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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데이트-108화 (108/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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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귀를 의심했다. 아니, 이게 무슨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소리 정도도 아니고.. 대체 뭘 긁는 소리야. 아, 아니지. 암튼 당황한 내가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있는 사이 그녀는 무릎걸음으로 나한테 다가왔다. 안 그래도 좁은 공간이다 보니 그녀를 밀쳐내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상태는 정말 심상치 않아 보였고 목소리도 몹시 절박하게 들렸다.

"아니, 잠깐... 이봐요.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막무가내로..."

어느샌가 내 바지춤을 풀어버리고 팬티를 끌어내린 그녀는 내 물건을 붙들고 있었다. 아까도 이런저런 자극을 받았던 터라 이미 그것은 정면을 향해 직립해 있었다. 내 앞의 그녀는 몹시 황홀한 표정으로 그걸 어루만지더니 이내 허리를 세우고 고개를 숙여 그것을 한입에 물었다. 미친 여자가 아닐까 우려가 되는 건 여전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몸을 빼내거나 거부하기도 난감했다. 정말 미친 여자라서 내가 도망이라도 가려고 하면 이빨로 확 물어 뜯는 게 아닐까. 그렇게 되면... 오, 안 돼. 아직 유진이랑 해보지도 못 했는데!

"웁- 웁- 웁--"

그러나 이런 생각도 잠시, 그녀의 입놀림 자체는 정말이지 연인의 것을 빨아대는 것 이상으로 열정적이었다. 숫제 뽑아 먹으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걷어내며 손으로는 밑둥을 훑어내고 입으로는 귀두와 봉우리를 한꺼번에 집어삼키는 그녀의 얼굴은 말 그대로 색귀가 따로 없었다. 볼이 홀쭉해질 정도로 쭉쭉 빨아대니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쾌감이라기보단 고통이 느껴질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으....저...저기요. 이제 제발...."

말 그대로 약점 중의 약점을 물리고 있는 터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문득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누군가 화장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 한 칸 밖에 안 남았는데? 네가 먼저 쓸래?"

"그러지, 뭐."

소리를 보아 두 사람의 여자인 모양이다. 맞다! 여긴 여자화장실이지! 이 순간에도 그런 의문이 들었다. 여자들은 대체 왜 화장실을 둘이서 가는 걸까. 나야 남중, 남고를 나와서 그런 걸 잘 몰랐지만 대학에서 만난 동기 중에 남녀공학을 나온 녀석의 증언에 따르면 여자애들은 서로 팔짱을 끼고 나란히 화장실로 향한다고 한다. 대체 왜 그럴까.

"그래서 말이야, 그때 진수가 학교에서 한 이야기 가지고 다들 난리도 아니었거든."

아니, 화장실에 들어왔으면 볼일이나 볼 것이지 칸 안에 들어온 여자와 밖에 있는 여자는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내 아래에서는 미친 여자로 추정되는 색녀가 육봉을 물고 있고.... 귀에서는 여자들의 일상적인 대화가 들려오고 있고.... 으아, 미치겠다.

"하아..."

드디어 풀려났다! 끈적거리는 침을 늘어뜨리며 여자가 입을 뗐다. 부스스 일어나는 그녀를 보며 이제 다 된 건가 싶었는데.... 이런 젠장.

"여...여기서요?"

옆에 칸에 들릴까 싶어 최대한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여자는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일어나면서 치마 안쪽으로 손을 넣어 팬티를 벗어버렸다. 무언가 끈적거리고 번들거리는 게 잔뜩 묻어 있는 그 팬티를 변기 위에 올려놓고 내게 엉덩이를 내민다. 치마는 이미 걷어 올려져 있고 허벅지까지 도달한 밴드스타킹은 엉덩이를 채 덮지 못한다. 그대로 공기 중으로 노출된 하얗고 둥근 언덕 두 개가 내 앞으로 쑤욱 내밀어 진다. 가뜩이나 장소도 좁고 밀집되어 있는 자세다 보니 저절로 내 몸이 그 엉덩이에 닿을 수밖에 없었다.

말은 하지 않지만 이미 행동으로 모든 걸 이야기하고 있는 이 여자에게는, 지금 바깥의 상황이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닌 걸까. 게다가 옆 칸에서 들려오는 쪼르르 소리라든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내 안에 꿈틀거리는 변태적 본능을 한껏 자극하고도 남음이었다. 오, 신이시여. 제가 이렇게 음란하고 부도덕한 놈인지 몰랐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여자에게 오랄섹스를 강제로 당하며 발기하고 바로 옆에서 여자가 볼일 보는 소리를 들으며 껄떡거리는 물건을 낯선 여자의 엉덩이에 가져가고 있습니다. 오오, 신이시여..... 믿지도 않는 놈이 자꾸 불러제껴서 참 미안합니다만 제 처지가 당신을 부르지 않고는 못 배기겠어요. 그나저나 자, 잠깐. 처음 보는 여자? 어쩐지 낯이 익은데?

"흐읍...."

젖다 못해 물이 흘러넘치는 여자의 속으로 내 몸을 넣으면서, 어쩐지 이 여자의 얼굴이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분명 이렇게 색기 넘치는 표정이나 흐트러진 자세가 아니었고 오히려 당당하고 무뚝뚝한...

"하악...."

벽을 짚고 허리를 구부린 그녀의 뒤에서 피스토닝 운동을 개시하다가 여자가 내뱉는 신음소리에 깜짝 놀라 팔을 뻗어 여자의 입을 틀어막았다. 어쩐지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되고 말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밖에서는 이미 이쪽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미영아, 얼른 나가자. 여기... 좀..."

"그...그럴까?"

아무래도 그들도 이쪽의 상황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하긴 그렇게 벽에다 대고 쿵쿵거리고 있는데 모르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닐까. 두 명째의 쪼르르 소리는 아쉽게도 들려오지 않았다......가 아니라! 대체 뭘 아쉬워하고 있는 거냐! 변태냐, 나는!! 그렇다고 허리 움직임은 쉬지 않았다. 내가 쉬고 있으면 여자가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며 더 큰 삽입을 요구해오곤 했다.

"하악...하읍...하악...."

쩌꺽- 쩌꺽-

비교적 조심스럽게 움직인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아예 소리가 나지 않을 순 없었다. 게다가 아주 찰지게 조여오는 여자의 안쪽은 흘러넘치는 애액만으로도 아래쪽에 한강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악...합....흐.....읍...."

손으로 입을 막아보려 했지만 그녀는 도리어 입을 벌려 내 손가락을 물고 빨았다. 마치 맛있는 사탕을 빨아 먹는 것처럼... 그렇게 내 오감을 자극하며 그녀는 절정의 움직임을 맞이했다. 자세가 몹시 불편했던 터라 내가 변기에 앉자 그녀는 몸을 돌려 나를 마주하고는 그대로 내리꽂아 앉았다. 그리고 날 꼭 끌어안고 몸을 흔들어 댄다.

"크읍....흠...."

나 역시 일탈적인 행위와 비상식적인 관계에서 오는 흥분 때문에 길게 하기가 어려웠다. 한편으로는 쌀 거 빨리 싸고 이 여자에게서 도망가고 싶은 심정도 있었다. 그러다가 눈앞에서 찰랑거리는 젖가슴을 입에 담는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몹시 보기 좋게 생겼고 입에 담아 보니 탄력도 풍부했다. 이런 좋은 풍광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못 본 척한다면 그건 또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꼿꼿하게 일어선 유두를 살살 핥아 나가다가 살짝 깨물었더니 그녀가 내 머리를 붙들고 흐느낀다.

"하악...하읍...하악...."

쩌꺽- 쩌꺽-

변기 뚜껑이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요란하게 내는 동안 난 사정에 임박했다. 그녀에게 곧 싼다고 말했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괜찮을까 싶은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안으로 그대로 쏘아 보내고 만다.

"하악....하악....하....."

내 얼굴을 자신의 젖무덤 사이에 파묻고 꽉 끌어안은 채,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급박하게 뛰어오르는 심장이 정상 박동수로 찾아 돌아가고 다리 사이의 뜨거움이 이내 조금씩 식어간다.

"저...저기...."

"아무 말 하지 마세요."

아까와는 전혀 다른 또렷한 목소리. 고개를 들고 그녀를 올려다보자 아까와 다른 눈빛의 그녀가 보였다. 조금 전까지 내 몸을 요구하며 교성을 질러 대던 그녀가 아니었다. 분명 같은 사람이긴 하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일단은 감사를 표하죠. 실례했습니다."

말은 아주 점잖고 훌륭하지만 제 허벅지에 올라타서 엉덩이를 부비고 있으면서 하실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요? 내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는 동안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옷매무새를 바로 했다. 변기 위에 올려놓은 팬티를 들어 올려보더니 인상을 찌푸리고 자기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허업. 그럼 이제부터 노팬티...? 그녀는 몹시 난처한 표정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지...지금 일은 잊어주세요."

"대체... 왜 그러신 거죠?"

어렸을 때, 이제 한창 막 욕정에 불타오르던 시기에는 그런 망상을 가끔 하곤 했다. 길 가다가 어떤 여자가 나랑 하자고 덤벼드는 그런 상상. 그런데 막상 당하고 나니 흥분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보다도 당황스러움이 더 컸다.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그녀 자신도 이런 상황이 퍽 익숙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애써 표정을 수습하며 말했다.

"제 체질 때문에... 가끔 발정이 나곤 합니다. 이상한 성병 같은 건 없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아니, 저 그게...."

대개 남자와 여자가 그런 일을 치르고 나면 말이다, 남자가 여자 쪽을 다독이고 뭐 그런 편이지 않나? 물론 지금은 그녀가 날 덮친 거나 마찬가지니 반대가 되긴 했다.

"그럼 이만.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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