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 이명희 6표, 김지혜 2표 나왔습니다.
그리고 공략 가능(?) 서브캐릭터로 진유진이 추가되었습니다.
근데 얘를 공락하면 ........ 범죄잖아요. 이건 괜찮으려나;;; ......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난번 댓글에서 중삼을 공략하라는 목소리가... 쿨럭... 이 분들, 과연 괜찮은 겁니까!!
( 그러면서 공략대상에 추가하고 있음 )
전에도 한번 이야기했지만 나는 거의 매일 주인님을 모시러 가야 한다. 퇴근시간에 맞추어 병원 앞에 가는 일이 주된 일과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과외를 시작하고 나니 그 시간 맞추기가 좀 어려웠다. 언제 말씀드려야 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영화를 보러 가던 날, 마침 주인님의 기분이 좋아보이셔서 살짝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서?
그러니까, 앞으로 일주일에 두 번은 마중을 못 나온다구요.
하아..... 진짜 니가 미쳤구나?
예?
명희, 아니 주인님은 팔짱을 끼고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요새 좀 안 갈구었더니 개념이 사라졌어? 니가 못 나오는거야, 아님 안 나오겠다는 거야?
아뇨. 그게 그러니까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과외때문에 그렇다니까요.
그렇다고 노예새끼가 해야되는 일을 안 하겠다고? 그깟 과외한다고 얼마나 버는데?
저.....제가 이런 말씀까지는 안 드릴려고 했는데, 제가 명희씨 때문에 쓰는 돈 때문이라도 과외를 꼭 해야 되요. 쫌 봐주세요.
최대한 비굴하게 보일려고 노력했다. 아니, 그런 노력 안 해도 그녀는 이미 나를 비굴하게 보고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잠시 생각하던 명희는 내게 물었다.
월급날 언제야?
월급? 아, 보수는 이달 말에 받아요.
그러자 명희는 곰곰히 뭔가 생각하는 눈치더니 심각하던 표정을 풀었다. 그리고 뒤이어 씨익하고 웃는데...... 여태까지의 경험을 미루어봐서 이 웃음이 결코 좋지만은 않다.
좋아. 그럼, 이달 말에 니가 끝내주는 곳에 가서 식사를 사면 용서해주지.
끝내주는 곳이요?
그래. 적어도 호텔 레스토랑 정도.
호텔? 드라마에서 가끔 나오는 그런 곳 말인가. 직접 가본적이 없어서 상상이 잘 안 간다.
......저기, 제가 그런 데를 안 가봐서 그런데요, 그런데는 대충 얼마정도 하나요?
나도 모르지. 한 십만원에서 이십만원 정도 하지 않을까?
에엑! 겨우 두 사람 먹는데 그렇게나 많이요?
뭔 헛소리야. 일인당 그 정도 든다는 거지. 거기에다 와인도 한 병 시키면 더 들고.
......명희씨. 제발 조금만 기준을 낮춰주세요.
우후후. 니 하는 거 봐서.
마침 영화관 입장시간이 다 되었다. 개표가 시작되자 홀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기 시작했다. 나도 팝콘바구니와 콜라를 들고 일어섰다. 명희도 따라 일어서다가 나를 향해 묻는다.
야, 근데 표는?
어? 아마도 제 주머니에 있을 건데요.
꺼내.
저...지금 손을 쓸 수가....
내 두 손은 둘다 이미 사용중이었다. 한손에는 팝콘, 한손에는 콜라. 명희가 인상을 확 찌푸린다.
지금 나보고 니놈시키 주머니에다 손 넣고 표를 꺼내라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주머니 말고도 더한 부분을 만져주고 빨아주지 않았었습니까? 게다가 그쪽은 간호사인데 엉덩이에 주사도 안 놓나요? ......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들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내가 꺼내기로 했다. 입구쪽이라 사람이 많고 어수선해서 딱히 들고 있는 것을 내려놓을 곳을 찾기 어려웠다.
가만있어봐. 에휴.
명희가 인상을 찌푸린 채로 내 주머니안에 손을 넣었다. 그녀가 내 주머니안에서 꺼내든 것은..........
야. 이게 뭐야.
그녀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째려보았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그녀쪽을 내려다본 나는 엄청나게 놀랐다. 가슴이 덜컹!
이런 건 왜 가지고 다니실까~아? 대체 언제 누구에게 쓰실라고 말야? 어엉?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에 담긴 분노는 측정할 길이 없어보였다. 편의점에서 3,000원에 팔고 있고 잘 밀봉된 채로 세 개가 들어있는데다가 각각 다른 과일향이 난다지만 나는 아직 써보질 않아서 무슨 과일향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콘돔박스!! 저게 왜 내 주머니에 들어있지 않고 지금 그녀 손에 들려있는 걸까!
야이 새꺄! 너! 나를 뭘로 보고!
아니, 주인님! 아니, 명희씨! 그건 그게 아니라요....
그건 당신에게 쓸 게 아닙니다.....라는 소리를 채 하기도 전에 그녀의 주먹이 내 명치를 강타했다. 작다고 결코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여러분.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 있죠? 사실 작은 고추는 단단합니다.
커헉-
순간적으로 숨이 막혔던 내가 숨을 다시 쉬기도 전에 명희가 내지른 로우킥이 내 무릎 뒤를 강타했다. 2 Hit Combo! 공격에 자세를 유지할 수 없었다. 바닥에 철푸덕 내려앉은 나는 한참후에야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팝콘바구니는 굴러다니고 콜라는 죄다 엎질러 졌으며 콘돔 박스는 내 발치에 떨어져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지나친다. 나를 중심으로 약 5m 정도 원 모양의 빈 공간이 생겨났다.
태어나서 이렇게까지 쪽팔린 것도 처음이고 당혹스러운 것도 처음이었다. 벌떡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이미 명희는 안 보였다. 황급히 극장 밖으로 나가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영화표는 시작시간이 지났다고 환불도 안됐다. 별 수 없이 집으로 향하기 시작하자 아주 적절하게도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끝내주는 날이다.
우산을 들고 나간게 아니라서 내리는 비를 죄다 맞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겨울치고는 비가 제법 왔다. 쫄닥 젖은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다. 얼른 집으로 들어갈 생각에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 내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 등뒤에서 부른다.
한....석...아....
응?
돌아보니 나만큼이나 홀딱 젖은 효진이가 바들바들 떨면서 계단에 앉아있었다.
왜 그러고 있어?
어....일단 나 좀 니네 집에 들어가면 안 될까? 좀 춥네.... 으으으으.
그래. 얼른 들어와.
문을 열고 효진이를 방안으로 들였다. 방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옷가지들을 대충 발로 밀어내어 공간을 만들었다.
미안한데... 갈....아....입을 만한 옷...좀 없을까....? 에취!
어? 내 옷은 꼴들이 영 아닌데....
아무래도... 괜찮아.... 지금 이거 보단 낫겠지.... 에취! 에취!
활달하기 이를데없는 녀석이 홀딱 젖은 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은 꽤나 불쌍해보였다. 행거에 걸린 옷중에서 박스티랑 츄리닝 바지 하나를 내주었다.
오...쌩유....
냄새가 좀 나더라도....... 윽....
효진은 옷을 받자마자 그 즉시 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그녀의 분홍색 브래지어가 보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몸을 홱 돌렸다. 얘는 수치심같은 것도 없나.
아, 좀 말을 하던가..
추워죽겠는데.... 그리고 우리 사이에 뭐 어때?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인데?
글쎄다~
등 뒤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얼마 안 되어 옷을 다 갈아입은 모양이다.
아~ 이제야 살 것 같다... 에취! 지혜, 이 년은 대체 어딜 가거야?
연락도 안 해보고 온 거야? 기다리면 오겠지. 일단 따뜻한 거라도 줄까?
그래 주면 땡큐!
젖은 옷을 벗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 효진은 방바닥에 깔려있던 이불 속으로 냉큼 들어갔다. TV리모콘을 찾길래 그런 건 없다고 이야기해주고 직접 텔레비전을 켰다. 금성텔레비전에서 뭘 바라는 거야. 전기 포트에 물을 끓이면서 우리 집의 유일한 식기인 컵과 코코아 봉투를 꺼냈다. 슬적 돌아보니 효진은 마치 자기집 안방마냥 뒹굴거리며 이불을 둘둘 말고 있었다.
자, 마셔.
오오.... 극락이로군. 극락~
방금 전까지도 골골하던 효진은 금새 회복이 되어 낄낄거리면서 코코아를 홀짝였다. 나는 그녀가 코코아를 마시는 동안 방바닥을 주섬주섬 치웠다. 그런 내 모습을 가리키며 효진이 키득거렸다.
뭘 이제와서 청소야. 그리고 내 방보다도 훨씬 깨끗하구만.
...이 방보다 더 더러운 방이라니. 그게 여자방 맞아?
크크크. 우리 엄마랑 똑같은 소리하네. 크큭.
바닥에 놓인 그녀의 옷가지를 거두어서 세탁기에 넣어 탈수라도 돌릴까 싶었다. 집어올리려던 손이 우뚝 멈춘다. 마치 애벌레 허물 벗듯 던져놓은 그녀의 옷가지에는 분홍빛 브래지어와 팬티도 고스란히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내준 것은 티셔츠와 바지뿐인데... 그렇다면 설마....
어휴, 변태. 뭐하나 싶었는데 그걸 들여다보고 있어? 역시 남자들이란~
등뒤에서 효진이 반쯤 웃으면서 농을 건넨다.
치우려고 한거란 말야! 너 말야, 젖은 옷을 방바닥에 두면 어떻게 해?
대충 두면 마르지 않을까?
방 눅눅해진단 말야..
그럼 방주인이 알아서 치우겠지, 뭐.
으윽....
살짝 열이 받았기에 더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그녀의 옷가지를 전부 뭉쳐 들고가서 세탁기에 넣어버렸다. 내가 입고 있던 젖은 옷도 화장실에서 모두 벗어서 세탁기에 함께 넣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방으로 돌아가자 효진이 살짝 웃는다.
몸매에 자신이 없나보네? 그냥 여기서 갈아입어도 되는데 말야.
그럼 너는? 자신이 있어서 남자 앞에서 막 갈아입고 그래?
나 정도면 나쁘지 않지. 항상 운동하고 있어서 허리도 늘씬하고 다리도 미끈한데 말야.
그러면서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받쳐든다.
그래도 가슴 작은 건 어떻게 좀 안 되더라. 지혜꺼라도 갖다붙이면 진짜 완벽한 몸매일텐데...
마시던 코코아를 뿜을 뻔 했다. 으악, 진짜 얘는 머릿속이 정말 궁금하다.
무....무슨 소릴 하는거야!
아, 맞다. 넌 지혜 가슴 만져봤지? 어때? 감촉 끝내주지?
내....내가 어떻게 알어, 그걸!
어라? 거짓말 하기야?
반쯤 농담같고 반쯤 실실 웃던 효진의 얼굴이 갑자기 엄숙해졌다. 안지 몇달 되지도 않았고 그리 자주 만난 건 아니지만 이 녀석이 이런 표정을 보이는 건 처음 본다.
난 거짓말 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해. 말해봐. 진짜 지혜 가슴 만져본 적 없어? 정말, 단 한번도? 내 얼굴 보고 똑바로 대답해봐.
나도 모르게 그녀 앞에 무릎 꿇고 앉아있는 꼴이 되었다. 내가 왜 갑자기 이런 추궁에 시달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위엄이 장난이 아니었다. 한참동안이나 대답 못 하고 전전긍긍하던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대답했다.
.........어.
하도 모기만한 소리라서 내 귀에도 안 들렸다.
안 들려.
...봤어...
뭘 봐?
만져봤다고....
이게 말로만 듣던 고해성사인가요, 하느님. 아니, 하느님에게 하는게 아니라 원래는 신부님에게 하는 거 아닙니까? 그때 내 머리통을 무언가가 휘어감는다.
진~~작 그럴 것이지. 짜식. 다 알고 있는데 말야.
컥컥....
효진의 헤드락이 내 머리통에 작렬했다. 그녀의 옆구리, 엄밀히 말하면 젖가슴의 옆부분이 내 뺨을 사정없이 부빈다. 전에도 이런 일을 한번 당해본 사람으로서...... 여자가 남자에게 거는 헤드락만큼 에로틱한 자세는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지금 이 녀석은 노브라란 말야!
어때, 한번 비교해볼래?
뭐...뭘?
감촉 말야. 나도 지혜꺼 만져보고 내꺼도 만져보고 그랬지만 그래도 제 3자가 해보는게 정확하지 않을까?
헤드락에 끼여 있느라 정신이 없어 그녀가 말한 지혜꺼와 자기꺼가 뭘 의미하는지 바로 파악하질 못 했다. 대답을 잘 못하고 있으니 그녀가 재촉한다.
응? 싫어?
좋아! 아...아니, 그게 아니라....
푸하핫. 알았어. 일단 일루 와봐.
그녀는 내 머리통을 끌어안은채 이불을 끌어올려 두 사람을 덮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는데다가 이불까지 덮어쓰니 꽤나 어두컴컴해졌다. 그 어둠속에서 나란히 누운채 서로를 바라본 자세로 효진은 눈을 빛내며 나를 쳐다보았다.
정말 공정하게 평가해야 돼? 알았어?
어? 어....
나에게 다짐을 받은 그녀는 눈을 감더니 셔츠를 서서히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배가 드러나고 이어서 젖의 아랫부분이 드러났다. 그리고 이내 눈부시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싱그러운 속살이 드러났다. 어두워서 색은 분간이 안 되었지만 도톰하게 자리잡은 유두의 모양도 아름답다.
어때?
.............
어떠냐니까?
.....일단 만져볼게.
......그래.
본인도 인정했다시피 지혜에 비해서 크기가 좀 작았다. 지혜는 한쪽을 한손으로 잡았을때 꽤나 많은 부분이 빠져나가는 편이었지만 효진은 그러질 않았다. 그래도 제법 한손 가득 잡히긴 했다. 손가락에 힘을 주어 본다. 주무르는 감촉도 괜찮다.
흐음.... 어때?
어? 어.. 좋아...
막연하게 대답하지 말고. 지혜랑 비교해서 말해봐. 어느 쪽이 더 좋아?
어? 난 둘다 좋은데...
이게 진짜!
그녀는 헤드락을 한번 더 걸것처럼 팔을 들었지만 그저 내 머리통에 올려놓았을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혀를 내밀어 ?기 시작했으니까.
하악.... 지금 ... 뭐해....
뭐하긴, 맛도 봐야지.
이거 쑥맥인줄 알았는데 완전 선수잖아... 하윽....
유두 하나를 덥석 베어물고 손 하나는 등을 쓸어내린다. 쓸어내리다 끝나는 지점에는 낡은 츄리닝이 걸린다. 옷을 살짝 들추고 더 아래로 내려간다. 엉덩이 골을 따라 손가락이 배회하다가 둥근 언덕의 동산을 비벼본다.
뭐야... 어딜 만져....
말로는 투정을 부리면서도 그녀는 허리를 비틀어 내게 더 안기는 자세를 취했다. 가슴을 빨던 입은 목을 타고 올라가 그녀의 입술을 찾는다. 입술을 겹치려 하자 그녀는 도리질을 했다.
싫어. 키스는 안 돼.
어? 왜?
몰라. 암튼 안 돼.
그럼 이건?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이 무대를 옮겼다. 등산을 마치고 앞으로 돌아와 계곡 사이로 파고든다. 비에 젖은 건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에 젖은 건지... 이미 그곳은 대규모 홍수사태다. 야릇한 신음이 흘러나오며 그녀가 몸을 비비꼰다. 거치적거리는 셔츠를 벗겨내고 츄리닝을 끌어내린다. 나 역시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알몸에 알몸을 포갠다. 툭 튀어나온 육봉에 효진의 차가운 손가락이 걸치더니 살짝 감아본다.
그때도 느꼈지만.... 제법 크단 말야?
그때?
그날 기억 안나? 지혜 이사한 날... 나랑 지혜가 니 자지 빨아줬잖아.
그렇다. 그게 꿈이 아니었다.
지혜랑 찐하게 놀고있자니 갑자기 발동이 걸려서 말야. 여기 물건 하나 있으니 한번 세워보자 그랬지.
찐...하게 놀다니?
그런건 묻는게 아니에요. 아저씨.
콘돔을 찾아와서 씌웠다. 충분히 젖은 곳으로 진입시켰다. 내 목을 끌어안고 엉덩이를 들썩이는 효진을 달래어가며 전진 후진을 반복했다. 키스를 못 하게 해서 주로 목과 가슴을 빨았다. 귀 뒤를 핥아주니 반응이 제법 좋았다. 내 허리를 감싸안은 효진의 두 다리가 늘씬하니 보기 좋았다. 한참 동안 그녀의 몸을 탐하고 내 것을 쑤셔넣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곳에 이르러 마지막 한숨을 토해내며 내 것을 쏟아내었다. 효진을 꽉 끌어안고 한참을 숨을 헐떡이며 있었다. 눅눅하고 약간 냉기가 돌았던 내 방이 모처럼 사람 사는 집처럼 훈훈해졌다.
이거 게임기 맞지?
뒷처리를 끝내고 이불 속에 나란히 들어가 있었다. 나는 천장을 보고 누워있었고 효진은 엎드린 채로 있다가 내 TV 밑에 놓인 패미콤 게임기를 본 듯 했다. 그렇다고 대답하자 테트리스 있냐고 물어본다. 게임팩 중에서 테트리스를 뒤적이며 꺼내어 연결시켜 주었다. 작고 낡은 금성텔레비전에서 러시아 민족음악을 8비트풍으로 어레인지한 테트리스 주제가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오오. 나 이거 되게 좋아하는데!
효진은 옷도 아직 다 입었건만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게임패드를 들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쓴 웃음을 짓다가 문득 아까 들었던 삐삐 진동 소리가 떠올라 가방을 뒤졌다. 삐삐에는 이렇게 찍혀있었다.
[4444]
...........주인님이로군. 이건 아무리 봐도 행운의 숫자 4 라기 보다는 죽음을 뜻하는 4 자가 맞겠지? 음성메시지는 들어있지 않았다. 그냥 번호만 남긴 듯. 혹시 나중에 보면 정말로 죽이겠다는 소리면 어쩌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나 생과 사를 가르는 나의 고민과는 상관없이 등뒤에서는 환호와 비탄이 쏟아졌다.
아싸아, 집어넣었다. 아앗!! 긴 게 안 나와, 긴 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채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테트리스에 열중하고 있는 효진의 등짝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