯤 되었고 열일곱살짜리 딸을 둔, 유미는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분명 K대부속고등학교 교복이고 내가 교생을 할 때 늘 보던 차림이긴 한데 어쩐지 전혀 평범하진 않았다. 블라우스는 몸의 라인을 따라 딱 들어맞게 재단을 해서 그녀의 가슴선과 잘록한 허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었고 치마 역시 그러했다. 길이는 또 어찌나 짧은지 소파에 앉을 때 그녀의 팬티가 보이지 않을까 염려되는 정도의 길이였다. 노출도에 있어서는 아까의 슬립이 더 심했지만 노골적인 유혹의 분위기는 이쪽이 훨씬 더 강렬했다. 아까는 차라리 자다가 나온 거라 치면 되지만 이쪽은 뭐랄까. 아예 대놓고 서비스를 하겠다고 작정하고 나온 포스가 풀풀 풍긴다. 봉긋하다 못해 불룩한 그녀의 가슴 가운데 부분의 블라우스는 팽팽하기 그지 없었고 그 첨단부에 위태롭게 자리매김한 단추가 언제 튀어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요. 이젠 말씀해보세요. 이 시간에 어쩐 일인지.

그녀의 자태를 감상하던 눈을 거두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아, 저... 그게.....

서두를 어떻게 꺼낼까 한참을 망설였다. 그렇지만 이미 마음은 먹고 왔기에 더 이상 주저할 겨를이 없었다.

전에... 저한테 하신 말씀이 있죠.

 어떤 이야기요?

 제 가능성을 열어버렸다고.... 어떤 사람이....

가능성이었나, 매력이었나. 암튼 그런 게 있었다. 난 그 사람이 지혜라고 생각했다.

아, 그랬죠. 왜요? 그 이야기가 거짓말 같나요?

 아뇨. 믿습니다. 믿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바로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지금 그 사람이 곤경에 처해있는데,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곤경이요?

 자세한 말씀은 드릴 수 없어요. 그 녀석의 민감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만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런 요청을 어디다 할지 몰라 유미 씨를 찾아왔어요. 좀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요.

내가 생각해도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였지만 늘 웃고 있던 유미의 얼굴에서 웃음이 옅어지고 진지해지는 걸로 보아 어느 정도 뜻이 전달된 것 같다. 유미는 골똘히 뭔가 생각하더니 내게 묻는다.

그 사람이, 선생님에게 소중한 사람인가요? 정말로?

쉽게 대답할 성질의 질문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내 마음을 다해 대답한다.

소중하다면, 소중해요. 그녀는... 제 첫 여자이기도 하니까요. 비록 절 차고 다른 남자랑 결혼하긴 했지만요.

그리고 지금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효진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러나 이 말은 생략했다.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질 것 같아서였다. 대답을 들은 유미는 턱을 쓰다듬으며 낮은 신음 같은 걸 흘렸다.

흐음... 역시 남자들은 첫 여자를 못 잊나 보죠? 그 사람도 그러더니...

 네?

 아뇨.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암튼 잘 오셨어요. 힘든 건 서로 돕고 살아야죠. 그렇지만 전제조건이 있어요.

살짝, 아주 살짝 불안해졌다. 이 여자가 조건 같은 걸 걸면 어쩐지 무섭단 말야.

뭔데요?

 얼마나 힘든지, 사정이 어떤지 알아야 도울 수 있지 않겠어요? 돈이 문제인가요, 아님 사람이 문제인가요?

늘 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미였기에 이런 식의 날카로운 찌르기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조금 더듬었다. 창피하지만, 그녀의 직설적인 화법은 문제의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제의 핵심에 너무도 근접해 있다.

사람이요.

그러자 그녀가 한숨을 푹 내쉰다.

그럼 좀 힘들겠네요. 쉽지 않아요. 차라리 돈이 쉽지.

 .....

내가 아무런 대답도 못 하고 있자 그녀는 빠르게 말을 이었다.

친구 사정이니 직접 말하고 싶진 않으시겠죠? 제가 보기를 말할테니 선생님은 그냥 번호만 말하세요. 자, 1번. 친구가 결혼에 적응을 못 하고 날 찾아온다. 2번. 친구가 결혼생활에 고난을 느끼고 있다. 3번. 친구가 전에 사귀던 남자가 친구를 괴롭히고 있다. 아, 표정을 보니 알겠네요. 굳이 대답 안하셔도 돼요. 3번이군요.

이 여자는 미래 뿐만 아니라 사람 마음도 읽을 줄 아는 건가? 놀라서 입을 쩍 벌리고 있자니 유미가 살포시 웃으면서 대답한다. 

저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을 하고 있잖아요. 이 정도는 기본이에요. 그리고 선생님은 특히 더 표정 읽기가 수월하기도 하구요. 특별히 제 능력을 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어요.

 그런가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하긴 예전에 들었던 교양수업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이야기의 패턴은 많은 것 같지만 사실은 몇 종류로 한정되어 있다고. 유미가 그 이론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체감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선생님 의견을 들어보죠. 선생님은 그 친구에 대해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어떻게 하다니요?

 저한테 조언을 구하러 오셨다면서요. 그렇다면 선생님도 무슨 생각이 있으셨을 거 아니에요.

 저는.... 저는......

이 말을 하기 위해 심호흡을 크게 해야 했다. 어젯밤, 임 전무의 짓거리를 보면서 느꼈던 울분이 스멀스멀 다시 피어오른다. 그리고 그 때 떠올랐던 생각도. 지금 와 생각해보니 그건 한 순간의 치기어린 생각이 아니라 정말 내가 그러고 싶었음을 상기한다.

....녀석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거나... 최소한 죽여버리고 싶어요.

 어멋.

유미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선생님도... 그런 표정 지을 줄 아시는 군요.

 제 표정이요?

너무 험악했나? 사람 하나를 죽여버리고 싶다는 소리를 했으니 결코 좋은 표정으로 한 소리는 아니었겠지. 갑자기 후회되었다. 괜한 소리를 한 걸까? 자못 주저되고 있지만 유미의 반응은 내 예상을 뛰어넘었다.

예. 지금, 방금 살짝 두근~ 했어요.

 네?

두근~ 이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이 여자는. 말투가 또 왜 이러는 거야?

두근거렸다구요. 선생님도 확실히 남자구나... 싶은 그런 생각이 들던데요?

그랬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구나. 그런데 그렇다고 나한테 이렇게 밀착해오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아니, 유미 씨... 그렇다고 이건.... 좀.....

 왜요? 싫어요?

이미 그녀의 흉부는 내 가슴께에 바짝, 아주아주 바짝 밀착해있었고 그녀의 숨결은 내 귓가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밀어서 떼어낼까 싶었지만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온 마당에 매몰차게 밀어내지는 못 하겠다.

싫다기보단 좀 놀라서....

 후후후. 제가 그랬죠? 전 아마 기회만 있다면 선생님을 쓰러뜨리고 올라탔을 거라구요.

그게 어떤 비유나 은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언어 그대로의 의미였습니까?

그러셨죠.

유미의 손이 내 어깨를 가볍게 짚고 밀쳐낸다. 앉아있던 소파에 거의 파묻히다시피한 나는 황망한 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교복 블라우스의 단추를 끌러내며 사근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아요.

그녀는 활짝 웃고 있었다. 날 가볍게 밀어 넘어뜨린 유미는 곧바로 허벅지위로 올라탔다. 정말 짧은 치마인데도 불구하고 팬티가 보이지 않는 이유를 이제 알았다. 그녀는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 브래지어도 하고 있지 않았다! 어쩐지 아까부터 가슴 부분에서 도드라진 그 포도알 같은 윤곽이 유난히 신경이 쓰이더니 아예 안 하고 있었을 줄이야. 풍만한 가슴이 벌려진 블라우스 사이로 가득 보인다. 다리를 벌려 나를 올라타더니 내 손을 자기 엉덩이에 갖다댄다. 거기에는 맨 살뿐. 아무 것도 없었다. 탄력있는 허벅지가 내 쥬니어를 가볍게 압박하고 있었다.

전 그렇게 딱딱한 사람도 아니고 복잡한 것도 싫어하는 사람이에요.

내 얼굴 가득히 압박해오는 그녀의 흉부 덕분에 그녀가 딱딱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확실히 알겠다. 아니, 지나치게 부드럽고 몰캉몰캉해서 그 느낌에 오히려 내가 딱딱해지고 있다. 풍만한 살덩이가 얼굴 가득 덮여있어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내 귀에 대고 그녀가 조용히 속삭였다.

이제부터 악당 모의를 시작할 건데... 그러기 위해서는 친밀감을 다져주는 편이 공범의식을 갖기에 적당하지 않을까요?

대답 대신 간신히 고개를 끄덕인다. 어찌보면 난 그저 울분을 토해내며 그런 말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녀는 진심으로 그런 나를 돕겠다고 나서고 있었다. 사람을 죽이겠다고 말한 나를 돕는다고? 정말 그렇게 하려는 건가? 아니면 그 핑계로 나를 올라타려는 수작인 걸까.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이런 사정을 다 말하기는 곤란했다. 입 안에는 이미 유미의 유방 하나가 머금어져 있어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부드럽고, 또한 달콤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저 열심히 물고 빨고 희롱할 수 밖에...

세상 사람들이 싸우는 이유는 서로 이렇게 친하게 지내지 못 해서 그런 거예요.

자신의 유방 하나를 내게 내주고 내 귓볼을 잘근잘근 씹어가는 그녀가 이토록 평화를 사랑하는 박애주의자인 줄은 몰랐는걸. 러브 앤드 피스 정신, 훌륭하십니다. 그녀는 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손을 안으로 넣어 이미 단단해질 대로 단단해진 녀석을 밖으로 끄집어냈다.

어머, 이렇게 훌륭한 걸 묵히고 있으면 벌 받아요.

 유... 유미 씨. 저는....

그러자 그녀는 손가락 하나로 내 입을 가로막더니 한 쪽 눈을 살짝 윙크하며 말했다.

물론 선영이나 유진이한테는 비밀로 해드릴게요.

내가 예전에 선영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그런 배려는 참으로 고맙기도 합니다만, 아니, 대체 언제부터 알고 있었지? 내가 선영이랑.... 그런 건 그렇다 치고 유진이한테는 대체 왜 비밀인건데? 흐악! 생각은 길어지지 못 했다. 내 앞에 쭈그리고 앉은 유미의 입 안으로 내 자지가 먹히는 순간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 딥 쓰로트라고 하던가. 목구멍 깊숙이 단번에 쑤셔 넣어진 자지는 마치 손으로 쥐어진 것처럼 압박당한다. 단숨에 빨아들이고 다시 살살 구슬리는 모양새가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쾌감을 급속도로 끌어올린다.

천천히 즐기고 싶지만, 빨리 넣고 싶기도 해요.

그녀는 그대로 내 위로 올라타더니 자신의 다리 사이로 내 물건을 잡아 넣었다. 지그시 눈을 감고 감촉을 즐기는 그녀의 표정이 몹시도 야릇하다. 지금 이 상황, 그녀의 유방, 삽입하고 있는 느낌 이 모든 것보다도 그녀의 표정이야말로 가장 야했다.

하아... 역시.... 흐음.....

그녀는 허리를 슬슬 좌우로, 혹은 앞뒤로 움직이면서 자신의 내부를 채우고 있는 내 자지의 감촉을 즐기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나에게 열중하고 있는 그녀와는 다르게, 난 다른 여자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한 여자랑 응응을 하면서 다른 여자를 생각한다는 건 미안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지 않을 수 없었다.

유진. 난 그 아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저기 보이는 테이블에 늘 나란히 앉아 과외를 하곤 하는데, 그 테이블이 놓인 거실에서 난 지금 그녀의 어머니와 관계를 맺고 있다. 방금 유미가 날 올라타기 전 유혹하며 보여준 표정에서, 난 유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유진이 간혹 날 향해 보여준 표정에서 문득문득 이런 유미의 표정과도 같은 느낌이 났다는 게 생각났다. 그 어린 것이 나이와 맞지 않게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건 아마도 핏줄의 힘인 모양이다. 타고났다고 해야 하나... 아직 덜 여물어서 그렇지 만약 이대로 유진이가 잘 자라만 준다면 지금 유미가 내뿜는 색기 정도는 어렵지 않게 능가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하악...하아....하악.....좀 더.... 좀 더.... 하악....

내 허벅지를 타고, 내 자지를 꽂은 채 훌륭한 훌라댄스 실력을 선보이는 유미를 보면서 자지가 급박하게 팽창하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안은 치밀하면서도 쫄깃하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내 자지를 조이고 빨아들여 정신이 혼미하게 한다. 얼굴에는 그녀의 가슴이 가득 덮여있어 숨쉬기도 어려웠다. 유방을 한 웅큼씩 번갈아 빨아대자 그녀는 내 머리통을 붙들고 정제되지 않은 신음을 쏟아낸다.

하악....하아악.....응....응.으으으으....하악.....아앙....

그러다 몸을 자꾸 뒤로 젖히기에 아예 몸을 돌려 그녀를 소파에 눕히고 내가 본격적인 좆질을 시작했다. 다리를 가득 벌리고 나를 최대한 받아들인 그녀의 자세는 농염하기 그지 없었다. 유진과 닮은 표정, 유진과 같은 교복,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요염하고 에로틱한 표정이 날 올려다보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두 팔로 가슴을 모아 올려붙인 자세를 보며 깨달았다. 그녀의 능숙함은 자신이 누운 상태에서도 어떻게 해야 더 섹시하게 보이는지 너무도 잘 아는 사람의 느낌이었다. 욕망이 차고 쾌감이 끓어 넘친다.

하악...하아....하악.....좀 더.... 좀 더.... 하악....

자세가 조금 불편했지만, 다리 하나는 소파 아래로 내려 바닥을 디디고 다리 하나는 접어서 그녀의 엉덩이 쪽을 향한다. 퍽퍽 하는 마찰음이 연신 이어지고 가죽 소파의 뻐그덩 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보다 더 큰 유미의 신음이 자꾸만 날 고양시킨다.

하악! 선생님......흐응......하악........! 아악!!!

더 이상은 나도 참을 수 없었다. 유미를 불러 내 상태를 알렸더니 그녀는 안에 해도 좋다고 했다. 유진이가 나왔을 그 구멍으로 내 것을 온전히 쏟아붓는다. 

하악...항.....흐읍.....

엉덩이가 경직되는 느낌이 들었다. 몸을 그대로 유미에게 기댄다. 유미가 내 얼굴을 붙들더니 깊은 키스를 해왔다. 혀가 엉키고 뇌수가 녹는듯한 짜릿함이 온 몸을 사로잡는다. 능수능란한 혀가 내 입 속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마지막 남은 쾌감을 짜낸다.

푸......하....아........

입술이 떨어지자 기다랗게 늘어진 침이 우리 사이에 이어져있다. 그녀는 붉은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술을 핥고,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는 자세가 좀 불편하셨죠? 두 번째는 침대로 가서 할까요?

사정 직후의 남자에게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렇지만 그런 표정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면 거절할 수 없잖아..... 마치 사이렌에 홀린 뱃사공처럼, 나는 고개를 끄덕여 두 팔로 그녀를 들고 안은 채로 안방에 들어갔다. 퀸 사이즈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나도 따라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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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가 주인공에 대한 호칭을 선생님이라고 하는 순간부터 이 교복 섹스씬은 머리에 넣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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