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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데이트-246화 (246/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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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te 9

마당에 쌓인 눈에서 반사된 밤하늘의 빛이 거실 창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송화의 얼굴은 음영이 뚜렷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에 담긴 의미도 너무나 뚜렷했다.

"설마, 그... 농담이시겠죠?"

"농담 아닌데."

"길고 단단한 거라면, 그 뭐냐... 만두 빚을 때 사용하는 밀대가 저기 찬장 어딘가에..."

"그건 뜨겁지 않아."

"뜨거우면 화상 입잖아요."

"내 안을 불태울 정도로 뜨거운 게 필요해."

송화의 손이 내 바지 안으로 쑤욱 들어왔다.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송화가 더 빨랐다. 그녀는 내게 몸을 확 기울이며 내 몸을 덮쳤다. 그녀의 얼굴이 내 얼굴로 확 다가오기에 순간 머리를 들이박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내 입술을 자기 입술로 덮는 거였다.

"웁! 웁! 검...!"

키스는 거칠고 난폭했다. 입술을 뜯어먹을 것만 같았다. 혀뿌리가 뽑히는 줄 알았다. 숫제 육식 동물이 초식 동물의 살점을 뜯어먹는 광경이 이와 같으려나. 한참 그렇게 내 입술을 탐하던 송화는 입을 떼더니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소리 내지 마. 나와 이러고 있는 거... 그 마리라는 아가씨가 보면 슬퍼하지 않겠어?"

"지금 협박하는 겁니까?"

"협박이라니."

그녀는 눈을 흘겼다. 그 모습은 무척이나 고혹적이었다.

"부탁이야."

"이미 그렇게 올라탄 상태에서 부탁이라고 말씀하셔도..."

"잠깐, 아주 잠깐이면 돼."

그녀는 거칠게 내 바지를 벗겼다. 몸을 비틀고 그녀를 밀쳐내면 빠져나갈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그렇게 했다간 큰 소리가 날 것 같았다. 만약, 누군가 이 광경을 보기라도 한다면... 대체 난 무슨 말로 변명할 수 있을까.

"하아..."

송화가 팬티를 끌어내리자 내 물건을 툭 튀어나오듯 튕겨 올랐다. 송화는 게걸스럽게 그걸 입에 물더니 쪽쪽 빨기 시작했다. 기교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지만, 흡입력 하나만큼은 미칠 것 같았다. 그것은 마치 굶주린 아이가 엄마 젖을 빠는 광경과도 같았다.

"으윽... 송화 씨..."

"가만있어봐."

송화는 주섬주섬 자기 옷을 걷어 올리더니 내 위로 올라탔다. 놀랍게도, 그녀는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이런 상황을 미리 준비했는지도 몰랐다. 내가 만약 나오지 않았다면... 정말 길고 단단한 무언가를 찾아 스스로를 위로한 생각이었을까. 이런 복잡한 머릿속이 까맣게 물든다. 송화의 젖은 동굴이 내 물건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흐읍...."

"으으...."

살을 태워버릴 정도로 뜨거운 걸 찾고 있다고 했던가. 그녀의 안은 놀랍도록 뜨거웠다. 자랑은 아니지만, 여러 여자와 적지 않은 관계를 맺어왔는데도, 이토록 뜨거운 속살은 겪어본 적 없었다. 숫제 불타오르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달아오른 그곳은 마치 움켜쥐는 것처럼 내 물건을 조여댔다. 더 놀라운 건 송화의 표정이었다. 단지 가볍게 넣었을 뿐인데, 그녀의 표정은 한껏 일그러져 있었다. 아파서가 아니다. 그것은 분명 쾌락에 젖은 여인의 얼굴이었다. 열락에 몸을 떠는 여인의 표정이었다. 넣는 것만으로도 한번은 절정에 이른 것 같았다.

찌꺽- 찌꺽- 찌꺽- 찌꺽-

내 가슴팍에 두 손을 짚은 송화는 엉덩이를 위아래로 열심히 움직였다. 앞뒤로도, 옆으로도, 원을 그리며, 그녀는 쾌락을 구하고 있었다. 자신의 안에 들어온 조종간을 쥐고 쾌락의 하늘을 여행하는 비행기를 조종하고 있었다.

"하응...하응...하응..."

"소... 송화 씨, 목소리 좀..."

"흐윽... 흐윽... 흐윽... "

"송화 씨..."

그녀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어쩔 줄 몰라하다가 다시 또 내 몸 위로 무너져 내려 온몸을 움찔움찔 떤다. 숫제 발작이라도 일어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떨림이었다. 그러다 그녀는 몸을 떼고 일어나는가 싶더니 이내 바닥에 엎드렸다. 크고 둥근 엉덩이를 내 쪽으로 쑥 내민다. 치마는 이미 걷어 올려져 있고 허벅지까지 도달한 밴드스타킹은 엉덩이를 채 덮지 못한다. 그대로 공기 중으로 노출된 하얗고 둥근 언덕 두 개가 내 앞으로 쑤욱 내밀어 진다. 그 상태로 뒤로 주춤거리며 내게 다가온다. 엉덩이 사이의 그곳은 젖어서 번들거리고 있었다. 저절로 내 몸이 그 엉덩이에 닿을 수밖에 없었다.

송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이미 행동으로 모든 걸 이야기하고 있었다. 상체를 일으켜 무릎만으로 몸을 지탱하고는, 단단하게 발기한 내 물건을 쥐고 송화의 안으로 밀어 넣는다. 조금 전까지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녀석은, 마치 제자리를 찾기라도 하는 것처럼 쑤욱하고 들어가 안쪽을 꽉 채운다.

"흐읍...."

젖다 못해 물이 흘러넘치는 송화의 속으로 내 몸을 넣으면서, 교회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약에 취해 그녀를 범하던 일... 그녀는 그때 이후 어떻게 치료하고 있었을까. 내가 모르는 누군가와 이런 행위를 가져왔던 걸까. 그때는 분명 이렇게 색기 넘치는 표정이나 흐트러진 자세가 아니었고 오히려 당당하고 무뚝뚝한 표정이었는데, 지금은 평소의 표정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여기에는 오로지 색욕에 젖은 두 마리의 짐승이 있을 뿐이다.

"하악....!!"

바닥을 짚고 허리를 구부린 그녀의 뒤에서 피스토닝 운동을 개시하다가 송화가 내뱉는 신음소리에 깜짝 놀라 팔을 뻗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어쩐지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되고 말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기분 탓일까. 누군가 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허리 움직임은 쉬지 않았다. 내가 쉬고 있으면 송화가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며 더 큰 삽입을 요구해오곤 했다.

"하악...하읍...하악...."

쩌꺽- 쩌꺽-

비교적 조심스럽게 움직인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아예 소리가 나지 않을 순 없었다. 게다가 아주 찰지게 조여오는 송화의 안쪽은 흘러넘치는 애액만으로도 아래쪽에 한강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악...합....흐.....읍...."

손으로 입을 막아보려 했지만, 그녀는 도리어 입을 벌려 내 손가락을 물고 빨았다. 마치 맛있는 사탕을 빨아 먹는 것처럼... 그렇게 내 오감을 자극하며 그녀는 절정의 움직임을 맞이했다. 바닥에 깔린 마루가 삐꺽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내가 뒤로 당겨 자리에 앉자 송화는 몸을 돌려 나를 마주하고는 그대로 내리꽂아 앉았다. 그리고 날 꼭 끌어안고 몸을 흔들어 댄다.

"크읍....흠...."

사실 요즘 마리가 임신 중이라 관계가 드물긴 했다. 약 성분은 이미 거의 희석된 터라, 발작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나 역시 혈기왕성한 남자인지라 가끔 아쉽기도 했다. 그러다 이렇게 뜻하지 않은 섹스를, 남몰래 하게 되는 쾌감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남에게 들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보다는 더 깊고 더 뜨거운 관계를 몸으로 원하게 된다. 그러다가 눈앞에서 찰랑거리는 젖가슴을 입에 담는다. 어느새인가 송화는 상의도 풀어헤치고 있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몹시 보기 좋게 생겼고 입에 담아 보니 탄력도 풍부했다. 이런 좋은 풍광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못 본 척한다면 그건 또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꼿꼿하게 일어선 유두를 살살 핥아 나가다가 살짝 깨물었더니 그녀가 내 머리를 붙들고 흐느낀다.

"하악...하읍...하악...."

쩌꺽- 쩌꺽-

난 사정에 임박했다. 그녀에게 곧 싼다고 말했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괜찮을까 싶은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안으로 그대로 쏘아 보내고 만다.

"하악....하악....하....."

내 얼굴을 자신의 젖무덤 사이에 파묻고 꽉 끌어안은 채,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급박하게 뛰어오르는 심장이 정상 박동수로 찾아 돌아가고 다리 사이의 뜨거움이 이내 조금씩 식어간다.

"저...저기...."

헐떡거리는 송화를 마주 보며 내가 지금 무슨 짓인지 싶었다. 그녀 역시 아까와는 표정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차분해졌달까. 주섬주섬 옷을 입는데, 왠지 모르게 시선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예린의 방을 쳐다보았다. 문이 살짝 열려있었다. 기분 탓일까? 뭔가 퍼런 안광이 저쪽에서 날 지켜보는 것 같았다. 혹시나 싶어 그쪽을 더 쳐다보려는데 송화가 내게 물었다.

"왜 그래?"

"아, 아뇨. 아무것도."

송화는 옷을 추스르며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날 보며 다짐하듯 말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본심이 아니야. 알고 있지?"

"네."

"바텐더, 그놈의 약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네. 그럴게요."

너무 선선히 대답한 탓일까. 송화는 갑자기 짜증을 부리더니 손님 방으로 휙 들어가버렸다. 나도 안방으로 돌아왔다. 마리는 여전히 잘 자고 있었다. 그녀 옆에 눕는 게 많이 미안했다. 자리에 눕자, 잠결에 뒤척거리던 마리가 내게 안겨왔다. 조금 전까지 다른 여자의 속살을 만지던 내 손으로 마리를 안는 게 꺼림칙했지만... 그래도 마리를 꼭 끌어다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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